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nstellation Returned From Hell RAW novel - Chapter (465)
465화
졸지에 갖고 있던 영혼석들을 에게 뺏기게 된 악신 성좌들은 황당함과 충격으로 말도 하지 못했다.
[가 호탕하게 웃습니다!] [가 더욱 더 호탕하게 웃습니다!] [가 어비스 끝까지 들릴 웃음소리를 터뜨립니다!]선신 성좌들이 ‘저거 좀 심한 거 아닌가?’싶을 정도로, 는 미친듯이 비웃어댔다.
악신 성좌들은 부들부들 떠느라 제대로 대꾸도 하지 못했다.
[가 어떻게 된 거냐고 에게 화를 냅니다!]그 중에는 에게 분노하는 악신 성좌들도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여기 악신 성좌들은 지구의 침공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그들이 그대로 무너지느냐, 아니면 새로운 상급 성좌로 자리잡느냐의 싸움.
그들은 갖고 있던 영혼석들을 사용해 어비스의 떠돌이 용병들을 끌어들였고 갖고 있는 권속들을 지구에 투입시켰다.
그런 상황에서 에게 내기의 패배로 지출까지 해야 한다니.
출혈이 커도 너무 컸다.
…물론 이 그런 사정을 이해해 줄 성좌라면 애초에 악신 성좌가 아니었을 것이다.
이 버러지 같은 놈들이 기껏 떠먹여줬더니 네놈들 힘으로 해낸 줄 알고 기고만장해졌구나!
[이 모여 있는 성좌들을 모욕합니다.] [이 의 영역을 약탈합니다.] [가 분노합니다!] [가 뭐하냐고 비웃습니다.]방금까지 단합되어 있었던 게 거짓말인 것처럼 악신 성좌들은 서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는 즐겁게 웃으며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든든하게 얻었으니 이 패배자들의 추한 다툼에 낄 이유가 없…
[가 의 영역을 약탈합니다.] [가 분노합니다!]* * *
“잘했다. 일레야!”
“……”
일레야는 지쳐서 대꾸도 못했다. 낮은 목소리로 ‘악덕사장’같은 말을 한 것 같기는 했지만 최연승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든 승리한 것이다.
‘여러 권속들이 힘을 합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다콰니엘은 다른 권속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특히 최연승과 일레야 같은 경우에는 이번 성좌전에서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활약을 보여줬다.
다른 권속들도 최연승과 일레야를 칭찬하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잠깐. 괜찮은 게 맞나?”
바르바기는 일레야를 보며 당황스러워했다.
멀쩡하게 서있는 최연승에 비해 일레야는 거의 반쯤 시체 같았다.
성좌전에서 얼마나 영혼을 혹사시켰으면 저러는 거지?
“괜찮다.”
“으으읏… 으으으읏.”
일레야는 뭔가 말하려고 손을 허우적거렸지만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다른 권속들은 정말 괜찮은 게 맞나 고민했다.
‘음. 최연승이 괜찮다고 했으니 괜찮은 게 맞겠지.’
“은 이걸로 더 이상 침공에 나서지 못할 거다. 지금 자신의 패배를 수습하기도 바쁠 테니.”
상급 성좌들에게도 성좌전에서의 패배는 쓰라렸다.
아무리 이라 하더라도 이번 성좌전의 타격이 없을 리 없었다.
최연승에게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건 물론이고, 침공을 시도하고 있는 악신 성좌들에게까지 불신을 사게 됐을 테니.
“나는 이제 주인님의 다음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생각이다. 최연승. 다음에 같이 싸울 기회가 생기면 좋겠군. 그레이 엘프의 부족으로 들어오고 싶다면 언제든 말해라.”
“나, 나도 다음 싸움에 다시 만나길 기대하겠다. 거, 거인들과 결혼하고 싶으면 말해라.”
권속들은 최연승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떠났다.
“?”
최연승은 남은 일라파엘을 의아하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쟤는 왜 안 떠나지?’
일레야야 최연승 부하니까 남아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고, 아다콰니엘도 지금 일을 같이 하고 있으니 이상할 게 없었지만…
“최연승 님. 일라파엘 천사께서 저희 일을 도와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예?”
