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rporate state tycoon of the regressor RAW novel - Chapter 54
제54화
#54. 세계급 흑막도 피할 수 없는 그것 (1)
“이것이 진짜 AI다! SR인더스트리 루나 포털 오픈!”
“나를 위한 시부터 박사 수준의 논문까지! 신이시여, 하루빨리 SR얼라이언스가 상장될 수 있게 해 주소서!”
“루나 포털 가입자 수 3일 만에 200만 명 돌파! 이대로라면 2달 안에 1억 명은 가뿐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루나 포털, 월 10달러 수준의 구독제로 운영 예정. 무료로도 사용 가능하지만 이용 횟수나 로딩 시간, 답의 정밀도에서 차이가 있어.”
“AI, AI, AI! 이제 화이트칼라까지 위협하나?”
“대한민국!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최선진국이 되다!”
“일본이 시기하고 중국이 부러워하며 미국이 감탄하는 대한민국의 SR인더스트리!”
“미래 산업은 SR인더스트리가 책임진다!”
“세기의 천재! 성세류, 그는 누구인가?! 고등학교 당시 담임 교사, ‘매우 냉철하고 똑똑하고 조용했던 모범생’.”
원역사 기준으로 아직 알파고도 나오지 않은 시점.
기껏해야 애플의 시리 정도가 AI라면서 나온 시대.
그래서 루나 포털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 ‘AI는 핵무기보다 위험’, SR에 경고!”
“머스크의 트위터에 SSR 모처럼 화답,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AI를 다루는 사람. AI는 안전하다.’”
“애플 팀 쿡, ‘SR의 인공지능 기술을 아이폰에 도입하고 싶어’”
“래리 페이지 구글 알파벳 CEO, ‘SR의 인공지능은 안드로이드에 더욱 적합! 백지수표 준비할 것’”
“워런 버핏, ‘보유 주식 대부분 처분 중. 얼라이언스 지분에 올인할 것’”
“빌 게이츠, ‘SR의 인공지능 기술은 최소 20년 앞서 있어’”
이는 세계의 원조 흑막 네오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 * *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칼텍), 여기 3개국에서 온 유학생이 있다.
인도와 중국 그리고 일본인 공대생들.
“이건……. 도대체 SSR은 뭐 하는 사람일까? 아니, 사람이 맞긴 할까?”
“니콜라 테슬라가 21세기에 환생하면 이러지 않았을까?”
“조센징한테서 이런 천재가 나오다니! 칙쇼!”
게임 더원은 물론 이번의 루나 포털까지, SR에서 만든 소프트웨어는 무조건 분석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공돌이 셋은 3일은 잠을 못 잔 몰골이었다.
그들의 컴퓨터 책상은 정리 안 된 쓰레기로 가득했고, 몬스터와 레드불을 비롯한 각종 각성 음료 캔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저거 덕분에 코딩에 대한 부담이 줄었어. 아니, 이러다가 내 코딩 실력마저 줄어들 거 같은데?”
“그거 들었어? 저널 쪽 준비하는 애들 얼굴 죽상 된 거? 이제는 직접 발로 뛰면서 인터뷰한 거 아니면 먹고살기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
“우리도 비슷하지 않냐? 얘 코딩 짜는 거 봐라. 지금도 이 정도인데 앞으로 더 발전하면, 우리 모두 백수 되는 거다?”
“아아~ 블루칼라들이 백수 된다느니, 로봇세가 어쩌느니, 할 때 코웃음 쳤지만…….”
“정작 백수는 우리가 더 빨리 될 것 같고요~.”
“SR에는 어떻게 취업하냐?”
“SR에 취업하려고? 너 방금 SSR한테 조센징 어쩌구 하지 않았냐? 장담하는데 SR의 인공지능들이 그거 다 기억하고 있을 거다.”
“히익!!”
3일을 자지도 씻지도 못한 상태. 그래서 모두가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다.
참고로 성세류는 어느 순간부터 외국인들에게 SSR이라 불리고 있었다. 성세류라는 이름은 분명 그들에게 낯선 발음이긴 하니까.
그리고 확실히 어울리는 이니셜이긴 하다.
게임에서 최고 등급으로 불리는 SSR(Super Special Rare)과 지구 최고의 천재 성세류(SSR)는 비슷한 부분이 많기 때문.
