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73
제73화
73화
잠에서 깨어난 건우는 오랜만에 망루로 올라왔다.
“어우, 좀 춥네. 히터라도 좀 가져와야겠는데.”
망루는 아무래도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고 크기도 딱 1평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아무래도 좀 썰렁했다.
그에 건우는 들고 온 커피를 옆에 내려놓고는 잠시 밑으로 내려갔다. 그러고는 전기 히터를 가지고 와, 그것을 의자의 반대편에 놓았다.
“음. 이제 좀 괜찮네.”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잠시 커피를 마시던 건우는 이내 인벤토리를 열어, 어젯밤 제작을 해 놓고 잠에 들었던 물건들을 확인해 보았다.
[자동권총][매직][무기][100개] [자동권총 탄창][매직][무기][100개] [가죽 상의][노말][방어구][100개] [가죽 하의][노말][방어구][100개] [가죽 장갑][노말][방어구][100개] [가죽 모자][노말][방어구][100개] [권총탄][매직][무기][10,000개]“좋아.”
탄창은 원래 자동권총을 제작하면 1개씩 장착되어 나왔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서비스로 준비해 두었다.
물품들을 다 확인한 건우는 이내 커피를 마시며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고, 이내 눈이 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씨, 눈 오네. 이거만 먹고 바로 갈까 했는데. 이러면 그냥 이따가 눈이 그치면 가야겠다. 안 그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눈 오는 걸 구경하던 건우는 살짝 웃었다.
“그래도 운치는 있네.”
그렇게 가만히 앉아서 아침을 먹던 건우는 문득 뭔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까, 걔들은 어떻게 됐으려나. 그때 갔을 때는 시체 같은 건 없었는데.’
남서울 캠프가 무너진 것이 떠오른 건우는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사실 건우가 남서울 캠프에서 만났었던 사람들 중에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던 이들은 이혜정과 김지혜를 제외하고는 한예지 정도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딱히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고 그런 건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예지 정도는 좀 궁금했다.
심지어 그녀는 총과 총알을 조금이지만 가지고 있었기에, 여차하면 그걸 이용해서 충분히 도망은 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어딘가에 살아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창밖을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커피를 모두 마시자, 잠시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
.
.
“오셨습니까.”
건우가 모습을 드러내자 도민준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를 따라서 다른 이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곳에는 도민준을 제외하고 2명의 남녀가 있었는데, 그들 모두 안면이 있는 이들이었다.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종종 마주치긴 했었는데.”
“그러게 말입니다.”
“오랜만입니다.”
그들은 모두 과거 도민준과 처음 만났을 때 보았었던 그의 파티원들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되었으니 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이 동서울 캠프의 자경단장을 맡고 있는 김진천이라고 합니다.”
“저는 부단장을 맡고 있는 김아라예요.”
“이건우입니다.”
“일단 앉으시죠.”
도민준의 말에 건우는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도민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일단 최대한 코인을 끌어모아 봤습니다.”
“예.”
“정말 죄송하지만, 당장 드릴 수 있는 코인의 양은 50만 코인이 전부입니다.”
“애초에 아무리 잘나가는 동서울 캠프라고 해도 그 정도의 코인을 운용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 괜찮습니다.”
그에 그는 미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코인은 최대한 빨리 모아서 갚도록 하겠습니다.”
“어제도 말했지만, 천천히 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쉽게 모이는 양도 아니고요.”
그리고 건우는 분위기를 살짝 환기하며 말했다.
“어쨌든, 물건은 어디에 놓으면 되겠습니까.”
“아, 대충 놓아 주시면 나머지는 저희가 옮기겠습니다.”
그런 그들의 말에 건우는 인벤토리를 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옆쪽에 적당히 비어 있는 곳에 물건이 담긴 커다란 상자를 내려놓았다.
“각각 총, 총알, 그리고 방어구도 부위별로 담아 놨고, 마지막 상자는 탄창입니다.”
