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190
제190화
190화
“후우…….”
깊게 숨을 몰아쉰 건우는 복부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복부에서 피가 잔뜩 묻어 나왔고, 입술을 깨문 그는 전술 조끼에 있는 의료 주사기를 꺼냈다.
그리고 곧바로 주사기의 뚜껑을 연 건우의 앞에 한 인물이 불쑥 나타났다. 그에 건우는 눈이 커졌고 나타난 인물 또한 크게 당황하며 총을 들어 올렸다.
“…….”
그것을 본 건우는 곧바로 왼손으로 자신에게로 돌려지는 총구를 내려쳤다.
“윽!”
건우의 근력이 워낙 뛰어났기에, 적의 총구가 빠른 속도로 바닥으로 내리꽂혔고 건우는 곧바로 사내의 옷자락을 잡아끌었다.
그러고는 곧바로 들고 있는 의료 주사기로 그의 목을 마구 내려찍기 시작했다.
푹.
푹!
“크아악! 으아악!”
그는 괴로운 듯이 마구 소리를 내질렀고 그렇게 열 번 정도 지나자 이내 목이 완전히 아작 났는지 그는 액체가 꾸르륵거리는 소리만 낼 뿐, 소리를 지르지 못했고 이후 건우는 쓰러지는 사내의 목을 강하게 내려쳤다.
빠각!
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그가 늘어지자 건우는 깊게 숨을 몰아쉬면서 들고 있는 의료 주사기를 바로 팔뚝에 꽂아 주사했다.
“후우우.”
고통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할 때 갑자기 귓가로 조재운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3명 접근합니다! 한 5초면 코너를 돌아서 나타날 거예요.
그걸 들은 건우는 눈을 빛냈고 서둘러 벽에 붙었다. 그러고는 양손을 펼친 채로 잠시 기다렸다. 그때 조재운의 설명대로 한 사내가 나타났다.
그에 건우는 곧바로 그에게 뛰쳐나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빠각!
“크, 크아아악!”
“제, 젠장!”
건우의 손에 붙잡힌 한 인물이 크게 소리를 내지르자 그때 뒤쪽에 있는 이가 건우를 향해 총을 겨눴고, 건우는 잡고 있는 사내를 끌어당겨 몸 앞에 세웠다.
그러자 그들은 동료를 쏠 수가 없었는지 잠시 갈등했고 그걸 본 건우는 인벤토리를 열면서 손을 뻗었다. 그리고 손에 잡히는 걸 뭐든 붙잡았고 바로 그걸 꺼냈다.
이후 그게 도끼라는 것을 깨달은 건우는 곧바로 붙잡은 인물을 앞에 있는 이에게 집어 던지면서 옆쪽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이에게 달려들었다.
타앙!
탕.
푸욱.
푹!
“컥! 컥…….”
“후우. 후우.”
총을 맞았지만, 결국 달려든 인물을 도끼로 내려찍은 건우는 사내를 그대로 절명시킬 수 있었다. 이윽고 서둘러 자세를 회복한 건우는 자신이 던진 사내와 그 사내에게 휘말려 넘어진 이에게 피가 줄줄 흐르는 도끼를 든 채로 다가갔다.
“으어억…….”
“으으…… 허, 헉!”
건우에게 붙잡혔던 이는 부러진 팔이 괴로운지 몸을 엎드린 채로 벌벌 떨고 있었고, 그에게 휘말렸던 이는 어느새 눈앞에 있는 건우의 양발을 보고는 크게 놀랐다.
“사, 살려 주세요! 제, 제발!”
“……어으으.”
그들의 말에 건우는 한숨을 내쉬었고 이내 들고 있는 도끼로 앞쪽에 있는 사내를 내리찍었다.
푸욱!
“…….”
공격을 받은 이는 단말마도 내뱉지 못한 채로 절명했고 건우는 몸을 일으켜 자신에게 붙잡혔던 이를 바라보았다.
“괴…… 괴물!”
“후욱. 후욱.”
건우는 거칠게 숨을 쉬면서 남은 이까지 정리를 했고, 이내 사내들에게 있는 총과 탄창을 회수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고통스러운지 눈살을 찌푸린 그는 다시 의료 주사기를 꺼내 팔뚝에 꽂아 주사했다.
