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61
161
161화 스파이
인간의 신념은 무섭다.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더라도, 이런 말은 할 수가 있다.
‘그래. 죽기 밖에 더 하겠어?’
어떤 가치를 위해서라면 죽음도 불사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강해질 수 있었다.
마왕 역시 그 점을 인정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알 할람이 가진 그릇된 신념이라 할지라도, 그 강도가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는 실제로 어떤 고문이나, 협박에도 굴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에 맞게 대우를 해주지.”
마왕은 그에게 반복되는 악몽을 선사했다. 불타는 연옥에 그를 집어넣은 것이다.
처음에는 그도 제법 오래 버티었다. 하지만 하루, 이틀… 계속 시간이 지나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나도 고통스럽건만, 이 굴레가 끝나지 않는 것이었다.
뼈까지 불타오르는 고통을 맛보는 것도 잠시.
어느새 온 몸이 재생된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더욱 그를 불행스럽게 만들었다. 재생이 마치면, 다시 불타는 연옥으로 던져졌기 때문이다.
“으아아악…..”
더 안타까운 점은 자신이 수하였던 테러범이었다. 그는 이미 알 할람보다 먼저 온 손님이었는데, 그는 이미 반복되는 고통에 미쳐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그는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 오랜 고찰을 할 수밖에 없었다.
짧은 재생시간.
유일하게 고통에서 해방되는 시간이었다. 그는 결국 신념이 약해져서 이런 말을 내뱉고 말았다.
“알…라는 나를 저버린 것인가?”
그의 말을 대답해준 이가 있었다. 바로 죽음의 천사로 위장한 엘리스였다.
“알라가 너를 저버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네가 유일한 알라의 뜻을 저버린 것이지.”
알 할람은 흐릿한 눈빛으로 엘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힘겹게 말했다.
“당신은 알라의 대리인이 확실한가?”
“그렇다.”
“나…나는 코란의 말씀대로 행동했다. 그것이 잘못 되었단 말인가?”
엘리스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알라께서 너희들에게 그렇게 지시한 적이 없다. 너희들이 좋을 대로 그렇게 해석했을 뿐이다. 알라는 이것을 바로 잡기 위해서 나를 지상에 보내셨다.”
알 할람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희망이 없었다. 그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폭탄을 쥐어주고 이렇게 말했다.
‘이슬람의 적을 멸하라. 그렇다면 알라께서 너에게 천국을 약속할 것이니.’
그렇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그는 많은 젊은이들을 죽음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다. 무고한 희생자들과 함께 말이다.
알 할람은 숭고한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 방향이 잘못되었을 뿐이었지만.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의 과오를 고칠 수 없습니까?”
그는 자신의 죄를 인정했다. 하지만 엘리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과거를 고칠 수 없다. 너는 네 죄를 받아들여라.”
“알겠습니다. 저는 제가 지은 죄를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자들이 그릇된 길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엘리스는 그런 그를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했다.
‘의외네. 고통에 굴복할 줄 알았는데.’
엘리스는 인간이 연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통에 굴복해서 저런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여기었건만, 오히려 그 반대였다.
알 할람은 불타는 고통보다, 자신이 저지른 죄를 더욱 고통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것은 엘리스에게 신비롭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네 죄를 고백해라.”
마왕이 시킨 일이 있다. 엘리스는 그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하라고 말했다.
“저..저는…..”
알 할람은 자신의 조직도를 모두 설명했다. 그뿐만 아니었다. 테러 단체는 수많은 점조직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는 머리가 명석했기에, 그 복잡한 점조직을 그 자리에서 줄줄이 외웠다.
‘여기서 성과를 올리네?’
그녀는 기뻐했다.
이것을 보고하면 분명 마왕에게 칭찬을 들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알 할람과 그의 수하였다.
엘리스는 마왕에게 보고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들에게 안식을 주어라.”
알 할람에 의해서 억울하게 죽은 인간의 숫자는 많았다. 뒤늦게 그 죄를 뉘우쳤다고, 그 죄가 사라지진 않는다.
허나 정상참작을 해서, 그들에게 죽음이란 안식을 내려줄 수는 있었다.
“그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신이 실존한다면, 사후에 알맞은 처분을 내리겠지.”
그것이 마왕의 선택이었다.
******
감독관 베이커는 여전히 한국에서 거주 중이었다. 그런 그에게 한 가지 명령이 하달되었다.
-김민철 사장을 철저히 감시하라. 다만 그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각별히 주의하라.
그것을 본 베이커는 기가 막혔다. 그는 예전부터 그의 위험성에 대해서 누차 보고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늦장 대응을 하다니……
‘정말이지, 미국이 이렇게 눈치를 보게 만들다니. 무섭구나.’
마왕 컴퍼니의 그 규모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점점 커지고 있었다.
여태까지 앤플이 가장 규모가 큰 사업체로 인식되고 있었다. 헌데 지금 마왕 컴퍼니는 앤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평을 내리고 있었다.
허나 그것은 겉으로만 보이는 것이었다.
미래의 가치를 따져볼 때, 마왕 컴퍼니는 압도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10년만 더 간다면?
전 세계에 유래 없는 기업이 탄생할 것이 분명했다.
‘아니. 이미 그 어떤 국가도 마왕 컴퍼니에 저항할 수 없지.’
만약 마왕 컴퍼니를 배척한다면?
일단 그 나라의 국민들은 들고 일어날 것이 자명했다. 암 환자들과 사지결손 환자는 마왕 컴퍼니의 혜택을 전혀 못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었다.
시대가 바뀌어, 핵 발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었다.