최연승은 놀랐다.
도 지금 꽤나 바쁠 것이다.
악신 성좌들의 침공 때문에 천사 성좌의 하수인들이 지구 곳곳에서 싸우고 있을 테니까.
그런 만큼 일라파엘 같은 권속도 쉴 틈이 없었다. 언제든지 명령을 받고 성좌가 지시하는 곳으로 향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다콰니엘과 최연승의 일을 도와준다니.
…그래도 되나?
[가 허락합니다.] [일라파엘을 잘 부탁한다고 말합니다.]“???”
최연승은 잠깐 고민했다.
뭐지?
‘가…’
-눈치를 챘나보구나.
‘…정말 관대하군. 하긴, 천사 성좌의 엄격한 성격을 봤을 때 지구에서 믿고 맡길 만한 인간이 드물었겠지.’
-…아니야…!
나태의 여신은 한탄했다.
왜 잘 추리해놓고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단 말인가.
-뭐가 아니란 거지?
-가 저 일라파엘이란 천사를 후계자하고 짝지어주려는 거잖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최연승은 나태의 여신을 피식 비웃었다.
-나태의 여신. 내가 어비스를 얼마나 오랫동안 방랑했는지 잊어버렸나? 어비스 외곽에 위치한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어둠부터 시작해서 패배한 성좌들의 폭발로 불타는 왕국까지 봐왔다고.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이니?
-그 모든 곳에서 천사 종족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종족들을 좋아하지 않아. 는 권속들을 꽤나 아끼는 성좌인데, 그런 폭거를 저지르겠나.
-……
나태의 여신은 깨달았다.
이 인간 출신의 성좌는 정말 쓸데없을 때에만 논리적으로 말을 잘 했다.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다!
-그… 모든 일에는 예외가…
-그렇겠군. 지금 그 ‘예외’가 벌어졌다는 건가?
-코웃음 치지 말고 들으렴!
-그래. 그래. 염두에 두도록 하지.
* * *
성좌전이 끝나자마자 아다콰니엘은 한시라도 빨리 귀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다콰니엘이 맡고 있는 미국의 상황이 급했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입니까?”
“매 시간마다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측한 미래도 달라질 정도이니, 제가 직접 맡는 게 안전합니다.”
사실 최연승은 미국 쪽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상급 헌터 숫자가 많고 전력이 강한 국가 아닌가.
최연승이 한국에 머물렀던 이유도 ‘내가 직접 지휘하지 않으면 한국은 뭔가 서로 개짓거리를 해서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A급 헌터들이 그렇게 많은데 뚫릴 수가 있나?’
멕시코나 북한 지역을 악신 성좌들이 점령했다고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국이 점령당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당장 미국에 있는 A급 헌터들의 숫자부터 시작해서 그들을 지원하는 성좌들이 있지 않은가.
당장 미국 정부와 연락하고 협조하는 성좌들도 있을 텐데…
최연승의 의문을 들은 아다콰니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말씀하신 것처럼 악신 성좌들의 군세는 더 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연승의 예상대로 악신 성좌들이 불러낸 군세는 곳곳에서 막히면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몇 개의 주를 점령하고 의기양양하게 성좌를 기리는 신전을 건설하다가 몰려 온 A급 헌터들에게 두들겨 맞고 어비스로 쫓겨난 이들이 많을 정도로.
의기소침해진 악신 성좌들의 군세는 점령한 주에서 버티면서 어떻게든 반전을 노려보고 있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금 성좌전에서 여러 악신 성좌들이 대타격을 입었으니…
“그러면 유리한 상황 아닙니까?”
“아닙니다.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
“경제 위기가…”
“……”
최연승은 순간 당황했지만 아다콰니엘은 진지했다.
안 그래도 악신 성좌들의 침공 때문에 전세계의 금융 시장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사방에서 공장이 불타고 무역선이 끊기고 건물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대피하고 있는데 이게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인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보다 그 몬스터로 인해 터지는 경제 여파였다.
…는 최연승도 알고 있었지만, 어비스 출신 천사인 아다콰니엘이 최연승의 회사 경영을 진지하게 걱정해주고 있는 건 솔직히 좀 당황스럽긴 했다.