“하으으. 접근하는, 사람은, 없습니까.”
-예. 아직 좀 멀리 있습니다.
“…….”
그에 대충 고개를 끄덕인 건우는 등 뒤로 돌려놨던 소총에 매달린 슬링을 돌려 총을 바로 잡았다. 이후 인벤토리를 열어, 탄창의 개수를 확인해 보았다.
‘몇 명이나 죽인 거야. 탄창이 계속 늘어나네.’
그렇게 의료 주사기를 한두 개 더 꺼내 사용한 건우는 이번에는 인벤토리에서 각성제와 아드레날린 주사기, 그리고 진통제를 꺼냈다.
그것들을 빠르게 주사한 건우는 점점 줄어드는 고통에 숨을 몰아쉬면서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주변이 생각보다 조용해진 것을 깨달은 건우는 이어폰에 손을 대며 말했다.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겁니까? 갑자기 너무 조용해졌는데.”
-아무래도 겁을 먹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가는 걸 꺼려 하는 것 같습니다.
“아.”
그에 건우는 쓰게 웃었다. 오늘 이 전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괴물’이었다. 사실 자신이 생각해도 괴물이 맞았다.
처음에 건우는 총을 이용해서 최대한 적들을 상대했다. 그러나 그렇게 전투를 조금 벌여 보니, 알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전투를 벌이면 끝이 나지를 않을 거라는 것을 말이다.
더군다나 상대는 캠프 성벽 위에 저격수들도 배치해 놓은 상태였기에, 총으로는 쉽사리 상대를 죽일 상황이 나오질 않았다.
‘뭐, 나였어도 질렸을 것 같긴 해.’
그래서 건우가 선택한 방법은 백병전이었다. 아드레날린과 각성제, 그리고 진통제를 이용해 고통을 최대한 줄인 채로 급소에만 총을 맞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최대한 백병전으로 적들을 상대했다.
그러다 보니 적들의 숫자를 생각보다 빠르게 줄일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적들에게 많은 공포심을 심어 준 듯싶었다.
‘총으로 쏘면 한 번에 죽지만, 백병전은 그러지 않을 때가 많으니까.’
아무리 아드레날린이나 각성제 그리고 진통제 등을 사용했음에도 고통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몸의 대부분이 얼얼했다.
그렇게 잠시 휴식을 취하던 건우의 귓가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어. 갑자기 캠프의 문이 열렸습니다. 후퇴…… 하는 것 같은데요?
그것은 바로 캠프의 문을 닫는 소리였고 조재운의 말을 들은 건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직도 성벽 위에 저격수들이 있습니까?”
-예. 아무래도 후퇴하는 사람들을 봐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치 좀 알려 주십시오.”
-예…… 그러니까.
그에 건우는 바로 인벤토리에서 저격총을 꺼냈고, 이후 조재운이 알려 주는 곳들을 듣고 잠시 고민했다.
‘여기라면 다른 곳에서 안 보일 것 같은데?’
최대한 몸을 숨긴 채로 자세를 잡은 건우는 이내 성벽 위에 있는 저격수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들을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5명 정도 죽였을 때쯤, 갑자기 저격수들이 모습을 감췄고 그때 조재운이 다시 말했다.
-저격수들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후우.”
그에 건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몸을 일으켰고 이후 잠시 고민했다. 이대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끝을 볼 것인지 말이다.
그렇게 고민하던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캠프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C4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 기세로 끝을 봐야지.’
원래 전투와 전쟁은 기세 싸움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니 지금 이 기회에 모든 것을 확실히 마무리하는 게 옳았다.
그렇게 마음을 먹은 건우는 동서울 캠프의 성벽에 접근했고 그 성벽에 C4를 붙였다. 이후 뒤로 물러난 건우는 벽 뒤에 숨은 다음에 기폭 장치를 꺼내 폭발시켰다.
콰아앙!
커다란 소리와 함께 C4가 터졌고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그와 동시에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연막탄을 꺼내, 안전핀을 뽑고 열린 성벽 쪽으로 던졌다.