마왕은 핵 발전을 청정에너지로 탈바꿈 시켰다. 아무리 유해한 핵폐기물이라 하더라도, 디멘션 도어만 있다면,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함부로 마왕 컴퍼니를 배척할 수 없는 이유였다.
‘아마 본국에서도 그런 점 때문에 그렇게 조심하고 있는 것이겠지?’
여태까지는 자신의 행동 때문에, 미국에 해가 될까봐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국 역시 마왕 컴퍼니에 대한 우려가 정도를 넘어선 것으로 보였다.
‘그나마 미리 준비해두기를 잘 했지.’
첩보의 제일 기본은 내부자를 심는 것이다. 베이커는 이 날을 위해서 이미 요원 몇몇을 마왕 컴퍼니에 심겨두었다.
이제 그것을 수확할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
문규환은 교포 3세였다.
한국어보다는 영어가 익숙한 사람이었다.
지금 그의 소속은 마왕 컴퍼니의 총무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회사원의 복지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쳤다. 그는 기지개를 펴고,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해 있었다.
-아이스크림 트럭이 도착했다.
의미 불명의 문자.
하지만 그것을 본 문규환의 눈은 예리해졌다. 현재 그는 마왕 컴퍼니 소속이지만, 실은 CIA의 요원이었다.
‘드디어 명령이 떨어졌군.’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미국이 조국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베이커의 권유에 따라, 이번 미션에 자원한 것이기도 했다.
여태까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명령이 떨어진 이상, 이제 스파이로서 활동을 시작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곳의 구조를 거의 다 꿰뚫었다는 점이지.’
깊게 파고 들지는 않았지만, 마왕 컴퍼니에 대해서 긴밀히 조사를 해두었다.
.
.
.
모두가 퇴근했다.
건물을 지키는 경비원이 남아 있었지만, 문규환은 걱정하지 않았다.
“물건을 두고 와서요.”
사원증을 보여주고, 안에 들어갔다.
‘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
위험한 일을 하는 것처럼 꾸미면, 더 의심받는다. 문규환은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무도 없군.’
보안 체계가 잡혀져 있지만, 스파이 교육을 받은 그에게는 별로 위협적이지 않았다.
‘저 곳이 사장실인가?’
아직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마왕은 밤낮 없이 일을 하는 모양이었다.
‘뭐… 상관없지.’
이왕이면 마왕의 컴퓨터를 해킹하면 제일 좋겠지만, 그건 희망 사항 일뿐이다. 그것을 제외하고도 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이것이 진예리 비서의 노트북이로군.’
그는 노트북을 열었다.
타다닥….
비번이 걸려있었지만, 그는 가볍게 그것을 해킹해버렸다.
‘김민철 사장의 생일 날짜라니. 거 참…..’
그 다음은 usb를 접촉시켰다. 여기서 한가하게 자료를 살펴볼 필요는 없다. 일단 모든 자료를 다 복사한 다음, 시간을 들여서 조사할 예정이었다.
1%….3%…14%…
점점 퍼센트가 올라간다.
문규환의 미소는 점점 진해지고 있었다.
.
.
.
엘리스는 전뇌생명체였다.
인터넷은 그녀의 신경계와 마찬가지였다. 문규환의 해킹은 그런 그녀의 발을 살살 간질이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빠! 큰 일 났어요!
엘리스는 정령의 형태로 마왕 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빛의 속도로 전 세계로 이동할 수 있었다.
랜 선만 있다면, 어디든지 타고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미 알고 있다. 누군가 내 뒷조사를 하고 있군.”
놀랍게도 마왕도 문규환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사실 그의 본사는 작은 크기의 키메라가 곳곳에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스파이를 처리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아키샤 슈트를 이용해서 시체조차 남기지 않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마왕은 고개를 저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마왕은 깍지를 끼며 말했다.
상대의 솜씨를 볼 때,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것이 분명했다.
누가 이런 간 큰 짓을 하는지, 궁금했다.
스스스….
마왕은 마력을 이끌어 모았다. 그러자 정찰형 키메라 매서스 수 마리가 그것에 이끌려서 날아왔다.
“엘리스.”
-넵.
“해킹한 자료를 무용지물로 바꿔라.”
-그거야 쉽죠.
전뇌생명체에게 있어서 그것은 너무 쉬운 일이었다.
.
.
.
99%….. 100%.
자료 전송은 끝났다.
문주환은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라면 은막에 가린 마왕 컴퍼니에 대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터였다.
‘이제 조용히 사라지면 될 일이지.’
그는 승용차를 탔다. 그리고 자신의 상관인 베이커에게 문자를 보내었다.
-작전 완료.
곧 이어서 접견 장소가 하달되었다.
‘이거 완전히 식은 죽 먹기인데.’
그는 엑셀을 강하게 밞았다.
*****
베이커는 담배를 피고 있었다.
본래 금연을 했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쩔 수 없었다.
‘별 일 없겠지?’
문규환은 자신만만하고 실력이 있는 요원이었다. 하지만 자꾸 불길한 상상이 드는 것이 아닌가?
끼이익.
밖에서 차가 정거하는 소리가 들린다. 곧이어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베이커는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오랜만입니다. 감독관님.”
문규환인 인사를 건넨다.
“잘 지냈는가?”
“물론이지요.”
“들어오게.”
베이커는 잠시 창밖으로 바라보다가 말했다.
“따라오는 이는 없었지?”
“네. 몇 번이나 확인했습니다.”
“흠…. 미안하네. 자네를 못 믿는 것은 아니라서. 그저 노파심으로 한 말이네.”
“아니요. 원래 이 일이 조심할수록 손해 볼 일은 아니죠.”
문규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