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ng the Villainess RAW - Chapter (86)
EP.87)동아리 # 6
087 – 모험 동아리 # 6
━거미줄요?
그런 건 못 봤어요. 봐도 그냥 작은 것들 뿐?
제가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여기는 그냥 낡은 건물이었긴 했죠. 곰팡내가 좀 나긴 했는데.
그러다가 마력의 흔들림을 감지하고 보니까, 태오 가스펠, 당신이 허공에 대고 마법을 쏘고 있더라구요.
말을 걸려고 했는데 무언가에 도망치는 것처럼 위로 다시 올라가서, 바리게이트들을 잔뜩 만들어서 제가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제 말이 안 들렸다구요?
아마 환각 증상 때문일 거에요. 여기 이 요정 숲에는 환각 증상을 일으키는 풀과 열매들이 잔뜩 자라고 있으니까.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맵고 빨간 고추열매인데-.
아 그걸 어제 저녁으로 먹었어요?
증상이 좀 늦게 돌았던 모양이네요.
네, 그걸 먹으면 악몽을 꾸기도 하고 그래요.
물론 해독제 없어도 알아서 시간이 지나면 원 상태로 돌아올 거에요━.
여기까지가 칼리라 영애의 설명이었다. 그러니까 방금까지 내가 보아왔던 거미와 거미줄은 모두 일종의 환각이라는 소리다.
전 날에 마르마르가 내게 대접해주었던 빨간 국물의 요리에 환각 성분이 다분히 있었기 때문이라나?
내가 악몽을 꾸었던 것도 어쩌면 마르마르가 대접해준 요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칼리라 아가씨 덕분에 살았네요.”
내가 감사 인사를 하는 사이에, 마르마르가 칼리라 영애를 향해 손을 마구 투닥거리는 게 보였다.
“동지! 거미, 거미가! 이 나쁜 놈! 동지를 뱉어내! 동지가, 동지가 죽었어!”
나는 칼리라 영애를 향해 오들오들 떨면서도 적대감을 내비치고 있는 마르마르를 바라봤다. 마르마르는 아직 칼리라 영애가 거대한 거미로 보이고 있는 모양이었다.
환각 속에서 내가 잡아먹히기라도 했나?
그러니까, 나와 마르마르는 집단 환각 비슷한 걸 앓았다 이거겠지?
같은 환상을 보는 게 정말 가능하긴 한 모양이구나.
무슨 주문이나 마법 같은 것에 당하기라도 한 건가?
「침착한 상황 판단!
재능 《침착한 사고》에 의해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모든 직업 경험치 + 5」
정말인가보네.
나는 당장 중요한 불을 끄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르마르에게도 해독제를 놓아줄 수 있나요?”
“쉬운 일이죠.”
칼리라는 마르마르에게 주사를 놓기 위해 슥 손을 움직였다. 하지만 마르마르의 손이 그것을 찰싹-하고 쳐내서 튕겨낸다.
“저리 치워!”
그리고는 이리저리 버둥거리는 마르마르. 그런 녀석을 제압하려다 실패한 칼리라가 후-한숨을 내쉬고는 내게 말했다.
“잠깐, 이 녀석, 가만히-. 음, 태오 님, 잠깐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죠.”
나는 마르마르의 팔을 잘 붙잡아 녀석이 도망치거나 발버둥치지 못하게 잘 고정시켰다. 그러자 마르마르가 사방으로 이리저리 날뛴다.
“동지가! 동지가 거미에게 기생 당했어! 거미줄로 조종을 당하고 있어! 나, 나까지 잡아먹히겠어…!”
“…….”
환각을 보고 있는 사람을 옆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구나. 불쌍한 걸 넘어서서 웃긴다. 나도 아까 전까지는 이랬단 말이지?
마르마르가 흑역사를 더 만들기 전에 얼른 해독제를 주는 게 좋겠지.
“자, 조금 따끔할 거에요.”
따끔.
“히에엑…!”
주삿바늘이 들어가자 마르마르는 요정 특유의 괴상한 비명을 내질렀다. 그것도 잠시 곧 힘을 잃은 것처럼 축 늘어지는 마르마르.
그런 마르마르가 눈을 뜬 것은 대략 5초 정도 후였다.
“거미!”
악몽이라도 꾼 사람처럼 마르마르는 화들짝 놀라 소리치며 일어났다. 나는 그런 마르마르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며 상태를 묻는다.
“어때? 이제 좀 괜찮아졌어? 아직도 거미줄이나 거미가 보여?”
“아니. 뭐야? 어떻게 된 거지? 거미들은 다 어디 갔어? 동지가 내쫓아줬구나! 동지가 내 목숨을 또 살렸어!”
