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37)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37화
137화 정치권력(2)
“루비야, 어떻게 생각해?”
[잘하신 일이라고 생각해요.]나는 오바마와 윤원상 회장을 보내고 루비와 이야기 중이었다.
사회적 지위로 봤을 때, 윤원상 회장이 오바마보다 떨어졌지만, 대화를 조금 나누더니 서로 짝짜꿍이 맞아 웃으며 같이 나갔다.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미국에서 가장 사랑하는 대통령이 될 오바마.
한국에서 국민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윤원상 회장.
각자 실천하는 바는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비슷한 부류.
“그래도 루비의 자료를 일부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깝기는 해.”
미래가 바뀌면서 한국은 루비의 자료에 나타난 대로 될 확률이 극히 낮아졌다.
그렇기에 한국 한정으로 본다면 정보를 새로 취득해야만 한다.
미국 또한 미래가 바뀌게 되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한국보다는 적었다.
[선택에는 위험도 감수해야 해요.]내 선택이 옳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그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루비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선택한 일이기에 후회할 생각은 없다.
“내 손을 다 떠난 건 아니지만, 이 정도까지 이야기했는데 정치에 뜻이 없다면 안 되는 거겠지!!!”
[대안이 있으시잖아요.]대안은 준비되어 있다.
기존의 생각대로 성룡이를 키우면 된다.
아니, 윤원상 회장이 아니라고 해도 성룡이는 후일 키울 생각이다.
나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거기에 성룡이의 아버지 김무경 의원 또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성룡이가 미래를 위한 포석이라면, 김무경 의원은 현재를 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이젠 서서히 통신 모듈 개발이 완료될 때가 되었네!!”
연구원들이야 새로운 반도체 개발이라고만 알고 있지만, 실상 샌프란시스코의 알파벳-연구소에서 가장 중점을 둔 개발은 루비의 통신 모듈 제작이다.
반도체 시험 생산 단계에서 가장 높은 수율을 보이는 반도체를 이용해 만들고 있는 상태다.
이 작업은 다른 이의 손을 이용할 수 없는 일이다.
반도체 생산을 제외하고 모든 부품을 제작해 직접 조립하고 테스트를 해야만 한다.
가장 중요한 루비의 핵심 모듈을 누구에게도 맡길 수 없었던 것이다.
[축하해요.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어요. 현재의 통신 환경에서 많은 일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브레믹웨이브 통신 환경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루비다.
지금과 같은 3G 환경에서는 많은 일을 할 수 없었다.
“그거야 차차 해결하면 될 일이니까. 관련 회사에 대한 준비도 다 마무리되었으니 시간이 해결해 줄 테지······. 그래도 축하받을 일이긴 하니 기분은 좋네!!”
[경민 님이 기분 좋다고 하니 저 또한 기쁩니다.]“감정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런 표현이 나쁘지는 않네!!”
루비는 인공지능이지만 인간과 같은 감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그만큼 인공지능이 감정을 가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루비는 데이터로 이뤄진 프로그램일 뿐이다.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혹시 모를 일이다.
[이제 일을 하세요.]“그럴까!!!”
***
윤원상 회장과 오바마 상원의원은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
오바마의 집에 초대된 것이다.
미셸 오바마가 차린 음식에 술까지 곁들인 저녁 식사 시간.
“그러니까 자네는 의료 복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군!”
“맞아. 우리는 사기업에 의존하기에 과대한 의료비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네. 한국처럼 의료보험이 잘 발달한 나라가 부러울 뿐이지.”
벌써 둘은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가 되었다.
단 한 번 만났음에도, 서로의 사고방식과 품성에 반한 것이다.
한 번을 만나도 친구 같은 사람이 있고, 여러 번 만나도 서먹서먹한 사람이 있다.
이 둘은 전자의 경우였다.
“그럼 우리 쪽의 의료보험 제도를 차용하면 되지 않나?”
“그건 어려울 거야.”
미국의 민간 보험제도는 벌써 정착되어 버렸다.
