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142)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142화
2골.
고작 두 골밖에 남지 않았다 할 수도 있었고, 무려 두 골이나 남았다고 할 수도 있었다.
단 한 골로도 승부가 갈리는 게 축구인데, 두 골이 뉘 집 개이름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이야기가 달랐다.
축구는 흐름이라는 게 있었다.
그 흐름이 모든 걸 좌우하지는 않지만,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상당히 많았다.
윤태양이 혼자서 해트트릭을 몰아넣은 지금, 특히나 자신의 개인 기량으로 몇 번이나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을 제치고 골을 넣은 지금, 그가 한 골이 아니라 두 골, 세 골을 더 넣을 수 있는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는 기세가 오른 뉴캐슬과 윤태양의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상대 선수들은 몇 번이고 윤태양에게 털리면서 자신감을 잃어 위축되고, 그게 팀 전체적으로 원래 기량을 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베이트호번은 다급하게 선수들을 교체를 지시했다.
그는 승리를 좋아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기적을 바라고 승리를 바라는 사람은 아니었다.
미련 없이 승리를 포기한 그는 이번 경기에서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막고 결승 진출을 하는 걸로 목표를 바꿨다.
오늘 모든 게 막혀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칼론지와 공격적인 미드필더인 올메도를 교체하면서 미드필더와 포백 라인 전원이 수비적인 움직임을 가지도록 지시했다.
이렇게 단단히 걸어 잠그기 시작한 레알 마드리드를 뚫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베이트호번 감독이 수비적으로 나갑니다. 스코어를 지키고 결승 진출로 가닥을 잡은 거 같은데요. 이렇게 되면 뉴캐슬, 아, 예. 역시 생각한 대로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합니다.] [리첼라를 제외한 뉴캐슬 선수 전원이 하프라인을 넘어서 레알 마드리드를 압박하고 있습니다.]한편, 뉴캐슬도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일리뉴를 빼고 실바가 투입되고, 박스올을 대신해서 로씨가 투입됐다.
로씨는 메넨데즈 자리에서 조금 쳐진 위치에서 수비 라인을 지키고 메넨데즈는 박스올의 자리로 옮겼다.
그 상태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을 어떻게든 빼앗으려고 뉴캐슬이 거세게 압박하는 가운데 레알 마드리드는 수비적으로 웅크린 상황에서도 다른 각을 보기 시작했다.
뉴캐슬의 뒷공간이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웅크려서 뉴캐슬을 더욱더 유인하고서 저 뒷공간으로 공을 찔러준다면?
치명적인 역습 상황이 나온다.
그런 상황을 주도할 칼론지는 없지만, 2선과 3선을 오가며 수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한니발은 상당히 준수한 킥을 가지고 있었다.
알게 모르게 기회를 노리며 점차 한니발이 공을 받으려는 순간이었다.
[메넨데즈!!]상황을 지켜보던 메넨데즈가 귀신같이 나타나 한니발에게 향하려던 패스를 가로챘다.
“흥.”
메넨데즈는 이 상황을 진즉에 눈치채고 있었다.
애초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니발은 메넨데즈의 후보 선수, 그의 대체품에 불과했다.
메넨데즈가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던 그는 이번 시즌 레알 마드리데에서 메넨데즈가 하던 역할을 그대로 수행하고 있었다.
레알 마드리드가 메넨데즈를 잘 알고 공략했듯이, 메넨데즈 역시 자신의 대체 선수였던 선수가 뭘 하려는 것 정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을 빼앗은 메넨데즈는 자신을 대우해 주지 않았던 빌어먹을 레알 마드리드의 심장을 향해 패스를 찔러넣었다.
날카롭게 뻗어나간 공의 끝에는 윤태양이 있었다.
윤태양은 빠르게 다가오는 공과 눈앞에 새로 투입된 수비수 바르케스를 바라봤다.
바르케스는 들어오는 공을 커팅하는 능력이 뛰어난 센터백이었다.
