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292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292화
292. 18라운드 종료
류민은 우선 마왕성을 나왔다.
나올 때 그를 막는 악마들은 없었다.
들어오면서 죄다 죽여버렸으니.
펄럭-
날개를 펼쳐 날아올라 전장으로 향했다.
아직도 전쟁은 한창 진행 중이었다.
2천 명의 마족들과 2천 명의 천족들이 서로 피를 튀기며 칼을 겨눈다.
다만 자신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숫자는 크게 줄어 있지 않았다.
‘다행이야.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서.’
아르타로스가 만든 무의 공간에 계속해서 사로잡혀 있었다면 류민도 곤란했을 거다.
전쟁을 원하는 대로 끝낼 수 없었을 테니.
어쩌면 마족이 기세를 몰아 천족을 이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면 천족 편이 된 류민으로선 패배가 확정되고 만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고 동료들과 함께 허무하게 소멸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선 절대로 안 되지.’
그렇기에 아르타로스를 쥐잡듯이 죽였다.
무의 공간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놈에게 항복을 받아낼 요량이었다.
그러나 놈의 영혼은 생각보다 더 망가져 있었다.
항복이고 나발이고 그런 건 기대하지 말라는 듯,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있었다.
‘대체 얼마나 죽었길래 삶에 미련조차 보이지 않는 거지?’
아르타로스 따위에게 동정심을 품는 게 아니다.
그저 100번을 죽어본, 비슷한 경험을 가진 자로서 단순히 궁금했을 뿐이다.
얼마나 더 죽어야 살겠다는 미련을 저버릴 수 있는지.
어쩌면 자신의 미래가 아르타로스일지도 모르지 않는가?
‘아니지. 여기서 더 죽을 일이 뭐 있다고.’
류민에겐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죽으면 그걸로 끝이다.
그렇기에 현재 이뤄낸 것들을 지켜야 했다.
20라운드까지 동료들을 데리고 가겠다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도 자신을 막을 수 없다.
설령 상대가 그 위대한 신일지라도.
‘닉스라……. 뭐 하는 놈인진 몰라도 때가 되면 만날 날이 오겠지.’
닉스가 누군지는 모른다.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아는 거라곤 녀석이 아르타로스를 시켜 자신을 죽이라고 사주한 신이라는 것뿐.
‘만나면 죽여주마. 나도 이제 신을 죽일 능력이 생겼다고.’
죽는 건 아르타로스도 마찬가지다.
비록 31번밖에 죽이지 못했고 놈에게 불사의 저주라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모를 능력이 있었지만, 방법이 없진 않을 거다.
저주가 없으면 결국엔 죽는다는 소리였으니까.
‘아, 플루닉토스도 빼먹으면 안 되지.’
죽여야 할 놈들이 많았지만 당장은 이렇다 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류민으로선 라운드를 클리어하는 것 말고는 다른 수가 없다.
‘이대로는 안 돼.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해.’
충분히 강해진 줄 알았지만, 아직도 부족했다.
조금 전만 해도 아르타로스에게 죽을 뻔하지 않았는가?
‘스탯이 1억을 넘어가는데도 밀리다니. 무적이 없었다면 정말 위험했을 거야.’
놈을 다시 만났을 때의 대비가 필요하다.
그 무의 공간이라는 빌어먹을 결계는 물론 시간을 느리게 만드는 능력까지도.
‘우선은 여기 있는 천사들을 최대한 죽여야겠어.’
지금보다 더 성장하려면 천사 놈들의 스탯이 필요하다.
[임시 스킬 진영 변경권을 사용하셨습니다.] [플레이어 ‘검은 낫’의 진영이 ‘천족’에서 ‘마족’으로 변경됩니다.]변경권으로 팀을 바꾼 뒤 천족들 머리 위에 섰다.
“천상의 심판.”
쿠콰콰콰콰콰쾅!
심판의 룬 스택을 소모하여 광역 기술을 쓰자 범위 안에 있던 녀석들이 우수수 죽어버렸다.
