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s Youngest son RAW - Chapter (216)
217화. 마지막 스퍼트.
애플.
잡스는 오늘도 직원을 강하게 독려했다.
그는 보고를 받고 성에 차지 않으면 버럭 화를 냈는데, 이러다 직원들이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면 어쩌나 싶을 정도로 불같이 화를 냈다.
그럼에도 직원들은 꿋꿋하게 버티며 잡스의 요구를 실행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노력했다.
“이게 뭔 짓인지 모르겠군.”
스캇은 사옥 옥상에 올라 담배를 피우며 탄식했다.
잡스와 오랫동안 일한 스캇이었지만, 요즘 잡스의 독설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
처음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물론 잡스의 초조함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원래대로 진행되었다면 내년 가을이나 후년 봄에 스마트폰을 출시하려고 계획했었다.
물론 이것도 ‘빠르지 않냐?’는 의견이 대두 될 정도였다.
그런데 백산의 궁극적인 목적이 스마트폰임이 드러났고, 올해 말에 출시한다는 걸 접하고는 애플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는 과연 백산보다 빨리 제대로 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었다.
출시는 그 다음 문제였다.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제품을 출시하기 기간을 6개월 정도 잡는다면 그 안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담배를 피운 후, 다시 사무실로 들어서자 잡스가 직원들을 모아 놓고 호통을 치고 있었다.
“뭐가 잘못되었습니까?”
“왜 이게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자꾸 버벅거리는 거야?”
스캇은 재빨리 스마트폰을 들고 확인했다.
“ios와 전화 기능이 충돌하는 같습니다.”
“무슨 소리야? 그런 기본 기능이 왜 충돌해?”
“갑자기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했고, 그것을 모두 안정되게 실행하려고 작업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류입니다. 이건 어쩔 수 없습니다.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자인 스캇은 냉정하게 해결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잡스는 ‘아, 그래. 그럼 기다리면 되겠군.’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무슨 수를 쓰든 백산을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팔자 좋게 그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무조건 만들어! 프리젠테이션이 3개월 후야. 그때까지는 무조건 안정되게 작동되도록 만들어. 알겠어?”
“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스캇은 일단 고개를 숙였다.
잡스가 사무실을 나가자, 다른 직원들이 그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3개월 후까지 잡스의 요구를 충족하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건 불가능해요. 이러다가 프리젠테이션에서 사고 친다고요. 그러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해요.”
“하는데 까지 해보자고. 그때까지 안되면 거기서 또 방법을 강구해야지. 자자, 힘들겠지만, 커피 한잔씩 마시고 힘내서 일하자고.”
스캇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 시각.
잡스는 책상 위에 다리를 뻗고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미간을 찌푸리며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백산그룹, 한도영 다저스 인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다저스를 부흥시키겠다는 한도영의 보도가 여러 방송을 도배하고 있었다.
특히 스포츠 채널은 한도영에 대한 분석까지 내놓고 있었는데, 이 부분이 잡스의 심기를 건드렸다.
“스마트폰이나 잘 만들 것이지. 도대체 뭐 하는 짓이야?”
한도영의 행보가 이해되지 않는 잡스였다.
최근 한도영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기에 그가 영국, 미국에서 뭘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특히 한도영은 언론에 노출되었기에 금방 알 수 있었다.
“자신 있다 이건가? 반드시 이겨주마! 반드시.”
잡스는 절대 질 수 없다는 오기가 솟구쳤다.
**
시애틀 아마존.
한도영은 오랜만에 아마존을 들렀다.
“이곳은 여전하군.”
활기차게 움직이는 아마존을 보고 있노라면 잘 투자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마존 주가는 2000년에 비하면 반 토막 난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많이 회복한 상태였다.
“오셨군요.”
제프는 환하게 웃으며 나와 한도영과 악수했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죠?”
“네. 수익금의 대부분을 투자하느라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모든 지표가 우상향하고 있어요. 주가도 많이 회복했고요. 참, 스마트폰을 가을에 출시한다고 들었는데, 잘 되시죠?”
“네. 그동안 여러 기업이 스마트폰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스마트폰 보급이 성공하리라 생각합니다.”
제프는 한도영의 표정을 보더니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꼭 성공하길 바랍니다. 저도 이런 구닥다리 폰 말고 멋진 스마트폰을 써보고 싶군요. 백산에서 스마트폰을 출시되면 제가 1호 고객이 되어 드리죠.”
“그리해준다면 고맙죠.”
한도영은 제프의 안내를 받아 아마존을 둘러보았다.
또 미국 각지에 준공했거나 공사 중인 물류센터 지도를 보니 도저히 따라올 기업이 없다는 게 느껴졌다.
“이런 식으로 물류센터를 확장하면 누구도 아마존을 따라잡지 못할 겁니다.”
제프의 호언장담에 한도영이 웃으며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기업으로 아마존을 대적할 기업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경쟁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오프라인이라? 그들이 온라인으로 진출할까요? 제살 깎아 먹기일 텐데요.”
제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온라인 시장은 오프라인 시장에 절대 열세였기 때문이었다.
하여 오프라인 시장은 그저 온라인 시장을 흥미롭게 지켜볼 뿐, 경쟁상대로 여기지 않았다.
“뭐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면 오프라인은 쪼그라들 테니, 뭐든지 하려고 달려들 겁니다. 아마 아마존의 가장 큰 적수는 윌마트가 될 겁니다.”
“윌마트라.”
“뭐, 최소한 10년 후나 걱정할 일이죠. 지금 오프라인 시장에 비하면 온라인 시장은 미미하니까요.”
