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11)
411화
[스킬의 유지 시간이 종료되어 인형합일이 해제됩니다.]파아앗.
알림과 함께 카르페의 몸 전체가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인형합일을 시전했을 때 터져 나왔던 섬광과 비교하면 약한 빛이었고, 빛이 사그라들자 티나가 카르페의 몸에서 분리되었다.
“윽.”
스킬이 해제되자 극심한 탈력감이 몰려왔다. 넘치던 힘이 사라진 것만이 아니라 스킬 후유증까지 겹치니 온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스킬 해제의 후유증으로 10분 동안 HP/MP를 포함한 전 능력치가 90% 감소합니다.]“후우. 역시 이건 해금으로도 안 되는구나.”
-뭐, 이건 그럴 거라 예상하고 있었잖아.
“그렇긴 하죠.”
홀리 세크리파이스의 후유증도 해금으로 어쩔 수 없었으니 같은 결이라 할 수 있는 인형합일도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필드 효과는 잘도 해금하면서 이런 건 또 안 되는구나. 진짜 알 수가 없네.”
“주군. 괜찮으십니까?”
“아, 좀 나른한 거 빼면 문제없어. 티나는 괜찮아?”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어?”
-엥? 문제가 있다고? 정말로?
“그렇습니다.”
티나는 미니 모드의 모습을 유지한 채로 입을 열었다. 어쩐지 무슨 문제인지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계속 작아진 채구나.”
“네. 극심한 소모로 강제로 휴식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아마, 저 역시 10분 동안은 전투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래? 혹시 그거 외에 다른 이상은 없어? 괜찮은 거지?”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군.”
“그래. 그럼 다행이네.”
티나의 말에 카르페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르페 자신이 스킬 해제 후유증에 빠진 것처럼 스킬에 대한 리바운드가 찾아온 모양이었다.
“이거 강력한 스킬이긴 한데 후폭풍이 만만찮네요. 확실하게 끝장낼 상황이 아니면 도리어 위험해질 수도 있겠네.”
만약 인형합일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적을 쓰러뜨리지 못한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고작 남은 10%의 힘으로 전투를 속행해야 한다는 의미였으니까.
-뭐, 인형합일이 풀린다 쳐도 뀨뀨랑 다른 인형들도 남아 있으니 어찌어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흐음. 아무튼 각을 잘 재고 발동해야겠다.”
-피니쉬 계열 스킬이 그런 법이지. 스킬 성능을 생각하면 당연한 페널티 아니겠냐.
“흐흐. 확실히 손맛이 기가 막히긴 했죠. 변신 궁극기는 사나이의 로망이다!”
이번 3차 전직은 심히 만족스러웠다.
카르페는 라미아가 쓰러진 곳을 찾아가 바닥을 살폈다.
만족스러운 건 만족스러운 거고, 그것과 별개로 챙길 건 남김없이 삭삭 챙겨 가야 했다.
“오, 클로(Claw)네?”
라미아는 장비 아이템 하나와 재료 템 하나를 드랍했다.
장비 아이템은 유니크+ 등급의 클로 아이템이었는데, 물리 공격 시 확률적으로 출혈과 석화를 부여하는 무기였다.
나름 괜찮은 무기였으나, 마법 공격력 쪽이 너무 부실해서 카르페가 써먹기는 힘들었다.
나머지 재료는 ‘라미아의 비늘’이었는데 유니크 등급의 제작 소재였다. 카르페는 두 아이템을 모두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후, 마지막으로 퀘스트 아이템을 수집했다.
띠링.
.
.
.
[‘기괴한 형태의 석재’를 획득하셨습니다.] [퀘스트 완료. 목표 석재를 전부 획득하셨습니다. 어인족 장로 렛슈에게 돌아가 보상을 받으십시오.]“후. 이제 진짜 전부 끝났구나.”
퀘스트를 끝낸 카르페는 곧장 어인족의 마을로 돌아가 렛슈를 찾았다.
“허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석재를 조금 가공한 뒤, 곧바로 동해룡 님을 위한 신전 건설에 착수하면 될 듯합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콜카니언’ 3kg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뛰어난 약사의 특수 레지스트 포션(수속성)’ x50을 획득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뛰어난 약사의 신경 가속 포션’ x30을 획득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후예님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에이, 아니에요. 저도 신세 많이 졌는걸요.”
“허허. 그랬다니 다행입니다. 그럼 이제 떠나시는 겁니까?”
“드렛슈가 남긴 것도 다 찾았으니 그래야죠.”
사해와 관련된 퀘스트도 매듭지었고 3차 전직도 끝냈으니, 이제는 정말로 머물 이유가 없었다.
