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388
대한민국 절대 재벌! 388화
1956년 11월 12일, 골드세븐 장태수 회장실.
나는 지금 맥아더의 전화를 받고 있다.
‘도청되고 있겠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습니다.
나는 미국 정치사를 바꾸려고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미국 34대 대통령으로 아이젠하워가 당선되어 재선에 성공했다. 물론 이 사실도 사전에 확인했다.
‘후폭풍이 상당하겠지.’
사실 지금까지 아이젠하워를 통제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재선을 신경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약점이 사라져버렸다.
‘리비아 왕국에서…….’
짐작컨대 비밀리에 미국의 정보기관이 일본을 사주해서 나를 암살하려고 했었지만 대한민국에게는 미국에 대항할 힘이 존재하지 않으니 그것을 공론화할 수는 없다.
‘납작 엎드려야 하는 건가?’
하여튼 답답하게 됐다. 그리고 나는 내가 추진하는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박빙의 승부셨습니다.”
-그래도 패했지요. 나는 이제 모든 미련을 버리고 정계에서 은퇴하고자 합니다.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소이다.
이해된다.
맥아더는 스스로에게 실망한 것 같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대와 함께 아주 큰 꿈을 꾼 것 같소. 이 상황에서 미국이 대한민국을 더욱 경계할까 그것이 걱정스럽소.
“최선을 다해 양국의 우호에 금이 가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 할 것입니다. 미국과 대한민국은 동맹국 관계를 떠나 실리를 같이 취하는 공생 관계이니까.
맥아더는 담담한 어투로 내게 말하고 있지만 힘이 없어 보였다.
“힘내십시오. 노병은 죽지 않습니다. 다만 사라질 뿐입니다. 그리고 저는 그 노병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맥아더 장군께서는 저의 가슴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과 미국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으실 겁니다.”
-위로 고맙소.
“다음에 찾아뵙겠습니다.”
-이제는 나보다 아이젠하워에게 더욱 신경을 쓰시오. 그대의 말처럼 나는 죽지 않는 노병이지요. 허허허, 이제는 사라져야 하니 이만 끊겠소.
뚝!
맥아더가 전화를 끊었다.
“으음…….”
맥아더가 전화를 끊자마자 나는 신음을 터트리고 말았고, 아무 말도 없이 나를 보고 있는 장태수는 내 표정만 살피고 있다.
“안타깝게 됐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나는 미국의 정치사를 바꾸려고 했다. 맥아더를 대통령으로 만든 후에 재선까지 성공시키고, 케네디를 대통령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의 역사를 빠르게 진행시켜야겠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장태수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실패했으니 당분간 납작 엎드려야겠지요.”
아이젠하워가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걱정스럽다.
“됐습니다. 이미 실패한 것은 실패한 것이고,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 해야 할 일부터 합시다.”
내 말에 장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알겠습니다. 회장님.”
“그건 그렇고 JP모간 체이스 앤 컴퍼니가 제시한 대금이 얼마입니까?”
“100억 달러입니다.”
이 시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막대한 자금이다.
“최종 협상은 일주일 후입니다.”
“그렇다면 일주일 후에 모든 것이 결론이 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확인해 보라는 것은 어떻게 됐습니까?”
내 물음에 장태수의 눈빛이 변했다.
‘달가울 턱이 없지.’
처음 내가 장태수에게 비밀리에 지시를 내렸을 때 장태수의 목소리가 굳었다.
-꼭 그래야 합니까?
-사업은 전쟁입니다. 전쟁보다 더 잔인하고 무지막지한 경쟁이지요. 호텔 산업 세계 점유율 부분에서 대현 호텔과 함께 힐튼 호텔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소. 그래서 나는 힐튼을 가져야겠소.
-하지만 그의 개인사까지 사찰하는 것은…….
-사업은 승자 독식입니다.
“어떻게 됐습니까?”
다시 한번 물었다.
“확인했습니다.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게 우리의 무기가 될 겁니다.”
나는 힐튼 호텔 그룹을 합병할 생각이다. 그리고 카지노 사업을 더욱 번창시키면서 전 세계 호텔 사업의 거두로 거듭날 생각이다.
‘세계 각지의 호텔에서 수집되는 정보만 종합해도…….’
엄청난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 *
뉴욕 힐튼 호텔 회장실.
나는 지금 JP모간 체이스 앤 컴퍼니를 만나기 전에 콘래드 힐튼을 만나고 있다.
콘래드 니콜슨 힐튼은 미국의 사업가로, 힐튼 호텔 창업자이다.
‘은행가가 되려고 했었지.’
인생은 항상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 내 앞에 앉아 있는 콘래드 힐튼 역시 그런 삶을 사는 인물이다.
그는 사업가 이전에 뉴멕시코 사관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제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참전하면서 프랑스로 파병되었다.
그런 후에 제대하고, 은행을 인수해 은행가가 되려고 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모블리 호텔을 인수하면서 호텔 경영가로 거듭났다.
그리고 1930년에는 힐튼 호텔 최초의 특급 호텔인 플라자 호텔을 개업한다.
“골드세븐 중국 지부 완전 매각 최종 협상이 오늘이시죠?”
콘랜드 힐튼은 대현 호텔을 운영하는 길버트의 파트너이며 내가 미국 본토에서 추진하는 카지노 사업의 파트너이기도 하다.
