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57
대한민국 절대 재벌! 457화
“다른 열도가 모두 흡수된 상황에서 본토만 독립을 선언한다면 경제적으로 고립될 것이고, 대한민국의 모든 지원과 자본이 철수할 것입니다. 우리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강철이 일본인들에게 원한 것은 철저한 패배주의였다. 강철은 과거 조선을 식민지로 삼은 일본 제국주의자보다 더 사악한 존재일지도 몰랐다.
“대한민국은 아직 소련과 대치하고 있소. 그리고 내가 확보한 정보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군대도 북경으로 집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흡수통일을 하겠다고 선언한다면 소련과 중화인민공화국과 적이 되는 겁니다.”
아베 총리대신이 마지막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이 처한 현실 때문이었다.
“만약이라도 대한민국이 완벽하게 패전하고 대한민국 전체가 초토화된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소.”
“강철 위원장께서 총리대신 각하가 이런 생각을 하셨다는 것을 안다면 크게 화낼 것이고, 보복할 것입니다.”
“으음…….”
아베 총리대신은 그저 신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뒤에는 미국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패하지 않습니다.”
“이보시오!”
아베 총리대신이 소리를 질렀다.
“나라의 존폐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심사숙고할 것입니다!”
“후회하실 겁니다.”
“이곳에 앉은 모든 사람이 다 매국노인데 그 중심이었던 내가 정말 슬픕니다.”
“감상은 버리셔야 합니다. 독립은 흡수된 후 경제적 토대를 구비하고 나서 추진해도 됩니다.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당장이야 매국노라고 욕하겠지만 나중에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매국노들은 이런 변명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물론 이 변명은 아베 총리대신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소. 하지만 전쟁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입니다.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시오.”
“이러신다면 의회에 상정하겠습니다.”
“뭐라고 했소?”
“의회에 안건을 상정해 투표로 진행하자는 겁니다.”
“옳소이다!”
“그럽시다!”
“동의합니다.”
아베 총리대신의 집무실에 모인 일본 정부 정치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들의 모습을 아베 총리대신은 먹먹한 눈동자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집무실을 나갔다.
“아, 매국노가 매국노를 욕할 수 없으니…….”
아베 총리대신의 눈빛은 먹먹해질 뿐이었다.
* * *
호찌민의 집무실.
만신창이가 된 최대치가 호치민의 집무실에 도착해 자리에 앉았고, 그의 옆에 베트남어를 구사할 수 있는 국가보위부 요원도 만신창이 꼴로 동석했다.
“엉망이군요.”
호찌민이 인상을 찡그리며 최대치에게 말하자 북베트남 통역관이 한국어로 번역했다.
“상황이 상황이니 당연히 겪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해 주니 고맙소.”
“아닙니다. 대한민국 군인은 베트남 인민들에게는 침략군이니까요.”
최대치의 말이 통역관을 통해 통역됐고, 호찌민은 묘한 눈빛을 지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소. 대한민국 군대와 일본 의용군은 미국에 고용된 노예에 가까운 용병이니 우리가 당신들을 원망할 이유는 없소.”
호찌민의 말이 통역되는 순간 최대치는 인상을 찡그렸다.
“예, 알겠습니다.”
“강철 위원장의 특사라고 들었소. 강철 수상이 내게 무슨 말을 전하려고 그대들의 목숨을 담보로 보낸 겁니까?”
본론을 꺼내라는 말이다.
“대한민국 국군과 일본 의용군은 한 달 이내에 철수하겠습니다. 안전한 철수를 보장해 주시기를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철수라고 했소? 미국과 대한민국의 관계에 변화가 발생한 것이오?”
호찌민은 대한민국이 소련과 전쟁에 돌입해 서해대전과 동해 공중전에서 승리했다고 보고받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두 번의 대승에도 소련 전체를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것은 북베트남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소련과의 국지전이 일어난 것은 보고를 받으신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말씀을 드릴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무기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 제공했고, 그 뒤에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참전한 용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국군과 일본 의용군은 철수하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가 철수한 후에 미군도 철수할 것입니다.”
최대치의 말에 호찌민의 눈빛이 살짝 떨렸다.
“미군이 철수?”
“강철 위원장께서는 그렇게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베트남전쟁에 승리할 자신이 없는 것이군.”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북베트남 군대의 용맹이 놀라울 뿐입니다.”
최대치의 말에 호찌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을 전하려고 온 것이오?”
“철수할 때 안전을 보장받고 미래를 나아가기 위해 왔습니다.”
“적이었던 서로에게 미래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시오?”
“강철 위원장께서 제게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베트남 통일 전쟁이 끝나면 베트남 국민들에게 남는 것은 초토화된 국토와 가난일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베트남 통일 전쟁을 막은 책임이 있기에 전쟁에 따른 피해 배상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그 자금으로 국가를 재건하시고, 양국의 미래 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를 희망하신다고 하십니다.”
“전쟁 피해 배상금이라고 했소?”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사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승전국이 될 우리가 패전국인 대한민국에게 사죄를 받을 이유는 없소. 안전한 철수를 위해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것도 거부할 것이오.”
“수석 각하…….”
“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소. 우리는 패퇴하여 도망치는 패잔병을 추격해 도륙할 마음은 없소. 1개월 안에 철수한다고 했소?”
