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ting genius began RAW novel - chapter 8
“···왜요. 내가 마지막으로 먹고 싶다는데. 다들 어딜 가든 괜찮다면서요!”
“여기서 먹어본 적이 있는 건 맞고?”
“나를 뭐로 보는 거야, 대체? 나 잘 나갔을 때만 해도 이런 곳은 밥 먹듯이 왔다고요.”
소희는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는다. 후줄근한 다른 인물들의 옷에 비해 소희의 화려한 옷은 식당과 제법 잘 어울린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가든지! 어차피 내가 내는 건데. 나야 돈 굳고 좋지.”
그렇다.
각자의 맛집에 가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은 맛집을 제안한 당사자가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어차피 죽기로 한 마당에 돈이 아까울 리는 없었다.
“여기 저녁 코스가 얼마라고?”
“15만 원.”
“와아~ 돈 많이 쓰셨네, 누나.”
끼이익.
의자를 소리나게 끌고 비스듬히 걸터앉은 유일이 한쪽 입꼬리를 씩 올린다.
“소희 누나, 맨날 이런 곳에서 밥 먹어서 이혼당한 거 아니에요?”
‘···!’
실실 웃으며 툭 던지듯 말하는 유일의 목소리에 모니터를 보던 유재호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곁에 있던 조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전 그 예의 바르게 인사했던 배우가 쟤라니···.’
오디션 때도 느꼈지만, 얼굴을 바꿔 끼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야. 너 지금 뭐라 그랬니?”
소희가 정색을 한 채 유일을 바라보았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조용한 클래식이 흐르는 식당 내에서, 네 명의 시선이 아슬아슬하게 부딪친다.
그리고 유일은, 여전히 입꼬리를 올린 채 웃고 있다.
“아이, 아이··· 다 장난이죠~”
“지랄 말고.”
그 순간, 종순이 마시던 컵을 탁 소리나게 내려놓는다.
“그만해라.”
그 말에 다들 입을 닫았다.
그렇게 불편한 침묵이 계속될 무렵, 머리를 질끈 묶은 웨이터가 다가와 따뜻한 차와 찬거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다.
그렇게 가장 화려하면서도 불편한 식사가 시작된다.
‘···됐다.’
모니터로 그들의 표정을 확인하던 유재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딱 그가 생각했던 그림이었다.
‘좋은데, 이거.’
벌써부터 앞으로의 촬영이 기대되기 시작했다.
*
“배우님, 갈치구이 도시락 괜찮으세요?”
“네, 좋습니다.”
그렇게 답한 유일은 스태프들이 마련해 준 자리에 앉았다.
“···진짜 연기하실 때랑은 딴판이세요.”
“아, 아닙니다.”
유재호가 싱글벙글 웃으며 배우들에게 다가왔다.
“다들 너무 좋네요! 이대로만 쭉 해보자고요. 아, 그리고 유일 씨.”
그리고 그의 시선이 한유일에게 향했다.
“유일 씨는 모니터로 볼 때랑 이렇게 볼 때랑 너무 달라서 못 알아보겠어. 정말 잘하네.”
“감사합니다.”
그를 보던 다른 배우들이 웃으며 한 마디씩 보탰다.
“아이고~ 감독님! 눈에서 꿀 떨어지겠어요.”
“부럽네, 유일 씨~”
첫 만남이었지만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였다.
다들 주연이 처음이라 비슷한 부담감을 지닌 덕에 일종의 유대감이 생긴 듯했다.
“감독님한테 들었는데, 유일 씨는 연기과도 아니라면서?”
“네. 그렇습니다. 국문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오, 진짜~? 나는 이미 경력이 있는 배우인 줄 알았어~”
“아니, 그런 것치곤 너무 잘하는데. 영화 촬영 처음인 거 맞아요? 학생 영화도 안 해봤어요?”
“음··· 네. 부끄럽지만 처음입니다.”
“그게 무슨 부끄러운 거야. 대단한 거지.”
“아이, 애 밥 먹게 말 그만 시키지.”