마르마르는 내가 거미들을 다 내쫓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 같았다. 나는 그런 마르마르에게 진실을 알려주어야만 했다.
“방금까지 우리가 본 거 다 환각이었대.”
“환각…?”
나는 이해하지 못하는 마르마르에게 방금까지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전부 설명해주었다.
마르마르의 저녁 접대에 들어갔던 음식이 환각을 일으키는 재료였다는 것부터, 마르마르에게 해독제를 주었던 이유까지 전부 말이다.
“뭐야, 그럼 매운 요리를 먹어서 기분이 좋았던 게 아니었네. 환각 물질이었다니. 전혀 몰랐어.”
“그러게. 독성은 없어서 다행이야. 근데 너도 나도 같은 환각을 보다니 신기하네.”
“미, 미안…. 괜히 나 때문에 이상한 거 먹고 헛것을 봤나보네….”
마르마르는 그때서야 자신이 한 잘못을 깨달은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나는 이걸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다. 마르마르는 선의에 음식을 베풀었던 것일 텐데.
그게 이런 상황을 만들었으니…. 만약 그게 환각 성분이 아니라 치명적 독성물질이었다면 나는 죽었겠지.
그런 것들을 지금까지 먹었던 마르마르가 잘 살아온 것도 신기하다.
어쩐지 손에 시계를 그려놓고 진짜 시계인줄 알더라니. 정말 정신이 아픈 것이 맞았구나.
나는 마르마르에게 올바른 주거 환경과 식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절실히 느끼게 됐다.
이번 일이 끝나면 꼭 마르마르의 거주지를 좀 멀쩡한 곳으로 옮겨줘야지.
곧 은색 브로치로 승급한 대가로 천만 코인이 들어오니까 그것이라면 직원 숙소의 보증금을 내기도 충분한 양일 것이다.
거미줄과 거미의 흔적을 찾듯 주변을 슥슥 둘러보고 있던 마르마르가 말했다.
“그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환각이었던 거지? 이 여자는 누구고? 이 여자도 환각이야?”
아, 그러고 보면 마르마르는 칼리라 영애가 누군지 모르는구나. 칼리라 영애 역시 마르마르가 누군지 모르지만 물어보지는 않고 있는 듯하고.
나는 일단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둘이 인사해. 여기는 칼리라 영애고, 여기는 임프 마르마르입니다.”
“호오, 임프. 임프를 보는 건 처음이에요. 어쩐지 꼬리가 있더라니.”
칼리라는 마르마르에게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그 빨간 눈동자가 마르마르의 위부터 아래를 슥 훑는데 괜히 내가 다 소름이 끼쳤다.
“임프 꼬리가 희귀병을 치료하는 귀한 약재로 쓰인다고 듣긴 했는데. 너무 비싼 매물이고, 물량도 없어서 도무지 구할 수가 없었거든요.”
“힉!”
그에 마르마르는 경계하는 낯빛을 숨기지 않은 채, 자신의 꼬리를 휙 숨겨버린다.
“내 꼬리는 안 줘! 모처럼 다이아몬드 꼬리란 말이야.”
“저도 태오 님의 동료에게 꼬리를 억지로 달라고는 안 해요. 태오 님의 동료면, 앞으로 저와 함께 일하게 될 동료라는 말이기도 할까요?”
“그렇죠, 뭐.”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마르마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처럼 불평했다.
“동지, 이 녀석 빨간 눈이잖아. 빨간 눈은 불길해!”
칼리라가 마르마르에게 호감을 느낀 것에 비해, 마르마르는 칼리라가 영 미덥지 못한 것 같았다.
“내 꼬리가, 이 여자는 분명 위험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어!”
어쩌면 마르마르의 예민한 감이 그녀의 몸에 묻어 있는 악의와 살의 같은 걸 감지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칼리라는 암살자였으니.
그렇지만 초면에 너무 무례한 말 아닌가?
내가 괜히 찔려서 칼리라 영애의 눈치를 슬쩍 보니 그녀는 무척 재미있다는 것처럼 후후후-하고 요염하게 웃었다.
“씩씩하니 좋네요. 요즘 혼자서 업무를 보고 있자니 사람들이 몰려와서 힘들던 찰나였는데. 제 조수로 삼고 싶을 정도에요.”
“누가 빨간 눈의 조수 같은 거 할 줄 알아? 분명, 날 실험대상으로 쓰려는 거지? 몹시도 임프혐오적인 실험 말이야…!”
마르마르가 앙칼지게 말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곧 아주 작은 목소리로 천천히 묻는다.
