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38)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038화
38화 꿈이라는 것
콜린 파월 장관과 이야기한 대로 회사의 이전 작업을 서서히 준비시켰다.
먼저 선행된 것은 알파벳에서 한영 네트웍스를 분리하는 일이었다.
(주)한영을 설립한 후 한국의 투자금으로 들어간 자금 800억 원을 자본금으로 편입시킨다.
알파벳의 한국 투자 자금으로 본다면 50%가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그와 함께 한영전자와 한영통신을 설립해 한영 네트웍스를 한영통신으로 이전, 변경한다.
어차피 내부적인 관계이기에 이 부분은 서류 작업이 완료될 경우 마무리된다.
한영 네트웍스가 분리되면서 기존에 알파벳에 입사한 SH 테크론의 직원들은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모두 한영으로 이동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알파벳은 경호실과 정보실 그리고 투자팀과 개발실의 프로그래머만 남은 회사가 된다.
인원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본사가 미국으로 이전되기에 한국 직원을 충원하는 일은 서서히 할 예정이다.
현재 로버트가 미국 내에서 필요한 인원을 서서히 확충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한국 직원을 충원하는 것은 한영을 위주로 할 생각이었고 추후에 괜찮은 사람들을 알파벳코리아에 입사시킬 생각이다.
서로 다른 회사지만 같은 회사인 알파벳과 한영.
이렇게 한영을 분리하면서 나는 사내 이사직을 맡게 될 것이다.
조만간 한영의 사내 이사 자리를 내려놔야 하겠지만 최대한 버틸 때까지는 버틸 예정이었다.
한국의 상법상 동종업종이 아닐 경우 사내 이사 겸직이 가능하다.
알파벳이 외국 기업이 되면 한국 내 한영과 같은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이사직을 내려놓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
회사의 분리가 이뤄지면서 미뤄 왔던 일들을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지난번 교수님이 잠깐 만나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
오랜만에 오는 학교였기에 나는 출석 미달로 당연히 과락이었다.
조만간 학교 문제도 처리할 생각이다
휴학할지 아니면 자퇴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더 이상 학교에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맹현영 학과장님의 연구실에 들어서자 교수님이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오라고 한 지가 언제인데 이제야 오는 건가!”
늦게 왔다고 타박을 하시는 교수님이었다.
사실 늦기는 했다.
“죄송합니다. 바쁘다 보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나는 바로 교수님께 사과를 건넸다.
그 모습에 기분이 좋으신지 웃고 마시는 교수님이었다.
항상 재미있으신 교수님은 이런 농담 같은 장난을 잘 치신다.
“그래, 일은 잘되고 있나?”
“그렇죠. 뭐.”
“빨리 성장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엄살은. HGTS도 자네 회사 아닌가?”
내 회사는 아니다.
내가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대주주일 뿐이었다.
“지분만 가지고 있습니다. 경영과는 별개죠.”
“소유와 경영을 분리했단 말이군.”
한국에서는 아직 잘 사용하지 않은 경제 용어를 교수님이 사용하신다.
이런 용어가 한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IMF 이후지만 아직은 범용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는 아니었다.
“그런데 절 보자고 하신 이유가?”
어느 정도 담소를 나눴다는 생각이 들자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가 궁금했다.
“사람 좀 데려다 쓰라고.”
“사람이요?”
“그래,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조범현이란 사람이 있다네. 미국 시스코에 다니던 사람인데 어떻게 데려다 쓸 생각이 있나 해서.”
시스코는 네트워킹 하드웨어와 보안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판매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다.
그런 회사에 다닌 인물이라면 능력은 충분할 것이다.
“시스코 정도면 좋은 회사인데 왜…….”
“닷컴 버블이 문제지. 동양계인 조범현이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버틸 재간이 없더군.”
“능력은요?”
“그거야 내가 자신하지. 그가 만약 미국인이었다면 CEO 자리도 꿰찼을 거라 생각하네.”