“그, 그렇습니다.”
“좋소, 1개월의 시간을 주겠소. 북베트남 군대는 그때까지도 철수하지 않는 병력을 전면적으로 공격할 것이오.”
“예, 알겠습니다.”
“최대치라고 했소?”
“예, 그렇습니다.”
“강철 위원장께 전해 주시오, 고마운 것은 고마웠다고.”
호치민은 북베트남 군대가 미군을 상대로 오늘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한민국이 조선을 통해 비밀리에 무기를 지원해 줬기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예, 전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소련에게 패해 위성국가로 전락하지 않는다면 그때 새로운 미래를 위해 이야기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 그 역시 전하겠습니다.”
최대치가 이곳에 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그와 함께 최대치는 베트남인이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민족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됐다. 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대한민국 국군과 일본 의용군은 안전한 철수를 보장받게 됐다. 그리고 이것은 소련과 치룰 한국전쟁 때문에 베트남의 역사가 달라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 * *
강산 형님은 내게 평양 외곽에 위치한 1호 초대소를 숙소로 제공했고, 나는 이곳에서 어린 김정일을 만났고, 형님과 형제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청난 계획을 진행하는데 꼭 바론오르트로 가야겠어?”
공식 석상이 아니기에 강산 형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으셨다.
“미끼가 가지 않는다면 소련 서기장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네가 없다면 대한민국은 어떻게 될까?”
“형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내 말에 강산 형님께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셨다.
“왜 그런 눈으로 보십니까?”
“네가 살아 돌아온 이후에도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강산 형님의 말씀에 나도 모르게 지그시 입술이 깨물어졌다.
“형, 형님…….”
“너는 대한민국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 완벽한 대한민국은 생각도 하지 않을 거다.”
“저는 지금까지 오직…….”
“민족과 국가를 위한다고 변명하고 살았겠지.”
강산 형님께서 내 아픈 곳을 후벼 팠다.
“형님…….”
“남들이 뭐라 하든 너는 독재자일 뿐이다. 아직까지는 성공한 독재자지. 나는 그게 참 안타까울 뿐이다.”
“저는 멈춰야 할 때 멈출 수 있습니다.”
“부족하게 느껴지는 대한민국을 그냥 두고 물러날 수 있다고 확신해?”
“예, 확신할 수 있습니다.”
“아니다. 너는 그렇게 할 수 없기에 죽으러 가는 거다.”
“형, 형님…….”
“철아, 내 아우 철아, 가엽고 안타까운 내 아우 철아…….”
강산 형님의 눈동자가 먹먹하게 변했다.
“그 어떤 것도 완전하고 완벽할 수는 없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네가 가진 것을 내려놓았을 때 또 새로운 것이 보일 것이다.”
“형님.”
“나는 네가 그랬으면 좋겠다. 멈출 수 있을 때 멈추지 못하는 독재자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으로 남기 바랄 뿐이다.”
“……예.”
“꼭 돌아와야 한다. 네가 독재자라고 해도 대한민국은 아직 네가 필요하다.”
강산 형님의 말에 나는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다.
‘멈출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모든 권력을 가진 독재자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은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 * *
바론우르트에 위치한 주택.
바론우르트는 몽골에서도 소도시에 불과했다. 그리고 나는 지금 조카예프에게 이곳에서 소련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통보했기에 목숨을 걸고 이곳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일입니다.”
나를 호위하기 위해 오덕수 부장이 같이 왔다. 그 역시 내가 계획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무척 담담해 보였다.
“소련 서기장은?”
“내일 도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준비된 것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다연장 방사포 다섯 대가 배치됐습니다.”
조카예프가 직접 왔을 것이다.
“100킬로미터입니까?”
대한민국이 개발한 다연장 방사포의 사거리는 100킬로미터다. 이 말은 조카예프가 100킬로미터 인근에서 다연장 방사포 다섯 기를 배치해 이곳을 조준했다는 의미다.
“그렇습니다. 발각될 확률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겠죠.”
“계획대로 된다면 조카예프를 만나실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조카예프의 소련 서기장 암살 계획이 성공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조카예프가 최대한 빠르게 소련 정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라도 실패한다면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소련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고, 대한민국이 불리한 상황으로 흐른다면 승냥이 같은 중화인민공화국도 전쟁에 개입할 것이다.
‘둘을 다 상대할 수는 없다.’
이제 남은 것은 운명에 맡기는 것뿐이다.
* * *
소련 서기장이 떠난 모스크바 궁전.
소련 서기장이 자리를 비우자 소련의 핵심 권력자들이 따로 모였다.
“지금의 서기장이 개선장군이 되어 돌아오면 안 됩니다.”
“그렇소.”
“하지만 회담은 대한민국이 패전 선언과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강철 위원장은 서기장에게 막대한 자금을 제시할 겁니다. 패배했는데 승리한 꼴입니다.”
소련 핵심 권력자 중 반대파가 이곳에 모인 것이다.
“전쟁이 일어나도 안 됩니다. 우리는 미국을 이길 수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기장이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복귀해도 안 됩니다.”
“그래서요?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조카예프 대장은 스탈린 동지와 막역한 사이였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번영을 보세요.”
“그래서요?”
“기다려 보자는 겁니다.”
“예?”
이 자리를 주선한 주선자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