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무슨 짓이냐? 왜 저 하찮은 모기 새끼를 돕는 거지?
이해자 성좌는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최연승은 수련의 화신이 부리는 권속.
그리고 이해자 성좌는 수련의 화신과 손을 잡았다고(적어도 자기 자신은) 믿고 있었다.
그런 권속이 자기 앞을 막아서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이봐. 여기 사람들을 다 죽인다고 하는데 그러면 가만히 있을 줄 알았나?”
어차피 네 주인의 하수인도 아니잖느냐?
이해자 성좌는 가진 칭호가 무색하게 최연승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다.
자기 성좌를 섬기는 이들도 아닌데 굳이 구해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 말에 몇몇 뱀파이어들도 그럴듯하다고 생각했는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그러게, 왜 도와주는 거지. 인간?
“어비스에서 노는 너희 야만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 지구의 인간들은 보통 민간인들이 수백만 단위로 죽어나갈 일이 생기면 누구든 나서서 막는 편이다.”
최연승은 경멸 섞인 어투로 말했다.
어비스의 종족들은 마법 스킬은 고도로 발달했지만 그 외는 오히려 지구보다 덜 발달한 야만족들 같을 때가 많았다.
특히 민주주의 같은 개념들은 더욱 그랬다.
지구는 옛날 옛적에 왕의 목을 단두대에서 썩둑썩둑 따고 끝장냈지만, 어비스의 종족들은 대부분 전제군주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대통령과 의회가 뭔지도 잘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을 부족장이나 왕으로 착각할 정도였으니.
-하지만 아까 너는 네 동족을 망설이지 않고 죽였잖나?
뱀파이어 중 한 명이 문득 떠올랐다는 듯이 물었다.
분명히 아까 영국 헌터들 여럿을 최연승이 찢어발겼던 것이다.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지.”
-…???
뱀파이어들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하는 걸 보면 이 영국인들을 별로 좋아하는 거 같지 않은데, 그런데 또 도시에 있는 영국인들의 목숨은 도와준다니.
듣고 있던 가르한샤가 입을 열었다.
-젊은 뱀파이어들아. 그게 바로 명예다.
-…!
-자신이 아끼고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자신이 싫어하고 꺼리는 것이라도 긍휼히 여겨 나설 수 있을 때, 진정 명예가 나오는 법 아니겠는가.
가르한샤의 말에 뱀파이어들은 감명 받은 표정으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최연승은 살짝 찔렸다.
‘…지금 내가 성좌전 승리한 상태라서 이러는 건데.’
최연승이 사람들 수백만 죽어나가는 걸 그냥 보고 있을 정도로 악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욕심도 없이 선행에 나설 정도로 호인도 아니었다.
지금 최연승의 품속에는 성물이 이미 들어 있었던 것이다.
승리 선언만 하면 성좌전은 이대로 끝난다!
…하지만 최연승은 그러지 않았다.
아다콰니엘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 안 하시는 건지 궁금합니다.”
“성좌전이 끝나면 저 놈 도움을 못 받을 거 아닙니까.”
최연승은 가르한샤와 뱀파이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거대 슬라임 성좌의 난폭한 성격을 봤을 때, 성좌전이 끝난다고 가만히 멈출 놈이 아니었다.
화풀이를 하기 위해 런던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놈.
그런 만큼 가능한 여기서 확실하게 막아야 했다.
가르한샤와 뱀파이어 일족들의 강함을 생각해봤을 때, 그 힘은 무조건 빌려야 하는 상황.
‘막는 걸 떠나서 그냥 도시 파괴로 난리를 치기 시작하면 답이 없어진다.’
최연승은 상대 공격을 피하고 흘려보내면서 공격을 꽂아 넣는 기술의 달인이었지, 상대가 사방팔방에 광역기를 쓰는 걸 다 막아낼 순 없었다.
최소한 놈을 여기 잡아 둘 인원이 필요한 것이다.
“과연… 최연승 헌터께서는 약간 치사한 방법도 거침없이 쓰시는군요. 훌륭하십니다.”
“…아, 아니. 치사하다고 하기는 좀…?”
아다콰니엘한테 이런 말을 듣자 최연승은 살짝 당황했다.
물론 아다콰니엘은 칭찬의 의미로 말한 것이었지만 최연승에게는 그렇게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좋다. 필멸자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어주는 것도 성좌의 역할이니까!
‘누가 보면 성좌 된지 한 1만년은 된 줄 알겠군.’
최연승은 속으로 혀를 찼다.
성좌 경력도 얼마 안 되는 놈이 거만떠는 걸 보니 좀 재수가 없었던 것이다.
