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Weakest Became A Demon-Limited Hunter RAW novel - Chapter (304)
〈 304화 〉 아카데미 대항전 – 막간 (1)
* * *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올드렉에 맴도는 침묵은 오로지 한 사람으로 인한 것이었다.
“아….”
이미 앨리스 캐럴 사건 때 아이작의 힘을 목격한 적이 있는 사람들조차, 원옥마수와 9성급 얼음 마법을 본 뒤로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9성급 마법은 세계멸망급. 역사에만 어떤 모습인지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실존하고 있음에도 전설이나 다름없는 취급을 받을 만큼, 실제로 그 마법을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경험은 대마법사에게조차 희귀했다.
하물며 이 세계를 몇 번이고 파괴하고도 남을 만한 초월적인 마수가 아이작의 하수인으로서 강림하기까지 했으니.
도대체… 아이작은 얼마나 높은 경지에 올라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짐작할 수 없었다.
“빙제님….”
아카데미 대항전의 참가자였던 학생들은 모두 입을 벌리고 감탄하고 있었다.
대항전 무대의 외벽은 철의 바다가 모조리 집어삼킨 뒤였기에 머나먼 곳까지 시야가 탁 트여 있었다.
그들은 인류 최강자의 압도적인 힘을 빠짐없이 두 눈에 담은 뒤, 한동안 깊은 여운에 잠겼다.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귀감이 될 존재였다.
학생들에게 아이작의 모습은 가히 동경할 만한 것이었다.
그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영광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니.
눈발을 해치며, 광명을 불러오며, 백룡을 타고 날아오는 빙제의 모습이란 앞으로 기록될 전설의 한 장면이었다.
“…제길.”
트리스탄 험프레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압도적이다. 인간이라면 절로 경외심이 들 수밖에.
자신이 앞으로 무슨 깨달음을 얻고 얼마나 강해지든, 지금의 아이작을 뛰어넘을 수 있으리란 일말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아이작을 넘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변치 않을 것이다.
단지 지금은 속으로 제 목표인 아이작에게 경의를 표할 뿐이었다.
“영웅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
“황제 폐하?”
카를로스 황제는 백룡을 타고 올드렉으로 돌아오고 있는 아이작을 바라보며 눈을 반짝였다.
“저 자는, 인류에게 내려온 희망이자 광명이며.”
카를로스 황제는 두 눈을 감고 훗, 하고 웃음을 흘렸다.
“짐의 사위로다.”
“예?”
마치 자랑하는 듯한 말투.
메를린은 카를로스 황제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당황했다.
* * *
[ 상 태 ]이름 : 아이작
Lv : 178
성별 : 남
학년 : 2
칭호 : 빙제
마력량 : 93500 / 639300
– 마력 회복 속도(S)
빙설룡-힐드를 타고 올드렉으로 여유롭게 날아가고 있었다.
나와 타나토스가 싸웠던 전장은 옛적에 부유섬이 휩쓸고 지나갔다던 황야였다.
사람 한 명 살지 않는 황폐한 땅은, 방금 전의 전투로 인해 더욱 척박한 환경을 갖추게 되었다.
뭐, 나중에 개발되겠지.
‘마력은 이제 어마어마하네.’
‘대 종족 전투력’이 없더라도 나름 인류 중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이 스펙은 내 순수한 능력치를 책정한 것이라 더욱 정감이 가고 만다.
이제 스탯을 분배할 차례였다.
[ 잠재력 ]보유 스탯 : 118
◆ 대 종족 전투력
– 대 인간 전투력(A) : 80/100 [UP]
– 대 이종족 전투력(A-) : 70/100 [UP]
– 대 천족 전투력(A) : 80/100 [UP]
– 대 마족 전투력(S) :100/100
‘스탯 엄청 많네.’
우선순위는 확고하다.
남은 대 종족 전투력을 최고치까지 찍으려면 필요 스탯은 총 70.
보유 스탯은 차고 넘친다.
