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1)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11화
11화 투자 그리고 귀국
골드만삭스에서의 면담은 나쁘지 않았다.
KM-Investment의 요청이 있을 때 투자와 청산을 할 수 있게 계약했다.
새천년이라고 시작된 지도 벌써 1년이 넘은 시점이다.
루비의 자료에 나와 있는 시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IT 버블인 역사적인 시점이다.
그렇기에 모든 것은 루비의 자료에 근거에 투자해야 한다.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싶군요.”
주식, 일반인들은 IT 버블을 조금씩 탈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아직도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계약 내용이니 그럼 어디에 투자할까요?”
골드만삭스와 내가 맺은 계약은 투자의 종목에 대한 위험성까지 KM-Investment가 모두 떠맡는 계약이었다.
그렇기에 폴슨은 두말없이 투자 종목을 알려 달라고 했다.
“주가지수선물옵션에 투자 좀 합시다.”
내가 아무런 동요 없이 말을 하자 앞에 있던 폴슨이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주가지수선물옵션.
혹자는 이를 도박판이라고도 한다.
그렇기에 일반인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었다.
하루 만에도 쪽박을 찰 수 있는 시장이 바로 주가지수선물옵션 시장이다.
폴슨은 KM-Investment의 설립 과정을 알고 있었다.
자금의 출처와 더불어 그 소유주까지 앞에 있는 경민이라는 것을 말이다.
KM-Investment의 설립에 올리브&앤서니 로펌의 연결로 골드만삭스가 관여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1년간 투자 계약을 조건으로, 투자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투자금의 5%를 주고 벌이는 투자다.
1년간 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250만 달러를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일이었다.
투자 시 필수적으로 투입돼야 할 인력은 투자를 실행하는 부서 인원 몇 명이면 될 것이다.
그것도 수십 번의 투자가 아닌 5번 이내의 투자로 계약하였기에 앉아서 250만 달러를 선입금으로 벌어들인 상황이다.
그렇기에 형성된 자금이 복권 당첨금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폴슨은 나를 약간 허황된 졸부로 보는 듯했다.
아마 백이면 백 이게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아니,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도면 그나마 사람이 괜찮을 인성을 가졌기 때문에 보이는 반응일 것이다.
“주가지수선물옵션이라면 비율은 어떻게 할까요?”
보통 주가지수선물옵션 투자는 한쪽이 아닌 양쪽 모두에서 투자가 이뤄지며 그 비율을 정한다.
주가가 상승할 것 같은 시기에는 콜옵션을 더 높게, 주가가 하락할 것 같은 시기에는 풋옵션을 더 높게 책정해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런 투자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콜옵션으로 하죠.”
콜옵션,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이 창출되는 옵션이다.
다른 말을 하지 않은 나였다.
“지금 주가를 보면 회복기이기는 해도 회사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풋옵션에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 말은 어떻게 보면 회사의 내부 기밀에 속할 수도 있지만, 내가 그의 투자자 중 한 명이기에 최선으로 자신의 투자 전망을 설명하는 폴슨이었다.
아마 폴슨은 풋옵션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지금 말고 6월 만기 주가지수선물옵션으로 하죠. 골드만삭스도 준비해야 할 시간이 필요할 테니까요.”
실제 골드만삭스가 준비할 것은 별로 없었다.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 투자 대행만 해 주면 되기 때문이다.
“…….”
내 말에 잠깐 대답할 말을 상실한 폴슨이었다. 난 그런 폴슨에게 재차 이야기를 꺼냈다.
“어차피 손해를 봐도 내가 보는 것 아닙니까?”
이 말에 설득을 포기했는지 한숨을 쉬면서 이야기하는 폴슨이다.
“그럼 자금의 얼마를 투자하시겠습니까?”
“전체로 해 주세요.”
루비가 보여 주는 답안지대로의 투자이기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수수료를 제외한 4,750만 달러의 콜옵션 투자, 보통 주가지수선물옵션은 제로섬 게임이기에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주가지수선물옵션 시장에 거래되는 금액에 비하면 티끌만 한 자금이지만 절대 한 곳에 올인하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런 올인 투자를 하는 사람은 초보이거나 한 방을 노리는 이들뿐이다.
양쪽을 적절히 투자해 그 비율을 조절해 가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럼 비율을 어떻게 할까요? 보통 이런 때에는 6:4 정도가 원칙입니다만.”
아직도 내 의도를 폴슨은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지금까지 올인한다는 말을 꺼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일반적인 주가지수선물옵션 투자 방식으로 알고 있던 것이다.
“6월 만기 나스닥 주가지수선물옵션은 전액 콜옵션에 투자해 주세요.”
“……네에.”
아마 오늘 폴슨은 여러 번 내 앞에서 놀랐을 것이다.
폴슨의 생각은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제길, 간만에 잡은 봉이 한 방에 끝장나겠군!’