이종순의 사려 깊은 말에 유일은 드디어 첫술을 뜰 수 있었다.
여전히 소희와 준기는 유일에게 말을 걸고 싶어하는 눈치였지만, 그들 역시 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심박 수 정상. 체온 정상. 산소포화도 정상. 소화를 위해 꼭꼭 씹어 드십시오.】
‘···그것까진 말 안 해줘도 돼.’
도시락은 약간 식었음에도 꽤 맛있었다. 유일은 크게 한 숟가락을 뜨면서, 무심코 생각했다.
‘···얼른 다음 촬영하고 싶다.’
“유일 씨는 먹기도 복스럽게 잘 먹네~”
“아유, 그만 하라니까.”
주변 배우들이 소란스러웠던 탓이었을까. 유일은 듣지 못했다.
【···1단계 목표 80% 달성.】
중얼거리듯 작게 울리는 브윈의 목소리를.
*
“액션!”
경쾌한 소리와 함께 유일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는 20대 후반의 거친 청년이 되어 있었다.
방금 생전 처음으로 호텔서 한 끼에 15만 원이 넘는 밥을 맛본, 온갖 종류의 분노와 열등감을 품고 있는 청년이.
그리고 그의 앞엔 허리를 푹 꺾은 채 고통스러워하는 소희가 있다.
“우에엑···!”
끝없이 속을 게워내는 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아니~ 그 비싼 걸 먹어놓고 이렇게 다 쏟아내면 어떡해요?”
유일은 탐탁지 않은 얼굴로 말하면서도 소희의 등을 탁탁 친다.
그가 소희를 특별히 생각해서라기보다는, 50대인 준기나 70대인 종순보다 등을 두드리기에 그가 적합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몇 번 더 구토를 이어가던 소희는 콜록이다가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다 했어요?”
“응. 미안.”
“미안하면 입이나 닦아요.”
유일은 퉁명스럽게 말하며 휴지를 건넨다.
거칠게 입을 닦은 소희는 비틀거리며 걷기 시작한다. 이미 준기와 종순은 그들이 계속해서 함께 했던 SUV에 타고 있다.
“소화도 못 시킬 거면서 왜 먹었대.”
유일이 거칠게 말하자 소희가 입꼬리를 올린다. 그러나 아까 식당에서 보였던 것과 같은 당당한 웃음은 아니다.
그녀는 톤을 높여서 답한다.
“그러게. ···그래도 죽기 전에 다시 먹어보고 싶었거든.”
“하, 참나.”
그렇게 맛있나. 난 그냥 그렇던데.
유일은 그렇게 툴툴대며 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몇 걸음 가지 못하고 속도를 늦춘다. 곁에 따라와야 할 소희가 걸음을 멈춘 채 멀거니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아, 뭐해요. 안 와요?”
유일의 신경질적인 물음에 소희는 한동안 답하지 않는다.
“아, 누나···!”
“나 암이야.”
“···!”
유일의 눈이 살짝 커진다.
“곧 죽는대.”
“지금 그게 무슨···”
“그렇게 아득바득 살았는데··· 남은 게 단 하나도 없어. 하나도···.”
그리고, 소희는 깔깔 웃기 시작한다. 진심으로 웃기다는 듯이 배를 부여잡고서.
“···허.”
유일이 고개를 기울인 채 소희를 바라본다.
처음에는 놀라서 동그래졌던 눈이, 천천히 어두워진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표정이다.
연민··· 이라기엔 딱딱하고, 당황이나 놀람보다는 복합적인 감정.
감독의 곁에서 함께 모니터를 지켜보던 조감독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참았다.
‘···정말 괜찮은 건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그런 의문이 절로 드는, 그런 불안함을 들게 하는 분위기였다.
어두운 골목에서 웃고 있는 소희의 모습이 슬프면서 괴기스럽기도 하고, 그런 소희를 알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유일이 공포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 광경을 보던 조감독은 팔에 소름이 돋아나는 것을 느꼈다.
‘뭐 저렇게 잘해···.’
처음에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이런 시너지는 예상치 못했다.