연막탄을 이리저리 던지면서 최대한 많은 시야를 지운 건우는 헬멧에 장착되어 있는 야간투시경을 내렸다. 그리고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 적외선 모드를 켠 건우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 연막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제가 한 겁니다. 알아서 할 테니까 혹시나 밖으로 누가 돌아오는지만 잘 확인해 주십시오.”
-네.
이후 숨을 몰아쉰 건우는 총을 들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막 안으로 들어온 건우는 목 밑에 있는 스카프를 들어 올려 입을 막고 곧바로 ‘리플랙션’ 스펠을 사용했다.
“후우.”
작게 숨을 몰아쉰 건우는 이내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지금까지 잘했어도 이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게 끝이 날 수도 있었기에 건우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곧 건우는 앞쪽에 사람의 형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 그걸 본 건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래서 기껏 한다는 게 인질을 잡는 건가?”
“…….”
“뭐, 다 듣고 있을 게 뻔한데, 대답 안 할 건가?”
그럼에도 아무런 이야기가 들리지 않자, 건우는 한숨을 깊게 내쉬며 말했다.
“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좀 생각을 해 봐.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했다고 이 지X이야? 어?”
“……그럼 너는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나?”
“뭐?”
“네가 오늘 고작 3시간 남짓한 이 사이에 죽인 사람이 몇 명인 줄은 아나?”
그런 그의 말에 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몰라. 한 50명쯤 되나?”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네가 과연 정상이라고 할 수 있나?”
“내가 정상이 아니라고?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뭐, 내가 재미로 사람을 죽인 것도 아니고 다 나 죽이겠다는 놈들만 죽였는데, 그럼 그냥 죽었어야 했어?”
“…….”
“도대체 내가 뭔 짓을 했다고 이러는 거지? 너희도 머리라는 게 있으면 생각을 좀 해 봐. 내가 뭔 짓을 했는데?”
그러자 결국 건우와 이야기를 하던 이석준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죄 없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학살을 하기라도 했냐, 아니면 뭐 전쟁을 하라고 뒤에서 종용을 했냐. 법이 있던 시기에도 나를 죽이려는 사람을 죽이면 참작을 해 줬어.”
“그 숫자가 차원이 다르지. 그게 정상이라고 말하는 건가?”
“이미 세상이 비정상인데 네가 정상이면 네가 거꾸로 서 있는 거야. 알아? 사람을 죽이는 게 윤리적으로 좋지 않다고?”
그에 건우는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윤리는 얼어 죽을! 이 캠프에 있는 사람들 중 그 누구라도 데려와서 물어봐. 이 캠프가 어떻게 이 정도로 살게 됐는데. 그게 누구 덕인데!”
“…….”
“이 캠프의 사람들 그리고 서울 내에 있는 캠프에 살고 있는 그 수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내가 파는 총으로 지금까지 살아남았어. 근데 내가 사람들을 많이 죽였으니까 비정상이라고?”
주먹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힘을 준 건우가 소리쳤다.
“그럼 나로 인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내가 몇 명을 살렸든, 많은 사람들 죽였으니까 비정상이라고? 그럼 역사에 존재하는 수많은 위인들은? 그들도 전부 비정상인가?”
“…….”
“내가 이래서……! 이래서 캠프를 만들지 않았던 거야. 너희 같은 말도 안 되는 논리에 몰입해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 때문……?”
그렇게 잔뜩 열을 내며 소리치던 건우는 순간적으로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그때 건우가 펼쳐 두었던 연막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멍하니 서 있는 건우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지, 지금……!”
“안 돼요!”
그때 누군가가 건우의 앞으로 튀어나와 그를 감쌌다. 서둘러 총을 들던 세이비어의 잔당들은 이내 새하얀 뭔가를 발견하고는 눈이 커졌다.
그들이 급하게 멈춘 이유는 건우의 앞을 막아선 인물이 바로 레이나였기 때문이다.
“레, 레이나 님?”
“……안 돼요. 진정하세요.”
그 말을 마친 그녀는 바로 몸을 돌려 건우를 바라보았고, 그때 살짝 초점이 나가 흐리던 건우의 눈이 이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곧 자신의 앞에 있는 레이나와 눈을 마주친 건우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느낌이 많이 이상하네.”
“건우 님…….”
그리고 건우는 살짝 멋쩍게 웃으며 레이나를 바라보았고 이내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