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79
대한민국 절대 재벌! 79화
“놈이 기겁하는 꼴을 보고 싶군.”
“히히히, 그런 후에?”
“배를 갈라 창자를 꺼내 보여 줘야겠군. 가자.”
야마모토가 기모노를 입은 접대부의 아랫도리에 손을 쑥 넣었다.
“이것저것 즐기려는 성격은 여전하군. 하하하!”
이치로 켄신이 그렇게 말할 때.
야마모토는 기모노를 입은 접대부를 데리고.
일본식 칸막이 문이 설치된 옆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오늘은 개 잡는 날이다.’
바드득.
야마모토는 강철을 떠올리며 이빨을 갈았다.
* * *
임시정부 광복군 작전 사령부.
김규 주석이 상석에 앉았고.
그의 옆에는 김원몽 선생과 지정천 장군이 총사령관의 지위로 동석했다.
“수립된 작전 계획을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미국의 협조를 받아 서울과 인천 지역의 주요 기지와 시설을 일제히 폭격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동경은 매일 폭격의 위협을 받고 있었지만.
조선 반도는 아직 큰 공격을 받지 않았다.
폭격을 받는다면.
일본군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공수 부대와 낙하산 부대를 투입하는 겁니다. 주석 각하.”
지정천 장군이 옆에 앉은 김규 주석에게 말했다.
광복군은 미군의 도움을 받아 공수 훈련까지 받았다.
서울 진공 작전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독립을 향한 핵심 작전이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다음은 인천에 광복군과 미군이 상륙하는 것으로,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투에 돌입합니다.”
여기서부터 작전은 어긋나기 시작했다.
미국 전략사무국에서는 미군의 상륙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임시정부는 동시 상륙으로 알고 있었다.
“광복군이 서울과 인천을 점령한다면 전국에서 의병이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오.”
김규 주석은 임진왜란부터 시작해서 구한말 의병 활동을 떠올리듯 눈을 감으며 말했다.
“예, 그럴 것입니다. 국내정진군을 창설하여 조국을 수복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핵심입니다.”
모든 설명이 끝났다.
“수고했소, 우리 모두 조국 광복을 위해 힘씁시다.”
김규 주석의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미국 전략사무국은 임시정부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태도를 보였고.
임시정부는 한반도 진공 작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부사령관, 추가할 의견이 있소?”
김원몽은 광복군 부사령관이었다.
“이번 작전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작전이라지만 미국에 너무 의존하는 작전입니다. 만에 하나 미국이 돌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김규 주석도 김원몽의 의견에 동의했다.
“공산당 군대에 조선 백성 출신이 많습니다.”
“조선 백성 출신이라고요?”
“그들을 흡수한다면 미국의 돌변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김원몽 선생의 말에 찰나지만 지정천 장군이 인상을 찡그렸다.
“고려해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모처럼 김규 주석과 김원몽의 의견이 일치했다.
“주석! 그들은 공산주의자들입니다!”
지정천 장군이 공산주의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투로 말했다.
“그게 어떻다는 겁니까? 하나의 목표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은 조선인만이라면 응당 해야 할 일입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모두가 조국 독립을 위해 방법과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광복군의 수를 늘리는 일은 좋은 일입니다.”
김규 주석이 이번 회의를 마무리 지으려는 듯 말했다.
하여튼 서울 진공 작전은 철저한 준비 속에 진행되었다.
* * *
이치로 켄신과 약속한 일본식 고급 유곽의 정문을 통과할 때, 나도 모르게 싸한 느낌이 밀려왔다.
‘왜 소름이 돋지?’
이유를 모르겠다.
“강철 상 이시무니까?”
기모노를 잘 차려입은 일본 기생이 나를 보며 요염한 미소를 흘리며 물었다.
“그렇소이다.”
기모노를 입을 때는 속옷을 입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전통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전쟁 결과에서 나온 과거 일본 지배자의 어쩔 수 없는 명령 때문이었다.