지금도 태양의 발 앞에 공이 오기를 기다리며 매의 눈으로 바라보다가 태양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렇게 공과 태양이 만나고, 기다렸다는 듯 매의 발톱처럼 발을 들이미는 바르케스.
태양은 그 순간 다가오는 공을 향해 발뒤꿈치를 가져갔다.
힘이 실린 공을 힐만으로 부드럽게 바르케스의 머리를 넘겨 버린 태양은 바르케스를 지나쳐 골대를 향해 달려갔다.
뒤이어 갈레고가 태양의 앞을 막아서려 했지만, 태양은 방향을 전환해서 갈레고를 따돌린다.
속도가 붙은 태양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적어도 지금 이 필드 위에서는 말이다.
무적의 태양은 홀로 남은 골키퍼 페나조이아를 상대로 이번에도 여지없이 손쉽게 득점에 성공했다.
[골! 골골골! 챔피언스 리그 20번째 골입니다!] [이 선수를 어찌해야 할까요? 신도 너무 야속합니다! 한 사람에게 이런 재능을 모두 줘도 되는 건가요?] [그야말로 태양입니다! 혼자 이 세상이 좁다는 듯 눈부시게 빛나고 있습니다!]다시 골대를 향해 달려가 공을 챙겨든 태양은 손가락 하나를 높이 들어 올리며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건 단 한 골.
한 골만 넣으면 뉴캐슬의 치욕을 씻고 최소 연장전으로 갈 수 있었다.
“음…….”
“제길…….”
“Fxck……!!”
레알 마드리드는 초조해졌다.
남은 시간은 15분.
혼자 네 골을 몰아친 저 괴물은 그사이에 한 골, 아니, 두 골은 더 넣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선수들이 질린 얼굴을 할 때, 혼자 독기를 풀풀 피우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디오스였다.
자신의 영역에서 저 괴물이 ‘또’ 날뛰고 있었다.
그걸 두고 볼 수 없었다.
앞으로 이곳은 영원히 자신만을 찬양해야 하는 곳이다.
뭐라도 해야 한다.
저 괴물놈에게 찬물을 끼얹어야 한다.
단 한 골, 그래, 단 한 골이면 충분하다.
그 한 골이 사상 처음으로 결승을 꿈꾸는 뉴캐슬에게는 치명적인 비수가 될 테니 말이다.
디오스는 웅크린 채로 기회를 노렸다.
그 가운데 뉴캐슬은 아까처럼 거칠게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붙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하프라인을 넘어 압박하는 뉴캐슬을 상대로 쉽게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공격이 막혀 실점을 추가하고 나니 기세가 완전히 꺾여 수비하기에만 급급했다.
그렇다면 뉴캐슬은?
뉴캐슬은 경기 주도권을 가지고 상대를 압박하고 있지만, 시간이 점차 줄어듦에 따라 조급해하며 흥분하고 있었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조급한 상황에 쫓기듯 움직이면 실수를 하는 선수가 한 명쯤은 나오기 마련이다.
수비적인 보루로 교체한 로씨가 그러했다.
로씨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방출이 유력시 되는 상황이었다.
팀을 떠나고 싶지 않은 그는 마음이 급했다.
점차 줄어드는 시간을 확인하던 그는 이제 남은 시간이 채 3분도 되지 않는 걸 확인하고 공을 잡기 무섭게 전방으로 공을 패스했다.
애초에 수비적인 재능만 가지고 있어 미드필더가 아닌 수비수로 전직까지 고려하고 있던 그의 패스 수준은 그리 높지 못했다.
선수들의 위치조차 보지 않고 억지로 밀어넣은 패스는 수비라인으로 향하기도 전에 메네제스에게 잘리고 말았다.
공을 가로챈 메네제스를 바라보고 디오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메네제스는 자신의 앞에서 측면으로 빠져나가는 그에게 공을 패스했다.
공을 잡은 디오스가 측면 라인을 타고 달려 나간다.
그와 동시에 양 팀 선수들 모두가 뉴캐슬의 진영을 향해 달려 나갔다.
