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162
162
162화 메피스토
“성과는?”
베이커의 질문에 문규환은 USB를 하나 꺼내었다.
“큰 건은 아닙니다. 진예리 비서의 자료만 몽땅 긁어왔습니다. 대략적인 사업 현황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수고했군.”
usb를 읽기 위해서 노트북을 꺼낸다. 곧바로 내용을 살펴보았지만……
“너무 평범한데?”
베이커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기밀 사항이 조금이라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에 불과했다.
오로지 합법적인 사업적인 내용과 마왕의 스케쥴만 그려져 있었다. 마왕의 스케쥴조차 뭔가 문제되는 점은 전혀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니까.”
실망한 표정을 짓는 문규환을 베이커가 격려했다.
“죄송합니다. 별 일 아닌 것인데, 저 혼자 들떠 있었군요.”
“처음부터 대박을 치는 것은 잘 없지 않는가?”
“다음번에는 꼭 성공하겠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꼭 파헤치겠습니다.”
의욕적인 것은 좋지만, 그러다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공조를 할 수 있도록, 요원을 더 붙여주겠네. 최대한 조심스럽게 작전을 펼쳐야 할 것이야.”
“넵. 맡겨주십시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들의 대화를 도청하는 이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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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었군.”
정찰형 키메라를 통해서 베이커와 문규환의 대화를 모두 엿들은 것이다.
‘중동에 있었던 일 때문인가?’
아키샤 슈트로 인해서 필요 이상의 어그로가 끌리긴 했다. 다만 미국조차 심증만 있고 물증은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는 없을 테니까.
‘어떻게 요리를 하지?’
마왕은 미소를 지으며 사색에 잠겼다. 미국은 무척이나 강력한 국가이다. 마왕은 그들을 기만할지, 아니면 정면으로 부딪힐지.
그것부터 가늠하기 시작했다.
*****
백강주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반도체 관련 회사를 마구잡이로 인수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무척 어리석게 생각했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를 가지고 있어봤자, 결국에는 적자만 내기 때문이었다.
허나 마왕 컴퍼니의 주식은 99%를 마왕이 독식하고 있는 상태였다. 어차피 상장도 하지 않았지만.
하여튼 그의 행동에 제약을 걸만한 투자자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마왕은 독자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
“사장님. 쓸어 담을 수 있는 회사는 다 담았습니다. 저야 돈을 막 질러서 좋았지만, 이거 문제없습니까?”
백강주는 시키는 대로 일을 했다. 하지만 워낙 천문학적인 돈을 소비한 탓에, 약간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물론이다.”
마왕은 짧게 대답했다.
이렇게 되었다면, 더 이상 볼 것도 없다.
‘슬슬 역전을 시작해볼까?’
삼송 전자의 독주를 오랫동안 지켜봤다. 그들 덕분에 망해가는 회사를 이삭 줍듯이 확보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의 횡포는 참을 수 없다.
“진 비서.”
그녀는 진예리 비서를 불렀다.
“네. 사장님.”
“때가 왔다. 프로젝트를 실행시키도록.”
“드디어 시작하는군요.”
반도체 산업을 꿀꺽 삼키기 위한 그 본격적인 발돋움이 시작하려는 찰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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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경제 신문에 기사 하나가 실렸다. 처음에는 그것이 별 일이 아닌 줄 알았다.
-마왕 컴퍼니, 신형 메모리 반도체 선보여…..
마왕 컴퍼니가 내놓은 메모리 반도체의 이름은 메피스토.
옛 악마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근근웹의 유저들은 그 기사를 보고 이런 댓글을 달았다.
“이름 센스가 고약하네.”
“이미 삼송전자가 꽉 잡고 있는데, 신형 반도체가 나와 봤자 영 힘을 못 쓸걸.”
“성능부터 살펴볼까?”
그리고 그들은 경악했다.
“뭐야? 이거 스트류베리보다 훨씬 뛰어나잖아.”
“말도 안 돼. 그런데 가격은 저렴해. 이런 가격으로 팔아도 되는 거야?”
“삼송전자가 이것보다 더 좋은 물건을 내놓을 수 있을까?”
그 내용은 순식간에 인터넷 방방곡곡으로 퍼졌다. 속도와 용량은 더 커졌지만, 무엇보다 전류가 통하지 않아도 전혀 데이터 손실이 없어졌다.
이는 스트류베리에도 전혀 없던 기능이었다.
무엇보다 삼송전자를 전율하게 만든 것은 바로 가격이었다. 스트류베리보다 성능은 더 좋으면서도 가격은 3분의 2 수준 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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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정문종 사장은 눈앞이 어질거렸다. 설마하니 이렇게 마왕 컴퍼니에서 이런 고성능 스펙의 반도체를 만들 줄이야.
안타까운 소식은 줄을 이었다.
“마왕 컴퍼니에서 곧바로 메피스토를 생산하고 있답니다.”
“그 양이 엄청 납니다. 이미 수량을 축적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정문종 사장은 탄식을 늘어놓았다. 스트류베리의 성공 때문이었을까?
마왕 컴퍼니에 대한 대처를 전혀 준비하지 않았다.
“벌서부터 발주를 취소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보고가 올라올 때마다, 머리가 지끈지끈거린다. 삼송전자의 독주로 인해서 기존의 반도체 회사들은 모두 휘청거렸다. 그것을 주워 삼킨 마왕은 이제 기다렸다는 듯이 그 반도체 회사를 이용해서 메피스토를 생산했다.
그리고 무자비하게 유통을 하기 시작했다.
“가..가격을 낮춰라. 어떻게든 가격 경쟁력을 갖추어야 해.”
어쩔 수 없었다.