상태창을 터치해 스탯을 전부 분배했다.
머릿속에 경쾌한 효과음이 울리며 시스템 창이 여러 개 시야에 나타났다.
[잠재력 [대 인간 전투력]이 A급에서 S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고유 특성 [패왕]을 획득했습니다!] [잠재력 [대 이종족 전투력]이 A-급에서 S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고유 특성 [최상위 포식자]를 획득했습니다!] [잠재력 [대 천족 전투력]이 A급에서 S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고유 특성 [참소자]를 획득했습니다!]사실상 이제 전투에 한정해선 이 세계에서 진정한 먼치킨 반열에 올랐다.
돌연 머릿속에서 팡파르가 울렸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고된 역경을 해쳐나가 마침내 모든 잠재력을 최고치까지 향상시켰습니다!] [고유 특성 [대마법사의 경지]를 획득했습니다!] [고유 특성 [신격]을 획득했습니다!]“응?”
뭐지?
대 종족 전투력을 최고치까지 찍으면 별다른 보상은 없지만, [성장 속도]까지 함께 최고치까지 찍었을 경우 [대마법사의 경지]라는 고유 특성을 습득한다. 끝판왕인 셈이다.
[대마법사의 경지]란, 흔히 알려진 대마법사의 경지와 비슷하다. 최대 마력량을 조작한다든가, 다른 원왕들처럼 원소의 형태로 바뀌어 움직이는 것이다.사실상 이제부터 대마법사 코스프레가 가능한 셈이다.
게다가 대 종족 전투력의 버프를 임의대로 조절할 수 있기까지 하다.
‘그래, 이건 게임이랑 같은데….’
고유 특성 [신격]은 대체 뭐지?
이런 건 >메르헨의 마법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1회차 때도 이런 게 있었나? 떠오르지 않았다.
‘일단 [신격]은 ‘원소 저항력’부터 찍고 봐야겠다.’
스탯 분배가 우선이니까.
나머지 보유 스탯은 48.
내겐 특정 ‘원소 저항력’을 일시적으로 ‘40’ 만큼 올려주는 아이템, 원소 팔찌가 있다.
그러니 원소 저항력은 일단 전부 60은 찍는 걸 목표로 했다.
현재 60에 미달하는 저항력은 바위, 바람, 중립 속성.
전부 60까지 찍었다.
[원소 저항력 [바위 속성 원소 저항력]이 B급에서 B+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원소 저항력 [중립 속성 원소 저항력]이 B급에서 B+급으로 향상되었습니다!] [바람 속성 원소 저항력]은 원래 B+급이었기에 따로 알림 창이 뜨지 않았다.이제 남은 스탯은 11.
이건 일단 보류해 두기로 했다.
‘이제 [신격]….’
나는 상태창을 터치해 고유 특성 칸에서 [신격]을 골랐다.
[신격]:: 고유 특성 [패왕], [최상위 포식자], [참소자], [멸악자] 중 한 가지의 효과를 1.5배로 하며, 그 외 나머지 고유 특성의 효과를 모두 봉인한다. [신격] 사용 해제시 고유 특성의 상태는 원래대로 되돌아간다.
[발동 조건]■■
[고유 특성 [신격]을 사용하시겠습니까?] [네] [아니오]‘이게 말이 돼…?’
말도 안 되게 좋은 효과였다.
대 종족 전투력 1.5배라니. 엄청난 능력이잖아.
어찌 보면 내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기도 했다.
‘발동 조건은 뭐야…?’
어째선지 발동 조건에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었다.
상태창에 이리저리 손을 휘저어 봤으나, 모자이크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일단… [신격]을 지금 쓸 필요는 없었기에 [아니오] 선택지를 누르려고 했다.
치직.
잠깐이었다.
무슨 소리가 아주 잠깐 머리를 울렸다. 노이즈 소리인가?
