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0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09화
[비록 졌지만, 홀로 찬란하게 빛난 윤태양.] [윤태양, 챔피언스 리그 시즌 세 번째 해트트릭,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해트트릭과 타이기록.] [득점기계, 윤태양.] [윤태양, 부상 큰 문제 없는 걸로 확인.] [아르텔리, 거친 플레이로 축구계 보물을 잃을 뻔했다.] [뮌헨 감독, 의도한 상황은 아니다. 태양이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 [박민규, 우연히 큰 사고를 만들어낼 뻔했다. 후배가 걱정됐는데, 이상 없다고 하니 천만다행이다.] [윤태양, 축구 선수에게 부상은 어쩔 수 없다. 승리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데뷔 이후 윤태양의 첫 부상은 뉴캐슬을 비롯한 윤태양의 팬들의 걱정을 불러 모았지만, 다행스럽게 봉합할 정도로 큰 부상은 아니었다.
경기가 끝나고 태양의 상처를 점검한 그들은 아무리 SG스터드라고 하더라도 종아리에 난 상처가 SG스터드에 베인 게 아니라 마치 날카로운 커터칼 같은 것에 베인 것 같아 의아해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논란거리를 만들 이유도 없었고, 태양도 괜찮다고 하니 넘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첫 부상, 거기에 상처보다 많은 피를 흘린 충격이 있지 않을까 싶어 감독은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지시했다.
뉴캐슬에서는 슬럼프나 기타 다양한 멘탈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 정신과 의사도 상주하고 있었다.
의사와 상담을 하고 이상 없음 판정을 받은 뒤에야 윤태양은 이틀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어디 봐봐, 흉터 생기는 건 아니겠지?”
태양의 엄마, 지민은 속상한 얼굴로 태양의 상처를 살폈다.
“그래도 옆통수라서 다행이지 얼굴이었어 봐. 우리 잘생긴 아들 얼굴 망칠 뻔했지 뭐야?”
“운이 좋긴 했죠.”
“얘는 자기가 다쳐놓고 이렇게 태연하지? 누굴 닮아서 이럴까?”
“글쎄요?”
“아빠는 조금만 피나도 난리법석을 떠는데, 우리 아들은 의젓하네. 멋있다, 우리 아들.”
엄마의 말에 태양은 씨익 웃었다.
“뭐 이런 걸 가지고.”
그리 말한 태양은 흘끔 엄마의 배를 바라봤다.
당장이라도 동생이 태어날 것처럼 부풀어 오른 배를 보고 물었다.
“예정일이… 다음 달이죠?”
“응, 보미가 곧 태어날 거야. 겨울이가 손꼽아 기다리는 거 아니? 동생 생겼다고 어찌나 좋아하던지.”
“저한테도 매일 보미 얘기만 해요. 얼른 얼굴 보고 싶다고 난리인데, 나와서도 그럴지 모르겠네요.”
“그러게. 질투… 많이 하겠지?”
막내인 겨울이는 항상 동생 타령을 했고, 소원이 이뤄졌다고 좋아했지만, 막상 동생이 나오면 많은 게 달라질 거다.
가장 어리기 때문에 가장 많은 관심과 집중을 받았다가 동생이 그 모든 걸 가져간다는 상실감에 질투가 일어날 테니까.
“가을이도 여름이도 질투 많~이 했지. 그러고 보면 아들만 유난해? 질투도 안 하고.”
“질투하기에는 나이 차이가…….”
“글쎄, 겨울이랑 보미만큼은 아니지 않나? 우리 아들도 한참 관심받고 싶어할 나이였는데. 너무 일찍 어른이 된 것 같아. 엄마는 그게 미안하네?”
엄마의 말에 태양은 그저 웃을 뿐이었다.
6살 때부터 정신연령은 아저씨 그 자체입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태양을 보고 웃음 지으며 엄마는 태양의 머리에 다시 붕대를 씌웠다.
“그나저나 아들 다친 거 때문에 SNS랑 팬카페에서 다들이 난리던데? 괜찮다고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니니?”
“팬카페도 알고 있어요, 엄마?”
“몰랐어? 우리 아들 엄마라고 인증하니까 중전마마 게시판 만들어주고 등급업해 주던데?”
“중전마마요? 아, 내가 세자니까?”
팬들의 네이밍 센스는 알아줘야 할 거 같았다.
그들을 생각하며 웃던 태양은 이내 핸드폰을 꺼내 셀카모드로 전환했다.
“생각난 김에 찍어서 올리려구요.”
“그래? 엄마랑 같이 찍을까?”
“얼굴 나와도 돼요?”
