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99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99화
99. 7라운드 결과 집계
7라운드 메인 퀘스트는 환상에서 벗어나기가 아니었다.
‘진짜 퀘스트는 유혹에서 벗어나기였지.’
첫 번째는 서브 퀘스트인 자살하기.
두 번째는 메인 퀘스트인 유혹에서 벗어나기.
7라운드는 이렇게 이중 환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이 첫 단계를 마치고 환상에서 벗어났다고 안심했겠지만 아니었다.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지.’
즉, 자신에게 고백한 서아린도, 환상이 끝났다고 떠오른 메시지조차도 거짓이었던 셈.
류민이 유혹에 현혹되지 말라고 예언한 게 이 때문이다.
‘내 말을 기억하고 유혹을 뿌리쳤으면 메인 퀘스트는 쉽게 통과했겠지.’
물론 서브 퀘스트 보상은 자신이 차지해야 했기에 일절 말하지 않았다.
단 한 명만 받을 수 있는 보상인 ‘룬’은 얌띠를 상대할 때 꼭 필요한 것이었으니까.
치직- 치직-
서아린의 모습이 사라지고, 떠오른 메시지를 쳐다봤다.
[메인 퀘스트 ‘2시간 내로 유혹에서 벗어나기’를 완료하셨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환상에서 벗어납니다.]환상이 걷힌다.
서아린도, 초원도, 모두 사라진다.
그렇게 나타난 배경은 새하얀 무채색의 공간.
이곳이야말로 진짜 환상에서 벗어난 공간이다.
류민이 움직이는 걸 봤는지 저 멀리서 프리실라가 날아왔다.
[과연 1등으로 깬 인간은 누구일지…… 헉!]가까이 오던 그녀의 눈자위가 커진다.
[검은 낫?]‘왜 놀라지?’
류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리가 멀어서 생각이 읽히지 않는다.
놀라던 프리실라의 얼굴에 점점 미소가 번진다.
[킥킥킥, 킥킥킥킥.]‘뭐야? 재수 없어.’
정색하는 류민을 뒤로하고 프리실라가 한참을 웃었다.
보다 못한 류민이 물었다.
“저기, 천사님? 이게 무슨 상황인지?”
“환상? 아, 그랬나?”
혹시라도 천사가 의문을 가지지 않도록 일부러 모른 체했다.
[제한 시간이 끝날 때까지 대기해 주세요. 보상은 집계 결과 때 지급합니다.]곧이어 빛의 기둥이 내려와 류민을 구속했다.
털썩-
바닥에 주저앉아 편하게 기다리던 류민이 주위를 둘러봤다.
무채색의 공간에는 수많은 사람이 눈을 감고 서 있었다.
환상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아마 환상을 걸고 난 뒤로 장소를 옮긴 거겠지.’
시작할 때 봤던 초원은 환상이 아니었을 거다.
환상이라는 걸 알게 되면 라운드가 시작하기도 전에 소멸하니까.
‘시스템이 환상을 거는 시점은 제한 시간이 흐르고 난 뒤다.’
그전에는 환상임을 알고 있어도 소멸하지 않는다.
류민이 자신에게 지배권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아마 지금쯤 대부분이 두 번째 환상을 겪고 있겠지.’
첫 번째 환상인 자살하기는 서브 퀘스트를 위한 환상이다.
망설임 없이 자살하지 못하더라도 생존 명단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단지 보상을 얻을 기회만 사라질 뿐.
‘중요한 건 메인 퀘스트지. 유혹에서 벗어나기.’
곧바로 이어지는 두 번째 환상 유혹.
첫 번째 환상과 마찬가지로 시스템이 플레이어의 내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혹을 건다.
유혹을 거는 방식은 다양하다.
물질적인 유혹, 이성의 유혹, 고통에서 벗어나고픈 유혹 등등.
사람마다 겪는 유혹이 다르다.
‘나 같은 경우엔 서아린이 사귀자고 고백했지만.’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한 시간을 다 쓰게 되면?
당연히 탈락한다.
반면, 유혹에서 벗어난다면?
얼마나 빨리 벗어났느냐에 따라 순위가 갈린다.
‘빨리 벗어날수록 좋지. 나처럼.’
