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349)
349화
이 주변에 이렇게 헌터들이 많았나 싶을 정도로 구름처럼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럴 만도 했다.
지금 여기서 무공 이야기에 솔깃하지 않은 헌터들은 없었으니까.
쓰는 즉시 바로 위력으로 입증이 되는데, 평소에 무공에 관심이 없었어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한세하는 브로커… 아니, 공무원한테 물었다.
“그래서 여기 규칙이 정확히 어떻게 되지?”
“아. 예. 먼저 정해진 곳에서 이동하실 때에는 보고를 해주셔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지.’
한세하는 듣자마자 어길 생각부터 했다.
애초에 중국 헌터들도 한국 와서 위치보고 안 하고 훌쩍 움직인 다음에 ‘아 몰랐는데 뭐 어떻게 합니까’하며 문제 일으키지 않았나.
이건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었다.
“지금 주변에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특이한 몬스터 숫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헌터 분들의 전력이 많이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찾아와주신 헌터 분들께 감사드릴 뿐이지요.”
“그런 사람들한테 무공서를 사기쳐서 파는 건 되고…?”
“사, 사기라니요? 헌터 분들을 위해 발품 팔아가며 아이템을 찾아온 겁니다!”
공무원은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했다.
물론 어떻게 보면 사기라고 할 수도 있었다. 공무원도 당에는 숨기고 비밀로 하고 있었다.
당 고위 간부들은 그가 하는 애국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암시장의 아이템을 비싸게 팔아서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이게 애국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헌터들도 다 만족했다. 이건 사기가 아니었다. 서로 행복해지는 거래일 뿐.
“최연승 헌터! 나한테 맞는 무공이 뭔지 궁금하다!”
“맞습니다! 그걸 어떻게 찾을 수 있습니까?”
구름처럼 몰린 헌터들은 최연승에게 아기새처럼 질문을 던져댔다.
‘평소에 이 절반만 관심을 보여줬으면 얼마나 좋나.’
최연승은 속으로 혀를 찼다.
무공의 이미지가 많이 좋아지고, 무공으로 상위 등급에 올라가는 헌터들의 숫자가 대폭 늘긴 했지만, 여전히 무공에 관심이 없는 헌터들도 많았다.
-무공? 한 번 익혀보려고 했는데 마법에 비해서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더라고.
-무공을 익히면 무조건 근거리 포지션을 맡게 되잖아. 난 원거리에서 싸우고 싶다고. 근거리 탱커 사망률이 얼마나 높은지 알고나 하는 소리야?
그런데 여기서 무공의 위력이 대폭 오르니 관심 없던 놈들도 하나둘씩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나쁜 건 아니지만 좀…
‘하지만 지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순 없다.’
“지금 내가 산 무공은 어떤 무공인지 평가해줄 수 있나?”
“되게 그럴듯한 이름이라서 샀는데 이게 정말 제대로 된 무공인지 궁금하다!”
‘후후. 최연승 헌터. 아무리 당신이라도 여기 있는 사람들을 돌아서게 만들지는 못할 겁니다.’
공무원은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최연승이 이렇게 나타난 건 당황스럽긴 했지만, 헌터란 족속들은 원래 더럽게 말을 안 듣는 놈들인 것이다.
만약 최연승이 여기서 ‘암시장에서 파는 무공들은 모조리 허섭스레기다!’라고 외친다면?
지금 당장이야 ‘그런가?’하는 헌터들이 좀 나올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암시장에 몰릴 것이다.
-진짜 쓰레기가 맞나?
-최연승 헌터가 우릴 속인 걸 수도 있잖아.
-하긴 견제하려고 그런 거짓 정보를 줬을지도…
-익혔을 때 효과 좋았는데! 속은 거야!
사람들은 믿고 싶은 걸 믿었다.
심지어 이렇게 효과를 직접 체험했는데 쓰레기라고 몰아봤자…
“여기 있는 무공들은 확실히 다 괜찮은 무공들이다. 하지만 그거 알고 있나? 에서는 이 무공들을 전부 다 수집해서 새로운 무공들을 개발하고 있다. 지금 B급에 도달한 무공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바로 그 덕분이다.”
“!!!”
“그런 비밀이…!”
“최, 최연승! 그 무공은 어떻게 구할 수 있지!? 드래곤 인더스트리 계열 클랜에 들어가야만 구할 수 있나!?”
