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198)
제198화
#197
후우웅!! 투캉!!
하준의 거대해진 마하라즈가 거인의 발목으로 휘둘러졌다.
놈은 너무 거대했다.
하준은 일단 이놈을 눕혀야겠다는 생각에 발목을 향해 마하라즈를 휘두른 것이다.
그러나 놈의 발목에 마하라즈가 닿은 순간, 하준의 손목을 타고 찌릿한 반동이 전해져 왔다. 부서지기는커녕 후려치며 생긴 반동이 하준에게 되돌아온 것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놈의 피부 강도는 하준이 지금껏 상대한 초인과 마수 중에서 가장 단단했으니.
하준은 시간 정지를 발동했다.
놈의 발을 부수는 것은 무리라도 넘어트리는 것은 가능하겠지.
캉! 캉! 캉!
하준은 놈의 양 발목을 향해 마하라즈를 후려쳤다.
아마 이 거체를 넘어트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저 짐작도 안 되는 크기의 거체는 단순히 몇 시간 소비하는 것만으로 무너트릴 수 없을 테니.
적어도 3일.
3일 정도의 중첩된 힘이라면 놈을 넘어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준의 손이 빠르게 움직였다.
후웅!! 쿠쿵!!
현실 시간으로는 1초.
그러나 하준에게 3일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시간 정지를 풀었다.
동시에 3일 동안 중첩된 힘이 한순간에 터지며 커다란 굉음이 울렸다.
쿵!
그러나 놈은 기울어지지 않았다.
3일이라는 시간 동안 후려친 중첩된 힘으로도 놈을 무너트릴 수는 없었다.
약간 중심을 잃은 놈이 살짝 무릎을 굽혔을 뿐.
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했다.
하준은 마하라즈의 크기를 다시 거대하게 키웠다.
그대로 놈의 몸통을 향해 망치를 휘둘렀다.
투캉!!
동시에 휘둘러진 망치에서 거대한 충격파가 터져 나와 거인의 몸통을 휩쓸었다.
하준이 3일을 후려치면서 중첩된 힘.
하준이 놈을 후려치면서 생긴 충격 또한 마하라즈에 중첩된 것이다.
그로 인해 중심을 잡지 못한 놈의 거체가 서서히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쿠쿵!!!
놈의 거체가 뒤로 넘어가며 널찍한 등이 지면에 닿은 순간, 거대한 울림과 함께 충격에 의한 바람이 주변을 휩쓸었다.
후우웅!!
그 짧은 찰나의 순간, 하준은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거인의 왕 심장 부분에 올라탔다.
“자, 그럼.”
하준은 다시 시간 정지를 발동했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적어도 놈의 심장에 닿으려면 3일은 무리라는 생각이 드니.
* * *
오래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마 예전에도 힘과 체력이 없을 때, 이 정도 시간을 소비했던 걸로 기억난다.
“그때는 몇 달이었더라……?”
아마 지금 시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준은 슬슬 됐다는 생각에 마하라즈를 움직이는 것을 멈췄다.
정확한 시간은 세지 않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거기다.
우우웅!!!
마하라즈가 진동하고 있었다.
마치 포효하듯 거대하게 울기 시작한 마하라즈.
몇 달 정도의 중첩된 힘이 현재 마하라즈에 담겨 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준은 시간 정지를 풀 준비를 했다.
동시에 하준이 이러한 긴 시간 동안 깨달은 것이 있었다.
하준은 주변의 공간을 둘러보았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바위 지대.
처음에는 의심이었고 긴 시간 동안 망치를 후려치면서 고민한 결과 확신이 들었다.
‘심상 세계…….’
놈과 전투를 벌일 때 느꼈던 위화감.
주변의 모든 사물이 거인에게서 느껴지는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거인의 방대한 마력이 사방에 뒤덮여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의심은 어느 순간 확신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자, 그럼…….”
