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156)
156화
-조종자 성좌까지 나설 정도인가?
최연승은 신기해했다.
고양이 성좌야 어비스의 뜨뜻한 용암지대에서 심심하게 뒹굴거리는 성좌니 맨날 최연승만 보고 있는 게 이해가 갔다.
그에 비해 조종자 성좌는 나름 자기 왕국을 경영하고 있는 성좌.
평소 잘 끼지도 않던 성좌가 이렇게 말을 할 줄이야.
-이 마법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서 하는 소리네. 생각해보게나. 많은 언데드들이 일제히 아이템을 만드는 광경을. 수만, 수십만 개를 만들다 보면 그 중 하나는 걸작이 나오겠지.
최연승은 자신도 모르게 상상해봤다.
온갖 시설들로 들어찬 거대한 공장.
그 공장에서 24시간 일하는 스켈레톤과 구울들.
이것이 레이드 시대의 자동화인가?
[가 그보다 ‘조종자 성좌까지’는 무슨 의미냐고 묻습니다.]-신경 쓰지 마. 별 의미 아니니까. 하긴 그렇군. 나도 언데드한테 그런 일을 시킬 수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세 성좌의 기대를 받자 나태의 여신은 매우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쓸 일 없어서 치워놨는데…
-……
-……
[……]세 성좌가 노려보자 여신은 허겁지겁 말을 이었다.
-찾으면 되잖니. 찾으면!
-빨리 찾아.
-후계자는 나한테 너무 가혹하단다…
나태의 여신이 부리는 권속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은퇴를 했다.
주인을 닮아 권속들도 다 놀고먹고 싶어 하는 것이다.
여신도 그 마음을 이해했기에 배려해줬던 것!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 비법 아는 권속 찾아서 깨우려면 시간이 좀 걸린단다.
여신의 역사가 긴 만큼 권속도 여럿인 법.
그 중에서 찾아내서 깨우고 비법 묻는 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었다.
-수작 부리지 말고 빨리 찾아. 못 찾으면 여신 당신은 나하고 하루 25시간 같이 훈련한다.
최연승은 진심을 담아 협박했다.
그 살벌한 협박에 여신은 식은땀을 흘렸다.
어린 성좌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압박감!
-찾… 찾는단다. 찾으면 되잖니.
* * *
B급 리그의 챔피언, 더글러스의 주변에는 언제나 사람이 몰렸다.
“글렌. 이번 드라마도 정말 대단했어. 네가 나오기만 하면 사람들은 그냥 껌뻑 죽는다고!”
“다음에는 어디에 나갈 생각이야?”
“글쎄. 잘 모르겠군.”
“오랜만에 레이드 한 번 해보는 게 어때? 네가 던전에 들어가면 그 파급력이 대단할 거라고!”
더글러스가 촬영을 마치고 걸어 나오자 주변에 모인 더글러스의 사람들이 각자 한 마디씩 떠들어댔다.
비서부터 시작해서 에이전트, 매니저 등 그 구성은 다양했다.
더글러스는 웃고 있었지만 그 속에 감춰진 속마음은 싸늘했다.
‘하찮은 놈들.’
더글러스를 도와주는 사람들이었지만 더글러스의 눈에는 그저 하찮게 보일 뿐이었다.
[가 당신의 태도에 흡족해합니다.]수집가 성좌가 더글러스의 행동에 흡족해했다.
수집가 성좌가 원하는 건 오랫동안 쌓인 역사 있는 혈통.
그 외의 것들은 모두 하찮은 먼지들에 불과했다.
“더글러스 헌터! 팬이에요!”
지나가던 어린 소년이 두근거리는 목소리로 사인지를 내밀었다.
더글러스의 호위와 매니저가 막으려고 했지만 더글러스는 그들을 말렸다.
“이리 와라. 사인해줄 테니까.”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역시 더글러스는 인성부터 다르구나!
B급 리그의 챔피언에, 본인도 A급에 가장 가까운 헌터.
그런 높은 위치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고 팬들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주다니.
“감사합니다!”
소년을 돌려보내고 나서 더글러스는 속으로 욕했다.
‘귀찮은 놈 같으니.’
[가 당신의 태도에 더욱 흡족해합니다.]수집가 성좌의 눈에 더글러스는 아주 마음에 드는 권속이었다.
애초에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권속을 뽑는 성좌는 없었지만, 그 중에서도 더글러스는 특출났다.