“…시급은 얼마 주는데…?”
“시급요? 시급제는 아니고, 일당제로 취급하는데. 음, 어디보자. 하루 여섯 시간 근무에 팔만 코인 정도 되겠네요.”
“히에엑…!”
마르마르는 그야말로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아까 전 환각에 시달리고 있었을 때보다 더욱 큰 비명을 내질러서 나는 깜짝 놀라 목을 움츠리게 됐다.
그 비명을 어떻게 이해한 것인지 칼리라가 멋쩍은 듯이 입맛을 다신다.
“너무 적으면 10만 코인까진 감당할 수 있어요.”
“시, 십만 코인…!!!”
마르마르는 거의 미쳐가기 직전이었다.
“십 만 코인이면, 하루 5천 코인짜리 돈가스가 20개…. 200코인짜리 달걀이 500개…. 흐흐, 나는, 나는 달걀 부자, 그걸, 부화시키면, 닭들이 500마리. 500마리 닭이 알을 낳으면….”
마르마르의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것을 보며 칼리라가 주머니를 슥슥 뒤적인다.
“환각이 덜 풀린 걸까요? 지금 갖고 있는 해독제는 이제 없는데, 어쩌죠?”
“아뇨, 괜찮아요. 쟤는 원래 저래요.”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조수로 쓰는 건 좀 생각해봐야겠네요. 귀여워서 접수대에서 쓰려고 했는데. 정신이 좀 아파서야 좀….”
마르마르의 궁상맞음이 칼리라에게 있어서 호감도를 깎았던 모양이다.
결국 마르마르는 힘없이 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나, 나도 조수 같은 거 싫거든-.”하고 자존심을 부리는 것으로 둘의 대화는 끝이 났다.
부하 직원들의 사이를 관리하는 건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구나.
* * *
“여기가 그 문이라는 거군요.”
우리는 칼리라 영애와 함께 지하로 내려왔다. 지하의 문을 보자 칼리라 영애는 이곳저곳 들여다보더니 흠-하고 침음했다.
“두 분이서 동시에 거미의 환각을 본 이유가 있네요. 여기 보시죠.”
칼리라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은 문 앞의 바닥이었다.
이제 보니 철문 앞에는 바닥에 까는 깔개 혹은 카펫 같은 게 놓여있었는데. 거기에는 까만 실로 거미 모양이 자수되어 있었다.
“주술적인 기운이 감지되네요. 아마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일을 만들어내는 부적 같은 것이겠죠.”
이런 부적과 우리들의 환각작용이 합쳐져서 거미 악몽을 만들어냈던 것이라고 한다.
“오래 버려져 있었을 텐데, 아직까지 미약하게나마 작동하는 걸 보면 솜씨가 상당하네요.”
“마법 비슷한 거라 이거죠?”
“그렇죠.”
역시 아까 추리했던 대로 마법이 맞았구나. 내 침착한 사고력은 마법과 주문 능력에 대한 추론에도 꽤 일가견이 있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겨우 이런 카펫 때문에 고생을 했다니.
“쯧-.”
기분 나빠서 그것을 휙 치워내자 카펫 아래로는 말라 죽은 거미 사체들이 잔뜩 나와서 더욱 인상이 찌푸려졌다.
“으엑-.”
“말린 거미다!”
그걸 기뻐하며 포대에 챙겨 넣는 마르마르.
“말린 거미는 약재로 쓰이기도 하죠. 귀한 재료네요.”
“빨간 눈, 너한테 안 물어봤거든!”
마르마르는 베-하고 혓바닥을 내밀어 칼리라를 향해 도발했다. 그러나 칼리라는 마르마르가 그러거나 말거나 관심을 옮겨 철문을 슥슥 문질렀다.
“확실히 바깥에서 작동하는 잠금장치라는 게 좀 이상하긴 하네요. 입구에 결계주술이 있는 것도 걸리고. 그렇지만, 지금에 와서 딱히 위험한 게 있을지는 않을 것 같군요.”
스릉, 턱. 텅.
칼리라 영애는 우리가 쉬이 열지 못했던 녹슨 잠금장치들을 간단하게 풀었다. 그 겁 없는 모습에 나도 마르마르도 파들파들 떨 뿐.
“봐! 빨간 눈은 위험하다니까! 저런 녀석은 부하로 쓰면 안 돼!”
마르마르는 그 와중에도 쉴 틈 없이 나와 칼리라 영애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었다. 아까 조수에서 퇴짜를 맞은 게 어지간히도 억울했던 모양이다.
마치 먹지 못하는 포도를 향해 신 포도라고 욕하는 여우의 느낌.
「침착한 상황 판단!
