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29)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29화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국민, 해외 동포 여러분! 이곳은 뉴랜즈 스타디움입니다!] [잠시 뒤 이곳에서 우리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과 이탈리아 올림픽 축구 대표팀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뉴랜즈 스타디움은 지금 모두 만석입니다. 이 먼 곳까지 온 대한민국 국민, 남아공에서 거주하는 동포 분들도 많이 찾아오셨습니다만, 국적과 인종을 가리지 않고 많은 분들이 찾아왔습니다.]올림픽 최고의 인기 종목 중 하나인 축구는 표를 구하기가 어려운 편이지만, 오늘 이 경기는 그중에서도 유난할 정도로 표를 구하기 어려웠다.
개최지인 남아공과 이탈리아, 한국은 물론이고 올림픽을 구경 오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이 경기를 보길 원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단 하나.
세계 최고의 선수를 보기 위해서였다.
“윤태양이다!”
“와아아아! 윤태양!!”
선수들이 경기 전 워밍업을 위해 필드 위에 들어오자 사람들이 윤태양을 외치며 환호했다.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한국의 해설들은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경기 시작 전 선발 라인업 보겠습니다.] [우선 대한민국입니다!]이성호/윤태양/방성환
이현석/노영근/박재호
윤진용/배상현/김정환/이지훈
신호성
[이어서 이탈리아입니다.]지노
나드로네/모텔라로/가르시아
본니파치/다미아노
피바/피에르마텔/미르코/브람빌라
파세리니
-센터백이랑 키퍼, 공격수 빼면 아는 사람이 없네
-여기도 가만 보면 알베르토 지노 원툴팀 아니냐?
-ㄹㅇ 수비에 힘 빡 주고 공격은 지노한테 몰빵하는 느낌이네
-그나마 나드로네는 안다. fm에서 랜포로 –9 받은 애임 ㅋㅋㅋ
-나도 나드로네는 앎 ㅋㅋㅋ
-그럼 대충 윤태양 vs 지노냐
-지노는… 잘하긴 하지만 솔직히 윤태양한테 비비기엔 좀…….
-ㅋㅋㅋ ㄹㅇ 지노 한 골도 못 넣을 때 태양이는 고1 때 산시로에서 5골 넣음 ㅋㅋ
-막상 이렇게 보면 해볼 만할 거 같은데……?
-ㅋㅋㅋ ㅂㅅ들 아무리 태양이 대단하고 쟤들 듣보잡이라고 하지만 쟤들 눈에는 우리 팀 애들이 듣보잡이다 ㅋㅋㅋ
-ㄹㅇ 니들 모른다는 모텔라로나 가르시아 쟤들도 세리에A 중하위권 팀 거의 주전급임 ㅋㅋ 무시할 수 없음
-불안하다 난…….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이번 경기는 주심의 휘슬과 함께 시작됐다.
[경기 시작됩니다!] [캡틴 윤태양! 윤태양의 발에서 부터 경기가 시작되네요!]-키야 캡틴 윤
-a매치에서도 주장 했음 좋겠다
-이비카 감독 하는 거 보면 주장시킬듯 ㅋㅋㅋ
-이미 하지 않았나 한 번? ㅋㅋ
-개 머싰따 태양아
-주상전하 ㅠㅠㅠㅠ
-세자단 이제 주상단으로 등급업해서 쳐들어왔네
-주상단 ㅋㅋㅋㅋ 애초에 궁녀단 아녔나?
-내시부도 인원 ㅈㄴ 늘어나서 궁녀단이라고 할 수 없다더라
-ㅋㅋㅋ내시부ㅋㅋㅋㅋ 부랄도 없는 ㅅㅋ들
공을 건넨 태양은 어슬렁어슬렁 전방을 향해 유유히 걸어갔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이 진영을 가다듬으며 빌드업에 나섰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이탈리아는 생각보다 거세게 압박하지 않았고, 대한민국은 그 속에서 패스가 끊이지 않고 서서히 전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공을 돌려도 1선으로 공을 보낼 수 없었다.
가만히 사태를 지켜본 두 명의 와일드카드, 이현석과 윤진용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닫고 시선을 주고받았다.
‘1선으로 가긴 글렀다.’
‘그러니까, 형.’
대화로 했다면 이랬을 거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만만한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리하게 전방 압박까지 해가면서 체력을 쏟아붓고 싶지 않았던 거다.
그래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한 사람에게 공만 연결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절대 막아야 해.’
‘그가 공을 잡으면 막기 힘들다.’
‘재해는 사전에 예방해야지.’
이탈리아 선수들은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한국의 1선으로 공이 연결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막았다.