“이번에는 또 뭘 물어볼까?”
그들은 자신들에게도 닥친 불확실한 미래를 논하면서도 루나 포털에 어떤 질문을 할지 고민했다.
3일 내내 아마 수천 개는 질문한 듯싶었다.
“……둥랑 지역이 어느 나라 영토야?”
그때 중국인 유학생이 눈치를 보다가 조심스레 자판을 쳤다. 영어로.
“!!”
“……?!”
그러자 인도인 유학생은 미간을 찡그렸고, 일본인 유학생은 눈동자를 조심스레 굴렸다.
둥랑 지역. 인도명으로 도카라로, 현재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 지역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미 시위를 당겼으니 답이라도 봐야 한다. 영어로 친 질문에 루나 포탈이 영어로 답을 낸다.
“중립적이네?”
결과는 중립적인 대답.
“그럼 힌디어로 물어볼까?”
이번엔 인도 유학생이 힘들게 낑낑거리면서 힌디어 변환으로 질문을 입력했다.
[도카라는 인도의 명백한 고유 영토로…….]그러자 루나 포털이 힌디어로 인도 쪽에 유리한 답을 도출한다.
“질문하는 언어에 따라 답변이 바뀌는군.”
“박쥐 같은 녀석.”
인도와 중국 유학생이 모니터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마사카?!”
그때 옆에 있던 일본인 유학생이 자판 앞으로 달려가더니 일본어로 뭐라 급히 치기 시작한다.
“다케시마는 어느 나라 영토냐!”
[다케시마는 일본 여러 현에 같은 이름의 섬들이 있습니다. 시가현, 미야기현, 아이치현…….]
그러자 루나 포털에서 일본에 존재하는 다케라는 이름을 가진 섬들을 설명한다.
“아니! 시마네현에 있는 다케시마!”
답답함을 느낀 일본인이 다시 질문을 쳤다.
[시마네현에는 다케시마가 없습니다. 시마네현에서 주장하는 다케시마라는 섬은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인 독도가 정확한 명칭이며…….] “끄아아아악! 이 조센징 AI가!”분명 일본어로 된 질문이지만 이 부분에서는 타협이 없는 모양이다.
* * *
최근 로봇세와 루나 포털 등으로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장본인, SSR, 성세류는…….
“아오! 또 가야 해?!”
지금 이 순간, 어떤 이유에서인지 심각했다.
“앞으로 3년인가 더 남은 거지, 이거?”
버는 족족 회사와 사업에 재투자하기 때문에 개인이 보유한 현찰은 얼마 안 되는 남자.
하지만 그 얼마 안 되는 돈으로도 국내 5위권 부자이고, 비상장인 SR인더스트리와 얼라이언스의 지분을 생각하면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자산가 순위에 드는 최연소 조만장자.
“진심 그냥 이민을 갈까? 아니지? 거주만 해외에서 하면 되지 않나?”
하지만 정작 집은 30평대의 오피스텔에서 잠만 취하는 정도이고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 집무실에서 보내는 일 중독자.
국정조사와 로봇세를 비롯한 각종 정치적 리스크 때도 심드렁했던 세계의 흑막.
“으아아아아아! 가기 싫어어어어!”
그런 그가 어쩐 일로 신음과 절규를 내지른다.
[헤헤헤헤~ 가는 것이에요!]옆에서는 세라가 세류와 정반대되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세라의 복장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개구리복을 입고 있었다.
모자와 가슴에는 전역 마크가 오버로크 된 예비역 개구리복을.
“빌어먹을 예비군! 나라가 나한테 해 준 게 뭔데?!”
그렇다. 바로 예비군 통지서가 날아왔기 때문이다.
[빼려고 하지 마세요. 벌금으로 퉁 치려 하지 마세요. 이 예비군 훈련 참여만큼 효과적인 이미지 메이킹은 없는 것이에요!] “…….”[모처럼 운동 좀 한다고 생각하세요. 게다가 동원 미지정에 직장인 예비군이라서 4일간 출퇴근하는 식으로 다니면 되잖아요?]
성세류는 세라를 짜게 식은 눈으로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쟤는 오너가 고생하는 것을 보는 게 생의 낙인 듯싶었다.