그러나 회사에서 퇴사했다면 그 이유 또한 확인해 봐야 할 문제였다.
“알겠습니다. 한번 만나 보겠습니다.”
“그래, 내가 강력하게 자네에게 추천한 거니 약속 잘 잡아 봐.”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한 가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바로 조범현이 회사에 들어올 생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이 그를 붙잡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그가 회사에 들어오는 것은 내 능력 여하에 달린 문제란 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더 기대되었다.
“인적사항이나 그런 것 있나요?”
“일전에 자네가 오면 내주려고 하나 받아 놨지!”
그러면서 맹 교수님은 책상 서랍에서 서류 하나를 건네주셨다.
그걸 받은 뒤 잠깐 훑어본 후 교수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한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이제 그만 가 봐야겠다는 생각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가 보겠습니다.”
“이런, 내가 주책없게 바쁜 사람을 계속 붙들고 이야기했군. 알았네.”
***
회사로 오기 전 내가 학교에 온 것을 어찌 알았는지 나가는 나를 붙잡는 성룡이었다.
“이거, 얼굴 보기가 너무 힘든 것 아니냐? 그리고 학교에 오면서 경호원들 이렇게 끌고 다니면 어떻게 하냐. 다 우리를 쳐다보잖냐?”
난 기본적으로 3명 이상의 경호원을 꼭 대동하고 다닌다.
아무리 한국의 치안이 발달하였다고 해도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김준영을 처리한 일이 밝혀지진 않을 테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 이틀이냐?”
“뭐, 그건 또 그러네. 어디 가서 차나 한잔하자.”
“왜, 할 말이 많냐?”
“할 말은……. 그냥 친목 도모, 좋잖아.”
“그리 한가한 사람 아니다.”
“알아, 그래도 잠깐은 시간 낼 수 있지 않냐?”
잠깐의 시간이야 낼 수 있었다.
“그래, 가자.”
그 말에 내게 어깨동무를 하는 성룡이었다.
그렇게 우리 둘은 학교 근처 커피숍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어떻게 알고 왔냐?”
그 말에 날 이상한 놈 보듯 쳐다보는 성룡이었다.
“말했잖아. 경호원들을 이리 끌고 다니는데 소문이 안 날 수가 있냐. 넌 모르겠지만, 너 학교에서 유명인사다.”
“내가?”
“그래, 학교도 안 나와, 거기에 저 포스 쩌는 경호원들, 그것도 외국인 경호원들을 데리고 다니는데 안 유명하겠냐? 널 동양계 무슨 왕자로 아는 사람도 있더라.”
토종 한국인처럼 생긴 내가 어느 나라 왕자로 알려졌다니, 기가 막힌 일이었다.
우리 부모님과 조상님이 알면 뭐라고 하겠는가?
졸지에 동양의 왕족이 되었지만, 조상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것이다.
뭐, 아니면 말고.
“이거 영광이라고 해야 하는 거야? 아니면 기분 나빠해야 하는 거야?”
“뭘 그리 생각해. 그냥 그렇다고만 알면 되지!”
“학교생활은 어떠냐?”
난 별 소득 없는 이야기이기에 다른 주제로 말을 돌렸다.
“나야 항상 그렇지.”
“요즘 무슨 젊은 한국 미래를 위한 모임인가를 만들지 않았냐?”
정치에 뜻을 둔 성룡이 또한 미래를 위한 준비로 모임을 만들었다.
각 학교의 인물들을 모아서 한국의 정치 개혁 및 나아가야 할 방향이란 두루뭉술한 주제로 모임을 만든 것이다.
“만들었지. 하지만 아직 열정으로만 뭉친 모임이라.”
“그런 것 하나하나가 후일 너에게 힘이 될 것 같은데.”
실제 이런 모임들이 후일 정치인의 기반이 되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임이나 연구회 같은 것들을 몇 개씩이나 만드는 것이다.
“나도 알아. 그래서 열심히 활동한다.”