[죽인 천사 수 1,587/100]숫자가 올라간 걸로 보아 최소 500명은 죽인 것 같다.
류민이 힐끔 퀘스트 진행창을 살펴봤다.
[남은 인원 현황]└천족 : 1,483명 (29.66% 생존)
└마족 : 2,026명 (20.26% 생존)
└플레이어 : 286명
‘600명 정도 남기고 모두 죽여야겠어. 10%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되니까.’
낫의 면적을 넓힌 류민이 천족의 머리를 쓸어 담았다.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죽이는 인간 악마에 비명을 지르는 천족들이었지만 류민은 무심했다.
오직 쌓여가는 스탯 포인트에만 관심을 가졌을 뿐.
[죽인 천사 수 1,764/100]………………
[죽인 천사 수 2,083/100]…………
[죽인 천사 수 2,389/100]…………
그렇게 수천 명의 천족을 정리하고 스탯 포인트를 갈취했다.
악마의 축복 스택은 이미 쌓은 지 오래다.
‘얼추 1,400명 정도 죽였나?’
600명 정도만 남기고 다 죽였더니 스탯 포인트가 어마어마하게 들어와 있다.
물론 악마 대공의 대리인 버프는 사라지고 없었기에 추가 스탯은 없었다.
‘그런데도 6천만이 넘는 스탯 포인트가 들어왔어.’
누가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양이었지만 류민은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즉시 존 델가도를 찾아갔다.
“앗, 검은 낫 님?”
“여기 있는 천사들을 살릴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시신만 멀쩡하다면…….”
“머리를 벤 정도는 괜찮겠지?”
“예. 그 정도는 머리만 근처에 있다면 그대로 붙습니다.”
“좋아. 그렇다면 살려내라. 특히 저 녀석은 꼭.”
류민이 지목한 천사는 미카엘이었다.
허무하게 목 잘려 죽었지만 부활시킨다면 어마어마한 스탯 포인트를 줄 것이다.
“일어나라.”
우어어어어-
존 델가도가 스킬을 쓰자 대략 수백 명의 천사가 몸을 일으켰다.
류민은 그들을 다시 한번 죽임으로써 스탯 포인트를 수확했다.
비록 생전의 절반만 들어왔지만, 그마저도 무시 못 할 양이었다.
‘역시 존 델가도를 살려두길 잘했어.’
그렇게 약 1억에 달하는 스탯 포인트를 얻은 류민은 진영을 다시 변경했다.
[플레이어 ‘검은 낫’의 진영이 ‘마족’에서 ‘천족’으로 변경됩니다.]다시 천족 팀으로 돌아온 류민이 이번에는 마족에게로 낫을 겨눴다.
조금 전까지 희희낙락하던 마족들이 움찔하며 정색한다.
“포인트도 주지 않는 쓰레기들이지만…….”
류민의 분노가 그들에게 향했다.
“라운드에 승리하려면 어쩔 수 없지.”
쿠콰콰콰콰쾅!
마족이 1천 명 이하로 줄어들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마족의 병력이 10%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18라운드의 전쟁은 천족 진영의 승리로 마무리됩니다.]메시지와 함께 플레이어들이 사라졌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전쟁이었다.
* * *
천족과 마족의 전쟁은 천족의 승리로 끝났다.
둘 다 아슬아슬하게 전력이 거의 줄어들었지만 마족이 먼저 10% 이하로 줄어 패배가 확정되었다.
[처, 천족의 승리로 끝났군요? 의외로 박빙이었나 봐요?]안내역으로 온 천사, 밀렌이 결과창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닌 게 아니라 위에서 전쟁 과정을 모두 지켜본 것이다.
류민이 천족이고 마족이고 모조리 학살하는 과정을 전부 다.