일단 떨어진 지시니까 그 대열에 합류해서 움직이던 다미아노는 연신 고개를 갸웃했다.
‘이런다고… 해결되나?’
그가 아는 태양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본인이 내려와서 공을 가져가면 가져갔지 절대로 구경만 하지 않는다.
그래, 바로 지금처럼.
“온다!”
다미아노는 움직이는 태양을 보고 비명처럼 외쳤다.
“뭐?”
“뭐가 오는데?”
내려왔다.
태양이.
“공 줘.”
당연하다는 듯이 박재호에게서 공을 가져갔다.
그리고 윤태양은 유려하게 공을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23살밖에 안 된 애송이(?)들을 제치기에는 말이다.
[윤태양 달립니다!] [가르시아와 모텔라로 사이를 질풍같이 가로지르는 윤태양!] [단숨에 이탈리아의 수비라인을 마주합니다.] [여기서 방심하면 안 돼요! 상대는 밀란과 인테르를 대표하는 수비수들입니다!]인테르?
밀란?
그게 뭔데?
밀란의 피에르마텔은 일찍이 태양에게 다섯 골을 내준 장본인이었고, 인테르는 챔피언스 리그도 제대로 못 나가는 형편의 팀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윤태양 앞에 수비수일 뿐이었다.
윤태양은 그 둘 사이를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 둘이 교차하듯 태양의 앞을 막아서는 순간, 태양은 급정거하며 공을 빙글 돌리며 턴해서 피에르마텔을 제쳤다.
그 순간 그 뒤에 숨어있던 미르코 라리가 앞을 차단하며 발을 들이민다.
기다렸다는 듯 태양이 공을 발 뒤로 숨기며 플릭, 미르코 라리의 머리 뒤로 넘겨 버렸다.
미르코 라리가 사라진 공에 당황하는 사이 태양은 미르코를 제치고 그대로 공을 잡고 질주했다.
남은 건 골대, 아니, 파세리니.
파세리니는 진즉에 태양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리첼라의 뒤를 잇는 이탈리아의 수문장, 22살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 잠재력이 폭발해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골키퍼인 그를 상대로 태양이 선보인 건 프리플랩이었다.
하지만 파세리니가 가장 어린 나이로 세계 최고 골키퍼로 언급되는 게 아니었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무섭게 성장한 파세리니는 프리플랩으로 넛매그를 시도하는 걸 간파하고 잽싸기 다리를 좁혔다.
그 순간 태양의 다리가 한 번 더 움직이며 더블 프리플랩을 선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던 공이 다시 바깥으로 빠져나가고 태양도 몸을 돌려 옆을 지나친다.
다리를 좁힌 파세리니는 넘어지면서도 공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태양은 그 손을 피해 빈 골대를 향해 공을 툭 차서 밀어넣었다.
전반 9분.
[골! 골입니다! 윤태양! 윤태양 선수의 득점입니다!]윤태양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득점을 넣은 윤태양은 유유히 하프라인으로 달려갔다.
그런 태양을 향해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며 달려들자 태양은 엄하게 말했다.
“경기 끝났어? 정신 차려! 고작 한 골 차이야.”
“아, 응.”
“어어.”
머쓱해진 선수들을 바라보며 태양이 말했다.
“끝날 때까지 우리 서로 잇몸 보이지 말자. 군대 가면 웃을 일 없어진다?”
군대.
그놈의 군대.
하지만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선수들은 결연하게 자기 위치로 돌아가 자리를 잡았다.
[우리 선수들, 선제골에 너무 들뜨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습니다.] [이 경기에서 어떻게든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는 게 보이네요!]선수들이 돌아가고 신속하게 경기가 재개된다.
지노는 이마를 긁적이다 앞을 바라봤다.
그 앞에는 연신 뒤를 돌아보며 자기네들 말로 열심히 떠드는 태양의 뒤통수가 보였다.
지난 시즌, 그러니까 2년 전 챔피언스 리그 조별예선에서 만난 어린 소년.
그때 당시 지노는 태양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
이탈리아에서 사랑받으며 다시 재림한 판타지스타로 불리던 지노였으니 말이다.
돈 많은 구단에서 어린 애송이를, 그것도 축구 변방 아시안을 선발로 내세운 걸 보고 비웃기 바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바뀌었다.
알베르토 지노는 밀란에서 여전히 유망주 소리를 들을 뿐이지만, 태양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오늘 경기에서 그 입지가 바뀔 리는 없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신성, 알베르토 지노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고 디오스 말고 나 역시도 라이벌이 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었다.
지노는 크게 심호흡하며 공을 돌리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지노는 조금 내려온 위치에서 자신에게 공이 오기를 기다렸다.