만약 그렇다면 이대로 놈을 놈의 심상 세계에 둘 생각은 없었다.
하준의 몸에서 황금의 마력이 피어올랐다.
만약 이곳이 놈의 심상 세계라면 해결할 방법은 간단하다.
하준은 시간 정지를 해제했다.
곧이어.
[?!]놈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거인의 왕, 기간트마키아드의 심장 부분에서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굉음이 울려 퍼진 것이다.
쿠쿠쿠쿠쿵!! 쾅――――!!!
그 거대한 굉음과 함께 거인의 심장 부분이 폭발해버렸다.
동시에 드러난 놈의 심장.
그곳에서 기간트마키아드가 가진 마력의 근원, 정확히 불길한 기운의 마력이 폭발하듯 주변으로 흘러나왔다.
저곳이다!
하준은 곧바로 필라텐이 말한 놈을 쓰러트릴 방법이 저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그것을 알아차린 순간, 하준이 하려는 두 가지 행동은 거의 동시에 이루어졌다.
사방으로 퍼지는 하준의 파쇄의 마력.
그것이 거인이 만들어낸 심상 세계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준이 쥐고 있는 마하라즈가 놈의 심장을 향한 순간.
쿠쿵!! 콰쾅―――――!!!
몇 달의 시간 동안 중첩된 힘이 놈의 심장에 휘둘러지며 지축을 뒤흔드는 거대한 굉음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 * *
후우웅!!
사방에 피어오른 흙먼지 속.
기간트마키아드의 목소리가 고고하게 울려 퍼졌다.
[끝인가?]마치 어떠한 감흥도 없다는 듯이 내뱉은 무심한 목소리였다.
거인은 고개를 들어 자신의 가슴 위에 올라간 소년을 향해 말했다.
[호르톤조차 부수지 못한 심장이다. 인간인 네가 부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그의 말대로 하준은 잠시 놈의 심장을 바라보며 당황하고 있었다.
중첩된 마하라즈를 후려침과 동시에 다시 시간 정지를 발동하여 끊임없이 놈의 심장을 후려쳤다.
그러나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놈의 심장은 그저 형태를 유지한 채 불길한 마력을 뿜어낼 뿐이었다.
곧 기간트마키아드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심상 세계……, 정신력은 네놈이 한 수위로구나.]자신의 심상 세계가 한순간에 놈의 세계에 잡아먹혔다.
그렇다는 말은 소년의 정신력이 자신을 압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저 그뿐.
거인의 왕이 몸을 일으켰다.
하준은 놈이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거인의 왕의 가슴을 박차며 지면에 착지했다.
곧, 놈이 주변을 고요히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그립군.]사방에 깔린 뼈의 산과 적색의 하늘.
기간트마키아드는 이곳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파쇄의 전쟁에서 모든 드워프를 학살하고 결국 호르톤을 죽인 장소.
파쇄의 전쟁의 종지부를 찍은 장소였다.
[망자이기는 하나, 드워프들의 기운이 느껴진다.]그 말과 동시에 놈의 드러난 심장이 흙으로 뒤덮여 가려졌다.
하준이 심상 세계를 현실로 불러오며 흡수할 흙은 사라졌으나, 아직 거인의 몸은 거대했고 드러난 심장을 가릴 정도의 흙이 그의 몸에 붙어 있는 상태였다.
거인의 왕의 말이 이어졌다.
[참으로 보잘것없는 장소로다.]거인의 왕은 이곳을 둘러보며 왜 호르톤이 이러한 세계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저 죽은 동족들을 기리기 위한 장소.
이 세계 자체가 죽은 드워프들을 위한 거대한 무덤인 것이다.
물론 그렇기에 보잘것없는 장소였다.
그러한 심상 세계는 세계를 만든 주인에게 어떠한 이점도 없었다.
[흙의 흡수를 막기 위해서 심상 세계를 불러왔나?]그 말과 함께 거인의 시선이 다시 하준을 향했다.