조감독은 그렇게 생각하며 감독을 슬쩍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유재호는 이미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컷!”
신난 얼굴로 외친 그는 손뼉을 크게 쳤다. 그가 생각했던 그림 그대로였다.
‘첫 장면을 촬영하고 기대를 했는데 말이지.’
그 기대감을 그대로 충족시키는 배우라니.
벌떡 일어나서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었다.
“둘 다 너무 좋았습니다! 연기 너무 좋다!”
그는 쌍 따봉을 날리며 배우들을 불렀다. 곧 모니터 앞에 배우들이 모였다.
“오··· 뭐야? 소희 씨 연기가 아까랑 또 다른데?”
“한유일이, 여기, 이 부분 표정이 좋네.”
“감사합니다.”
다들 한 마디씩 칭찬을 보탰지만, 민소희는 아무말 없이 뚫어져라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크, 이 연기 진짜··· 너무 좋은데요? 제가 지금까지 본 소희 씨 연기 중 이게 제일인 것 같은데? 하하, 내가 지금 너무 고슴도치인가?”
심지어 유재호 감독의 주접에도 민소희는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서 있었다.
그녀 역시 감독과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민소희가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건 20대 초반이었다.
작은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했지만, 생계 때문에 오래 지속할 순 없었다. 민소희는 여유가 생길 때마다 틈틈이 연기를 해보려고 했다. 연기를 놓치는 않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뚜렷한 한계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한계의 문턱을, 방금 보고 온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이유를 알았다.
‘···저 아이 때문이야.’
자신의 곁에서 차분한 얼굴로 모니터링을 하는 저 어린 남자. 한유일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연기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어린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민소희의 눈동자에 부러움과 신기함, 기대감이 함께 차올랐다.
‘이대로만 쭉 자란다면, 어쩌면···’
그녀의 생각이 끝나기 전에 모니터링이 끝났다. 한유일은 금세 진지한 표정에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유재호 감독이 밝게 말했다.
“이건 그대로 가고, 다음 씬 찍죠.”
“알겠습니다!”
빠른 촬영은 스태프들에게도 기쁜 소식이었다.
“이대로만 가면 칼퇴겠는데?”
“아싸···!”
그리고 유일과 다른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모두의 염원이었던 이른 퇴근을 현실로 만들었다.
“배우님, 너무 고생 많으셨어요!”
“여러분이 더 고생 많으셨죠. 다들 감사했습니다.”
촬영은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모두가 갈 채비를 하던 중, 이른 퇴근을 특히나 기뻐하던 막내 스태프가 유일에게 물었다.
“배우님, 내일은 촬영 없는 날인데 혹시 뭐하세요?”
“아, 저요.”
유일은 그린 듯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르바이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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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맛집을 위해 (2)
한유일은 한숨을 내쉬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사람들의 옷차림이 두터워져 있었다.
‘이젠 좀 춥네.’
편의점은 유일이 전역한 뒤로 몇 달간 계속해서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였다.
연기로 계약금을 많이 받을 예정이라든가, 정기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아르바이트를 그만뒀겠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곧 그만두실 수 있을 겁니다, 유일 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아니, 내가 알아서 할게.’
찰리채플린이 그랬던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모든 서비스직 역시 그렇다.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야아아 씨, 얼른! 얼른 택시 불러주어~! 응?!”
···이런 진상 고객들이 종종 등장한다는 말이다.
흐트러진 매무새와 불그스름한 얼굴의 중년 남성이 비틀거리며 편의점 물건들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새벽이나 늦은 밤이 아니더라도 취객들은 있다. 그것도 꽤. 유일은 그 사실을 여러 아르바이트를 거치며 알게 되었다.
“왜, 내가 물건을 안 사서 그래애?! 살게! 사면 되잖아아!”
“손님, 먼저 오신 손님이 계셔서요.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금방 도와드리겠습니다.”
