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6)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16화
16화 알고 싶은 자들
SH 테크론에서는 알파벳의 자회사인 한영 네트웍스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었다.
“경민이가 미국에서 복권에 당첨되었단 말이지?”
윤명진도 잘 알고 있는 한경수의 아들 한경민…….
올 초 8,000만 달러가 넘어간 파워볼의 공동 당첨자가 되었다는 말에 그는 배가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빈집에 소가 들어간 형국이었고 갑자기 졸부로 등극한 것이다.
이번 복권 당첨으로 자신보다 많은 자산을 가진 부자가 되었던 것이다.
지금 경영하는 SH 테크론은 실소유주가 따로 있다.
그는 그저 바지사장에 지나지 않은 존재였던 것이다.
실제 지분은 유일한 서자인 김준영이 차명으로 확보하고 있었고, 자신이 가진 지분이라고는 1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번듯한 회사가 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다.
“네, 그 후 집에 있던 빚 10억 원을 모두 갚고 현 알파벳이란 회사를 설립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자회사로 한영 네트웍스란 회사가 설립되었습니다.”
비서인 홍화영의 알파벳에 대한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주력 사업은 뭐야?”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이지만 특정 지어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한영 네트웍스에 예전 한영전자 시절의 연구원이 몇 명 들어가 있습니다.”
인복이 있는지 사람을 끌어들이는 일은 잘한다고 생각하는 윤명진이었다.
뭔가 일을 꾸미고 있는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그런데 여기 보니 경민이가 대표로 되어 있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지?”
만약 이유를 알았다면 보고서에 작성되어 있을 테지만 혹시 몰라 물어보는 윤명진이다.
“네.”
“혹시, 한경수와 아들 사이에 무슨 문제는 없나?”
사업의 형태가 이상해 보였다.
둘 사이에 뭔가 있지 않고서야 아들이 대표이고 아버지가 감사라는 것은 맞지 않았다.
나이라도 많다면 모를까.
한 사장은 고작 50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나지 않았다.
“아직 그런 보고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그걸 한번 캐 봐. 그리고 성민이 들어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홍화영이 나간 후 조금 지나자 아들인 성민이 방으로 들어왔다.
그런 성민을 보면서 남의 집 아들은 복권에도 척척 당첨되는데, 자신의 아들은 매일 빈둥댄다는 생각에 짜증이 확 치밀어 오르는 윤명진이다.
그렇다 보니 말이 좋게 나가지 않고 있었다.
“넌, 회사를 놀러 다니는 거냐?”
불똥이 아들인 성민에게 튀었지만 그런 일은 항상 있었던 일이었는지 성민은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할 일을 주고서 일하라고 하세요.”
아니, 되레 따지듯 말하는 성민이었다.
“네놈이 할 수 있는 일이 술 먹고, 계집질하고 노는 것밖에 없는데 무슨 일? 그리고 일을 할 거면 일찍 출근해 일을 찾아야 할 것 아냐? 건물 하나 사 줬더니 그 돈으로 놀러나 다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아들에게 일부 재산을 물려주는 목적으로 얼마 전에 목 좋은 자리에 건물을 하나 사 준 윤명진이다.
“또 무슨 일인데 이렇게 화가 잔뜩 올라오신 거예요. 사촌이 땅이라도 샀어요?”
성민은 아버지에게 무슨 심기가 불편한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아는 성민이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
“너, 경민이랑 아직도 연락하지?”
“연락이요? 그런 찌질이하고 내가 친구겠어요?”
“그래도 연락하고 지낼 것 아냐?”
“하기는 하죠. 얼마 전에도 아르바이트하는 데 찾아가서 만나기까지 했는데요.”
지난번 만났을 때 갑질했던 일이 생각났지만, 성민은 이제 더 이상 그놈을 만날 생각이 없었다.
자신보다 잘나간다면 혹시 모를까.
그때 갑질을 제대로 못 한 것이 한이 되는 표정이다.
그러나 아버지의 질문에 성민은 얼마 전에 그를 만났다는 말을 꺼낸다.
“그럼 그놈 만나서 무슨 일 있는지 알아봐.”
“그 찌질이를요?”
“찌질이는 이놈이, 그놈 올해 초에 복권에 당첨되었다. 그것도 8,000만 달러가 넘어가는 복권을…….”
공동 당첨이란 생각은 아예 머릿속에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인 윤명진이었다.