성능이 딸리면 가격이라도 낮아야 했다. 거품이 끼어있던 스트류베리 가격은 한참이나 수그려들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점유율을 방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삼송전자는 비명을 질러야 했다.
“말도 안 돼. 거기서 가격을 더 내렸다고?”
삼송 전자의 가격 다운을 기다렸다는 듯이.
마왕 컴퍼니는 더 싸게 반도체를 공급했다. 물론 반도체를 이용하는 기존의 업체에게 좋은 일이었지만 말이다.
“이런 미친…. 지금 치킨 게임을 하자는 것인가?”
마왕 컴퍼니의 속셈은 잘 알 수 있었다.
절벽을 향해서 질주하는 두 대의 자동차나 마찬가지였다. 겁쟁이가 되지 않으려면 브레이크를 밞아서는 안 된다.
허나 이대로 엑샐만 밟다가는 결국 그 끝은 파멸 뿐이었다.
“가격을 더 낮출 수는……”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씩 팔릴 때마다 손해를 봐야 합니다.”
물건이 팔려나갈수록 마이너스가 된다?
그것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재고만 쌓아두는 것도 말이 안 될 것이다. 바운드리가 생산을 중지하면, 엄청난 손해를 메꿀 방도가 없었다.
‘진퇴양난이라는 것인가?’
그는 이를 악물었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강현식! 그 자에게 답이 있지 않을까?’
그는 곧바로 강현식을 찾았다. 얼마 있지 않아서 정문종은 강현식과 독대를 할 수 있었다.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이오? 스트류베리를 뛰어넘는 반도체라니?”
그는 따지듯이 말했다. 허나 강현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걸 왜 저에게 말합니까?”
“혹시 당신이 마왕 컴퍼니에게 기술을 판 것이 아니오?”
그것 말고는 정답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강현식은 오히려 화를 내었다.
“지금 장난하는 겁니까? 제 재산 대부분이 삼송 전자 주식입니다.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7조를 호가하던 그의 주식은 완전히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잘 쳐줘도 3.5조 정도?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도 아니고? 삼송 전자만이 아니라, 저만해도 엄청난 손해입니다. 전달에 비교해서 인센티브도 확 줄어들었단 말입니다.”
그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마왕 컴퍼니에 기술을 팔았다? 정말이지 기가 막히군요.”
실상을 전혀 알 수 없었던 정문종은 뒤늦게 사과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말대로 강현식은 메시스토 덕분에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지 않은가?
“그…그건 오해였군요. 하지만 저희 회사는 매우 어려운 상태라서……”
“그렇다면 마왕 컴퍼니와 협상을 하십시오. 지금이라도 반도체 시장을 양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강현식이 은근슬쩍 그렇게 자신의 의견을 타진했다. 하지만 정문종의 안색은 그리 밝지 않았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여태까지 마왕의 행보를 보면 알 수 있었다. 마왕은 유독 타 기업에게 혹독한 태도를 보였다. 아무리 삼송 전자가 숙이고 들어가더라도, 과연 좋은 조건으로 협상을 마칠 수 있을까?
강현식과의 불편한 이야기를 마치고, 정문종은 다시 회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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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종 사장은 직접 마왕 컴퍼니의 문을 두드렸다. 다른 이도 아니고 그가 직접 나섰다. 그만큼이나 이번 일이 위급한 일이라는 정황이었다.
“정문종입니다. 이렇게 늦게 인사드려서 죄송합니다.”
정문종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대기업 사장으로서 가지던 당당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 그 역시 계약직에 불과하지 않은가?
이번 일을 잘 해결하지 못하면, 그의 미래는 불확실했다. 그렇기에 그는 마왕에게 처음부터 저자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서론은 필요 없고. 본론만.”
마왕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그 태도가 매우 거만했지만, 정문종은 그에 대해서 단 한 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젠장……’
하는 수 없이 본론으로 넘어갔다.
“김민철 사장님, 불필요한 출혈 경쟁은 그만둡시다. 이러다가는 마왕 컴퍼니도 엄청난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하지 않습니까?”
정문종은 사실을 들먹였다.
“엄청난 손해? 그게 무슨 말이지?”
“어차피 기업이란 이윤을 얻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렇게 무작정 가격 경쟁을 하면, 당신이나 우리나 모두 크게 다칠 뿐이라는 것이지요.”
마왕은 피식 웃는다.
“좀 더 알아듣기 쉽게 말해주겠나?”
정문종 사장은 이를 악물었다.
‘이미 다 알아들었으면서…..’
하지만 그는 차근차근 말을 다시 이었다.
“시장을 양분하자는 겁니다. 서로 가격을 맞추면, 지금보다 3배…. 아니 5배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문종은 담합을 입에 담았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는 내용이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법은 가진 자의 것이었다.
마왕 컴퍼니와 삼송이라면.
이 나라를 좌지우지할 힘이 충분했다.
하지만…..
“싫은데?”
“네?”
“왜 내가 나누어야 하지? 나 혼자 독차지 한다는 선택지도 있는데?”
“그….그건….”
정문종은 기가 막혔다.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나 말이 안 통할 줄이야.
어떻게든 마왕을 설득하기 위해서 정문종은 간곡한 태도로 말했다.
“세계는 넓습니다. 왜 그것을 굳이……”
욕심이 너무 과하다고.
그렇게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마왕이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왔다.
“거머쥐고 싶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다. 다 빼앗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이다.”
“……”
“그게 무엇이 잘못 되었지?”
마왕 앞에서 합리와 논리는 힘을 잃었다. 그는 이를 드러내며 말을 맺었다.
“난 멈출 생각이 없다. 결국에는 승자가 모두 독차지 하겠지. 그 열매가 얼마나 달콤한지.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