카르페의 대답에 렛슈가 크게 아쉬워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요. 마음 같아선 며칠 더 묵고 가셨으면 싶지만…… 카르페 님 정도 되는 영웅이시면 이곳에 계속 묶여 있는 것만으로도 세계적 손실일 터.”
-이 영감은 마지막까지 제정신이 아니네.
“그럼 이것을 받으시지요. 콜카 마을까지의 지도입니다.”
[어인족의 마을 ‘콜카’의 지도를 획득하셨습니다. 다음 여정부터 동해룡 내부에 입장할 시, 지도가 활성화됩니다.]“내키실 때, 언제든 방문해 주십시오. 콜카 마을은 카르페 님의 방문을 언제고 환영할 것입니다.”
* * *
동해룡 여정이 마무리됐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여정 중 가장 하드한 여정이었다.
이렇게 무사히 퀘스트를 마친 게 신기할 정도였으니까.
“다른 것들은 다 제쳐 두더라도 흑화 드렛슈 하나만으로도 난이도가 미친 거였죠. 아니, 무슨 퀘스트 실패 페널티로 직업을 뺏어가요?”
-흐음. 그러고 보니 내가 겪은 신화 클래스에도 직업 소실 이벤트가 있었지. 그렇게 생각하면 신화급 클래스는 전부 그런 위험이 있는 것도 같아.
“큰 힘에는 큰 리스크가 따른다 이거네요.”
-그런 셈이지.
“……쓰읍. 반지 없었으면 꼼짝없이 백수 될 뻔했네.”
카르페가 물끄러미 손가락을 쳐다봤다. 서빙제의 징표. 언제나 자리 잡고 있던 게 사라지니 꽤 허전했다.
-뭐, 좋게 생각해라. 그 정도면 충분히 잘 써먹은 거니까. 너도 알다시피 보통 그런 아이템은 아끼다 아끼다가 결국 못 써먹고 똥 되는 경우가 많잖아.
“아, RPG겜 국룰이긴 하죠. 희귀 소모템 아끼다가 최종 보스 잡을 때까지 안 쓰고 게임 끝나는 거.”
그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잘 써먹긴 했다.
문양, 다크 매터, 그리고 인형합일.
충분히 남는 장사였다. 특히 인형합일은 떠올리기만 해도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아, 다른 인형들 합일도 확인해 보고 싶은데.”
-스킬 쿨타임이 24시간이었지.
“으. 진짜 궁금하다.”
대상 인형에 따라 변신이 달라지는 합체 스킬이라니!
인형이 총 일곱 체니 총 일곱 가지 모드가 있는 셈이다. 지금 당장은 호감도가 최대치가 아닌 아리스테나와 마지막 일곱 번째 인형을 제외한 다섯만 가능했지만 말이다.
“마스터! 다음은 나! 나! 내가 해 볼래!”
“그래. 알았어. 내일은 미라쥬로 해 보자.”
-흐음. 미라쥬와 합일하면 도플갱어의 능력을 얻는 건가?
“아마 그렇겠죠?”
-재밌겠군. 유저가 폴리모프 계열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문데 말이야.
“그런데 미라쥬와의 합일은 뭐가 팍! 이미지가 떠오르진 않긴 하네요. 어떤 9성 스킬이 생성되는 거지?”
반면, 나머지 인형들은 어느 정도 감이 잡혔다.
길리안은 아마 티나와 비슷한 느낌의 합일이겠지만, 속성은 반대일 가능성이 클 것이고.
세실리아의 경우는 아마 화염 계열 마법이 강화되는 쪽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그리고 로이어드의 경우에는…….
“……어? 로이어드?”
-어? 아니, 잠깐만…….
카르페와 천마가 짜기라도 한 듯 말을 멈췄다. 그리고 무서운 속도로 고개가 돌아가며 서로를 마주 봤다.
“……형도 혹시 저랑 똑같은 생각 했어요?”
-야, 너두?
“아니, 이게 진짜 되려나?”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자 로이어드가 거대한 몸체를 이끌고 카르페에게 다가왔다.
쿵. 쿵.
4m의 거체. 붉은 거인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두 남자가 두 눈을 부릅떴다.
“……지금 실현하기에는 크기가 조금 작죠?”
-으으으음. 확실히 설계 단계에서 콕피트도 구현하긴 했지만, 이 크기로는 무리지. 아예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아.
“그게 말이지…….”
다른 인형들과 달리 로이어드는 유일하게 드렛슈가 아닌 카르페가 직접 제작한 인형이다.
카르페와 천마의 메카 취향, 그리고 로이어드 본인의 의사가 십분 반영된 로망 그 자체의 몸뚱어리!
하지만 정말 엄밀히 말하자면 로이어드의 몸체는 로망에서 아주 아주 약간 모자랐다.