-어디서 저런 재수 없는 성좌가 나온 건지 모르겠구나.
가르한샤는 강력한 힘이 담긴 목소리로 외쳤다.
-나의 일족들이여! 진형을 만들어라! 저 성좌를 막아야 한다! 일족의 명예를 걸고, 이 도시에 있는 주인님의 하수인들을 지켜라!
네놈들을 전부 박살낸 다음 이 도시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리겠다. 감히 날 속인 놈도, 감히 건방지게 덤벼든 의 권속 놈도 이 꼴을 보고 정신을 차리겠지!!
* * *
“……”
“……”
싸움 구경하려고 나와 있던 런던 시민들은 거대한 슬라임의 외침에 경악했다.
누가 이기든 간에 시민들한테는 피해가 안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미친 놈이었던 것이다.
“뭐… 뭐라고 지껄인 거야 저 거대한 액체 괴물놈이??”
“도망쳐! 모두!”
시민들은 패닉에 빠져 길거리를 달리기 시작했다.
뒤늦게 나와서 슬라임의 외침을 듣지 못했던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물었다.
“뭐야. 어딜 가는 거야 다들?”
“슬라임 놈이 우리를 전부 죽인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헛소리겠지. 성좌들은 우리를 그렇게 쉽게 죽이지 않아. 우리를 좋아한다고.”
“…비켜! 멍청한 새끼들아!”
시민들 사이에도 충돌이 일어났다.
수집가 성좌가 오랫동안 영국을 지배하면서, 성좌를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사람들도 꽤 많이 생겨난 것이다.
그들은 예전에 사라진 영국 왕실이나 정부보다 수집가 성좌가 훨씬 더 좋은 지도자라고 생각했다.
“이 자식들이 도망치려고 한다! 수집가 성좌께서 분노하시기 전에 이 자식들을 막아!”
“멍청한 새끼들아 비켜! 이러다 다 죽는다니까!”
“모두들 돌아가라!”
영국 경찰들까지 나와서 길을 막기 시작했다.
원래 정부와 달리, 수집가 성좌 밑에서 취임한 영국 경찰들은 성좌의 명령을 듣는 존재들.
당연히 허락 없이 런던 시민들이 도시를 떠나는 걸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경찰 여러분들! 저 놈들이 지금 도시를 빠져나가려고 합니다! 성좌님을 배신하려는 놈들이에요!”
“이런 답답해서 환장할 새끼들 같으니! 이러다 다 죽는다니까!!”
빠져나가려던 시민들은 답답해서 죽으려고 했다.
지금 한시라도 빨리 도시에서 멀어져야 하는데 이 멍청한 놈들은…
콰아아아아앙!
귀를 찢는 폭음과 함께 슬라임의 거대한 신체가 떨어져 날아갔다.
물컹물컹한 점액 덩어리가 건물 위로 부딪히자 그대로 건물이 녹아내렸다.
“……”
“……”
그 초현실적인 광경에 싸우던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지금 이게 무슨…
쿵!
그리고 그 위로 최연승이 착륙했다.
이해자 성좌가 퍼부은 강한 공격을 흘려보내며 뒤로 몸을 날린 것이다.
착지한 최연승은 주변에 모인 사람들을 보고 의아해했다.
“여기 모여서 뭐하나?”
방금까지 그렇게 멱살 잡고 치열하게 싸우던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시민들을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던 경찰들까지 침묵!
“저… 저 사람들이 우리 도망치려는데 막으려고 하고 있어, 최연승 헌터!”
“저 놈들은 성좌와 붙어먹은 놈들이다! 최연승 헌터! 저 놈들을 없애버려!”
퍽!
최연승은 주먹을 가볍게 채찍처럼 휘둘렀다.
…방금 입을 연 사람에게.
보고 있던 경찰은 당황해서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외부에서 들어온 헌터는 성좌와 결탁한 사람을 공격해야 하지 않나?
“아. 미안하게 됐군. 처음 보는 사이인데 나한테 명령하는 게 기분 나빠서 그만.”
“……”
“……”
모여 있던 시민들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급속도로 진정했다.
최연승이 어떤 사람인지 방금 행동 하나로 깨달은 것이다.
외부 언론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A급 헌터=영웅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A급 헌터들은 영웅이라기보다는 힘 센 양아치에 더 가까운 이들.
성좌가 지배하는 곳에 오래 머무르느라 잊고 있었지만 헌터 심기 거스르는 순간 뒤져나갈 수도 있었다.
“어이. 대피 명령 내려.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우두머리가 누구지?”