이게 아마 폴슨의 생각일 것이고 그건 내 예상과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보통 상승장이라고 해도 이렇게 투자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러면 백이면 백, 모두 손을 털고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투자 조언을 받아들이지 않겠습니다. 그냥 이대로 투자를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알겠습니다.”
폴슨의 답을 들은 난 폴슨에게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이게 뭐냐는 얼굴이지만 그건 직접 종이를 보면 알 수 있기에 바로 종이로 시선을 옮기는 폴슨이다.
그것은 이번 투자에 대한 이행각서였다.
투자금액, 투자 방법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고 이를 지키지 않아 손해를 보면 골드만삭스가 책임진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어차피 계약 내용에 들어간 것을 다시 한번 짚어 주는 것이다.
혹시 모를 투자팀의 자체 판단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목적의 이행각서였다.
골드만삭스 측에서도 내가 원하는 투자에 계약한 것이기에 두말없이 서명 날인해 줬다.
계약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내용일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골드만삭스에 5,000만 달러, 아니, 골드만삭스에 250만 달러를 지급해 줬으니 4,750만 달러에 대한 투자를 확정 지은 것이다.
***
“피터 실장, 설립될 회사는 전도유망할 거예요.”
지금, 이 상황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설립 후 알파벳에 입사해 내 경호실장을 지내기로 한 피터의 여동생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었다.
미국에서의 일을 마무리 지었기에 이젠 한국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충격을 받은 여동생 때문에 한동안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피터 실장에게 난 한 가지 제안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바로 피터의 여동생인 제인 존슨을 알파벳 설립 후 비서로 채용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 피터 실장뿐만 아니라 제인까지 한국에 같이 갈 수 있는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뉴욕 시립대를 다닐 정도면 수재나 마찬가지였다.
거기에 미모까지 겸비하였으니 제인은 내가 원하는 비서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일을 겪었지만 말이다.
“회사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제인이 적응할 수 있을지 그게 걱정이 됩니다.”
“그럴수록 더욱 한국으로 가야죠. 한국은 치안이 잘 유지되는 나라입니다. 밤에 술 먹고 돌아다녀도 범죄가 생길 일이 없는 나라죠.”
뻥을 조금 가미했지만 95%는 사실이었다.
그만큼 치안이 잘 갖춰진 나라가 한국이다.
“그래도…….”
피터 실장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어렵게 회사에 입사시킨 뒤 한동안 써먹지 못한다면, 그럴 바에야 인재에 속하는 제인을 회사에 입사시켜 같이 한국으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그럼 제인 양에게 한번 물어보는 건 어때요?”
“제인에게요?”
“네, 일하다 보면 아픈 기억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요.”
“알겠습니다.”
울며 겨자 먹기였지만 처음 피터와 고용계약을 할 때도 그는 제인 곁을 당분간 떠날 수 없다고 했었다.
그렇기에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제인이 조금 안정을 찾은 후 한국으로 입국해도 되겠지만 난 그럴 마음이 없었다.
그건 바로 제인의 능력 때문이었다.
기존에 만들어 놓은 KM-Investment가 아닌 알파벳을 새로 설립하는 이유는 두 회사를 따로 분리하기 위해서다.
투자와 다른 한 가지 목적을 위해 만든 회사가 KM-Investment이었고 대외적인 모든 사업은 알파벳을 통해 이뤄 갈 계획이었다.
한마디로 KM-Investment는 캐시카우 구실을 하는 회사고 알파벳은 얼굴마담의 형식이다.
알파벳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한국에 들어가 법인을 설립해야만 한다.
사업 자금으로 400만 달러를 빼놓은 이유가 바로 알파벳의 설립 때문인 것이다.
***
병원에서 퇴원한 제인 존슨은 오빠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결코, 작지 않은 충격 탓으로 떠올리기 싫은 지난날의 기억. 그러나 제인은 꿋꿋이 견뎌내고 있었다.
“오빠, 왔어?”
“그래, 오늘도 집에만 있었던 거지?”
“응.”
여동생이 안타까운 피터였다.
정말 사장님의 말처럼 한국에 같이 들어가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기소침해 있는 제인이다.
그녀는 그런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고 있었지만, 피터의 눈에는 동생의 아픔이 보였다.
“한 가지 상의할 일이 있어.”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제인의 의견이었다.
만약 제인이 한국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한다면, 피터 또한 당분간 제인 곁에서 간호할 생각이었다.
“뭔데?”
“너 구해 줄 수 있게 한 분이 지금 사장님인 것 알지?”
“응, 오빠가 말해 줬잖아. 언제 한번 고맙다고 인사도 해야 하는데, 아직 어렵네.”
그 악몽에서 꺼내 준 사람은 오빠였지만, 꺼낼 수 있게 만들어 준 사람이 오빠 회사의 사장님이기에 제인은 항상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언젠가는 고맙다는 인사를 해야겠지. 그건 그렇고, 이번에 사장님이 한국에 돌아가야 하나 봐, 그래서 경호 관련 일 때문에 나도 가야 하는데 너 때문에 당분간 못 간다고 했거든.”
“…….”
