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mon King conquers the world with his business! RAW novel - Chapter 22
22
22화 대부업체(2)
툭!
음차원 에너지가 사라진 지폐 다발을 던진다.
“다시 넣어두어라.”
“네넵.”
지사장은 돈을 수습한다.
‘세어보지도 않네? 대체 무슨 꿍꿍이야?’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사장은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어차피 이해 가능한 범주를 넘어서는 사람이다. 괜히 궁금하다고 물어봤다가는 내 목숨이 끝장날지도 모르지.’
아직도 포그렌에 잡혀 먹히는 악몽을 꾼다. 호기심을 해결한다고, 그의 심기를 건들일 필요는 없다.
마왕은 추가적으로 업무 지시를 내렸다.
“지사장. 10억을 추가로 내주겠다. 최대한 많은 인간들에게 돈을 빌려줘라.”
돈을 빌려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악성 채무자였다. 악독한 지사장도 어쩔 때에는 돈을 떼먹히는 경우가 있었다.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악성 채무가 생겨도 상관없다. 다만 리스트는 체크하도록.”
마왕 역시 자선가는 아니다. 바보처럼 돈을 떼먹히는 것은 절대 사양이다.
‘필요한 노동력을 얻을 수 있지.’
가까운 예로 김영일이 있다. 그는 야반도주했지만, 지금은 성실히 노동력으로 빚을 갚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악성 채무자들이 있다면, 직접 일을 시킬 생각이다. 마왕은 단 10원도 손해 볼 생각이 없었다.
대부 업체를 인수한 것은 신의 한 수라고 볼 수 있었다. 돈에서 마력을 얻고, 필요한 노동력까지 얻을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나 마찬가지다.
“그럼 이만 가보지.”
사채업자는 1층까지 배웅한다.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깊게 숙인 허리를 펴지 않았다.
“갔냐?”
“네. 갔습니다.”
“휴우…….”
지사장은 한숨을 내쉰다. 등허리가 축축하고 목이 마르다. 마왕은 그저 존재만으로 자신의 가슴을 옥죄는 존재였다.
****
끼익….
고급 세단이 선다.
문이 열리고, 내린 이는 바로 마왕이었다. 대부 업체를 하나 인수하고, 본래의 사무실로 돌아온 것이다.
“왔다. 왔어!”
멀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태우던 샐러리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민철 사장이 눈에 띈 것이다.
‘진짜 만나기 힘들었다.’
오버플로우의 판권을 얻기 위해서, 하루 종일 마왕 컴퍼니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렇게나마 그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품속에서 명함 한 장을 꺼낸다.
“안녕하십니까? 13번가 이태준입니다.”
이태준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13번가는 요근래에 두각을 드러내는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인터넷 판매를 염두한다면 절대 경시할 수 없으리라.
“……”
허나, 마왕은 그를 그냥 지나쳤다.
이른바 완벽한 무시였다.
“응?”
이태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설마하니, 사람을 면전에서 무시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마왕은 이미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결국 그는 낙동강의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쯧쯧….. 회사 임원이 가도 안 만나주는데, 겨우 사원이 왔다고 만나주겠나?”
근처 커피숍.
디-마트의 부사장이 그것을 지켜보면서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부사장의 충실한 수하인 김부장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그러고보니 마왕과 처음 만난 3일 전의 기억이 떠오른다.
****
디-마트 사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어떻게든 마왕을 구슬리기 위해서, 영업의 대가가 나섰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마왕에게 어떤 제안도 하지 못 했다.
철저한 무반응.
다 떨어져나가고 만 것이다.
결국 초강수를 꺼낸 것은 바로 디-마트였다.
“내가 직접 가겠네.”
부사장이 직접 나섰다. 설마하니 회사의 2인자가 방문하는데, 무시하겠는가?
하지만…….
쾅!
면전에서 문이 닫힌다.
자신이 디-마트 부사장이라고 말했건만, 마왕은 들은 척도 하지 않은 것이다.
그 이후로 이렇게 근처 커피숍에서 사태만 살펴보고 있었다.
“지랄 맞은. 일단 대화가 통해야 할 것 아니냐? 무슨 돌맹이도 아니고.”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디-마트만 그런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었다. 여태까지 많은 기업들이 마왕 컴퍼니의 문을 두드렸지만, 그 누구도 협상 테이블에 가지 못 했다.
“답답하군. 카피 상품이라도 있으면,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마왕 컴퍼니에서 생산하는 오버 플로우는 유일무이했다. 아무리 따라하려고 해봐도, 모두 실패만 했다. 결국 연구실 직원이 이렇게 말했다.
‘원천 기술이 없는 이상, 비슷하게라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여태까지 거대 플랫폼이 이렇게 약자가 된 적이 있던가? 갑질에만 익숙했던 부사장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부사장님. 그래도 다행인 것은 파워 마트와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제 한 달만 있으면, 만료가 되지 않습니까?”
계약 내용은 대개 비밀에 부쳐진다. 하지만 이미 증권가 찌라시에는 그에 관한 정보가 파다하게 뿌려져 있었다.
“우리가 노릴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야. 만약 이번에 판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확실히 뒤쳐질 수밖에 없으니까.”
시간이 갈수록, 오버플로우의 인기는 점점 커져가고만 있다. 이제는 하나의 사회현상이라고 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파워 마트의 직원 중 한 명은 오버플로우를 몰래 빼돌리다가 걸려서 퇴사당한 사례도 있었다. 제값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거래를 하는 일은 너무나도 비일비재했다.
오버플로우 재테크는 더 이상 농담이 아니었다.
****
“오셨어요? 사장님.”
경리와 수석 디자이너 진백두가 마왕을 맞이한다.
“별 일 없었나?”
“업체 수십 곳에서 제발 만나게만 해달라고 애원한 것만 빼면은……. 별 일 없었어요.”
경리는 요새 살이 빠졌다. 워낙 많은 곳에서 청탁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흡사 거머리처럼 매 시간마다, 그녀를 끈질기게 괴롭히고 있었다.
“사실 너무 답답해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아무 권한이 없는 것은 업체들이 더 잘 안다. 하지만 유일하게 마왕과 연결된 창구가 그녀뿐이니, 더욱 달라붙을 수밖에.
“오늘은 그만 퇴근하도록.”
힘들어하는 그녀를 위해서 조기퇴근을 허락했다. 물론 전화선을 모두 빼버리고 말이다.
사무실에 남은 이는 얼마 전에 입사한 진백두였다.
“너는 잠시 따라오도록.”
“알겠습니다.”
사장실 안.
마왕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어떤가? 한 달간의 휴식은.”
“사실 한시라도 빨리 일을 하고 싶습니다.”
백두가 이직을 한 이후, 마왕은 한 달간 그에게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스포츠로 비유하면 선수배려 차원이었다. 몇 달간, 백두는 경직된 회사 문화에 길들여져 있었다. 휴일도 반납하고, 밤샘 근무를 했던 그는 간만에 여유라는 것을 즐길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좋다. 너에게 맡길 일이 있었으니까.”
마왕은 기존의 오버플로우를 꺼내었다.
페트병과 캔.
눈에 띄는 포장지와 다르게, 병 모양은 평이했다. 장성에서 제공하는 모델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단 하나다. 바로 코타 콜라를 뛰어넘는 보틀(Bottle) 디자인을 보여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