“탄창 말씀이십니까?”
“가끔 잃어버릴 수도 있고, 저도 총을 쓰니까 탄창이 좀 넉넉한 게 아무래도 여러모로 좋아서. 그냥 서비스 느낌으로 가져온 겁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사용 방법은 다 아시죠?”
건우의 말에 옆에 있던 김진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래도 한 번만 가르쳐 주실 수 있으십니까. 혹시 모르니까요.”
“그럴까요.”
그에 건우는 그 상자를 열어, 자동권총을 하나 꺼냈다. 그러고는 천천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설명을 마친 건우는 이내 그들에게 한번 해 보라고 하였다.
그들은 건우가 알려 준 대로 총기를 이용했고, 그들이 완벽히 총기를 다루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제 말씀드린 대로 총기는, 딱히 총기수입을 하지 않아도 되고 탄 걸림도 없습니다. 다만 총기를 다루는 이들에 한해서는 교육을 좀 제대로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러지 않으면…….”
“문제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예.”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어제 하루 종일 셋이 모여서 회의를 했었습니다. 규칙과 법을 새로 만들긴 했는데…….”
도민준은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아마 부족한 점이 많겠죠. 그건 차차 고쳐 가야 할 문제니, 최대한 저희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최대한 열심히 해 봐야죠.”
“알아서 잘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총알이나 방어구, 아니면 총이라도 필요하시면 언제든 애들 통해서 저한테 말씀해 주십시오.”
“이혜정 양과 김지혜 양 말씀이시죠.”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마무리한 건우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을 나섰다. 그 길로 건우는 바로 술집으로 향했고, 이전처럼 바텐더를 통해 이혜정과 김지혜를 불렀다.
그녀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뭔가를 꺼내 둘에게 건넸다.
“이건…… 무전기네요?”
김지혜는 건우가 건네는 무전기를 보자마자 눈이 커졌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연락해라.”
“네.”
“그리고 세팅 다 해 놓은 거니까 괜히 건드려서 주파수 바꾸지 말고, 켜고 끄기만 해.”
그 후 건우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이혜정이 그런 건우를 향해 물었다.
“집에 가시는 거예요?”
“그러려고. 왜?”
“바로 다른 캠프에 가는 줄 알았죠.”
“아무리 내가 예상을 하고 어떤 일을 내가 원하는 대로 만들 능력과 자신이 있다고 해도 변수는 있기 마련이니까. 일단은 여기에서 좀 지켜볼 생각이야.”
그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건우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어 보이자, 바로 술집을 나섰다.
* * *
초조하게 서성이던 중년 여성은 앞쪽에서 걸어오는 한 청년을 발견하였다. 수염이 꽤 덥수룩하게 난 것이, 최소 일주일은 제대로 수염을 깎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
그가 나타나자, 중년 여성은 살짝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아, 아빠는?”
“엄마…….”
자신의 엄마를 바라보던 그는 이내 등 뒤에 있는 가방을 풀었고, 그 안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가 꺼낸 것은 까만 봉투였고 그걸 옆에 내려놓았다.
“이게……?”
“…….”
그에 청년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말했다.
“아빠…… 시체야. 거기에 시체가 너무 많고 너무 잘게 조각나서, 이거밖에 못 찾았어.”
“…….”
그러자 여인은 곧 허물어졌고 구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그걸 바라보던 청년은 이내 여인을 데리고 컨테이너로 들어갔고, 잠시 후 밖으로 나와 봉투를 가지고 산으로 향했다.
적당한 곳에 땅을 파기 시작한 그는 봉투를 묻고는 표시를 작게 했다. 이후 그는 다시 몸을 돌려, 컨테이너로 돌아갔다.
그곳으로 돌아간 그는 뭔가를 발견하고는 눈이 커졌다. 그곳에는 30명 정도 될 법한 사람들이 잠긴 컨테이너의 문을 열기 위해 용을 쓰고 있었고, 그걸 발견한 청년은 바로 그들에게 달려갔다.