“동생들은 얼굴 노출 안 됐지만, 엄마는 이미 알 사람은 다 알던데?”
“그래요?”
태양은 그 말에 엄마와 함께 셀카를 찍어서 SNS에 올렸다.
@CHOOKTAEYANG
[(사진)엄마와 셀카] [전 괜찮습니다. 걱정 마세요!]-와… 태양이 누구 닮았나 했는데 엄마 닮았네
-어머님 미모 무엇 ㄷ
-와… 저게 자녀 다섯이나 있는 분 외모 맞냐
-중전마마ㅠㅠㅠ 세자 저하 낳아주셔서 감사합미다 ㅠ
-축신축왕 낳아주신 축머니 ㄷㄷㄷ
-세자 저하 괜찮으시다니 다행이네요ㅠㅠㅠ 아프지 마셔요 ㅠ
-축머니가 아니라 태머니 아니냐 ㅠ 누가 뭐래도 그냥 감사합니다 ㅠㅠㅠㅠ 태양이 덕에 삽니다
* * *
챔피언스 리그 1차전이 끝나고 무려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이틀 휴가를 받았고.
뭐, 그래서 집에서 쉬고 있는데 벌써 나으려고 그러는 건지 몰라도 다친 부위가 근질근질하다.
회복력도 발전하는 건가.
“그나저나 아직도 커뮤에서는 난리네.”
박민규가 선수를 잘 담근다는 의혹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가만히 지켜보니 누군가 계속해서 이 주제를 가지고 커뮤를 불태우는 것 같다.
내가 봐도 그놈, 이상하긴 하지만 확실한 뭔가가 없으니 그저 지켜봐야지.
2차전쯤 되면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 축구협회는 A매치 대표팀의 감독을 선임했다.
생각보다 빠른 인선이었는데, 아무래도 지영수 라인 때문에 보류됐던 감독과 접촉해서 선임한 것 같았다.
짧은 시간에 감독이 몇 번이나 교체되는 건지 모르겠네.
월드컵 실패로 한 번, 아시아컵 실패로 한 번이니 1년 만에 세 번째 감독인가.
감독은 이비카 마르코비치.
솔직히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대어였다.
선수 생활은 무명이나 다름없는 그는 일찍이 코치 생활을 시작해서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이어서 크로아티아 감독이 된 사람이었다.
그의 성적은 꽤나 화려하다.
예전과 다르게 그 위상이 많이 떨어진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유로 2032에서 팀을 역대 세 번째로 8강에 올렸고 이번 2034년 월드컵에서도 8강에 진출하며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하고 물러났다.
이렇게 보니 진짜 말도 안 되는 사람이 왔네.
크로아티아는 유난히 월드컵에서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건 역대급 미드필더인 모드리치가 캐리하던 시절이었고, 지금은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데 그런 팀을 이끌고 8강이란다.
선수 수준은 예전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대대로 내려오던 승부차기까지 가는 끈질긴 축구를 더욱더 발전시킨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항상 약세인 우리나라 대표팀에게 정말 필요한 감독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뭐, 그의 세부적인 전술 철학이나 이런 건 직접 만나봐야 알겠지만… 중요한 건 아무리 역사가 틀어졌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모셔왔누?
그것도 모자라 감독은 나에게 전화까지 걸었다.
-윤태양 군, 네 나이를 생각해 장거리 원정은 피하고 싶지만, 이번에는 유럽에서 A매치를 성사시킨다 하더군. 나는 그 매치에서 너를 반드시 내 스쿼드에 넣고 싶어. 2038년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2038년 월드컵!
앞으로 3년 뒤인가?
나도 어쩔 수 없는 축구 선수인 모양이다.
감독이 월드컵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보면 말이다.
“태극 마크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 그 마음 변치 말도록. 내가 이 팀을 맡은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너이니 말이야.
나 때문이라고?
나란 남자의 나비효과란…….
그나저나 동유럽 사람치고는 영어를 굉장히 능통하게 하네.
동유럽 사람들은 생각보다 영어를 잘 못한다. 러시아 어는 몰라도.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랬어.
아무튼.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태극마크를 단 윤태양이라.
그것도 스무 살도 안 돼서.
상상만 해도 즐거웠…다가 박민규를 생각하니 짜증난다.
같이 생활하다가 칼 맞는 건 아니겠지?
이번 2차전에는 확실히 짓밟아서 누가 위인지 알려줘야겠다.
아, 자랑도 해야지.
국가대표 유스 단톡방에 채팅을 올렸다.
-나 : 나 국대 감독님이 연락 옴
-배상현 : ??? 헐 벌써 국대 합류각?
-나 : 어 ㅋㅋㅋ 그렇게 될 듯?