“우, 우두머리라뇨?”
“너희들의 우두머리.”
“경찰청장 각하를 말하시는 거면…”
“누군진 모르겠는데 빨리 전해. 대피하는 시민들 막아서 괜한 피해 만들지 말고, 도시 밖으로 빼놓으라고. 그래야 사람 덜 죽을 것 아닌가.”
“하지만 성좌께서…”
퍽!
또 한 명의 경찰이 혼절하고 쓰러졌다. 최연승은 옆에 있던 경찰에게 물었다.
“어이.”
“연락하겠습니다! 연락하겠습니다!”
“음. 그래.”
최연승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이럴 때 폭력만큼 편한 게 없었다.
“우두머리한테 전해서 일처리 똑바로 못 하면 나하고 일대일로 대면하게 된다고 전해라. 지금 도시 돌아가는 상황 보이지? 성좌 눈치 보인다고 잔머리 굴리면 너부터 죽는 거다. 알겠나?”
“예, 예!”
* * *
가르한샤는 점점 힘에 부치는 걸 느꼈다.
애초에 아무리 봐준다 하더라도, 성좌와 필멸자가 맞붙는 게 말이 안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해자 성좌는 싸우면서 존재력을 쓰는 법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다.
‘큰일이군…!’
갑자기 붉은 안개가 사라지더니 그대로 봉인되었다.
[가 권능을 사용합니다!]모기 놈아! 막아봐ㄹ…
쾅!!
그런 가르한샤를 구해준 건 최연승이었다.
강기로 온몸을 뒤덮고 그대로 탄환처럼 쏘아져나가 슬라임의 거체를 그대로 날려버리는 강격!
또 한 번 훼방을 당한 이해자 성좌가 울부짖었다.
진짜 더럽게 짜증나는구나!
“도시를 두고 물러난다면 서로에게 편하겠지.”
내가 이런 모욕을 당하고도 그냥 있을 것 같나?
‘몇 대를 더 패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군.’
최연승은 혀를 찼다.
이해자 성좌가 지금 잔뜩 분노한 상태지만, 그 분노가 사라지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면 물러설 것이다.
여기서 이렇게 싸워봤자 남는 것 하나 없었으니까.
문제는 언제 제정신이 돌아오느냐?
싸워라!
“…?!”
최연승은 이해자 성좌가 뭘 불러내나 싶었다.
그 정체는 곧 드러났다.
다른 곳에 숨어 있던 성전 기사단 헌터들이 나타난 것이다.
“최연승 헌터.”
굳은 표정으로 말하는 이들에게, 최연승은 어이가 없어서 되물었다.
“진심이냐? 지금 저 놈이 런던을 날리려고 하는데 협조한다고?”
“악신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필요한 희생입니다.”
“그렇군.”
‘내가 괜히 미친 놈들과 대화를 시도했군.’
최연승은 뒤를 가리켰다.
“그런데 저건 뭐냐?”
“?”
성전 기사단 헌터들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최연승은 번개처럼 강기의 탄환을 쏘아냈다.
푸푸푸푹!
마치 기관총 앞에 선 병사들처럼, 성전 기사단 헌터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쓰러졌다.
야 이 멍청한 인간 놈들아!
“성좌시여. 원하는 게 있다면 말해보십시오. 여기서 난동을 피운다고 무엇이 해결되겠습니까?”
아다콰니엘이 입을 열었다.
지금 두 세력의 싸움은 팽팽한 교착 상태였다.
이해자 성좌는 어떻게든 포위망을 뚫고 런던을 박살내고 싶었지만 그럴 때마다 최연승이 일격을 날려 움직임을 묶어 놓았다.
최연승은 이해자 성좌를 쓰러뜨리고 싶었지만 이 슬라임은 성좌.
존재력까지 사용하자 그 재생력과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걸 성좌도 슬슬 느꼈는지 말했다.
수집가 성좌가 갖고 있는 모든 걸 뺏어서 부술 수 있는 기회! 네놈들이 아무리 저 인간놈들을 지키려고 해도 나는 반드시 복수하고 말겠다! 그러니 비키란 말이다!
“그러실 것 없습니다.”
아다콰니엘은 최연승과 눈빛을 교환했다. 이제 이해자 성좌에게 말을 해도 될 것 같았다.
“이 싸움이 끝나면 이 땅과 하수인들은 제 주인과 수련의 화신께서 같이 다스리게 될 테니 말입니다.”
무슨 소리냐?
-진짜 그게 무슨 소리인가??
옆에서 지쳐서 헐떡이던 가르한샤가 정신이 번쩍 드는 목소리로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