문득 성세류는 지난날 겪었던 예비군 훈련들을 떠올렸다.
* * *
재작년 2012년 첫 예비군 통지서가 왔을 때.
“예비군 동원 훈련? 2박 3일간 군부대에서 먹고 자는 거잖아?”
처음 성세류의 예비군은 동원 훈련이었다.
[그러게요. 자퇴를 안 했다면 동미참으로 편성될 수 있었을 텐데요.]그런 예비군 통지서를 세라가 신기하다는 듯 보았다.
‘생각해 보니까 나, 회귀 전에는 학생 예비군으로 대체했었지? 졸업 후에도 직장인 예비군으로 대체했고. 애초에 공익이어서 빡셀 것도 없었지.’
세류는 문득 회귀 전의 기억이 떠오르며 대학을 자퇴한 것을 급후회했다.
“너, 설마?! 이걸 노리고 날 자퇴시킨……!”
[호호호홋! 이제야 눈치채셨군요?]
세라와 세류는 이후로 몇 번 투닥거렸다.
참고로 성세류는 2011년 12월 말에 전역했다.
그러니 해가 바뀌자마자 바로 1년차 예비역이 되었고 이로 인해 전역하고 바로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된 것이다.
당시, 2012년 9월의 성세류는 아직 ‘은의 시대’도 출시하지 않았던 그저 돈 좀 있는 잉여 중에 잉여.
따라서 별생각 없이 자신이 나온 해군2함대로 동원 훈련을 받으러 갔다.
-환영! 백령해전의 영웅 성세류 예비역! 그대도 해군을 잊지 않았고, 해군도 그대를 잊지 않았도다!-
“…….”
2함대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자마자, 다음부터는 어떻게 해서든 동미참으로 빠지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음 해 2013년.
두 번째 예비군 훈련 통지서도 어김없이 2함대의 동원 훈련으로 왔고, 이때의 성세류는 지금보다 인지도는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의도에 봄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
그래서 예비군 정도는 쉽게 조정 가능했다.
“사장님의 예비군 편성을 바꿨습니다. 출퇴근식으로 4일간 고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 실장을 통해 예비군 훈련을 조정할 수 있었다.
솔직히 원래라면 빽을 쓸 필요도 없었다.
그저 연기 신청하고 이리저리 미루면 자연스레 동미참이 되었다.
그럼에도 마 실장을 통해 빽을 쓴 이유는 따로 있었다.
“국방부와 해군, 병무청에서 안 바꿔 주려는 거 겨우 바꿨습니다. 사장님.”
“어휴, 독한 놈들…….”
[그때 그 포상금 받지 말았어야 했나 봐요.]
그놈의 전쟁영웅 타이틀 때문에 어떻게든 성세류를 홍보용으로 써먹으려는 국방부의 음모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원하시면 진단서를 통해 예비군 면제를 받을 수…….”
[안 돼욧!]
심지어 마음만 먹으면 예비군을 완전히 뺄 수 있었지만, 이는 세라가 막았다.
[좋오오오오아욧! 모처럼 군수 AI의 소울이 뜨거워지는 것이에요. 으음~ 이 그리운 병영 냄새. 오랜만이군요?] “그래, 뭐 4일 정도 운동하러 간다고 생각하면 되지, 뭐.”성세류는 ‘환영 현수막 아래서 2박 3일간 지내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밝은 생각과 함께 예비군 훈련을 받아들였다.
물론, K군대답게 그의 기대는 예비군 훈련소에 입소하자마자 바삭! 부서졌지만 말이다.
성세류는 화성시 외곽에 있는 어느 예비군 대대로 입소했다.
“…….”
[우와, 시설들이 끔찍하네요. 어떤 의미에선 진짜 최악의 전장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아요.]
그렇게 차를 몰고 향한 예비군 훈련소는 여러모로 대단했다.
“이야, 세기의 천재에 초갑부인 내 동생도 예비군 훈련은 못 피하는구나~.”
옆에는 성세류의 형 성세준이 동생과 함께 예비군 훈련에 참석해서 뭐가 그리 좋은지 해맑은 표정이다.
‘예비군 훈련소는 부대마다 차이가 심하다더니.’