성좌의 성격과 매우 잘 맞는 오만한 성격!
에이전트가 더글러스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더글러스. 맥켄지 주니어에게 줬던 도전권 기억나?”
더글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B급 리그의 4위. 맥켄지 주니어.
B급 리그의 상위권들은 대부분 성좌와 계약한 헌터들이었다.
헌터 본인의 재능에 성좌가 내려준 힘이 합쳐졌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맥켄지는 확실히 위협적인 상대였다. 더글러스 자신이 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 놈이 도전권을 양보했다더군.”
“뭐라고? 누구한테?”
“연승 최? 그 요즘 유명해진 무공 사용자 있잖아.”
“!”
생각치도 못한 상대의 이름에 더글러스는 고개를 돌렸다. 에이전트는 재밌다는 듯이 낄낄 웃으며 말했다.
“차라리 잘 됐지. 4위보다는 20위가 낫잖아?”
“맥켄지가 왜 양보한 거지?”
“글쎄? 뒤에서 무슨 거래가 있었겠지. 걱정 마. 우리한테 손해는 조금도 없으니까. 욕은 저쪽이 먹지.”
완전무결한 챔피언 더글러스.
그에 비해 상대는 이제 막 치고 올라오는 헌터.
그런 주제에 뒷거래로 도전권을 얻어냈으니, 사람들에게 욕 좀 먹을 수밖에 없으리라.
-10위 헌터도 도전 못하고 있는데 니가 무슨 권리로 도전하는 거냐! 우우우!
-저런 놈과 붙을 거면 맥스에게 도전권을 줘라!
게다가 더글러스 입장에서도 맥켄지보다는 최연승이 나았다.
훨씬 더 약한 상대 아닌가.
“무공으로 화제 모으고 있지만 너 정도면 충분히 밟아버릴 수 있어. 그대로 짓밟아버려.”
“짓밟는다니. 난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싸울 뿐이야. 상대가 누구든 간에 진지하게.”
“녀석. 겸손하기는.”
에이전트는 웃으며 말했다.
옆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더글러스 같은 헌터는 정말 본 적이 없었다.
헌터란 건 기본적으로 개새끼들이 많았다. 그리고 지위가 올라갈수록 더더욱 내면의 개새끼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글러스는 저런 대단한 위치에 있는데도 한 번도 건방진 짓을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솔직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면 경기 잡는다? 건방진 놈한테 챔피언이 어떤 건지 보여주라고.”
더글러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걸어 나갔다.
그 얼굴은 매우 차가워져 있었다.
* * *
“와…”
“한동안 최연승 스마트폰 뺏어야 하지 않나?”
엘리자벳은 걱정된다는 듯이 물었다.
인터넷에서 욕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기세가 좋아도 그렇지 챔피언한테 바로 도전하는 게 말이 되냐?
-맥켄지는 뭘 받았길래 양보한 거냐?
-더러운 뒷거래는 물러가라!
막시밀리안과 붙을 때도 욕을 꽤 먹은 최연승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달랐다.
막시밀리안은 팬이 많은 만큼 안티도 많았지만, 더글러스는 압도적으로 팬이 많은 것이다.
게다가 그는 챔피언이었다.
리그의 팬들은 실질적으로 더글라스의 편이나 마찬가지!
“이 정도면 괜찮은 편 같은데?”
그러나 스몰우드는 의외로 괜찮다고 판단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반대 의견도 나온 것이다.
-A급 몬스터 잡았으면 도전할 권리 있지. 지금 B급 10위권 대에서 A급 몬스터 잡은 놈 있나?
-꼬우면 A급 몬스터 잡고 오던가. 그 순위 좀 높은 게 뭔 의미 있음? 먼저 들어와서 많이 싸운 게 전부 아님?
-헌터라면 몬스터 잡고 나대야지.
-몬스터 잡는 걸로 나댈 거면 왜 UHC에 들어오냐?
-애초에 UHC 목적이 헌터들을 단련하는 건데 니가 이상한 거 아니냐?
일방적으로 욕먹는 게 아니라, 저런 의견이 꽤 보이는 것만 해도 성공이었다.
20위대 헌터가 챔피언한테 도전했는데 저런 의견이라니.
그만큼 최연승이 최근에 화제를 끌어 모으고, 기세가 좋다는 뜻이었다.
사람들은 언제나 스타를 응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새로운 스타를 원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갑자기 밑에서 치고 올라온 최연승은 새로운 스타처럼 보이는 것이다.
