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99)
299화
카르페가 드렛슈의 보물창고를 방문했을 당시.
보물창고를 지키던 드렛슈의 기억 파편은 분명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권속에게 스킬 포인트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그 한마디에서 시작된 여정의 종착지가 바로 이곳이었다.
‘권속에게 스킬 포인트를 넘겨주는 게 스킬의 효과였구나.’
-……이 미친 게임은 스킬이 얼마나 많은 거야? 10년 동안 게임을 했어도 모르는 스킬이 이렇게 많다니. 천무지체도 그렇고, 재능 전이도 그렇고…… 하, 뭔가 현타 오네.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우물 안 개구리였어.
천마는 어딘가 달관한 듯한 얼굴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죠. 이런 스킬들은 특정 이벤트를 겪어야만 얻을 수 있는 고유 스킬 같은 거 아닌가?’
카르페의 말대로였다.
제아무리 썩은물 중에서도 썩은물인 천마라 할지라도, 라세에 존재하는 모든 이벤트를 알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그게 신화 등급 관련이라면 더더욱.
-그래. 네 말이 맞다.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지. 이렇게 쌓은 지식으로 다음 회차 때 더 잘하면 되는 거야.
‘아니, 그러니까 다음 회차 갈 생각 같은 건 하지 말라니까요. 난 되돌아가기 싫어!’
-나도 그러고 싶다.
카르페와 천마가 몇 마디 주고받는 사이, 로한이 다시 오른손을 뻗었다.
로한은 그렇게 말하며 조금 전과 같이 오른손을 카르페의 심장 부근에 올렸다.
두근.
지금부터 스킬 전이가 시작된다.
드렛슈만큼이나 강대한 존재의 스킬이 넘어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카르페의 심장 박동을 로한도 느꼈는지, 그가 이어서 말했다.
“네? 주의 사항?”
“아, 그랬죠.”
카르페는 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였으니까.
초고대 제국의 황제가 지녔던 모든 스킬을 물려받는다?
카르페가 아무리 노양심이라도 이게 얼마나 말이 안 되는 일인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 애초에 게임 밸런스 상 불가능한 영역의 일이었다.
“아…….”
하지만 막상 3개밖에 못 얻는다 생각하니 미묘하게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적절하지만…… 세 개면 적당한 거 같자먼…… 아쉬워!’
-……에휴. 더 이상 말해서 뭐 하나. 내 입만 아프지.
하지만 이어지는 로한의 말에 카르페의 아쉬움은 그대로 증발하며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정반대의 의미로 말이다.
“……네?”
-헐?
지금 뭐라고?
카르페는 자신이 잘못 들었나 해서 로한을 쳐다봤지만, 로한은 아무 감정 없이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였다.
아니, 이 미친 게임이?
이제는 하다 하다 신화급 퀘스트 보상까지 랜덤으로 집어넣는다고?
‘와, 이런 개똥겜이 다 있네? 실컷 퀘스트 다 깼더니 보상을 뽑기로 줘? 이런 건 확정으로 만들어 놔야 할 거 아니야!’
-너 뽑기 좋아하잖아.
‘그거랑 이거는 다르죠. 어, 그러고 보니까 드렛슈 때도 보상이 뽑기였던 거 같은데…….’
맞다. 그랬다.
그때는 지금처럼 전이의 형태가 아닌 스킬 카드 한 장에서 랜덤으로 스킬이 등장하는 형태의 뽑기였다.
그리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카르페는 무서운 가설 하나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 미친 게임. 설마 신화급 퀘스트 보상을 죄다 뽑기로 구성해 놓은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아냐. 가능성이 있어요. 물론, 모든 보상이 그렇진 않겠지만, 지금처럼 굵직한 보상에는 랜덤 요소를 끼워 넣어 놓은 거지.’
뽑기에 미친 회사.
그게 바로 라세의 숨은 진실이었던 것이다.
‘아오. 또라이 개발자들. 개발자들 월급도 뽑기로 줘야 정신 차리지.’
월 1회 랜덤으로 1만 원에서 500만 원 사이의 월급을 받으면 자기가 얼마나 사악한 시스템을 넣었는지 깨닫지 않을까?
카르페가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 로한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 갔다.
“아니, 그건 그렇겠지만요.”
로한은 드렛슈만큼이나 괴물 같은 NPC였으니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카르페에게 가장 필요한 스킬은 다름 아닌 ‘재능 전이’ 그 자체였다.
넘치는 스킬 포인트를 권속들에게 나눠 줄 수 있는 스킬.
그 외 스킬은 일단 나중의 문제였다.
“하나만 여쭤봐도 될까요?”
“혹시 보유하고 계신 총 스킬의 개수가 몇 개인가요?”
“…….”
많기도 해라.
“그건 진짜 다행이네요.”
3성 스킬이든 9성 스킬이든 나올 확률은 같다. 이렇게 생각하면 그래도 아주 양심적인 뽑기였다.
물론, 로한 대제씩이나 되는 인물이 3성 스킬을 익히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뇨. 거기까지는 안 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괜히 그런 걸 들어 봤자 심장만 쫄깃해질 뿐이다.