그렇기에 목소리가 떨리고 삐질삐질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추, 축하드려요. 자칫 마족이 승리했으면 모두 전멸했을 텐데, 18라운드도 어찌어찌 살아남으셨군요?]그리 말한 밀렌은 습관처럼 인간들을 비꼬려다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검은 낫이 예의 죽일 듯한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하…… 전쟁이 끝나서 피곤하실 테니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바로 겨, 결과 집계를 볼까요?]★ 18라운드 결과 집계 ★
└1위. 검은 낫 (Lv99 사신) 기여도 91,918,212점
└2위. 민주주의 (Lv82 버퍼) 기여도 291,290점
└3위. 크리시 (Lv82 프리스트) 기여도 210,912점
결과를 본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검은 낫의 압도적인 기여도 점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다른 곳에도 눈길이 갔다.
“어? 검은 낫 님 레벨이…….”
“99레벨이네?”
“99면 만렙 아니야?”
“언제 레벨업하셨대?”
만렙에 달성했음을 뒤늦게 알아본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류민의 시선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마족 1,000명 죽이기
└성공 시 ▶ 전설의 포션 선택 상자 지급
[서브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전설의 포션 선택 상자’가 지급됩니다!]다른 사람은 몰랐지만 류민은 알고 있었다.
마족 천 명을 죽이면 서브 퀘스트를 획득한다는 것을.
물론 다른 플레이어도 천 명을 죽였다면 똑같이 얻었을 보상이었다.
류민처럼 강하지 않다면 불가능한 미션이었지만.
‘포션 상자라. 나중에 써봐야겠군.’
지금 류민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자신이 아끼는 플레이어들이 소멸당할지 말지다.
[다들 자기 순위를 확인하셨죠? 전쟁 기여도에 따라 143위 이하로는 전부 소멸입니다. 표정들을 보니 누가 소멸당할지 딱 보이네요.]얼굴이 사색이 된 사람들은 보나 마나 소멸행.
다행이라는 듯 안도의 한숨을 쉬는 사람들은 가까스로 세이브.
표정이 밝은 사람들은 안전빵으로 생존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안타깝지만 작별의 시간이네요. 인사는 나중에 명계에서 하시길.]천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 안 돼에에에에!”
“으아아아아!”
절반의 플레이어가 먼지처럼 사라졌다.
남아 있는 플레이어를 빠르게 훑어본 류민은 내심 안심했다.
‘내 지인들은 모두 살아남았어.’
죽은 사람은 전투에 별 도움이 안 되는 도태된 사람들뿐.
‘라운드 전에 지인들에게 포인트를 나눠준 보람이 있었군.’
비록 지인들한테 포인트를 나눠주고 그나마 남아 있던 100만 포인트마저 만렙을 찍는다고 다 써버렸지만 류민은 웃었다.
웃으며 떠오른 보상 메시지를 바라봤다.
[18라운드 클리어 보상으로 전원에게 경험치와 골드를 지급합니다.] [경험치+0%] [해당 플레이어는 더 이상 경험치를 올릴 수 없습니다.] [골드+6,000,000]전원에게 보상이 전해지자 사람들이 다소 들뜬 표정이 되었다.
“레, 레벨이 90대를 넘었어!”
“나 벌써 95야!”
“너도? 나도!”
동료들의 죽음으로 시무룩하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반전됐다.
전 라운드의 두 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골드와 경험치 보상 덕분이다.
류민에겐 하등 의미 없는 보상이었지만.
‘경험치는 만렙이어서 더 이상 오르지 않는 데다 골드는 천사들을 죽이고 모은 것만 1,600억 가까이 돼.’
넘칠 대로 넘치는 탓에 더 들어와 봐야 의미가 없다.
‘그보다는 1위 보상이 중요하지.’
이번 라운드는 꽤 규모가 있어서 그런지 1위를 달성하면 특별한 보상이 주어진다.
류민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보상 메시지가 눈앞을 채웠다.
[축하합니다! 해당 구역의 1등으로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현재 ‘검은 낫’ 님의 순위는 해당 구역 1위입니다.] [해당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룬 선택권’이 지급됩니다!] [해당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특별 보상 선택 상자’가 지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