과거 일본은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수많은 남자가 그 전쟁에서 죽어 남녀의 성비가 무너졌다.
과거에 남자는 노동력을 의미했다.
전쟁이 끝났을 때.
일본의 지배자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여자들에게 옷을 입을 때 속옷을 입지 말라는 웃지 못할 명령을 내렸었다.
그리고 남자가 요구할 때는 그가 누구라도 받아들이라는 명령도 내렸단다.
하여튼 운이 좋게 전쟁에서 살아남은 쪽발이들은.
아무 여자나 마음에 들면 차지할 수 있는 세상을 맞이한 것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흘려들은 이야기고.
그런 후에 옷을 더 빨리 벗기고 벗기 위해 기모노가 생겼다는 글을 보았다.
하여튼 그래서 그 이후 일본에는 수많은 성 씨가 생겨난다.
한국의 성씨가 500개가 넘지 않는데.
일본은 10만 개가 넘는다.
물론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기에.
자신이 관계를 가졌을 때를 떠올려 아이의 이름을 지은 것이다.
니노시타는 나무 밑에서.
다케다는 대나무 밑에서 만든 아이.
야마모토는 산속에서 만난 남자의 씨.
‘아마모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오타케는 큰 대나무 밑에서.
무라이는 동네 우물가에서.
다 이런 식이다.
어느 놈의 씨인지 알 수 없기에.
겁탈당한 지형의 성씨를 따 지은 것이다.
“이치로 켄신 소좌께서 방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기모노를 입은 접대부가 이치로 켄신의 이름을 말할 때.
또 한 번 싸한 느낌이 들었다.
‘왜 이러지?’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불안하다.
아니, 불길하다고 해야 할까?
저 여자의 웃음도 불길하다.
‘그건 그렇고 왜 저리 나를 볼까?’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저 여자의 눈빛이 서늘했다.
하여튼 오늘은 자꾸 기분이 이상할 정도로 서늘함이 느껴진다.
“안내해 주시오.”
“예, 가방은 저한테 맡기시면 됩니다. 제가 들겠습니다.”
가방에는 금괴가 들어 있다.
내가 들고는 있지만, 꽤 무겁다.
“됐소. 안내하시오.”
이 금괴를 이용해 나를 압박하고 내게 더 많은 것을 뜯어내려는 야마모토를 제거할 것이다.
‘적의 적은 과연 아군이 될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놈도 따지고 보면 쪽발이인데.’
왜 이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딸깍, 딸깍!
내 앞에서 나를 안내한 접대부가 종종걸음으로 걷다가 한 방문 앞에 섰다.
“강철 상이 도착했습무니다.”
스르륵.
그 말과 함께 문이 열렸고.
상석에 육군 군복을 입은 이치로 켄신이 나를 바라보았다.
‘섬뜩하다.’
이상할 정도로 섬뜩했다.
하지만 내가 받은 느낌을 숨겨야 하기에.
미소를 지으며 그의 앞에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나를 보자고 했다고?”
“종로에서 미곡상을 하는 강철이라 하옵니다.”
“조센징이 나를 이런 곳까지 오게 할 정도라니, 오까네가 많은가?”
내게 말하며 힐끗 내가 들고 온 가방을 보는 이치로 켄신이다.
‘잔이 하나 더 있다.’
내 눈에 비워진 잔 하나가 보였다.
일본 기녀는 없고 이치로 켄신만 있는데.
잔이 하나 더 놓인 것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려고 모셨습니다.”
“그런가? 조센징들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이런 곳에서 보자고 하지.”
“예, 맞습니다. 조센징은 원래 그렇습니다.”
“음흉한 놈들이지. 하하하!”
대놓고 조선 사람을 무시하는 자다.
‘저런 자에게 야마모토를 제거해 달라고 해야 한단 말인가?’
고민되는 순간이다.
‘정말 적의 적은 아군일까?’
다시 이 생각이 떠올랐다.
“무슨 부탁을 하려고 나를 찾은 것이지?”