혜성처럼 등장해 B급 리그의 헌터들을 박살내고 그 위로 올라가버리는 스타!
…물론 황경룡이 관련 업체에 전부 다 압박을 넣은 것도 컸다.
-최소한 중립 기어 넣고 보도해라. 최연승 욕하는 새끼 있으면 진짜 목숨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이렇게 전했고, 관계자들은 황경룡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헌터들은 그 정황은 알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무조건 이겨야 해. 지면 개망신이야. 1년 정도는 경기 못 나갈 걸.”
최연승이 기세가 좋은 건 무리한 경기를 뛰어도 그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이었다.
이기면 모든 것이 옳은 세계!
아무리 경기 전에 입을 털고, 온갖 사건사고를 일으키고, 팬들을 두들겨 패는 개차반 인성이라도 경기에서 이기면 모든 게 용납됐다.
하지만 그럴수록 패배의 반작용도 커졌다.
이렇게 무리하게 경기를 잡았는데 최연승이 지기라도 한다면…
욕으로 도배되는 건 물론이고, 다른 순위의 헌터들이 한동안 최연승과 붙지도 않을 것이다.
“너희 거기서 뭐하냐?”
“어? 아니. 어. 오늘 날씨 보고 있었어.”
“지금 하늘 보면 쨍쨍한 게 보이는데 날씨를 따로 보고 있었다고?”
최연승은 스몰우드를 이상한 놈 보듯이 쳐다보았다.
뭐 미래예지 스킬이라도 있나?
“아, 아니. 친구. 우리 속담에 ‘햇빛 쨍쨍할 때 날씨를 미리 확인해라’란 말도 있다고.”
“그런 속담도 있나? 희한하군.”
최연승은 어깨를 으쓱거리더니 걸어갔다.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이미 가득 들어차있었다.
최연승이 들어서자 폭발적인 야유가 터져 나왔다.
-비겁한 자식!
-정정당당하게 승부해라!
-나이만 많은 게 어디서!!
보통 사람이었다면 부들부들 떨거나, 빠르게 지나갔을 정도로 심한 야유였다.
그러나 최연승은 눈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
‘지껄이던가 말던가.’
어비스에서 만 년 넘게 살다 보면 저런 야유는 달달한 디저트 같이 들렸다.
악마들 영역에서 객잔 운영하다보면 듣는 욕이 저것보다 100배는 심한 법.
“퉷!”
가까이 있던 사람이 최연승에게 침을 뱉었다.
최연승은 피한 다음 멱살을 잡고 뺨을 양쪽으로 올려붙였다.
짝짝짝짝짝!
“악! 악! 크악!”
“어디서 더럽게 이 자식이.”
어떤 놈이 멀리서 날계란을 던지자 최연승은 재주도 좋게 그걸 잡아서 다시 집어 던졌다.
팍!
-우우우우우!
-뭐하는 짓이냐!
야유가 커지자 최연승은 맞받아쳤다.
“닥쳐라!!”
내공을 담은 함성은 여기 모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눌러버리고 위압해버렸다.
주변이 확 조용해지자 최연승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좀 괜찮군. 나 들어갈 때까지 조용히 입 다물고 있어라.”
“……”
“……”
최연승이 들어가고 나서야 몰린 사람들은 입을 열 수 있었다.
-■■■■■! ■■■■!
-■■■■!
미친듯이 쏟아지는 욕을 보며, 클랜 헌터들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저건…
완전히 악당 포지션이잖아!
불에 기름을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라 아예 부어버리는 수준!
‘최연승 저 자식 즐기는 거 아니야?’
‘진짜 뒷감당 어쩌려고…’
* * *
경기가 끝나자 모든 사람들이 침묵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본 경기 중 가장 대단했던 경기였던 것이다.
관중들 스스로 본 것에 압도될 정도로 완벽했던 경기!
욕하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 정도로 경기는 치열하고 수준이 높았다.
그리고 그 승자는 최연승이었다.
‘장난 아니군.’
최연승은 솔직하게 감탄했다.
더글러스가 악신 성좌와 계약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 순간 최연승의 눈앞에 미래가 찾아왔다.
가 발동된 것이다.
“……”
그리고 최연승은 경악했다.
더글러스가…
갑자기 미쳐 날뛰기 시작하더니 주변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여대는 것이다.
“?????”
스킬이 고장 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