그 순간이었다.
띠링.
[로한 대제가 당신에게 9성 스킬 ‘재능 전이’를 발동하려고 합니다. 허락하시겠습니까?] [허락하실 경우, 로한 대제가 습득한 스킬 중 3가지가 랜덤으로 플레이어에게 전송됩니다. 스킬이 전송된 후에는 전이해 준 소유자의 스킬이 삭제됩니다.] [해당 스킬을 받으실 경우 스킬 포인트가 3 소모됩니다.]“허락한다.”
우우웅.
카르페가 허락하자 로한의 손이 푸르게 변하면서 무언가가 카르페의 몸으로 흘러들어 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떠오르는 몇 가지 알림창.
[재능 전이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킬 포인트가 3 차감됩니다.] [축하합니다. 6성 스킬 ‘권속……]“으아아악! 잠깐만!”
카르페는 그 자리에서 눈을 감아 버렸다.
아니, 아직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끝나 버릴 줄이야.
“이, 이런 건 한 번에 보면 안 돼요. 눈을 게슴츠레 떠서 하나씩 하나씩 몰래몰래 봐야 한단 말이에요.”
-……내가 다 부끄럽다.
하지만 카르페는 뽑기에 있어서는 한없이 진심인 인간.
누가 뭐라 하거나 말거나, 카드를 쪼는 마음으로 눈을 아주 사알짝만 떴다.
그리고 가장 첫 알림을 확인했다.
[축하합니다. 6성 스킬 ‘권속 질주’를 획득하셨습니다!] [6성 권속 질주 – Lv. 1]– Passive : 플레이어가 보유한 권속들의 공격 속도, 이동 속도, 캐스팅 속도 10% 증가
– Active : 15초간, 특정 한 권속의 공격, 이동, 캐스팅 속도 100% 증가
“오오.”
첫 번째 스킬은 권속의 속도를 올려주는 버프 스킬이었다. 권속이 넘쳐나는 카르페에게는 아주 효율적인 스킬이었다.
그리고 카르페는 첫 번째 알림을 지운 후 두 번째 알림 확인에 들어갔다. 눈은 여전히 반쯤 감은 채였다.
-등신아! 그만 좀 해!
‘이게 다 액땜이라니까? 이 뽑알못!’
-아오, 이 염병을 언제까지 봐야…… 어?
띠링.
“헐.”
-헐.
알림을 읽고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 약 3초.
그리고 다시 1초 후, 카르페가 동서남북 샤우팅을 시작했다.
“크아아아아! 액땜은 과학이다!”
-허미…….
[9성 재능 전이 – Lv. 1(Master)]-피시술자의 동의하에, 습득자의 스킬 3가지를 전송할 수 있습니다. 전송 가능한 스킬은 랜덤으로 지정되며 전송이 완료된 스킬은 플레이어에게서 삭제됩니다(해당 스킬의 효과로 ‘재능 전이’ 또한 전이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스킬 포인트를 소모하여 스킬석(귀속)을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스킬석을 플레이어의 권속에게 사용 시, 권속의 스킬 포인트가 상승합니다.
* 해당 스킬은 플레이어에서 플레이어에게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오오오오!”
스킬석 제작!
카르페가 직접 경험한 첫 번째 효과는 둘째치고, 가장 원하던 기능이었다.
“크흐흐. 그래. 뜰 것 같았어. 확률이 높았잖아.”
3/87. 약 3.4퍼센트의 확률.
“뽑기에서 3퍼센트면 뭐다? 거저 주는 거다!”
-이 미친 개소리가 언제까지 통하는 거냐고! 이딴 식으로 자꾸 뜨면 확률이란 게 왜 있는데! 이거 조작 아니야?
마음이 편해졌다.
이제 마지막에 뭐가 뜨든 웃으면서 넘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띠링.
[축하합니다. 7성 스킬 ‘영혼 포집’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7성 영혼 포집 – Lv. 1(Master)]-죽어가는 대상의 영혼을 포집하여 결정으로 변화시킵니다. 결정화된 영혼은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고급 소재가 됩니다. 단, 대상의 격이 너무 높은 경우 포집할 수 없습니다.
*해당 스킬은 사용 시 스킬창에서 삭제되는 일회용 스킬입니다.
“……어?”
-엥? 7성 스킬 중에 이런 게 있었나? 처음 보는 거네.
묘한 것이 나왔다.
영혼을 수집하는 일회용 스킬. 아무래도 로한이 인형술사이기 때문에 그 인형을 수집하기 위해 익히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을 스쳐 가는 하나의 생각.
“죽어가는 영혼…….”
공교롭게도 그 대상이 지금 카르페의 눈앞에 있었다.
카르페의 시선을 받은 로한 대제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스킬 설명에도 그렇게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시도해 보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로한의 몸은 어느새 발끝부터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봉인이 풀어지고 모든 힘이 소멸된 결과였다.
카르페는 서둘러서 로한에게 다가가 스킬을 발동했고.
“영혼 포집.”
띠링.
[대상의 격이 너무 높습니다. 영혼 포집 스킬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아.”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알림.
[해금이 발동합니다.]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