-배상현 : 와 씨…….
-나 : 국대는 내가 선배니까 깍듯하게 모셔라
-배상현 : 그 전에 너나 좀… 형 대접 좀…….
-나 : 잘하는 놈이 형임. ㅇㅇ
-배상현 : ㅅㅂ 할 말이 없네 잘해서 존나 잘하더라 너 ㅇㅇ 나는 언제 1군 가냐
-김효준 : 그러게요 나는 언제 1군 가지 ㅠㅠ
-배상현 : ㅋㅋㅋ 너 보니 위로가 되네 ㅋㅋㅋ 넌 팀에서 주전자리나 확보해라 인마 조만간 돌아갈 거 같더만
-김효준 : ㅠㅠㅠㅠㅠ
-이성호 : ㅊㅋ한다 태양아
-배상현 : 성호는 잘하고 있다며?
-이성호 : 저야잘하고있죠ㅎㅎ
-배상현 : 유럽파 중에는 김효준만 짐 쌀 준비해야겠네 ㅋㅋㅋ
-김효준 : ㅠㅠㅠ 아니라고요;;;저 그래도 나름 잘함;;;;ㅎ
-잘하기는 개뿔 ㅋㅋ
김효준은 여전히 고전하고 있었다.
이성호는 생각보다 일찍 유럽에 가서 신체도 발달한 덕분인지 몰라도 해당 연령에서 아주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바보가 축구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한단 말이지.
그런데 가만…….
-나 : 너 독일어는 늘었냐?
-이성호 : ㅎㅎ
-나 : 설마 아직도?
유럽 생활이 몇 년인데 설마 간단한 회화라도 할 줄 알겠지… 그지?
회화가 안 되면 도태되는데.
-이성호 : 나 독일어 할 줄 앎 얼마 전에 친구가 인싸만 하는 인사법도 가르쳐 줌
그나마 다행이네.
-나 : 그래? 독일에서 뭐라 인사하는데?
-이성호 : 하일! 히드라? 히틀라? 손 쭉 뻗고 이렇게 인사하면 인싸 된대ㅋ
…이 자식 아무래도 자기 팀에서 심각하게 왕따 당하고 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거 같다.
-배성현 : 야;;;; 미친놈아ㅡㅡ 하지마 그거;;; 너 감옥 감 ㄹㅇ
-나 : 그거 가르쳐 준 놈, 느그 감독님한테 가서 일러라 그거 디게 심각한 거임
-이성호 : 진짜? 착한 애인 줄 알았는데…….
일리뉴랑 비슷한 놈이 여기 또 있었네.
아니, 더한 놈인가.
일리뉴는 적어도 영국이 섬이고 이탈리아가 반도라는 건 알고 있으니까.
자랑을 하고 보니 부모님한테도 말씀을 안 드린 것 같아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렸다.
아, 그러고 보니 안나한테도 말 안했네.
-태양, 최종 계약안이 나왔어요, 확인해 보시겠어요?
“오.”
안나는 양반 되기는 글른 것 같다.
-보내주세요.
안나가 보낸 계약서 스캔본을 확인해 본다.
일단 계약기간은 4년이었다.
그리고 주급은 우리나라 돈으로 1억 5천 정도.
이 정도면 우리 팀 평균 주급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굉장히 많이 받는다고 볼 수 있지.
게다가 인상 조항이 따로 붙어있어서 나이를 먹을 때마다 주급이 확확 오르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보너스가 다양하다.
일단 로열티 보너스가 40억.
이건 생각도 못했는데, 40억이 거저 생겼네.
챔스 우승 시 15억, 프리미어 리그 우승 시 5억.
30개 공격 포인트 기록 시 20억.
여기에 득점 보너스가 또 따로 있었다.
득점 보너스 골당 한화 약 3천만 원 정도.
[한 골에 3천만 원 경기 종료 시 즉시 지급]“삼처어언? 그것도 즉시??”
해트트릭하면 거의 1억이 생기는 거네?
그 외에 온갖 잡다한 부대조항이 붙어있었지만, 내 눈에는 당장 눈앞에 떨어질 3천만 원밖에 안 보였다.
* * *
[울브스를 홈에서 맞이한 뉴캐슬! 후반 23분, 윤태양의 해트트릭이 터졌습니다!] [윤태양 선수, 세리머니를 좀처럼 하지 않는 선수인데 오늘 골을 넣을 때마다 표정이 역동적이네요. 골 넣고 저렇게 환하게 웃는 윤태양 선수는 처음 봅니다!]프리미어 리그 26라운드, 울버햄튼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넣은 윤태양은 포효했다.
“1억 개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