“그건 그렇고, 아버님은 잘 계시냐?”
“너 때문에 요즘 바쁘신 것 같더라.”
가장 적은 5%의 지분을 가진 김무경 의원이지만 HGTS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었다.
이는 내가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HGTS는 4개의 증권사가 홈 트레이딩 시스템을 론칭한 상태다.
그렇기에 고객을 다른 증권사에서 끌어오고 있는 형국이었다.
또한, 초기 4개 증권사 말고 추가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싶다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였다.
그러니 처음부터 들어왔으면 좋을 것을…….
이렇게 생각해 보니 제인을 협박한 유일 증권이 괘씸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유일 증권 서버에만 바이러스를 심어 괴롭힐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유일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끼칠 수 없었기에 단념했다.
“나도 그것 때문에 골치 아프다.”
“왜?”
“유일 증권에서 내 지분을 노리고 있는 것 같더라.”
“유일이?”
“그래, KBT 네트웍스를 대리로 해서 협박까지 하는데…….”
그러면서 난 머리를 한번 짚으며 골치 아픈 표정을 지어 보였다.
KBT 네트웍스든 유일 증권이든 갈아 마시기 위해 시간만 남아 있는 상태다.
지금 하는 투자가 바로 그 방법이었고 성공한다면 갈아 마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루비가 준 자료대로 정확히 움직인다면 말이다.
“아버지께 말씀드릴까?”
성룡을 본 김에 김무경 의원의 귀에도 들어가라고 넌지시 건네는 말이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유일이라는 이름은 김무경 의원 또한 어떻게 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
적어도 당 총재 정도가 된다면 모를까, 김무경 의원은 아직까진 계파 하나를 이끄는 3선 의원이었다.
물론 죽자고 달려든다면 유일에 조금의 타격은 줄 수 있겠지만, 그가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할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후일 김무경 의원이든 누구든 날 위해 몸을 불사르게 만들 계획이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말해도 상관은 없는데, 괜히 지금 건드려야 좋을 것 없다.”
어차피 김무경 의원이 이번 일로 유일과 척을 지진 않을 것이다.
그건 앞의 성룡이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알았다. 그래도 일단 말은 해 볼게.”
“그냥 그런 일이 있다는 것만 말해라. 몇 년 후면 유일을 어떻게든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꿈도 크다”
“꿈, 유일을 잡는 게 내 꿈이었으면 회사를 설립하지도 않았다.”
내 말에 성룡은 날 미친놈 보듯 했다.
실제로 루비를 가졌을 때부터 지녔던 막연한 꿈이었다.
하지만 점점 구체화되고 있었고 루비의 미래 자료를 검색하면서 자본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미래의 구글, 아마존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존재들…….
아니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기업의 실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들…….
그런 이들의 위에 서는 것이 내 꿈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럼 꿈이 뭔데?”
“황금 제국의 황제가 되는 게 내 꿈이다.”
일명 엘도라도, 황금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현실에서 황금이라 것은 실제 황금일 수도 있지만, 자본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난 황금이든 자본이든 산을 쌓고 싶었다.
“미친놈.”
“미친 것 같지만, 혹시 아냐? 정말로 내가 황금산을 건설할지.”
“그럼 나도 거기에 있는 황금을 조금 나눠 써도 될까?”
“넌,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을 나누는 것 봤냐?”
“아니!”
“나도 마찬가지야. 내 재산을 나눌 생각은 없다.”
“하하하, 나보다 더한 놈이다. 네가 말했던 나 대통령 시켜 준다는 말, 허황된 얘기라는 거 아는데, 널 보고 있으면 꼭 그렇게 될 것 같아서 내가 더 이상한 놈이 된 듯한 기분이다.”
성룡이의 말에 난 빙긋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나 성룡이에게 한 말은 장난이 아니었다.
내 속마음에 있는 말을 꺼낸 것이다.
그 과정을 밟아 나가고 있었고, 첫 번째로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게 될 날이 바로 이번 911테러가 될 것이다.