“당신들 뭐야!”
그때 그의 앞으로, 입구 쪽에 있는 30명 정도 되어 보이는 이들보다 몇십 배는 큰 듯한 덩치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러자 그는 살짝 당황했다.
“…….”
그리고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자세히 몰랐지만, 가까이 다가간 그는 그들이 저마다 흉흉한 분위기와 무기를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가족을 내버려 두고 도망칠 순 없었기에 그는 가방에서 마체테를 꺼내며 그들과 맞섰다. 그에 그들은 당장에라도 달려들 것처럼 행동했고, 그때 뒤쪽에서 누군가가 그들에게 소리쳤다.
“!@#$%!”
‘중국어?’
그 말을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 말이 중국어라는 것 정도는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뒤쪽에서 누군가가 다시 뭔가를 말하자, 그 무리의 사람들 중에서 한 사람이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네가 이석준이야?”
‘조선족?’
그 말투는 소위 연변 사투리라고 하는 조선족들의 말투였고, 그걸 들은 석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
그에 연변 사투리로 말한 한 사내가 고개를 돌려 말하자, 이내 그들은 무기를 거뒀다. 그리고 처음 그 조선족에게 뭔가 말했던 사내가 다시 뭔가를 말했고, 이내 그는 이석준을 향해 말했다.
“우리는 너의 아버지와 같이 거래를 하던 사람들이다. 오해를 산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고 하신다.”
“……아.”
“아버지의 일은 유감이다. 그런데 형님께서 너와 이야기를 좀 하고 싶으시다는데, 시간 괜찮나?”
“혹시 돈 때문에 그러는 겁니까? 돈은 어떻게든 마련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어머니도 그렇고 저도 힘듭니다. 그러니 중요한 게 아니라면 다음에 와 주실 수 없겠습니까?”
그 말에 그는 뒤쪽에 대고 뭔가를 말했다. 그러자 다시 사내가 뭔가를 말했고, 그에 통역하는 조선족이 다시 입을 열었다.
“복수를 위해서다.”
“……복수?”
그의 말에 이석준은 슬쩍 웃었다. 그러고는 굉장히 씁쓸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차피 그놈에게 복수를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냥…… 돌아가십시오.”
그에 통역사는 그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자 다시 어떤 이야기를 들은 통역사가 그를 향해 말했다.
“너는 아버지를 잃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복수를 포기하냐고 물어보시는군.”
“그놈은…… 하아, 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권총 같은 것도 아니고 무려 돌격소총을요. 그것만이라면 저도 뭐라도 해 봤을 겁니다. 근데 심지어는 자동차에 오토바이에, 드론에 폭탄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놈을…….”
그러자 통역사는 이석준의 말에 살짝 놀라면서 뒤쪽에 있는 이들에게 뭔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를 모두 들은 그들은 살짝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게 사실이냐고 물으시는군.”
“그럼 내가 괜히 복수를 포기했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그놈을 죽여 버리고 싶은데……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그러면 안 되니까…… 포기한 거지.”
이를 아득바득 갈면서 말하는 그를 본 이들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고, 통역사에게 뭔가를 말했다. 그러자 통역사가 이내 이석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는 복수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그 복수를 위해서는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말했다시피 나는 어머니를…….”
“너를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겠다. 그건 약속하지. 그러니 우리를 좀 도와줄 수 있겠나?”
그 말을 들은 이석준은 잠시 뭔가를 고민했고, 이내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뭘 어떻게 할 생각인데요?”
통역사가 그 말을 전하자, 그들의 우두머리가 씨익 웃으면서 말했고 그에 통역사가 그 말을 전달했다.
“일단 장소부터 좀 옮기자고 하시는군.”
그 후 이석준과 그들의 우두머리는 서로를 마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