“음. 솔직하게 말하겠다. 아주 희귀한 상승무공들은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동안 그럴 생각도 없고.”
최연승의 말에도 헌터들은 놀라지 않았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비싼 돈 주고 개발한 새 스킬들을 그렇게 쉽게 공개하진 않겠지.”
“아마 A급 헌터 포섭하려고 준비해놓지 않았을까?”
“저번에 중국 클랜에서 마법서로 B+급 헌터 영입하려고 하지 않았나?”
클랜들 사이에서는 너무 당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마법이나 스킬 관련으로 거래하는 건 헌터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당연한 일!
“하지만 그 미만의 무공들은 공개할 생각이 있다.”
“!”
충격적인 발언에 헌터들은 할 말을 잃었다.
정말로 공개한다고!?
“말… 말도 안 돼! 아무 조건도 없이!?”
“물론 돈은 받겠지.”
“돈? 돈은 당연한 거고. 다른 건? 클랜에 의무적으로 들어가야 하거나…”
“그런 건 없다. 어디까지나 순수한 의도로, 가 헌터들을 위해 공개하는 거니까.”
“…!”
자리에 있던 헌터들은 진한 감동을 느꼈다.
최연승이 다른 헌터들과 다르다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헌터가 헌터지 뭐가 다르냐’하며 시큰둥하던 사람들도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세상에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있을 줄이야!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자 공무원이 당황해서 끼어들었다.
“그, 가격이 상당히 비싸지 않겠습니까? 가 개발했다는데…”
“지금 가격이 문제겠나! 저런 스킬을 얻을 수 있다면 돈을 빌려서라도 써야지.”
“제가 소개한 시장은 훨씬 더 싼 가격에…”
“아니. 너무 싼 아이템은 오히려 믿기 힘들지. 에서 개발했다면 한 번 믿어봐도 되겠어.”
“……”
벌써부터 헌터들은 최연승 앞에 줄을 서서 자기가 먼저 무공을 얻기 위해 날뛰고 있었다.
바로 현금을 이체하는 헌터부터 시작해서 갖고 있던 아이템으로 급히 지불하려는 헌터들까지.
그걸 보며 최연승은 생각했다.
‘돈 버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군.’
그냥 머릿속에서 바로 지어낼 수 있는 무공 하나 때문에 이렇게 돈이 모이다니.
생각보다 장사란 게 쉬웠던 것인가?
* * *
최연승의 자비로운 공유 덕분에, 근처 모인 헌터들은 입만 열면 최연승의 칭찬을 늘어놓았다.
“다른 기업 놈들은 본을 받아야 해! 역시 헌터 출신이 기업을 맡아야 한다니까!”
“피도 눈물도 없는 기업가 놈들이 레이드를 알겠냐 이 말이지.”
전세계 각국에서 왔지만 서로 의사는 확실하게 통했다.
게다가 최연승에게 얻은 무공서들은 효과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주변은 전체적으로 무공이 강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무공이 그렇게 효과가 있다고? 단체로 마약이라도 한 거 아니야?
-뭔 집단 환각도 아니고…?
물론 찾아가지 않은 헌터들은 이런 반응에 황당해했다.
중국 쪽에 들어간 헌터들이 갑자기 단체로 미쳤는지 무공을 속성으로 배워서 강해졌다고 찬양을 늘어놓는데, 너무 이상했던 것이다.
-혹시 중국 정부에서 협박한 거 아니야?
-근데 중국 정부에서 최연승이 제공한 무공 좋다고 협박해서 뭐하는데?
-…그건 그렇지.
다들 혼란스러워하는 와중에도 레이드는 진행되었다.
무공만 배우러 온 건 아니니 헌터 클랜들은 각자 정보 공유하며 몬스터가 나온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최연승한테도 해당되는 일은 아니었다.
“최연승 헌터께서는 지금 아직 움직이실 일이… 빠득… 없으신 것 같습니다…”
“불만이라도 있나?”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공무원은 세상이 무너진 표정으로 우울하게 대답했다.
최연승 덕분에 암시장 수입이 싹 사라졌으니, 절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최연승은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공무원은 세상이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표정으로 걸어왔다.
“암시장에서 파는 아이템은 내가 사주지.”
“…정말이십니까!?”
공무원의 얼굴이 갑자기 확 밝아졌다. 허리가 꼿꼿해지고 눈빛은 기운으로 충만해졌다.
