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117
SSS급 재벌 헌터 117화
정령왕은 하급 정령을 소환했다. 대천사는 하급 천사를 소환했고 나는 하급 악마들을 소환할 수 있었다.
여기에 데스 나이트가 언데드를 소환한다.
소환수들이 모두 모이면 엄청난 물량이 될 것이다.
양슬하의 말대로 이 정도면 소환사라고 부를 수 있을 지경이었다.
“데스 나이트가 쓸 만한 언데드를 뽑으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 중요하죠!”
우리들의 말을 알아들은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데스는 암흑의 힘을 이끌어 내어 새로운 마법을 구현했다.
쩌저적!
땅이 갈라지고 소름끼치는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야말로 지옥이 열리는 것 같은 장면이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데스와 함께 다녀 본 결과, 용두사미와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소환이 될 때에도 그랬고 어스퀘이크를 쓸 때도 그랬다.
지금이야 조금 강해져서 그런 느낌은 없었지만, 낮은 등급의 마법을 쓴다면 엄청난 이펙트만큼 효용성이 높지는 않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땅바닥에서 좀비가 기어 나왔다.
-꾸어어어!
“흠.”
“완전 허접하기는 하네요.”
좀비는 느릿느릿하게 걸었다.
몸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고 몰골은 끔찍했다.
좀비는 몬스터를 향해 손을 휘둘렀는데, 매우 느릿느릿해서 유효타를 주기는 힘들어 보였다.
후우웅!
당연히 몬스터는 공격을 피한다.
퍼어어억!
좀비는 한 번 공격을 당하자 허무하게 죽었다.
철퍼덕!
“…….”
애초에 이럴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래도 몸빵은 되겠어요.”
양슬하가 대답했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
처음 데스 나이트를 소환했을 때에도 단순히 몸빵용으로 사용했었다. 위급한 순간에 소환되어 한 방이라도 몸으로 공격을 막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으하하하함!”
지금까지 줄곧 잘 쫓아오던 양슬하가 하품을 했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오늘은 이쯤에서 야영을 할까?”
“네!”
“텐트를 치도록 하자.”
우리는 전진을 멈추었다.
애초에 일주일을 잡고 들어온 탑이었다.
급하게 올라가면 다칠 확률만 높아진다. 시간이 넉넉하였으니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답이었다.
내일 아침에 식사를 한 후에 올라갈 예정이었다.
후둑! 후두두둑!
텐트를 모두 친 후에 엘퀴네스에게 경비를 맡겼다.
그 이후에 운디네들을 시켜 무한의 공간을 탈탈 털어 냈다.
1층부터 여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엄청난 양의 잡템들이 모였다.
그야말로 쓸데없는 잡템부터 시작해서 레어 아이템까지 있었다. 물론 이걸 누군가가 쓰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미 동료들은 최소한 유니크급의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레어라고도 볼 수 없는 허접한 템은 쓰레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니다.
“스승님, 뭘 하게요?”
양슬하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아이템 흡수.”
“이햐. 정말 유용하네요.”
언젠가 한 번 양슬하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최하급 아이템이라도 긁어모으면 흡수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건 나만의 특수능력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동료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마르엔이 궁금증을 드러냈다.
“어떤 아이템을 강화하려 하나요?”
“이거.”
내가 꺼낸 것은 권능의 왕관이다.
물론 동료들은 아이템이 단순하게 단단해지거나 마력 전도체로서의 효과를 증폭시켜 주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스텟이 붙는다거나 옵션이 붙는다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다.
동료들은 그저 아이템이 흡수되는 장면을 보고 싶은 것이었다.
“그럼 흡수를 해 볼까.”
오늘 모은 아이템은 산더미였다.
작은 동산을 이룰 정도였으니 아이템 레벨을 어느 정도는 올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이템 흡수.”
스아아아아!
아이템이 흰 빛으로 산화하며 권능의 왕관으로 빨려 들어갔다.
“와아!”
웅성웅성!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이다.
나 역시 처음 아이템이 흡수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에는 그 신비로움에 넋을 놓았을 정도였다.
아이템이 완전히 흡수되자 연속으로 알람음이 터져 나왔다.
띠링!
[아이템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아이템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아이템 레벨이 올랐습니다!] [아이템 레벨이 올랐습니다!] [아이템 레벨이 올랐습니다!]띠링!
[아이템 스탯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스탯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옵션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옵션 흡수에 성공했습니다!] [아이템 옵션 흡수에 성공했습니다!]나는 심호흡을 하였다.
권능의 왕관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상위 악마의 소환이다.
아이템이 강화되면 당연히 상위 악마를 소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는 모른다.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한 가지뿐이었다.
‘아이템 감정.’
제65장 이계의 전이체
[권능의 왕관 (LV.25) SSS++ 랭크]추가 스탯: 힘 5000, 체력 5000, 민첩 5000, 지혜 5000 증가.
마왕의 권능으로 중급 악마를 징집할 수 있다.
[중급 마족 징집 0/50] [중급 이하 악마 데미지 무효화] [상급 악마 데미지 50% 감소] [마왕급 악마 데미지 30% 감소]…….
추가 옵션
[암흑 마법 피격 시 데미지 30% 감소] [암흑 마법 시전 시 데미지 30% 증가] [암흑 마법 시전 시 일정 확률로 마기 100% 충전] [피격 시 데미지 감소 10%] [스트롱 인첸트 LV. 25]…….
[특정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 추가 옵션이 개방되지 않습니다.]제2 마왕 타로스의 왕관.