너무나도 찰나였기에, 내가 본 것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어째선지 방금 전, 많은 눈이 시스템 창을 가득 메웠던 듯한 착각이 일었다.
“…….”
사암의 시련 때 겪었던 일 때문에 생긴 착각일까.
기분 탓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으나, 찝찝한 감각이 가슴속을 맴돌았다. 혹시 모르니 이 감각을 잊지 않기로 했다.
나는 [아니오]를 누르고 시스템 창을 껐다.
이윽고, 우리는 올드렉의 아카데미 대항전 무대에 도착했다. 날 반겨주는 이가 많았다.
반겨줬다고 해야 할까…. 그보단 저마다 한쪽 무릎을 굽히고 상체를 숙여 경의를 표했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다.
학생뿐만 아니라 어느새 황실 기사들까지 모여 내게 경례하고 있었다. 황실 기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찾아온 듯했다.
학생들 중에 다친 사람은 있었으나 심한 부상을 입은 이는 없었고, 사망자도 다행히 없었다.
이안은 올드렉에 도착하자 정신을 되찾았고, 녀석도 영웅 취급을 받더니 어깨가 한층 올라갔다.
얼마 안 가 원왕들은 원소 형태로 변해 떠나갔다. 하늘을 보면 알 수 있었다.
‘미지의 괴물이 오즈마라고 했나.’
동그란 리벨라의 안경을 도로 쓰면서 생각했다.
예상치 못했다. 철의 요정 라크닐로부터 나에 관한 중요한 이야기를 엿듣게 될 줄은.
내 안에 있는 미지의 괴물의 이름은 ‘오즈마’. 별의 요정 스텔라의 제 1 권속.
‘「오즈의 마법사」의 오즈마 공주랑 동명이네.’
그런 건 중요치 않겠지만.
어쨌든 스텔라의 제 1 권속 이야기는 >메르헨의 마법 기사>에선 전설로밖에 알아낼 수 없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고.
조만간 헤겔 마탑주 아리아 릴리아스와 오즈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으리라. 아리아가 내게 전해주려는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다.
‘도로시는….’
가장 신경 쓰이는 사람은 도로시였다.
도로시는 초월자의 자질을 갖추었으며, 살아 있으면 언젠가 대재앙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라크닐이 이야기했었지.
여러모로 충격받았으리라. 도로시는 이제까지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했으니까. 열심히 살아왔으니까.
기껏 시한부 인생에서 벗어났는데, 이젠 살아 있는 게 이 세상에 저주가 된다는 사실은 도로시를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고 있을지 짐작조차 안 된다.
하지만 도로시는 멀쩡해 보였다. 사건이 무사히 해결됐다며 안도하는 모습은 평소와 너무나도 똑같았다.
오히려… 내 눈엔 도로시가 자기 심리를 감추기 위해 발악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잘 해결됐네, 회장! 우리가 이겼어!”
“네, 그러네요.”
나와 도로시는 주먹을 맞대며 승리의 여운에 취했다. 그녀는 특유의 니히히, 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일부러 라크닐이 했던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나중으로 미루는 편이 좋겠지.
사태 수습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카를로스 황제와 황실 기사단, 황실 마법사 부대, 황국의 온갖 거물들이 올드렉에 모여 있었으니까.
‘내 일에만 신경 쓰면 되겠지.’
지금은 따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앨리스.”
빙설룡-힐드는 사람 눈에 안 띄는 곳에서 인간형으로 변한 뒤 내 마법 주머니에 들어 있던 일상복을 입었고.
나는 힐드와 도로시, 카야를 데리고 아카데미 대항전 무대의 거점 한 곳으로 들어갔다.
“어서 와, 여보.”
앨리스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턱을 괸 채 우리를 맞이했다.
앨리스 옆엔 포박된 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한 여학생이 있었다.
그녀는 안 좋은 꿈이라도 꾸고 있는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었다.
남색 머리칼. 아까 날 없애려 했던 천족, 레벨 185의 ‘메텔 발렌시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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