동시에 놈의 거대한 팔이 하늘에 닿을 듯 들어 올려졌다.
[의도는 좋았으나 네놈은 느껴지지 않나?]곧, 기간트마키아드의 팔에서 불길한 마력의 기운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곳에 망자들은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그 말을 들은 순간, 하준의 고개가 등 뒤로 향했다.
확실히 심상 세계에 존재하는 망자들의 감정이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하게 전해져 왔다.
그들은 눈앞의 거인에게 두려워하고 있었다.
죽은 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뚜렷한 감정들이었다.
[두려움으로 인해 자신들의 왕을 섬기지 않는구나……. 아니, 인정받지 못한 건가. 네가 인간이기에?]후우우웅!!
마치 거대한 운석이 낙하하는 듯한 광경.
놈의 들어 올려진 팔이 불길한 마력의 빛을 뿜어내며 하준을 향해 일직선으로 쇄도했다.
하준은 아까와 똑같은 방식으로 놈의 파괴적인 공격을 막았다.
시간 정지를 해서 놈과 거리를 벌린 뒤, 거대화 시킨 마하라즈로 충격에 대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하준이 예상하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콰쾅!!! 후우웅!!!
“크윽!”
하준의 입에서 처음으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놈이 지면을 내리찍은 순간, 불길한 빛이 그 중심에 모여들어 사방으로 터지는 대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사방으로 놈의 일으킨 충격에 후폭풍이 불어와 주변의 뼈의 산을 무너트렸으며.
스킬 ‘정지 수납’으로 마하라즈를 고정하여 놈이 일으킨 폭풍을 막고 있던 하준은 결국 10초라는 제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되는 후폭풍에 거대화 시킨 마하라즈도 버티지 못하고 날아간 것이다.
마하라즈는 거대한 방패막이 사라진 순간, 충격에 휩쓸린 하준은 그대로 날아가며 시간 정지를 발동했다.
그러나 시간 정지를 하기 전, 충격에 의한 반동은 멈출 수 없었다.
땅을 몇 번 구르며 멀리 날아간 하준은 짜증스럽게 으득- 이를 갈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시간 정지를 하여 더 이상 날아오는 충격은 없었으나 예상외의 파괴력이었다.
하준은 다시 날아간 마하라즈를 쥐고 시간 정지를 해제했다.
동시에 충격이 중첩된 마하라즈를 앞으로 휘두르며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후폭풍을 상쇄시켰다.
후우웅!!
하준은 다시 시간 정지를 하고 기간트마키아드의 앞에 섰다.
충격에 휩쓸려 이마에 피가 흐르고 있었으나 간단히 손으로 닦은 뒤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마셔 몸을 회복했다.
그러한 하준을 향해 거인의 왕이 고요히 내려다봤다.
그 눈매는 서서히 좁혀지고 있었다.
[아직도 포기를 안 하는군.]눈앞에 인간이 자신을 죽일 방도는 없었다.
자신의 목숨을 위협할 힘을 가진 호르톤 조차 이 심장을 부수지 못하고 죽었으니.
눈앞에 인간이라도 다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을 바라보며 거인은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하준은 놈의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다시 마하라즈를 꽉 쥘 뿐이었다.
소비한 시간이 부족하며 더욱 시간을 들이면 된다.
놈의 심장이 부술 때까지 시간을 더욱 소비하여 무너트리면 된다.
적어도 조금의 가능성이 있으니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하준은 다시 한번 시간 정지를 하여 움직였다.
놈의 심장을 부수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으며 다시 마하라즈를 휘둘렀다.
* * *
하준의 신체는 초인이라 불릴 정도로 성장했으나 초인 중에서는 평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도이다.
하준이 10번 휘두른 힘은 아마 한시영이나 리암 마르텔 같은 애들이 한 번 휘두른 힘과 동등할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하준의 시간은 무한하니 말이다.