그저 8,000만 달러라는 돈의 숫자만 기억하는 것이다.
그 말에 성민은 아버지가 한 말을 잘못 들었나 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인 듯 더는 부연 설명을 하지 않는 아버지였다.
“정말이요?”
“그래, 그러니까 그놈과 그 아비가 무슨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회사에 나와서 돈만 축내지 말고.”
“아…… 알았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짜증이 치밀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성민이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자신은 전무 아들이었고 경민은 사장 아들이었다.
그렇다 보니 항상 경민에게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회사가 망했을 때 경민을 더 괴롭혔지만, 그놈은 어려워진 집안 환경에서도 힘든 티 하나 안 내고 아무 일 없이 학교에 다녔다.
그게 더 보기 싫었다.
그런데 복권에 당첨되었다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 올 초에 아르바이트 그만두고 외국 여행을 갔단 말인데, 그러고는 복권이 당첨되었고. 이거 나 때문에 당첨된 것 아닌가? 그때 내가 아르바이트 그만두라고 해서 시간이 남아 외국도 간 거니까.’
그렇게 생각을 하니 그 복권의 지분 일부가 자신에게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성민이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을 하니까.
***
권재엽 실장에게서 올라온 보고를 받은 김준영이다.
“CPU 아키텍처 특허?”
그는 전략기획실이 뭔가 급박하게 움직이니 그 이유를 알아보라며 권재엽 실장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다.
“네, StarOne이라는 회사에서 얼마 전 등록한 특허입니다.”
“반도체 설계 하나가 그렇게 중요한가?”
“말이 아키텍처지 완제품 형태의 설계에 새로운 개념의 CPU 확장 방법까지 포괄된 특허라고 합니다.”
아키텍처의 특허? 실상 그 아키텍처로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특허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업성이 충분한 특허다, 이 말이군.”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 말이다.
“그렇습니다. 그러나 알아본 결과 StarOne의 소유주를 찾을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찾으면? 가져올 수 있다는 거야?”
“…….”
그런 것까지 권재엽 실장이 알 수는 없었다.
“제길, CPU라면 인텔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우리는 메모리에 전력해야 할 때 이게 뭔지…….”
김준영은 아버지가 눈이 멀었다고 생각을 한다.
김준영은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해도, 신규 사업자가 진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았다.
천천히 메모리 사업에 집중해 시장 주도적 위치에 올라선 후, 인텔과 다른 방향의 비메모리 분야에 진출한다면 인텔과도 쌍벽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과 같은 충분한 R&D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가져올 수나 있을지 모를 특허가 있다고 비메모리 반도체에 진출하기 위해 적을 놀라게 한다면 자칫 헤어 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반도체 분야의 절대 강자는 인텔이었다.
“회장님도 생각이 있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일을 맡고 진행하는 이가 이학우 실장이지?”
“그렇습니다. 거기에 김진영 전무도 합세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유일 그룹의 황태자인 김진영, 자신의 배다른 형이다.
유일 그룹의 이인자라고 칭하는 이학우 실장, 실상은 유일 그룹의 집사일 뿐이다.
절대 권력을 남에게 넘길 아버지가 아니었고, 직계가 아닌 다른 그 누구에게 그룹을 승계할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아마도 형인 김진영이 이 일을 주도할 확률이 다분했다.
잘되면 김진영의 능력으로, 못 되면 이학우 실장의 능력 부족으로 포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먼저 특허의 소유주를 찾을 수 있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혹시 모를 일이었다.
“제길,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게 빠르겠군.”
못내 아쉬운 김준영이었다.
***
반도체 사업을 안전하게 진행하기로 아버지와 약속했기에 경민은 자금이 확보되고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만 했다.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은 자금이 아닌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학교의 학과장실에 찾아갔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선균관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맹현영의 학과장실에 들어와 인사를 꾸벅했다.
1학년 때 지도교수였던 맹 교수님이 내가 군대에 있는 동안 학과장을 맡게 된 것이다.
“그래, 경민이구나.”
“네, 교수님, 이것…….”
난 넉살 좋게, 애주가로 소문난 맹 교수님을 위해 15만 원 상당의 양주를 하나 선물했다.
“허허, 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싫지는 않으신지 받기는 하지만 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교수님이기에 약간은 의아한 표정이셨다.
“1학년 때 감사해서요. 그리고 부탁도 좀 하려고 뇌물 드리는 겁니다.”