골을 넣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모두가 몰려간 상황에서 디오스는 측면의 넓은 공간을 타고 쭉 달려 나가다 방향을 전환해 중앙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사이에 재빨리 돌아온 반디아가 디오스의 길을 막아섰다.
디오스는 그대로 달리다가 스탭을 엇박자로 전환하며 반디아의 리듬을 깨버리고선 공을 한 번 접고 안으로 다시 파고 들어갔다.
간단하게 반디아를 제친 그의 앞에 반디아가 벌어준 찰나의 시간에 수비라인으로 돌아온 무리시가 있었다.
무리시를 상대로 디오스는 라 크로케타로 귀신같이 스쳐 지나갔다.
태양과 비교해 손색없는 드리블 스킬이 터져 나오자 단숨에 분위기가 전환된 것 같다.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디오스가 기어이 골을 넣을 것같이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숨죽인 채 필드를 바라보는 가운데, 디오스의 눈에 골대가 보였다.
여기서 침착하게 골을 넣으면, 상황은 바뀌게 된다.
디오스는 심호흡하며 반 박자 빠르게 골대를 향해 슈팅했다.
공이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순간, 리첼라가 몸을 쭉 뻗어 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지금 이 순간, 디오스와 태양의 결정적인 차이가 드러났다.
태양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골키퍼에게는 골치 아픈 상대다.
어느 발로 어떤 방향으로 슈팅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오스는 오로지 왼발만을 고집스러울 정도로 사용한다.
양발 슈터와 비교하면 슈팅의 경우의 수가 양발보다 현저히 적은 건 당연했다.
그리고 슈팅 위치까지 고려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것도 모자라, 공을 걷어내는 게 아니라 잡아서 품 안에 넣을 수 있었다.
공을 잡아 자신의 품 안으로 당긴 리첼라는 착지한 즉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뒷공간을 길게 찼다.
쭉 뻗어나간 공이 수비 뒷공간을 향해 나아간다.
이번에는 그 누구보다 먼저 샬렛이 반응해 떨어지는 공을 다이렉트로 중앙으로 보냈다.
휘어서 뻗어나간 공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나선 골키퍼를 지나쳐 윤태양에게 닿았다.
태양은 자신에게 달려온 공을 향해 그대로 왼발 발리슛을 시도했다.
주인 없는 골대 안으로 그대로 들어간 공.
와아아아아아!
[아! 다, 다섯 번째 골! 윤태양이 기어이 팀을 연장전으로… 응? 아, 잠시 만요.]드디어 따라잡았나 싶은 순간.
모두의 시선이 부심을 향했다.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높이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 오프사이드인가요?] [오프사이드 깃발을 본 뉴캐슬 선수들이 주심에게 우르르 몰려갑니다.] [오프사이드인가요? 쉽게 판단하기가 어려운 것 같은데요?] [확실한 건 이 위치에 있던 우리로서는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아, VAR 판독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주심이 부랴부랴 VAR 판독을 위해 움직인다.
이미 오래전부터 최첨단 시스템이 도입되어 나날이 발전한 지금, VAR은 이제 1, 2cm 간발한 차이도 판정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유니폼 끝자락이 나온 것만으로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는 경우도 있어 새로운 규정이 만들어질 정도였다.
오프사이드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발이 상대 수비수의 최종라인보다 5cm 이상 앞으로 앞서있거나, 혹은 지면에 떨어지는 공을 다이렉트로 접촉하는 경우 신체 일부 중 하나만이라도 상대 수비수보다 앞서있었다면 무조건 오프사이드가 성립된다는 규정이었다.
그 규정이 여러모로 까다롭지만, 이 모든 판독은 AI가 정확하게 판단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심판의 오심이 있을 수가 없었다.
심판은 영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AI가 판독한 결과를 확인한 뒤 마침내 결과를 발표했다.