이치로 켄신의 눈빛이 변했다.
‘살기다.’
나도 모르게 살기를 느꼈다.
“혹시 야마모토 소좌를 아십니까?”
“야마모토 소좌?”
이치로 켄신은 야마모토의 이름을 뇌까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나는 쥐새끼처럼 비열한 자와는 교분이 없다.”
장인어른께서 제대로 찾으신 것 같다.
“그분에 대해서 드릴 말씀이 있어서 모셨습니다.”
그런데 또 싸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이치로 켄신 말고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더 있다는 그런 느낌말이다.
‘왜 이럴까?’
나는 촉이 좋다.
그리고 위기를 잘 감지한다.
‘혹시 지금이 위기인가?’
[선택의 순간입니다.]그때 한동안 뜨지 않았던 메시지가 다시 떴다.
‘선, 선택의 순간!’
숨이 턱하고 막힌다.
역시 이 자리는 위기다.
메시지는 또 내게 선택을 강요했다.
나는 지금까지 경험으로 이런 선택의 메시지가 뜰 때마다.
내 인생이 갈림길에 섰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아니지, 내게 부탁할 것이 뭐지?”
이치로 켄신이 묘한 웃음을 지었다.
‘결정해야 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상황은 내게 목숨을 건 도박과 같다.
‘100%의 승률이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 승률이 불안하게 느껴진다.
‘제기랄, 2번이다, 2번!’
이번은 야마모토 소좌를 제거할 기회가 아닌 것 같다.
‘기회는 많다.’
이곳에 올 때 먹은 마음을 거둬들여야겠다.
척!
나는 바로 내 옆에 놔둔 가방을 열어 이치로 켄신에게 금괴를 보여줬다.
“금괴군.”
묘한 미소를 보이는 이치로 켄신이다.
이런 것을 견물생심이라고 한다.
그냥 말하는 것보다 현물을 이렇게 드러내고 말하는 것이 여러모로 수월하다.
“예, 그렇습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종로에서 장사하는 장사꾼입니다.”
“그래서 왜?”
“제가 듣기로는 야마모토 소좌님과 소좌님께서는 원수지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 것까지 알아낼 정도로 네놈의 정보력이 탁월하다는 것이냐? 하여튼 그래서 내게 무슨 부탁을 하려는 거지?”
“황금입니다. 이 정도의 금괴이면 일본으로 돌아가신 후에도 편히 지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일본으로 돌아간다?”
이치로 켄신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일본 패망을 떠올리나?’
그리고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아느냐는 눈빛을 지었다.
“승승장구하셔서 일본 육군본부로 진출하셔야 하지 않습니까?”
“말이 길구나, 그래서 내게 무엇을 원하는 거지? 혹시 야마모토를 죽여 달라는 거냐? 그런 것이냐?”
“그것이······.”
“그런 것이구나, 그런데 말이야, 야마모토를 제거하려면 놈이 대일본 제국의 군인으로 욕된 짓을 했다는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증거가 네놈에게 있느냐?”
“제가 부탁드릴 것은 그것이 아니옵니다.”
“뭐라?”
“저는 이 금괴를 받으시고 야마모토 소좌님과의 관계를 개선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모셨습니다.”
“뭐, 뭐라?”
이치로 켄신은 어리둥절한 눈빛을 지었다.
‘그렇군, 그랬어!’
살았다.
이제는 수정된 계획대로 밀어붙여야 한다.
‘어딘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거야.’
자칫했다가는 잘못된 정보로 죽을 뻔했다.
메시지가 나를 한 번 살린 꼴이다.
“그분은 사실 제가 형님으로 모시는 분이십니다. 두 분께서는 장차 대일본 제국의 육군을 이끄실 분이십니다. 그런 분들이 힘을 합쳐야 대동아건설에 이바지하실 것이 아니옵니까?”
나는 바로 태세를 전환했다.
그리고 이치로 켄신의 눈빛을 살폈다.
그의 눈빛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그래서 나를 찾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