그도 그럴 것이.
-거대 메카에는 파일럿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
기사와 탈 것을 떼어놓을 수 없듯, 메카와 파일럿도 마찬가지이다!
“로이어드와 인형합일이 평범하면 너무 섭섭할 것 같아.”
-절대 안 되지. 최소한 초거대 아이x맨 느낌으로는 가야지. 널 중심으로 해서 로이어드의 파츠가 결합되는 거야.
“크으으으으! 이거지! 바로 이거지!”
-워우. 상상만 해도 지리겠네.
그런데 이게 정말 가능할까?
아니, 이건 너무 나약한 생각이다. 안 되면 포기할 게 아니라 되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
“바로 확인하러 간다!”
카르페는 동해룡 몸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후, 룸으로 통하는 워프를 열었다.
그리고 룸에 도착하자마자 즉시 공방으로 들이닥쳤다.
“안녕하세요!”
“어머. 후예님. 어서 오세요. 무사히 전직을 마치셨군요!”
“그대 왔는가.”
공방에 들어서자 세기의 두 천재, 엘리스와 로한이 카르페를 맞아 주었다.
“네. 조금 위험한 순간도 있었는데 염려해 주신 덕에 잘 끝냈습니다. 아, 그런데 제가 전직하고 나서 새로운 스킬을 얻었는데요.”
로망에 심취한 남자는 오로지 전진 뿐.
카르페는 곧장 상황을 설명했고 엘리스와 로한은 카르페의 말을 경청했다.
그렇게 카르페의 의도를 들은 두 천재 중, 엘리스가 슬며시 손을 들었다.
“……그래서 인형합일이란 스킬을 얻었는데 로이어드 님과의 합체는 조금 변주를 주고 싶다 이 말씀이신 거죠?”
“완벽한 요약이네요. 바로 그렇습니다.”
-역시 똑똑하구만!
“어, 이해는 했는데…… 그런데요. 한 가지 질문을 드려도 될까요?”
엘리스는 약간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스킬 설명을 들어 보니 인형합일을 시전하면 인형분들의 능력을 전달받고, 인형분들은 일종의 영혼 상태가 된다는 거였죠?”
“네.”
“그럼,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 아닌가요? 스킬의 효과가 증가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외양 변주 같은 번거로운 작업을 거칠 이유가 있을까요?”
“아, 그게 그렇지가 않다니까요!”
-떼잉. 뭘 모르는구만! 똑똑하다는 거 취소야!
“……저도 정말 여러분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때까지 조용히 경청하던 로한이 입을 열었다.
“합일의 외양만 바꾸고 싶은 거라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카르페를 비롯한 천마와 로이어드의 고개가 급속도로 꺾였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무리다. 이족 보행 골렘 인형이 여기서 더 크기를 키운다면 하중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지. 그것을 견딜 만한 특수한 금속이 필요하다.”
“아, 혹시 콜카니언?”
“그건 아니다. 콜카니언으로는 무리야. 단단하기는 하지만 적미스릴에 비해 탄성이 너무 부족하지.”
“으응? 로한 님. 그런 특수한 금속이 있나요? 적미스릴 이상의 마력 전도와 탄성을 가진 금속은 이 세상에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엘리스의 반론에 로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의 말이 맞다. 적미스릴보다 마력 전도가 뛰어난 금속도 있고, 탄성이 뛰어난 금속도 있지만 그 둘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이 세상에 없지.”
“네? 그러면…….”
“그러면 다른 세상에서 구하면 될 일 아닌가.”
로한이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치기 어린 시절, 다른 세상의 대공을 사역하기 위해 그곳을 방문한 적이 있었지. 그곳엔 이 세상에 없는 특수한 광물이 존재한다.”
“어, 대공이요? 그럼 그 다른 세상이란 게 설마…….”
로한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마계다.”
-호. 안 그래도 갈 생각이었는데…… 결국 다음 행선지도 동선이 겹치는군.
“그러게요.”
카르페는 잠시 미뤄 뒀던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 창을 열었다.
띠링.
[마계로] [퀘스트 제한 : 이벤트 개인 랭킹 1위 달성 플레이어, 3차 전직 플레이어] [성신교는 오랜 세월 동안 악마, 그리고 악마의 세계인 마계에 대해 연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소기의 성과를 달성해 마계로 통하는 좌표를 추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그 어떤 플레이어보다 많은 악마를 처치한 당신에게 성신교가 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마계를 탐색해 주십시오. 당신의 도움이 성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퀘스트 수락 시 : 탐색 성과에 따라 성신교 공헌도 상승(공헌도는 성신교의 다른 보상과 교환 가능합니다)] [퀘스트 거절 시 : 페널티 없음]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