“그래. 여기서 돈을 얼마나 벌었는데 그 정도 못 사주겠나.”
“최연승 헌터…! 저는 사실 최연승 헌터께서 지금 세계의 헌터들 중 가장 대단한 영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부나 당의 헌터들보다 최연승 헌터가 더 위대한 헌터라고! 사람들이 다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군요!”
‘…돈의 힘이 무시무시하군.’
공무원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정도면 돈의 힘이 놀랍긴 했다.
자본주의의 마력!
물론 최연승이 중국에서 활약을 좀 하긴 했다지만 이렇게 격렬한 반응이 바로 튀어나올 줄이야…
“무엇을 원하십니까?”
공무원은 매우 공손해진 태도로 입을 열었다.
알고 보니 공무원은 향장을 맡고 있는 나름 높은 위치의 간부였다.
한국으로 치면 5급 이상의 공무원이었고, 사람 많은 중국에서는 더 어깨에 힘 주고 다닐 수밖에 없는 자리인 것이다.
‘아니 그런데 이렇게 장사를 하나?’
향장, 공타오는 매우 당당했다.
“저도 한몫 챙기고 은퇴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챙기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지도 않습니다.”
“매우 자본주의적으로 진취적인 사상을 갖고 있군… 그래서 지금 상황이 어떻다고?”
최연승은 예전에 아이네가 한 말을 떠올렸다.
-중국에서 정보 빼는 건 생각보다 되게 쉬운 편이야. 거기 돈만 주면 매수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서…
-어느 나라나 다 똑같지 않나?
-아니. 가보면 알아. 좀 많이 적극적이란 말이지.
‘그래. 확실히 다르군.’
공무원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장사를 시도할 줄은 최연승도 예상하지 못했었다.
“사실 지금 당에서도 토벌 계획이 없는 모양입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왜지?”
“이 이 상황을 유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
주인 성좌가 만약에 이 상황을 유도한 거라면, 중국 정부로서는 초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북부를 점령당한 치욕적인 역사가 있는데 다시 한 번 악몽이 반복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헌터들은 다 북쪽으로 모으고 있다고?”
“아마 그렇지 않을까요? A급 헌터들도 비상이 걸렸다고 들었습니다.”
“여기 상황은?”
“해외에서 헌터들을 불러와서 막으려는 모양입니다. 아시다시피…”
공타오는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이번 사태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는 건 최연승도 알고 있었다.
‘하긴 정말로 그런 속셈일지도 모르겠군.’
“그런데 이런 식으로 되나? 아무리 그래도 A급 헌터가 몇 명은 더 있어야 뭘 해볼 텐데. 해외에서 A급 헌터가 더 올리도 없을 거고.”
“……”
공타오는 황당하다는 듯이 최연승을 쳐다보았다.
최연승과 한세하도 A급 헌터 아닌가.
이걸 뒤늦게 안 중국 쪽에서 얼마나 난리가 났는데…
– 클랜의 인원 중 A급 헌터가 둘이나 참가했습니다! 지원 명목으로 참가한 모양입니다!
-무슨 속셈으로!? 돌려보내!
-안 됩니다! 지금 한 명이 아쉬운 상황인데 A급 헌터를 돌려보냈다가는…
-하지만 무슨 속셈인지도 모르잖나!
-지금은 일단 받고 봐야 합니다!
몇몇 간부들이 멱살 잡고 싸울 정도로 격렬한 회의 끝에 OK가 나온 것이다.
“나는 선량하고 관대한 사람이니까 온 거고, 다른 A급 헌터들이 머리에 총 맞지 않는 한 여기 돈 받으려고 오지는 않을 텐데.”
“최연승 헌터 있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어디선가 본 적 있는 얼굴이 들어왔다.
냉혹하고 비정해 보이는 인상.
을 섬기는 A급 헌터, 조셉 그랜트였다.
“오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이 주변의 헌터들을 휘어잡다니. 역시 너 정도 되는 헌터만이 할 수 있는 일이겠지.”
“뭔 개…”
“잠깐. 잠깐. 내가 맞춰보도록 하지. 이걸 그냥 했을 리는 없겠고… 여기 헌터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서 중국 정부를 협박할 생각이로군? 그것 말고는 없지.”
“……”
최연승은 뭐라고 해명하려다가 귀찮아져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마음대로 생각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