[아! 무효, 무효입니다!] [샬렛이 상대 수비수 최종라인보다 발이 6.34cm 더 나와 있었다고 하네요.]누군가는 아직도 VAR과 AI 판독이 축구의 낭만을 망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정확하기에 매정하게 느껴져도 이견이 나올 수 없어, 오심 논쟁 따위 벌어질 수 없는 깔끔한 경기가 되는 것도 사실.
뉴캐슬 선수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제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 이건 치명적입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인저리타임까지 고려한다 하더라도 4분 정도인데요.] [하지만 아직 포기하긴 이릅니다. 4분입니다! 4분 안에 만들어진 기적이 어디 한, 둘일까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다시 재개된 경기, 뉴캐슬은 어떻게든 공을 가져가려고 했고, 레알 마드리드는 이 공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가 선택한 방법은 절대 공을 앞으로 전개하지 않고 공을 뒤로 돌리며 뉴캐슬 선수들을 피해 시간을 끄는 방법이었다.
이에 툰들이 야유를 보내왔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남은 4분.
이 4분만 버티면 레알 마드리드는 결승전에서 빅이어를 두고 다툴 수 있으며, 챔피언스 리그 역사상,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두 번째 3연속 우승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주심이 추가 시간으로 3분을 알려온다.
그 가운데 시간은 점점 야속하게 흘러갔다.
[아, 리첼라까지 올라와서 어떻게든 압박하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남은 시간은 이제 1분! 1분입니다.]1분 남은 시간, 공이 디오스에게 향한다.
디오스는 공을 가지고 전진하려는 척하다가 버티기 시작했다.
무려 두 명이 붙어도 디오스의 공을 뺏지 못하자 세 명이 달라붙었다.
그 가운데에도 요리조리 공을 돌리던 디오스는 운 좋게 그 세 명을 제치고 자신의 앞에 넓은 뒷공간이 펼쳐지는 걸 확인했다.
‘달려봐?’
이대로 달린다면 득점을 할 수도 있는 상황.
그 순간, 디오스는 자신에게 무섭게 달려오는 태양을 목격했다.
순간 그를 제치는 상상을 해봤지만, 그보다 오히려 공을 뺏기는 모습이 선명해지자 디오스는 덜컥 겁이 났다.
자신이 공을 뺏겨 득점을 허락해 팀이 지는 건 더욱더 최악이었으니까.
디오스는 허겁지겁 공을 아주 멀리, 저 멀리 차버렸다.
“비겁한 새끼!”
“쫄았냐?”
“그럴 거면 공을 왜 가지고 있었냐!”
“우리 태양보다 못한 새끼!”
그 순간 툰들의 야유가 들려온다.
그래, 비겁하다.
비겁할지 모르지만…….
삐익! 삐익! 삐이이익!
경기 종료 휘슬을 들은 디오스는 툰들의 야유를 무시하고 허리를 쭉 폈다.
“결국, 우리가 결승에 갔다.”
디오스는 그걸로 충분하다 여겼다.
마음 한 켠에 굴욕감이 짙었지만, 이기면 된 거니까.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인 마드리시스타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은 모양이다.
너나 할 거 없이 일제히 일어나 Sol을 부르짖으며 아낌없이 박수를 친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다른 선수에게 기립박수를 보내는 건 역사를 따져봐도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마라도나, 요한 크루이프, 호나우지뉴, 델 피에로, 이니에스타, 토티.
단 여섯 명.
심지어 메시나 음바페, 홀란드조차 받지 못했던 기립박수를 17살 어린 소년이 받고 있었다.
팀을 떠나서 축구의 매력을 여실 없이 보여준 위대한 선수에게 보내주는 찬사이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향한 따끔한 질책과도 같은 박수.
그 박수에 허리를 꼿꼿이 폈던 디오스는 이내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지독한 패배감이 몰려왔다.
디오스는 시선을 돌려 윤태양을 바라봤다.
결과적으로 최종 스코어에서 뒤져 패배한 그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좌절한 동료들을 일으켜 세우며 위로하고 있었다.
어린 자신과 달리, 이미 한 팀의 모든 것이 된 그는 이름 그대로 눈이 부시게 빛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