그렇다고 서아린을 보자마자 죽였다간 카운트가 되지 않았을 거다.
유혹을 받은 뒤로 거절해야 시간 측정이 된다.
류민이 서아린의 고백을 기다렸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유혹이 시작되자마자 죽이기 위해서지.’
모르긴 몰라도 1초 내외로 나왔을 거다.
지난 생에도 그랬으니까.
류민이 턱을 괴며 지루하게 시간을 보냈다.
[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시간 : 01:30:51]‘아직 1시간 30분이나 남았네.’
저마다의 환상을 볼 수나 있었으면 이렇게 지루하진 않았을 텐데.
그런 생각으로 기다리는데 몇몇 사람들이 환상에서 깨어났다.
“헉! 뭐, 뭐야!?”
“여, 여긴?”
“어떻게 된 거지?”
“가까이 오지 마! 응?”
“유혹해도 소용없어! 난 사랑하는 사람이 있…… 아?”
천사가 간단한 진실을 설명했다.
현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뻘줌하게 뒷머리를 매만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빛의 기둥에 둘러싸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기어코 제한 시간이 지났고, 모든 사람이 환상에서 깨어났다.
짝- 짝-!
프리실라가 웃으며 손뼉을 쳤다.
메시지창이 떠오르고 퀘스트 내용이 공개됐다.
└2시간 내로 유혹에서 벗어나기
└망설임 없이 자살하기
└성공 시 ▶ ?? ??? ? 지급
[보다시피 환상 유혹에서 벗어나는 게 메인 퀘스트였습니다. 숨겨진 서브 퀘스트는 망설임 없이 자살하기였고요.]“뭐? 자살하기가 서브 퀘스트였어?”
“아아, 그 처음에 나온 상황 말인가?”
“빌어먹을, 그 X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자살하라고?”
“미친 퀘스트네. 대체 어느 누가 망설임 없이 자살하냐고요.”
정신적으로 대미지를 세게 입었는지 플레이어들이 하나 같이 불만을 표했다.
[하, 여기 몇몇 머리통이 터지고 싶은 인간들이 보이는군요?]“…….”
프리실라가 정색하자 좌중이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하지만 걱정 말아요. 죽이진 않을게요. 내가 지금 기분이 상당히 좋으니까.]싱긋 웃은 프리실라가 날개를 펄럭였다.
모두의 눈에 집계 결과창이 나타났다.
★ 7라운드 결과 집계 ★
[전 구역]└1위. 검은 낫 (Lv54 사신) 00:00:01
└2위. 크리시 (Lv27 프리스트) 00:00:05
└3위. 천마 (Lv29 다크 나이트) 00:00:06
[해당 구역 C2-ESKA003]└1위. 검은 낫 (Lv54 사신) 00:00:01
└2위. 안상철 (Lv34 기사) 00:00:18
└3위. 서아린 (Lv34 소환술사) 00:00:24
결과창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질색했다.
“검은 낫이 1등이라고?”
“또야?”
“이건 환상에서 벗어나는 퀘스트였는데…….”
“정신력도 흠잡을 데가 없다 이건가?”
“저거 봐, 1초 만에 유혹을 뿌리쳤어.”
“인간이 아니야.”
“허허허.”
진절머리난다는 듯 고개를 젓는 플레이어들과 달리.
[키히히힛.]결과창을 보는 프리실라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내가 이겼어! 검은 낫 덕분에 내기에서 이겼다고!’
왕좌를 차지했다는 기쁨 때문일까?
프리실라는 보상을 주는 것도 잊고 있었다.
“천사님? 1등 보상이 안 들어오는데요.”
[아! 그렇지 참. 미안해요, 검은 낫.]보기 드물게 인간에게 사과한 천사가 날갯짓을 하자 보상 메시지가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해당 구역의 1등으로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전 구역의 1등으로 퀘스트를 달성하였습니다!] [현재 ‘검은 낫’ 님의 순위는 전 구역 1위, 해당 구역 1위입니다.] [해당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랜덤 뽑기 선택권’이 지급됩니다!] [전 구역 랭킹 1등 보상으로 ‘특별 보상 선택 상자’가 지급됩니다!]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지만, 보상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서브 퀘스트 보상으로 ‘정신 방벽의 룬’이 지급됩니다!] [획득한 룬이 플레이어의 신체에 자동으로 각인됩니다!]‘이제야 얻었군.’