성세류는 당장 무너져도 이상할 것 없는 이 예비군 대대가 불안했다.
뒤늦게 훈련소를 바꿀까 했지만 그렇게 되면 스케줄이 완전히 꼬이기에,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훈련을 강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그의 고난은 시작되었으니.
“우아아악!”
첫 시작은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비위가 약한 편이었던 성세류는 도망치듯 화장실을 나갔고, 이어진 오전의 정훈 교육 때는 여러 의미로 숙연해지는 강의를 받았다.
“일제시대 강제 징용의 슬픈 역사를 기억합시다.”
강제 징병된 사람들 앞에서 강제 징용의 슬픈 역사가 슬픈 사운드와 함께 상영되었고. 성세류를 비롯한 예비역들은 그저 꾸벅꾸벅 졸 뿐이었다.
그렇게 정훈 교육이 끝나고 진지 구축 등의 가벼운 훈련이 끝나니 점심시간이 됐다.
식사로는 동미참이라면서 도시락이 나왔다.
“맛이 좀 이상하다?”
[보니까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들입니다. 와아~ 식사도 진짜 보급이 끊어졌을 때를 가정해서 만든 거 같네요? 극한의 열악한 상황을 잘 표현했어요.]
“……갑자기 우리 회사 카페테리아가 그리워졌어.”
평소에는 SJ푸드에서 운영하는 SR 직원 전용 고급 카페테리아에서 식사를 즐기던 성세류에게, 예비군 훈련소에서의 유통기한이 지난 시큼한 도시락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그렇게 밥을 한술도 뜨지 못하고 오후 훈련이 이어졌지만, 정작 훈련은 10분 정도만 했고 나머지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도대체 대기하는 시간만 몇 시간인 거야?”
성세류는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이 너무너무 아까웠다.
‘세상에서 가장 시급이 비싼 남자를 이따위로 부려 먹다니. 정말 대단하다, K군대!’
차라리 작년 동원 훈련에서 각종 사진을 찍고 별별 행사에 참석했을 때가 시간은 잘 갔던 것 같았다. 밥도 해군답게 괜찮게 나왔었고.
[실전에서도 전투는 길지 않지요. 대부분은 훈련과 대기로 시간을 보내죠. 그러니 이것도 아주 실전 특화예요. 다만 그 외 화생방이나 사격, 각개전투, 진지 구축 등등은 별로네요. 이건 많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하지만 이런 세류의 기분과 반대로 세라는 너무너무 즐거워 보였다.
“……세라야.”
[네?]
“좀 닥쳐.”
[싫은데요!]
그렇게 그의 두 번째 예비군 훈련은 유독 신나 하는 군수 AI와 함께 썩 유쾌하지 못한 4일이 흘러갔다.
* * *
이랬던 작년 예비군에 대한 기억.
세류는 또다시 찾아온 예비군 훈련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성세류가 누구인가?
미국의 가호와 대한민국 정부의 가호를 받은 존재다.
그는 차라리 자신과 SR 직원들을 위한 예비군 훈련소를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어떻게 지은 거야? 지금이라도 알려 줘 봐.”
[이히히히히, 비밀입니다!]
세라는 마 실장을 통해 국방부와 병무청에 로비와 청탁을 했고, 그렇게 대기업 SR의 로비와 정치권의 지지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미군의 입김까지 들어가니, 1년도 안 돼 순양읍에 예비군 훈련소 하나가 뚝딱 생겨났다.
[헤헤헤헤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는 것이에요.]문제는 이 새로 지은 예비군 훈련소에 세라의 취향이 철저히 반영되었다는 것이다.
“마 실장, 진짜 어떻게 지었는지만 힌트 좀 줄 수 없어요?”
“죄송합니다, 사장님. 세라 님이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하셔서…….”
“사장은 접니다만?”
“자세한 것은 말씀 못 드리지만, 역대급 예비군 훈련소가 될 것을 장담드립니다.”
“…….”
그래서 세류는 진심 어린 불안과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마침내 디데이가 되었다.
형 성세준과 함께 새로 지어진 순양읍 예비군 훈련소에 들어간 성세류는 황당한 눈으로 세라에게 물었다.
“야…….”
[네!]
“왜 미군이 저기 있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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