“뭐, 학점 잘 받게 해 달라는 부탁만 아니라면 뇌물도 좋지, 그래 뭔가? 정말 학점 같은 거 잘 달라고 주는 건 아니겠지?”
넉살 좋게 받아 주시는 교수님이었다.
“학점 잘 주시면 저야 고맙지만, 그건 안 될 거로 보이고, 혹시 사람 좀 없을까요?”
“이 녀석이 뜬금없이 찾아와 사람이 없냐니…….”
“아, 제가 회사를 하나 차렸거든요. 그래서 프로그램 개발자가 필요한데 제가 아는 사람이 있어야죠.”
갑자기 찾아와 회사 설립했으니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나였다.
그러자 교수님은 뭐 이런 낮도깨비 같은 놈이 있냐는 듯 쳐다보셨다.
“무슨 회사를 설립했단 말이냐?”
“반도체 설계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예요.”
너무 포괄적인 대답이었지만 어차피 포괄적인 사업을 벌일 예정이기에 틀린 소리는 아니었다.
“네가 회사를 설립했단 말이냐?”
“네, 현재 공유기를 개발 중이지만, 그것과 별도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필요해서요.”
어차피 설명해 드릴 방법이 없었다.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안 돼서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럴 때는 학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었기에 교수님을 찾아온 것이다.
“회사에 대해 알 자료는?”
아무리 내가 제자라 해도 교수님 입장에서는 아무 곳이나 소개해 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나 또한 그걸 알기에 회사에 대해 준비한 포트폴리오를 건네 드렸다.
자본금과 현재 개발되고 있는 제품, 거기에 CPU 특허를 제외한 공유기 특허 등록 내용까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최대한 성의 있게 작성된 포트폴리오를 천천히 살펴보시는 교수님이었다.
“공유기 관련 소프트웨어 인력이 필요한 거냐?”
“그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분야로도 진출하려고 해요.”
프로그램 개발의 방향이나 설정은 내가 다 해 주면 될 일이었다.
“자금은 얼마나 남아 있지?”
“현재 개발 인력에 사용될 금액은 20억 내외 정도요.”
일반적인 신규회사가 프로그램 개발로 책정한 자금으로는 꽤 많은 금액이다.
내 말에 교수님의 표정이 조금 달라지셨다.
그러면서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을 지으셨다. 그러고는 다시 한번 건네 드린 자료를 확인하셨다.
확인하시는 부분은 특허에 관한 페이지였다.
“일단 생각해 보고 알려 주마.”
그러나 더 이상은 말을 아끼셨다.
“알겠습니다, 교수님.”
난 더 하실 말씀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회사 때문에 학교에 안 나왔던 거냐?”
요즘 학교 수업을 계속 빼먹고 있었다.
조세 회피처의 회사 설립부터 시작해 공유기와 CPU에 관련된 특허 처리 문제 등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이해한다는 교수님의 표정이었다.
“알았다. 그래도 수업일수는 채우도록 해라.”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난 그렇게 맹현영 교수실을 나온 후 다시 회사로 직행했다.
***
“사장님, 일부 지인이 회사에 입사하겠다고 합니다.”
그저 경호실의 인력을 늘리기 위해 피터에게 지인을 충원할 수 없을지 물어봤는데 다행히 온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고마워, 피터 실장.”
“아닙니다. 제가 더 고맙습니다. 제인도 이젠 예전 모습을 찾게 되어 안심도 되고요.”
“그건 바쁘게 움직이니까 그렇지. 제인도 며칠 못 봤네.”
요즘 제인은 내 비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
그녀는 회사에 가끔씩만 나오고 있었다.
바로 증권사에 출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의 남는 자금을 재투자하기 위해 제인에게 일을 맡겼던 것이다.
“요즘 투자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그럴 것이다.
내가 주는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제인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하루에 많게는 20%의 수익도 벌어들이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요즘 한창 제인은 증권가에서 이슈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글래머가 증권가를 돌아다니며 수익을 거두고 있으니 주목을 안 받는 것은 더 이상한 일이었다.
거기에 투자팀을 꾸리란 말에 그녀는 더욱더 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뭔가에 빠지는 것은 좋은 거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 그런데 인력은 언제 들어와?”
“정리할 것이 조금 있으니 아마 2주일 내로 들어올 겁니다.”
“숙소나 생활에 문제없도록 만전을 기해 줘.”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