이를 한국과 같은 공적 의료보험으로 대체하려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그 재원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약 하나에 수만 달러가 넘어가는 현실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 공적보험을 일부 적용하겠군.”
“맞아. 내가 생각하는 것은 차상위 계층은 국가가, 그 외는 사보험으로 의무가입을 시키려고 하네.”
오바마의 말을 들어보니, 이원 체제로 간다는 것이었다.
“미국의 의료비와 약값은 살인적이지 않나.”
“그렇지. 차상위 계층을 총 4,500만 명으로 보는데, 이를 위한 재원 마련에도 신경을 써야 할 테지.”
일명 미래의 오바마케어가 윤원상 회장과 이야기 중 나온 것이다.
“그런 정책을 펴는 나라가 있다는 말을 들은 것 같군. 혹 네덜란드의 의료보험을 생각하나 보군.”
네덜란드와 스위스의 의료보험제도의 정확한 명칭은 ‘환자 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이다.
이게 방금 오바마가 말한 제도와 가장 유사한 의료보험이었다.
“자네도 잘 알고 있군.”
“뭐, 이것저것 보다 보니 어디선가 주워들은 이야기네.”
박학다식(博學多識)한 모습까지 보이는 윤원상 회장이다.
“허허허, 자네와 만난 지는 얼마 안 되지만 말하는 재미가 있군!”
“그런가? 나 또한 마찬가지네. 이거, 한경민 회장에게 고마워해야겠군!”
“그런데 한경민 회장이 자네에게 정치에 입문하라고 설득하던데······.”
“내 주제에 무슨 정치인가? 한국 속담에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네. 자신의 주제 파악을 하라는 속담인데, 나는 절대로 정치인이 될 인물이 아니네!”
“자네가 어때서?”
“허허허, 나는 그저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세상을 꿈꾸는 몽상가일 뿐이네.”
그 말을 듣고 있던 오바마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을 꺼낸다.
“그게 정치네!!”
“???”
“정치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거야······.”
“내가 생각하는 정치는 바로 ‘배분’이네.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지. 이건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데이비드 이스턴이란 정치학자의 말이지.”
‘가치의 권위적인 배분’이라는 보편적 정의를 제시한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
1950년대에 자리 잡은 이 체계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가장 주요한 이론이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또한 이 정치 이론을 신봉하는 인물이었다.
그렇다고 윤원상 회장이 이 정치 이론을 모르지는 않았다.
“······.”
“못사는 사람, 힘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만이 불쌍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네.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정치는, 이런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 주는 거네. 실제로 그들의 불만이 더 많을 수밖에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자네가 정치라는 것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편이라고 생각하네.”
장황하게 늘어놓는 오바마의 말.
그 뜻이 전달된 듯 갈등하는 표정을 짓는 윤원상 회장이다.
기존 정당의 정치 초대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더 윤원상 회장의 정치 참여를 바라고 있었다.
“버락, 당신의 꿈은 뭔가?”
“꿈이라······.”
왠지 아련해 보이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다.
“······.”
“내 꿈은······ 인종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거였네. 그걸 위해서는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또 다른 꿈을 꿔야 되더군!”
아무리 미국이라 해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른 국가들보다 적을 뿐이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미안하군!!”
오바마의 말에 먼저 사과를 건네는 윤원상 회장이다.
아픈 과거를 들춰낸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하하, 지금은 다 잊은 얘기지. 그래도 앞으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고 싶은 심정이네.”
오바마는 어린 시절을 잠깐 회상했다.
엘리베이터에 같이 탄 여성이 자신을 보자,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다른 것을 타고 올라간다든가, 어린 오바마가 길을 지나가면 차 문을 잠그는 등의 일상적인 인종차별의 기억들······.
오바마는 “나에게 해당하는 것은 모든 미국 내 흑인들에게 해당하는 일일 것.”이라며 “흑인은 위험하다는 큰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예전처럼 나쁘진 않지만,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미래에 인터뷰를 했을 정도였다.