“그런데 사장님이 너와 관련된 제안을 하나 해 줘서. 회사가 아직 설립되지 않았지만, 비서가 필요한 것 같다고. 그래서 네가 사장님 비서로 나와 같이 한국에 갈 수 있는지 상의하려고.”
“한국? 비서?”
“응, 취직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지난날의 아픔을 잊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뭐, 네가 꺼려지면 안 가도 돼.”
제인은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제인이 말을 꺼낼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피터였다.
한 10여 초가 지나자 제인의 입이 떨어졌다.
“오빠, 좋은 기회일 것 같아. 날 구해 준 사람인데 은혜도 갚아야 할 것 같고 오빠도 그분을 지켜 줘야 하잖아. 만약 그분의 회사가 정말 아니라면 다시 버크셔 해서웨이에 들어가면 돼.”
“…….”
“나도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야.”
괜히 자신 혼자 판단하고 생각한 것이 못내 쑥스러운 피터였다.
“고맙다.”
“고맙기는. 내가 오빠한테 더 고맙지, 아빠, 엄마 돌아가시고 나한테 남은 것은 오빠뿐이잖아, 항상 고마워.”
“그래, 그럼 새롭게 시작하자.”
“응.”
다부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제인이다.
그런 여동생을 보면서 어떤 의도가 있었든 자신과 만나게 된 경민에 대해 이젠 신경을 안 쓰기로 마음먹은 피터다.
아무리 봐도 경민은 뭔가를 바라고 자신과 여동생을 도와준 것은 아니었다.
***
미국에 갈 때는 이코노미였지만 들어올 때는 비즈니스였다.
제인 존슨과 같이 와야 하기에 3일 정도의 시간이 더 소요되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아마 한국에 들어가면 바로 복학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택시를 잡고 집과 가까운 힐튼 호텔에 제인과 피터의 숙소를 잡아 줬다.
조그만 집에서 다 같이 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부터는 비서인 제인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아직 안정을 찾아야 할 때이기에 내가 조금 더 신경 쓰기로 했다.
호텔에 숙소를 잡은 뒤 1층 커피숍에서 제인과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피터는 아직 객실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제인, 어때요?”
생각보다 제인의 스펙이 나쁘지 않았다.
뉴욕 시립대학교 경영학 석사과정 중이던 제인 존슨이다.
학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고 졸업과 동시에 버크셔 해서웨이에 입사하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솔직히 그 말을 듣고 제인을 냉큼 채 오기 위해 피터에게 한국으로 같이 가야 한다고 떼를 쓴 것이다.
그것도 호의는 호의대로 보이면서 말이다.
“아직은 혼란스럽지만, 미국보다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해 주세요.”
새로운 환경이라 조금 걱정했지만,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제인이었다.
“그렇다면 편하게 말할게. 일할 수 있겠어? 여기는 미국과 다른데…….”
난 바로 말을 바꾸어 제인에게 물었다.
나중에는 말 놓기가 더 힘들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참에 나 자신도 바뀌어야 한다.
“네, 괜찮은 느낌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래, 그럼 제인을 도와 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인원을 한 명 뽑기로 하고, 알파벳 설립을 위해 서둘러 준비하자고.”
“알겠습니다.”
몸이 바쁘면 잡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옛말이 있다.
그래서 제인에게 알파벳의 설립을 빠르게 추진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다.
조금 지나자 피터가 로비로 내려왔고 우리는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과 여동생이 다 모여 있었다.
오늘 몇 시쯤 도착한다고 연락을 드리고 와서 그런 것 같다.
“다녀왔습니다.”
나와 피터, 그리고 제인이 들어서자 누구냐는 듯한 물음표가 부모님과 여동생의 표정에 나타났다.
“아, 여기는 피터 존슨, 그리고 여기는 제인 존슨이에요. 남매 사이고 이번에 미국에서 만나 절 도와주기로 한 분들이에요.”
나는 이미 미국에서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말을 했다.
다행히 파워볼의 당첨자가 두 명이어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별 이슈가 안 된 것 같다.
만약 메가볼의 단독 당첨자가 한국인이라고 알려졌으면, 아마 큰 이슈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복권 당첨 사실을 부모님께 숨길 이유도 없었고 숨기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러나 피터나 제인에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었다.
아직 설립되지도 않은 회사였고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려야 했지만, 이런 일은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전화 통화 같은 통보식으로 복권에 당첨되어 회사를 설립한다고 말하면 어느 부모가 찬성하겠는가?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고 혼나지나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안뇨옹하셉요.”
어눌한 한국어로 말하는 피터였다.
내가 비행기에서 가르쳐 준 것이다.
“안녀엉하세에요.”
뭔가 말을 길게 늘이는 기분이지만 그래도 제인의 발음은 나쁘지 않았다.
이것만 봐도 제인이 피터보다 더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요. 일단, 아니지, 영어로 해야 하나. Hi, Nice to meet you and you?”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 5장 이내에 나올 법한 인사를 건네는 아버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