***
성룡이와 헤어진 후 바로 회사로 돌아와 교수님이 준 인적사항을 살펴봤다.
조범현
-하버드대학 통계학과 졸업
-시스코 입사
-시스코 퇴사
-시스코 관리 이사
짧은 인적사항이지만 나쁘지 않았다.
경력이 짧긴 했지만, 능력만큼은 수준급의 인물이었다.
그런데 교수님의 마지막 말이 마음에 걸렸다.
잡아 보라는 이야기 말이다.
조범현이 인성이 괜찮고 루비가 가진 표정 관리 프로그램의 감정 표현을 통과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그에게 회사의 가치를 알려 줄 용의도 있었다.
우리 회사의 가치를 알게 된다면 조범현이 입사하고 싶어 안달이 날 거라는 데 내 손가락을 다 걸 수 있다.
“피터, 로버트한테 이 사람에 대한 조사를 좀 의뢰해 봐.”
난 조범현의 인적사항을 피터에게 건네줬다.
그걸 받아든 피터는 바로 나갔다.
이런 비서 업무는 원래 제인의 담당이지만 한국의 투자팀을 이끌고 있기에 지금은 바쁜 상황이었다.
그러고 보니 요즘 제인과 별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대부분이 그저 투자에 관한 이야기뿐이었다.
난 전화기를 들어 제인에게 연결했다.
“제인, 바빠?”
“아니요, 일이 마무리되어서 조금은 한가해요.”
“그럼 내 방으로 와서 차나 한잔할까?”
내 말에 잠깐 수화기 너머에서 정적이 흘렀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갈게요.”
“알았어.”
전화를 끊고 조금 기다리자 제인이 차를 두 잔 들고 들어왔다.
“사장님 드리려고 한국에서 유명한 보성 녹차를 준비했는데 괜찮죠?”
“녹차, 난 커피가…….”
“커피는 몸에 별로 안 좋아요. 녹차가 해독 작용이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내 몸까지 생각해 주는 제인이다.
지금 제인의 감정을 읽고 싶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금까지 제인의 감정을 두 번 읽어 봤다.
혹시 예전의 일 때문에 지금도 불안해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괜찮다는 감정이 나왔기에 그 후로는 감정을 읽지 않고 있다.
“그런데 피터는 결혼 같은 것 안 한대?”
피터에 대해 질문을 하자 잠깐 놀라는 제인이었다.
“모르겠어요. 저도 오빠가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는데 통 관심이 없으니…….”
피터와 콜린 파월 간의 대화 내용은 루비를 통해 다 들은 상태다.
그때 콜린 파월의 복귀 제안에 단칼에 거절하는 피터를 보고 다시 한번 피터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제인은 몰라도 피터의 감정 확인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었다.
회사에서 감정 확인을 꾸준히 하는 이는 피터와 황규태 둘뿐이었다.
그만큼 두 사람이 나를 배신한다면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제인이 여자라도 소개를 해 줘.”
“제가요? 이번에 미국으로 본사가 이전하면 생각해 보죠.”
제인과 대화를 하고 싶어서 그녀를 부른 건데 피터의 이야기만 계속되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잠깐 텀이 생겼고 조금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다.
“요즘은 어때?”
“그 어느 때보다 좋아요. 제가 살아있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 투자가 제인에게 맞는 건가?”
원래 버크셔 해서웨이 들어가기로 예정된 제인이었다.
“네, 맞는 것 같아요.”
“그럼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면 한국의 투자는 다른 직원에게 맡기고 총괄 투자를 맡는 건 어때?”
“제가요?”
“응, 난 제인이 가장 적당할 것 같은데.”
“아직 능력이…….”
“능력이야 충분해. 내가 분석해 주는 것을 토대로 투자를 하면 될 테니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알겠어요. 그게 사장님을 돕는 일이라면 할게요.”
마지막 말이 조금 이상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지금은 연애가 아닌 목표를 위해 달려야 할 때니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