“고민되는군!”
“하하하, 선택은 윤 자네가 하는 거네!!”
오바마의 말에 오늘 하룻밤 많은 생각을 해야 할 것만 같은 윤원상 회장이었다.
***
다시 한번 나를 찾아온 윤원상 회장.
얼굴은 처음 볼 때와는 다르게 고집스러운 모습이 엿보였다.
[뭔가 다짐했을 때 짓는 표정이네요.]“앉으시죠.”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은 윤원상 회장이 무슨 말을 할지 자못 궁금했다.
“오신 이유가 지난번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서인가요?”
“그렇습니다.”
오바마와 만나고 오더니 결심한 듯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열정을 가진 사람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좋은 쪽이었으면 좋겠군요.”
“일단 정치에는 진출할 생각입니다.”
“일단이라는 말은······?”
“한 회장님께서 일절 도와주지 않는 조건입니다.”
“······.”
“정치인과 경제인이 불가분의 관계라고 해도, 도움을 받게 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 될 겁니다.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데, 한 회장님의 도움을 받으면······.”
저 뒤의 말은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조건 없이 도와준다고 해도, 상대가 도움이 아닌 대가로 생각하는 순간 거래 관계일 뿐이다.
“힘들 겁니다.”
정치인과 경제인이 붙어먹는 것은 그만큼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는 점점 돈이 권력인 금권주의 세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돈을 보고 달려드는 인물이 과연 깨끗할까요?”
돈이 많아서 피 빨아 먹으려는 모기들은 어디에든 존재한다.
이건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였다.
“······.”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고 해도, 한 회장님이 원하는 정치를 하려면 누구보다도 멀리해야 한다는 것 아셨으면 합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그러나 돈이 아닌 다른 것으로 도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내 말에 이번에는 윤원상 회장이 침묵했다.
“지난번에 만난 황규태 실장을 아실 겁니다.”
“알고 있습니다.”
“그가 가진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말은 전해 드리죠.”
“······.”
윤원상은 황규태 실장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옆에 두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저 필요할 때 필요한 정보만 가져가시면 됩니다. 그의 마음을 사려면 쉽지는 않을 겁니다.”
내가 말하는 정보는 현재 보유한 정보가 아니었다.
그전부터 수집해 놓은 정보들을 말하는 것이다.
나 또한 황규태 실장에게 말을 할 것이다.
도와주고 싶으면 도와주라고 말이다.
회사에 들어와 취득한 정보가 아닌 그 전의 정보는 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단 알겠습니다.”
멋모르고 대답하는 윤원상 회장을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
어쨌든 황규태 실장에게 말은 전해 줄 생각이다.
***
황규태는 한경민 회장의 전화를 받고 황당함을 느꼈다.
만나서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회장님의 말뜻이 무엇인지 눈치 빠른 황규태가 모르진 않았다.
그렇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네 생각은 어떠냐?”
“형님, 결정한 것 아니요?”
“······.”
“김무경 의원보다는 윤원상 회장이 낫지 않소!!”
미래의 한국 정치를 위한 포석이라면 성룡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이들은 컨트롤 가능한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알파벳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인물이니까!!”
황규태는 윤원상 같은 인물이 정치를 한다면, 한국이 조금은 변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생각했지만, 문제는 자신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날 수밖에 없기에 고민이 되는 것이다.
그저 정치만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회장님이 윤원상 회장에게 바라는 것은 그가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의원의 자료라면, 그들의 70% 이상이 사회에서 매장당할 수 있었다.
막대한 자료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앞으로 형님이나 나나 결혼도 해야 하는데, 그럼 자식도 낳을 것 아닙니까.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현재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오진호의 말이 너무 나가도 나갔다는 것을 알기에 제지를 시키는 황규태였다.
“알았다. 조금 지나면 몇 세기 후까지 말이 나오겠다.”
“하하하, 그런가요.”
“알았다.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하자.”
안전이 보장된 알파벳의 일원이 된 것에 감사하다는 듯 말하는 황규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