“그렇소이다.”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그래 왔으니까요.”
JP모간 체이스 앤 컴퍼니의 대표를 만나기 전에 콘래드 힐튼을 만나고 있는 것은 카지노 사업 때문이다.
“우리, 이야기합시다.”
“그래야지요.”
“카지노 산업의 핵심인 라스베이거스 진출도 중요하지만 애틀랜타에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카지노를 떠올리면 거의 대부분이 라스베이거스를 떠올린다. 하지만 애틀랜타 역시 카지노의 중심지다.
“대현 호텔과 합작해 투자할 예정입니다.”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투자 및 합작 계획서를 보고 심장이 뛰었습니다. 허허허.”
“오늘은 뛰셨던 심장이 더 크게 뛰게 될 것입니다.”
“예?”
콘래드 힐튼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힐튼 호텔을 인수하고자 합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현재까지는 동업자의 관계이지만 앞으로는 경쟁자의 관계가 되지 않겠습니까? 그대와 내가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나는 힐튼 호텔을 인수하고자 합니다.”
“합작 제의가 아니었소?”
콘래드 힐튼의 표정이 굳었다.
“합병 제의라고 합시다.”
“당황스럽군요.”
내게 보였던 호의적인 눈빛이 적대적으로 변했다.
아마도 그는 지금까지 나를 동지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를 단 한 번도 동업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모든 호텔을 인수하는데 20억 달러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내 말에 콘래드 힐튼이 기겁한 눈빛을 지었다.
“20억 달러라고 했소?”
거부할 수 없는 금액일 것이다.
“그렇습니다. 동업자에게 드리는 제 예우입니다.”
“왜 그렇게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내 호텔들을 인수하려는 겁니까?”
콘래드 힐튼이 의구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며 물었다.
“당신과 경쟁하기 싫소이다. 그리고 나는 호텔 사업의 최고가 되고 싶소. 힐튼 호텔이 길버트 사장이 이끄는 대현 호텔과 합병한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고, 세계 최고의 호텔로 거듭날 수 있으니까요. 20억 달러입니다. 제가 파악한 힐튼 호텔의 자산 가치는 12억 달러입니다. 내 호의를 받아들여 주시면 고맙겠소.”
“카지노 사업에서 얻을 이익을 독식하겠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거절합니다.”
역시 사업가는 사업가다.
“거절입니까?”
“그렇소이다. 또한 지금까지 진행했던 모든 합작 투자를 파기할 것입니다.”
“그러실 수는 없을 겁니다.”
“뭐라고요?”
콘래드 힐튼이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
“그대께서 쌓은 명성이 모두 곤두박질칠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그가 내게 소리를 질렀다.
“진정하시고 이것부터 보십시오.”
나는 가방에서 묵직한 자서전 한 권을 그의 앞에 내밀었다.
“이, 이건 뭡니까?”
“그대의 선택에 따라 내일 출간될 전 부인이신 가보르의 자서전입니다.”
내가 장태수에게 지시한 것은 콘래드 힐튼의 전 부인인 가보르에게 자서전을 출간하게 만드는 일이었다.
“무슨 이유로 그녀에게 접근한 겁니까?”
“자서전의 제목이 의미심장합니다.”
나는 사악한 미소를 머금었다.
“인생이 한번인 것은 충분하지 않아…….”
그의 표정은 굳어진 상태다.
“3장을 보시면 그녀의 슬펐던 결혼 생활이 적혀 있더군요.”
내 말에 콘래드 힐튼이 급하게 가보르가 집필한 자서전의 3장을 펼쳤다.
“이, 이것은…….”
“사실 저도 좀 놀랐습니다. 그녀의 자서전에는 당신께서 결혼 생활 도중 그녀를 강제적으로 강간해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었으며 이혼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이, 이건 사실이 아니오!”
“그게 중요합니까? 나는 이 자서전을 전 세계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놓을 것이고, 당신에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은 진실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가십거리만 찾을 뿐입니다.”
“으음…….”
“이 자서전이 출간되지 않게 해 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당신은 악당이군요.”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20억 달러입니다. 그 자금으로 지금까지 쌓아 올린 명성을 더욱 쌓으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힐튼 재단을 설립하시어 이 전쟁 같은 사업에서 물러나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십시오. 헝클.”
“예, 빅 보스.”
“합병 양해 계약서.”
내 말에 헝클은 미리 작성해 놓은 합병 양도 계약서를 힐튼에게 내밀었다.
“참고로 제가 비밀리에 매집해 놓은 힐튼 호텔의 지분이 25%가 넘습니다. 이 지분을 바탕으로 적대적 인수 합병을 시작해도 20억 달러는 필요치 않을 것입니다.”
“당신은 악마군.”
“그럴 것입니다. 밝은 곳에서만 지내십시오. 호텔 사업에만 진출하지 않으신다면 대현 그룹이 당신께서 설립한 재단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내 말에 힐튼이 나를 물끄러미 봤다.
“펜!”
힐튼이 헝클에게 펜을 요구했고, 헝클에게 받은 펜으로 합병 양해 각서에 서명했다.
‘카지노 사업 진출의 2차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제 남은 것은 JP모간 체이스 앤 컴퍼니를 만나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