그러나 끝없는 시간 속.
이제는 시간을 세는 것을 포기할 정도로 후려치며, 몇 번이고 시간 정지를 해제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방심하여 놈의 공격에 날아가고.
다시 시간 정지를 하여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는 과정 속.
놈의 심장에 금이 가는 경우는 없었다.
후우웅!! 쿠쿵! 쿵!
다시 후려치고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 정지를 푼 순간, 놈이 온몸으로 내뿜는 마력의 파장에 하준은 가까스로 마하라즈의 크기를 키워 몸을 보호했으나 반응이 조금 늦을 수밖에 없었다.
하준은 다시 충격파에 대비하고자 마하라즈를 앞에 내세웠다.
동시에 하준은 볼 수 있었다.
파직-
절대 부서지지 않던 마하라즈에 옅은 금이 간 것을.
후우웅!!
하준의 당황스러운 감정을 기다려주지 않은 채 충격파가 쇄도했다.
크기를 키운 마하라즈로 간신히 막을 수 있었으나 금인 간 마하라즈에 균열이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한 상황 속, 하준은 으득- 이를 갈았다.
절대 부서지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마하라즈가 서서히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으니.
쿵! 쿵!
거인의 왕이 웅장한 발걸음과 함께 하준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놈의 입꼬리는 환하게 올라가 있었다.
[한계로군.]놈 또한 하준이 한계라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몸에 느껴지는 마력의 기운이 아까와 다르게 줄어들었고 회복할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 마력을 회복할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리고 놈의 예상대로 하준은 더 이상 마력을 회복할 방법이 없었다.
보조 스킬을 구매하느라 남은 포인트가 없었으며, 그나마 인벤토리의 있던 포션 역시 모두 사용했으니 말이다.
더구나 ‘시간 회귀’를 사용하기에는 이미 체력이 45밖에 남지 않았다.
하준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놈을 노려봤다.
그러나 기간트마키아드의 발은 멈추지 않은 채 지면을 울리며 하준을 향해 다가올 뿐이었다.
[호르톤의 마력을 받아 가겠다.]그 말과 함께 하준의 앞에 도착한 그가 하준을 향해 손을 뻗기 시작했다.
놈이 손을 뻗은 순간, 하준 또한 놈의 손아귀를 피하기 위해 시간 정지를 발동하려 했다.
그때였다.
놈의 손이 우뚝- 멈춰 서고 하준이 시간 정지를 발동하려던 것을 멈춘 것은.
쿠쿠쿵!!
지면이 울리며 하준과 기간트마키아드가 서 있던 중심에 뼈로 이루어진 다수의 손이 솟아올랐다.
지금까지 겁에 질려 사태를 관망하던 망자들이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하준은 그들의 감정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우리를 위해 싸워왔다.
-그를 지켜라!
-새로운 왕을 지켜라!
-우리의 새로운 왕을 맞이하라!
더 이상 그들의 목소리에서 망자들 특유의 음울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하준은 이 목소리를 과거에 한 번 들은 적이 있었다.
과거 처음으로 파쇄의 마력을 사용했을 때 들은 다수의 목소리.
전사들의 울림이 하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쿠쿠쿵!!
상황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솟아오른 무수한 팔이 거인의 다리를 휘어잡았다.
동시에 또 다른 팔들이 하준의 앞에 솟아올라 경건하게 손바닥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 속, 어느 순간 망자들의 손아귀에서 새하얀 빛을 뿜어내는 마력이 모여들어 하나의 구체를 만들었다.
[그것은?!]그것을 본 순간 기간트마키아드의 눈동자가 희번덕 뜨였다.
[그것은 네 것이 아니다!!!]그가 포효를 내지르며 구체를 향해 손을 뻗으려는 순간, 그 새하얀 빛을 내뿜는 구체는 이미 먼저 손을 뻗은 하준의 손에 닿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