보여지는 건 원톱이지만, 그는 세컨트 스트라이커나 펄스나인이 더 편한 선수였다.
하지만 공이 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대한민국 선수들은 뒤는 생각지 않는지 미친 듯이 뛰며 전방에서부터 거세게 압박해 들어왔기 때문이다.
-얘들 왜 잘함?
-ㅋㅋㅋ 왜 잘하는지 모름?
-지금 초버프 상태임
-버프?
-군면제 버프
-ㅋㅋㅋㅋ 얘들한테는 이번 대회가 월드컵이고 매 경기가 인생 경기임
-군면제 버프를 ㅅㅂ 어케 이겨
-이 순간만큼은 버프 받아서 전원 유럽파 수준이다 ㅇㅈ?
-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직은 허술한 그들의 압박은 이탈리아에게 실낱같은 공간을 만들어줬다.
다미아노가 밀집된 선수들의 위치를 보고 그대로 공을 띄워 롱패스로 지노에게 패스했다.
가벼운 볼터치로 공을 잡아낸 지노가 몸을 뒤로 돌리는 순간.
“?!”
어느새 내려온 태양이 슬쩍 지노의 공을 가로채고 있었다.
‘아니, 여기까지 왜 내려와?’
지노가 의문을 던지는 사이, 태양은 가로챈 공을 가지고 달렸다.
허겁지겁 달려오는 모텔라로를 속도로 따돌린 뒤 그는 본니파치와 다미아노 사이를 파고 들어간다.
본니파치는 힘차게 태양과 어깨를 부딪쳐 봤지만 태양은 밀려나지 않았다.
오히려 본니파치의 힘을 역이용해 그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뒤로 나가떨어지게 만들고 다미아노를 상대한다.
다미아노를 본 태양은 반가움에 씨익 웃음을 흘렸다.
다미아노는 그 웃음이 끔찍하다 생각하며 거리를 유지한 채 주춤주춤 물러나는데 태양이 오히려 전속력으로 다미아노에게 달려들었다.
‘이럴 때 태양이 어떻게 하더라?’
머리를 굴려봤지만, 마땅히 답이 없었다.
태양은 때마다 선보이는 게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도 보통 이런 경우에는 라 크로케타를 즐겨쓰지 아마?
“아.”
생각하는 순간 이미 태양은 라 크로케타, 다른 명칭인 팬텀 드리블의 이름 그대로 귀신같이 스쳐 지나갔다.
이제 남은 건 수비수들.
그들은 이번에는 골을 먹히지 않겠다는 듯 거리를 벌리고 길목만 막은 채 태양을 견제했다.
태양은 좌우로 움직이면서 그들의 어그로를 끌었다.
센터백은 그런 태양을 따라 길목을 막으며 움직였고, 풀백들은 중앙에 가세해 방성환과 이성호에게 공이 가는 걸 견제했다.
그 순간 태양이 우뚝 멈춰서더니 벼락같이 슈팅했다.
솟아오른 공이 중앙 수비수들의 머리 위를 지나쳐 휘어지면서 골대를 향한다.
파세리니는 난데없이 나타나 휘어져 들어오는 공의 궤적을 쫓아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공은 파세리니가 예측한 거 보다 더 크게 휘어 빠르게 골대로 나아갔다.
파세리니가 당황해 달려가며 몸을 날린다.
천만다행으로 파세리니의 손에 닿은 공, 하지만 잔뜩 스핀을 먹은 공은 파세리니의 손에서 튀어올라 골대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상식을 벗어난 감아차기에 일순 경기장이 잠잠해졌다가 뒤늦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후.”
전반 15분 만에 두 골을 넣은 태양은 짧게 심호흡하며 뒤를 돌아 하프라인으로 달려가 외쳤다.
“아직 안심하긴 일러!! 집중해라!”
-방금 집중하라고 한 거 맞지?
-입모양 보면 그런데?
-ㅅㅂ ㅋㅋㅋㅋ
-아니 15분 만에 두 골 넣고 얼마나 더 넣겠다는 겨 ;
-군면제 하려고 이탈리아 상대로 더블 해트트릭이라도 할 기세인 듯
-이탈리아 선수들 벌써부터 망연자실한데 ㅋㅋㅋ
-굳이 긴장할 필요 없어 보임
-ㅋㅋㅋㅋㅅㅂ 이탈리아 애들 울겠다
-살살해 태양아;;;
본인은 언제든지 이탈리아가 역전할 수 있을 거라 경계하고 있었지만, 벌써부터 이탈리아의 어린 선수들의 멘탈은 박살 나 전의마저 상실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