원하는 룬을 얻자 정보창이 떠올랐다.
[정신 방벽의 룬]-효과 : 모든 정신 계열 공격으로부터 면역.
‘드디어 얌띠에게 대항할 수단을 갖췄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플세바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이게 있으면 X같은 환상에도 걸리지 않지.’
시스템이 룬 보상을 마지막에 지급한 이유가 이 때문이었다.
중간에 지급해 버리면 두 번째 환상이었던 유혹 테스트는 시도하지도 못했을 테니까.
류민은 앞서 들어온 보상들을 살폈다.
여태껏 해당 구역 1등 보상으로 장비 아이템이 들어왔었는데 이번엔 뽑기 선택권이 들어왔다.
[다음 랜덤 뽑기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보상을 터치해 주세요.]└ 1. 랜덤 골드 주머니
└ 2. 중급 마정석 뽑기권
└ 3. 깜짝 포션 상자
‘선택지가 딱히 없군.’
마정석이야 최상급으로 맞춘 상태고 골드는 차고도 넘치는 상태다.
고를 것은 하나뿐이었다.
‘3번. 깜짝 포션 상자를 선택한다.’
8라운드에 등장할 예정이지만 포션이라는 소모품이 있다.
게임처럼 마시면 상처를 회복하거나 각종 버프 효과를 받기도 한다.
종류도 다양하다.
‘얼마나 다양하면 뽑기 상자가 있을 정도니 말 다 했지.’
이러한 포션을 얻는 법엔 세 가지가 있다.
유일 클래스인 연금술사 직업을 얻거나, 8라운드 이후 나오는 보스급의 몬스터를 잡거나.
그리고 마지막으로.
‘NPC. 아니, 이계인이라고 해야 하나?’
이계인으로부터 구매하거나 얻을 수도 있다.
그 이계인이 나오기 시작하는 라운드가 바로 8라운드.
‘아마 플레이어들로선 당황스러울 거야. 항상 말 못 하는 몬스터들만 보다가 대화가 통하는 이계인을 보게 될 테니.’
류민도 처음 이계인의 존재를 알고 무척 당황한 기억이 있다.
특히 혼란스러웠던 건 정말로 사람인지 NPC인지 분간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그건 지금까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어쨌든 8라운드부턴 이계인이 등장하는 만큼 칭호를 활용할 수 있다.
목표했던 두 가지의 룬도 얻어야 한다.
‘미래시의 룬과 내구력의 룬 말이지.’
게다가 8라운드는 레벨을 올리기에도 좋다.
아마 40레벨을 찍는 사람도 나타날 거다.
‘나는 60레벨을 찍겠지만.’
류민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남은 특별 보상 선택 상자에 향했다.
[다음 특별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보상을 터치해 주세요.]└ 1. 경험치 3배 증가 버프 (8라운드 한정)
└ 2. 20,000 골드
└ 3. 8라운드에 대한 정보
고민할 것도 없이 1번을 선택했다.
다음 라운드는 경험치를 올리기 좋은 라운드니까.
[자, 다들 보상들은 확인했죠? 그럼 소멸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순위권에 들지 못한 인간과 제한 시간 내에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들. 모두 안녕히.]“자, 잠깐!”
“안 돼!”
파스스스-
변명할 시간도 갖지 못한 채, 플레이어의 절반이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그리고 일전에 말한 대로 가장 빨리 공략한 플레이어를 구역 대표로 정하기로 했었죠? 다들 알다시피 통합 구역 대표는 이 사람입니다.] [플레이어 ‘검은 낫’이 C2-ESKA003의 새로운 구역 대표가 되었습니다.]대표를 알리는 메시지에 사람들이 끄덕였다.
반론의 여지 없는 공정한 결과였다.
[통합 구역 대표가 된 검은 낫에게는 약속대로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잠시 후 류민의 눈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지가 나타났다.
[임시 스킬 ‘지배권’의 권한이 변경됩니다.] [이제부터 현실에서 1회 한정하여 지배권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역 대표를 빼앗길 시 권한은 즉시 소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