사실 최연승 본인이 해야 할 일인데…
“아. 투자하신 거라도 있습니까?”
“아닙니다.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안전자산으로 교체해놓았습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일라파엘은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저 둘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거지??
“한시라도 빨리 부족한 공장들을 확보하고… 전력을 공급해야…”
“식료품… 의료용품…”
“시위… 불만… 악신 성좌 침투 위험…”
“언론… 정치인들… 상원의원들…”
“……”
일라파엘은 옆에서 피곤으로 반쯤 기절해 있는 일레야를 쳐다보았다.
‘나도 쓰러진 척을 할까?’
* * *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 최연승은 ‘위기가 닥치면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겠지 헤헤’하고 생각했더랬다.
나이가 좀 더 들고 나서는 ‘그래도 진짜 위기가 닥치면 어느 정도는 협력하겠지?’라고 생각했었고.
그 다음에는 ‘그래 한국은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들은 위기가 오면 선진국답게 서로 협력하겠지?’까지 갔다.
물론 전부 틀렸다. 세상은 최연승의 기대와 달랐다.
“이 사태가 벌어진 건! 모두 다 헌터 놈들이 세금은 많이 받아가면서 일하는 게 제대로 없어서요! 우리 미국인들은 속고 있소.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모든 것들을 바로잡아 놓겠소!”
파커 가문의 회장, 알렉스 파커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며 눈앞의 정치인을 쳐다보았다.
이 정치인, 밋 헌츠먼은 자유연방당 내에서도 광대 취급을 받을 정도로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람이었다.
상황 파악을 못하는 온갖 망언 덕분이었다.
-외국인 헌터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코어를 벌어가고 있습니다. 이 코어들을 압수합시다!
-우리나라의 헌터들이 밖에 나가서 도움을 주는 걸 금지해야 합니다!
-악신 성좌가 설치는 건 전부 다 외국인들이 날뛰어서입니다! 외국인들을 쫓아냅시다!
그러나 알렉스 파커는 이 정치인의 잠재력을 꿰뚫어보았다.
‘이 광대는 의외로 쓸만할지도 모른다.’
미국의 재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전부 다 정치 거물들과 관계가 깊었다.
그런 만큼 정치인들은 기업들간의 싸움에 서로 끼어들 만한 일을 벌이지 않았다.
한쪽에 손해 가는 법안이라도 냈다가는 그 뒷감당을 누가 하겠는가.
하지만 알렉스 파커는 다른 평범한 재벌들과는 차원이 다른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는 미국을 손아귀에 넣고 싶었다.
A급 헌터도 저런 망상을 하면 미치광이라고 비웃음을 사겠지만, 알렉스 파커는 진지했다.
싸울 줄밖에 모르는 헌터 나부랭이도 단지 A급이라는 이유만으로 백악관에 불려가서 내부 회의에 참석하고 막대한 권력을 가지는데, 오랫동안 미국과 세계에 공헌해 온 그가 하지 못하란 법은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 헌츠먼이란 정치인은 알렉스 파커의 쓸만한 체스말이 되어줄 수 있었다.
놀랍게도, 악신 성좌의 침공으로 인해 미국 전체가 혼란에 빠지자 이 헌츠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다.
-헌츠먼을 지지하자! 헌츠먼만이 답이다!
-타락하고 부패한 클랜들을 짓밟고 헌츠먼을 대통령으로!
물론 알렉스 파커도 헌츠먼이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당장 자유연방당 내에서도 쟁쟁한 경쟁 상대들이 많았고, 상대인 공화민주당에서도 쟁쟁한 경쟁 상대들이 많았다.
하지만 헌츠먼을 이용하면 알렉스 파커가 원하는 대로 의원들을 조종할 수 있었다.
“자네 말이 맞네. 외국에서 온 자들이 미국을 망치고 있지. 당장 최연승 헌터를 보게. 미국이 나서서 S급으로 밀어야 한다고 시위가 벌어질 정도야. 미국인도 아닌데 말이지! 자네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헌츠먼은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어? 최연승 헌터가 미국인이 아니었소?”
“……”
알렉스 파커는 목구멍까지 올라온 ‘이런 무식한 놈’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