영혼을 모아 제작한 전설급 티아라.
일정 레벨 달성 시, 숨겨진 옵션 개방.
“오호.”
“왜 그러시나요?”
동료들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물론 그들에게 아이템 옵션이 붙었느니, 아이템이 성장했느니 하는 이야기는 할 수 없었다.
‘중급 악마를 소환할 수 있게 되었군.’
정말 큰 이익이다.
여러 가지 잡다한 옵션이 붙었고 그중에 하나는 유니크급의 옵션이라고 할 만했다.
피격 시에 데미지가 10% 감소하는 것.
이미 데미지 감소에 대한 옵션은 몇 개나 되었다. 그 모든 것을 합하면 대략 50% 이상은 될 것이다.
즉, 어떻게 피격을 당해도 데미지가 반으로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옵션이라 할 수 있었다.
아이템을 꾸준하게 성장시킨다면 언젠가 데미지 감소 90%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된다면 카이너스와 10분 정도는 대등하게 싸울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에도 동료들은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더 단단해진 것 같아서.”
“정말 흡수가 되었군요.”
아이템이 흡수된다는 말은 다들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오늘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아이템이 흡수되는 모습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템이 흡수되자 권능의 왕관은 은은한 빛을 내고 있다.
동료들은 내게 너무 많은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런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나는 강철수에게 말을 걸었다.
“너는 느낌이 좀 없냐?”
“죄송합니다, 선배. 아직은…….”
“그렇단 말이지.”
“저 병신은 내일부터 특훈을 하도록 해요, 스승님.”
“특훈을?”
“힘을 쓸 수 있게 될 때까지 특훈을 시켜야죠. 그렇지 않으면 정말 짐짝밖에는 안 될 거잖아요?”
“그렇겠지.”
최소한 30층까지는 특훈을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데스 나이트와 강철수를 강하게 만드는 데 집중을 하기로 했다.
펄럭!
1인용 텐트에 대충 배낭을 깔고 누웠다.
씻는 것은 운디네로 해결했다.
동료들 모두가 마찬가지였다.
운디네를 통한다면 옷과 몸을 모두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 옷을 벗을 필요도 없었다. 참으로 편리했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 공기청정까지 되었다.
비록 노숙을 하는 것이었지만, 집에서 자는 것 못지않았다.
“으하하함!”
잠이 쏟아진다.
아직까지는 긴장감이 없었다.
경비까지 철저하게 세워 두었으니 몬스터가 그걸 뚫고 들어올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혹시 몰라 마르엔이 실드까지 두껍게 깔아 두었다.
눈을 붙이려 하는데 뭔가가 쑥 들어온다.
“뭐야?”
“함께 자도록 하자.”
“미쳤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웅성웅성!
바깥으로 나오자 소란이 일어났다.
“왜 그러느냐? 함께 자는 것이 싫은 것이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왜 안 되는데?”
“크윽.”
우리들의 모습에 강철수는 부러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애초에 미인들을 거느리고 싶다고 말했던 놈이었다. 뭔가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강해지겠다고 내게 알려 주기는 했지만, 실상은 미인들을 거느리고 싶은 것이다.
문제는 세실리아의 신분이다.
괜히 그녀와 얽혔다가는 결혼을 하게 될지도 몰랐다.
“저리로 가라.”
“너무 비싸게 구는 것 아니냐? 잠만 같이 자겠다는데.”
“퍽이나 잠만 자겠네. 철저히 경비해라.”
-예, 주인님.
아직 대천사는 소환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비는 데스 나이트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나는 다시 자리에 누웠다.
“잘못하면 순결(?)을 잃을 뻔했네.”
이제야 안심이다.
나는 빠르게 꿈나라로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이곳에서는 아침과 저녁이 구분되지는 않는다. 불기둥 때문에 주변이 밝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계를 이용하면 충분히 구분을 할 수 있었다.
삐비빅! 삐비빅!
눈을 뜨고 시계를 본다.
아침 7시다.
이 정도면 오늘 하루 종일 탑을 올라 30층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뭔가 부드러운 것이 느껴진다.
“뭐, 뭐야?”
“일어났느냐?”
“으아아악!”
나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정말 깜짝 놀랐다.
자고 일어나니 금발의 미인이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문제는 그녀의 신분이었다. 왕녀 세실리아와 함께 밤을 보낸 것이다.
“선배, 무슨 일……. 헉!”
“스승님! 드디어 덮쳤어요!?”
“아니야. 그렇지 않아.”
“함께 잤잖아요?”
“어찌 된 일이지? 분명히 데스를 경비병으로 세웠는데.”
“후후. 본녀에게는 한 방감도 되지 않았느니라. 그깟 장애물 따위가 우리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지.”
“아, 이런! 당했다.”
“밤에 무슨 일 있었나요?”
“아, 아니야. 잠만 잤어.”
“아, 아니야. 잠만 잤어.”
“과연?”
“사탄이 드디어 일을 냈구나!”
마르엔이 성호를 그으며 외쳤다.
그야말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세실리아는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면에 마르엔은 울상이었다.
강철수는 부럽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양슬하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승님은 진정 남자예요. 텐트 안에서 덮치다니…….”
“아니라니까!”
나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무래도 오늘의 일은 두고두고 회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부끄러워하지 말거라. 다들 그렇게 사랑을 하니까.”
“야, 남들이 오해하잖아.”
“사실인데 어쩌겠느냐?”
“하아…….”
세실리아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밥이나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