유일은 얼굴빛 하나 바꾸지 않고 차분히 답했다. 그리고 모자를 꾹 눌러쓴 남자가 들고 온 수많은 과자를 다시 계산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욕설을 중얼거리던 취객은 분노의 방향을 바꿨다. 별안간 그의 앞에 선 청년을 툭툭 치기 시작한 것이다.
“야, 씨X, 네가 뭔데?! 너 나 무시하냐?”
취한 정도나 목소리 크기를 보았을 때 아무래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손님. 그분께 그러지 마시고요.”
앞에 선 남자를 건들던 취객은 옆에 놓인 진열대를 흔들며 분노를 표시하고 있었다.
그때,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채 가만히 서 있던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전 괜찮아요. 그러니까 저분 먼저 계산해주셔도 돼요.”
남자는 점잖은 편이었다.
유일도 그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방금 경찰에 신고했는데요.”
“!”
얼굴을 꽁꽁 가린 남자는 놀란 눈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취객은 듣지 못한 눈치였다.
“저 정도면, 이미 대화가 통하는 상태가 아닙니다.”
“으음···. 그렇구나.”
눈만 드러낸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몸을 돌렸다.
그때 가만히 있던 브윈이 툭 튀어나왔다.
【잘하셨습니다, 유일 님.】
브윈이 하는 말의 90%는 쓸데없거나 폭력적이건만, 가끔은 꽤나 유용할 때도 있었다.
【다행히 순찰 중이던 경찰차가 가까운 거리에 있군요. 앞으로 5분 뒤에 도착 예정입니다.】
방금처럼 말이다.
“이씨···!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나한테 지랄이야, 지랄이! 내가 그렇게 만만하냐? 만만해? 이 씨X럴 것들···.”
그 목소리에 눈만 내놓은 남자가 움찔 놀랐다. 한유일은 담담하게 바코드를 찍으며 말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손님. 얼른 계산해 드릴게요. ···네, 16,8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남자가 말했다. 듣기 좋은 미성의 목소리였다. 그는 고개를 쓱 들고는 유일을 바라보았다. 이목구비 중 유일하게 드러나난 눈이 유일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품 안 가득 과자를 챙기고는 눈웃음을 지었다.
“힘내세요.”
남자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경찰 두 명이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아, 저 아저씨 또 여기 있네.”
“상습범이에요, 저분.”
“괜찮으시죠?”
“네, 전 괜찮습니다.”
그리고 경찰들은 피곤한 얼굴로 취객에게 다가갔다. 짧은 실랑이 끝에 취객이 경찰과 함께 나간 뒤에야 편의점엔 적막이 찾아왔다.
창밖을 바라보던 한유일이 작게 중얼거렸다.
“···연기하고 싶네.”
자신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다.
【1단계 목표 89% 달성.】
“···뭐?”
쌩뚱맞게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러나 유일은 더 묻지 못했다. 새로운 손님들이 들어온 탓이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영화 대본을 되뇌며 자신의 대사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긴 오후였다.
*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유일은 학교 옥상카페로 향했다. 종강주가 지난 탓에 학생들은 적은 편이었다.
‘역시 좋네.’
해가 일찍 지는 시기라 이미 하늘은 조금씩 어둑해지고 있었다.
그는 멀리 보이는 산과 낮게 깔린 건물들을 보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옥상 카페는 학교에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였다.
비록 한 학기만 다니고 군대에 갔던 그였지만, 그 한 학기 내내 틈만 나면 옥상으로 올라가곤 했다.
사실 한유일은 어릴 때부터 옥상이라면 다 좋아했다. 일종의 취미이기도 했다.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답답한 마음이 한결 편해졌기 때문이다.
【연습하시겠습니까?】
“응.”
고개를 끄덕인 뒤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 내일 촬영 예정인 대사들이 떠올랐다.
[S#40 휴게소 벤치 (낮)밥을 먹고 나온 일행들.
저마다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소희가 앞으로 쓰러진다. 쓰러진 소희의 입에서 거품이 흘러나온다.
유일 : 누나··· 누나!
사색이 된 유일과 종순, 준기가 소희에게 달려든다. 소희를 살핀 종순의 표정이 어둡다.
종순 :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