재능 《침착한 사고》에 의해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모든 직업 경험치 + 5」
그렇구만.
그러거나 말거나 어느새 모든 잠금이 풀렸다.
곧 흡-하고 힘을 주는 칼리라 영애. 하지만 오랫동안 굳게 닫혀 있었던 철문은 바닥까지 꽉 껴있기 때문인지 삐걱이기만 할 뿐이다.
“태오 님. 저를 좀 도와주실 수 있나요? 같이 잡아당기면 열릴 것 같긴 한데.”
“그러죠.”
나는 칼리라와 함께 문을 붙잡고 힘껏 잡아당겼다. 그러자 마침내 녹슨 문이 고오오-하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며 바깥으로 당겨졌다.
스르르르.
열린 문틈으로 뿜어지는 한기가 조금 오싹하다. 그걸 느꼈기 때문인지 칼리라 영애를 향해 적대감을 보이고 있던 마르마르도 입을 다물었다.
“너무 어둡네요. 뭐가 살고 있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위험한 게 있을지 모르니까 주의해야겠어요.”
칼리라 영애는 횃불을 찾으려는 것처럼 자신의 허리춤에 놓인 파우치를 뒤적였다.
“여기 어디에 등불이 있었을 텐데….”
“비켜 봐, 빨간 머리.”
그러자 이 압도적인 어둠에 잠깐 입을 다물었던 마르마르가 우리 사이에 끼어 든 뒤에 자신의 꼬리를 슥 만졌다.
딸각-.
그러자 마르마르의 꼬리에서 기묘한 스위치 작동하는 소리가 나더니 매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뭐야. 마르마르, 네 꼬리가 빛나고 있잖아?”
“흐흥, 다이아몬드 꼬리는 빛나는 게 가능하거든!”
마르마르의 꼬리가 그야말로 눈부실 정도로 밝은 빛을 뿜어내며 빛나기 시작했다.
그 밝기는 마치 어둠 속에서 마주한 앞차의 하이빔 같아서 오히려 눈이 아플 정도였다.
너무 눈부셔.
그렇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마르마르는 프흐흐-하고 음흉히 웃는다.
“어때? 내가 이 빨간 머리보다 더 쓸모 있지?”
“…….”
마르마르의 도발에 칼리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환하게 빛나고 있는 마르마르의 다이아몬드 꼬리 끝을 바라보며 흥미로운 듯이 입맛을 다실 뿐.
나는 혹시 칼리라가 마르마르의 꼬리를 뽑아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어서 얼른 말 머리를 돌리기로 했다.
“그럼 다 같이 안으로 들어가 볼까? 바닥 조심하고.”
그리하여 나와 마르마르 그리고 칼리라 영애는 함께 이 지하실의 꽁꽁 숨겨진 방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 내가 이곳을 ‘방’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공간이 그리 넓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내 눈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낡은 당구대였다. 동그란 공들이 늘어진 당구대. 거기 위에 올려진 공을 손으로 슬쩍 잡아본 칼리라가 말했다.
“상아로 만들어졌네요. 비싼 건데 이거. 하나에 50만 코인은 하겠네요.”
“내가 먼저 봤어!”
그 말에 화들짝 놀란 마르마르가 당구공들을 자신의 자루 안에 마구 집어넣는다.
“거짓말이지만요.”
“그으으…! 역시, 너 싫어! 너, 분명 귀족 출신이지? 거짓말만 번드르르 하는 귀족 출신!”
“어머나, 제가 귀족처럼 우아해 보이는 모양이죠?”
칼리라와 마르마르가 투닥이며 서로 한 마디씩 주고받을 때-. 나는 마르마르의 꼬리에서 뿜어지는 불빛을 광원삼아 이 오랫동안 밀폐되어 있었던 방을 천천히 살폈다.
방 안에는 당구대 말고도 마치 이것저것 취미생활을 즐겼던 것 같은 모습들이 가득했다. 소파와 간이침대 그리고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책들….
딱히 쓸모 있는 건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뭔가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내 동료들과 함께 이것저것 뒤적여보던 순간이었다. 그때 마르마르가 무언가 발견한 것처럼 나를 향해 말했다.
“동지, 이거. 이것 좀 동지가 직접 봐야겠어.”
“왜? 이사야라는 이름을 찾았어?”
“아니, 이사야라는 이름은 모르겠고….”
슥.
마르마르가 내밀어오는 것은 자그마한 책이었다. 까맣게 무두질 된 가죽 표지가 인상적인 책. 거기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모험 동아리 5기 활동보고서 : 태오 가스펠 및 프리가 나이트폴 저.」
이건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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