한도영은 싱긋 웃고는 본론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은 계속 발전을 거듭할 겁니다.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아마존에서도 스마트폰에서 주문하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미리 준비하세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그러죠.”
제프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 인터넷 도서점을 창업했고, 모두가 영업이익을 중시할 때 적자를 무릅쓰고 물류센터를 만들며 미래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스마트폰이 나왔는데 머뭇거린다면 그게 더 이상한 그림이 될 것이다.
“좀 이른 거 같지만, 일단 도전해봐야죠. 다른 기업에서 먼저 스마트폰을 선점하면 곤란하니까요.”
“역시.”
한도영이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런데 그 말하려고 오신 거 같진 않고.”
“아마존의 택배 상자를 광고로 이용하고 싶습니다.”
“획기적이군요. 수백 만 고객이 택배를 받으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어지겠군요. 그런데 비용이 꽤 들 텐데, 괜찮겠어요?”
“처음부터 돈 벌 생각하면 안되죠. 시장을 개척하는데 많은 자금을 투입할 생각입니다.”
“그럼 언제부터?”
“따로 말씀드리죠. 스마트폰의 이름과 모양을 프리젠테이션에서 공개할 예정이거든요.”
“최대한 협조해드리죠. 대주주신데.”
제프는 농담으로 대주주를 언급하며 웃었다.
처음에 스타트업으로 시작했을 때부터 둘의 관계가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끈끈한 관계가 이어지고 있었기에 마치 오래된 친구와도 같았다.
특히 제프는 나스닥이 폭락하기 전에 지분을 매입하려고 했을 때, 한도영이 극구 만류했고 덕분에 비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그때 비싸게 매입했다면 아마존을 경영하는데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아마존에서만 광고하는 건 아니죠?”
“구글, 야후!를 포함하여 대대적으로 광고할 생각입니다.”
“이거 애플이 상대도 되지 않겠는데요.”
“지켜봐야죠. 그래도 애플이니까.”
이후 한도영은 제프와 함께 아마존의 미래 즉 온라인 쇼핑몰의 미래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또 럭셔리를 확실히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
7월 5일.
한도영이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장마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장대처럼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한도영은 차를 타고 백산그룹으로 향했다.
백산그룹.
한도영은 홍건희로부터 부재중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곧바로 김혁수를 호출했다.
“회장님. 올해 안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는 기업은 애플과 백산으로 추정됩니다. 다른 기업은 관망 중입니다.”
“같은 생각입니다. 애플이 언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지 알아냈나요?”
“아직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우리보다 며칠이라도 빠르게 하겠다고 합니다. 일종의 선점효과를 노리는 것이죠.”
“조금 신경이 거슬리는군요.”
미국에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던 한도영이었지만, 김혁수와 대화를 나누자 속에 있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래도 우리 백산이 이길 겁니다. 애플은 원래 출시 계획이 내년 말이었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핸드폰 제조업체도 아니니 분명 문제가 생겼을 때 수정보완하는 능력이 우리보다 늦을 겁니다.”
“그렇죠. 팬텍은 어때요?”
“아직 스마트폰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고, 언제 들어올지도 알 수 없다고 합니다.”
“팬텍은 애플과 손을 잡았기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생각했을 텐데, 지금 아쉽겠군요.”
“아마도 프리젠테이션을 마치고 주문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때까지 제대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을 만들면 다행입니다. 물론 예전에 나온 스마트폰을 약간 개량한 수준이라면 당장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 백산과 경쟁이 붙으면서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려니 문제가 생겼을 게 확실합니다.”
“방심은 금물입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세요.”
“예. 회장님.”
“그래도 김 대표님과 대화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군요. 미국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강한 척 했거든요.”
“이렇게 긴장하는 모습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이 백산의 미래입니다. 여기서 애플을 누르지 못하면 힘들 겁니다. 스마트폰하면 무조건 백산이 떠오르도록 만들 생각입니다.”
“저, 회장님.”
“말씀하세요.”
“정 애플이 걱정된다면 시작하기도 전에 그들의 기세를 꺾어버릴 방법이 있습니다.”
한도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김혁수를 바라보았다.
어째 쎄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뭡니까?”
“MP-3죠. 우리가 그에 대한 저작권을 손에 쥐고 있으니 그걸 막아버리면 됩니다. 애플은 결국 MP-3를 뺀 스마트폰을 출시할 텐데, 그건 그야말로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한도영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못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마음에 걸리십니까?”
“분명 소송전으로 이어질 테고, 지루한 싸움이 될 겁니다. 자칫 한국기업이 미국기업의 발목을 잡아 넘어뜨리고 그 위에 올라섰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곤란합니다. 최대한 이미지를 깨끗하게 만들어 널리 알리려고 노력 중인데요. 괜한 구설수를 일으키지 맙시다.”
미국이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나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가진 미국과 감정적으로 싸운다면 손해를 보는 쪽은 백산이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죠. 김 대표님의 승부수는 굉장히 위협적이지만,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못할 정도는 아니죠. 그러기에 좀 위험합니다. 대신 정당하게 승부를 겨뤄 이긴다면 미국에서도 인정받을 겁니다. 그들은 정당한 승부를 좋아하니까요.”
“맞습니다.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걸 확실히 좋아하죠. 또 소송도 지긋지긋하게 하고요.”
한도영은 싱긋 웃었다.
이렇게까지 미리 알고 준비했는데도 이기지 못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경우의 수를 따져봐도 질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우리 마지막까지 힘냅시다.”
“예. 회장님.”
김혁수는 머릴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