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257)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257화
“아아, 윤태양이라니 정말 싫다.”
반 이완은 라커룸에서부터 앓는 소리를 했다.
“우리 디오스가 윤태양보다 골을 더 많이 넣어주려나?”
만사가 귀찮다는 듯 비척이다가 그는 경기를 준비하는 디오스에게 다가가 슬그머니 말을 한다.
디오스는 대번 인상을 구긴다.
“뭐예요, 부담 주는 겁니까?”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반 이완은 그리 말하고 이번에는 그라디나루를 바라봤다.
“사람들이 윤태양의 사이드킥으로 일리뉴, 디오스의 사이드킥으로 그라디나루라고 하던데, 히어로에서 사이드킥으로 밀려난 기분이 어떤가?”
“사이드킥이요?”
“그래, 베X맨 옆에 로X이 있고 캡틴 아X리카 옆에 팔X이 있잖아. 네가 로X이자 팔X이라 이거지.”
“내가요? 어떤 개새끼입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게다가 사이드킥으로는 일리뉴가 몇 수 더 위라고 그러던데?”
그 말에 그라디나루의 눈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발롱도르도 못 타본 브라질 멍청이 새끼 보다 내가 더 못한다고? 말도 안 되는…….”
화를 내는 그를 바라보며 반 이완은 슬그머니 뒤로 빠졌다.
됐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팀 공격의 핵심인 두 사람을 자극하기에는 말이다.
둘의 멘탈은 부담에 쓰러질 그럴 멘탈이 아니었다.
그들은 오히려 비교질이나 평가절하에 오히려 불타오르는 사람이었다.
‘그라디나루는 조금 의외이긴 하지만.’
사실, 그라디나루는 반 이완이 원해서 데려온 선수는 아니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발롱도르 위너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부자 구단주의 욕심으로 인해 데려오게 된 선수였지만, PSG에서 본인이 자초해서 겪은 고초 때문인지 몰라도 리버풀에는 잘 적응하고 있었다.
“하, 이겨야 할 텐데.”
뉴캐슬의 선수들 하나, 하나가 쉽지 않지만, 역시 윤태양이 제일 마음에 걸린다.
처음에 장난처럼 앓는 소리를 하며 윤태양 타령한 게 반은 진심이었다.
정말 싫었다.
경기를 준비하는 데 8할은 저 녀석을 막는 데 궁리해야 하니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대항마처럼 디오스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글쎄?
모르겠다.
천재 감독 소리를 듣지만, 반 이완에게도 답이 없는 존재가 윤태양이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답을 찾지 못한 채 경기 시작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윤태양.”
디오스는 태양을 바라봤다.
윤태양은 안필드의 관중석에 서서 위 아 리버풀을 부르짖는 콥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교화가 덜 된 어리석은 백성을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왕과 같았다.
안필드에 선 원정팀 선수가 보여줄 만한 모습은 절대 아니었지만, 그는 저게 어울렸다.
왕 그 자체.
빌어먹게도 잘 어울렸다.
한편으로는 조금 부럽다.
오만해도 욕을 안 먹어도 되는 윤태양 자체가 말이다.
저 자식이 있으면 자신은 언제나 반역자, 도전자 취급을 받겠지.
오늘 경기에 이겨도 그럴지도 모른다.
아무튼, 뭐.
“그것도 나쁘지 않지.”
* * *
[경기 시작되고 6분, 아직까지 별다른 공격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뉴캐슬이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어요.]선축을 차지한 뉴캐슬은 평소와 다르게 간을 보고 있었다.
그건 리버풀도 마찬가지였다.
거세게 압박하지 않고 어떻게 공격하는지 보자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는 법.
공을 가진 뉴캐슬이 본격적으로 공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리버풀의 선수들은 중앙으로 밀집해 있었다.
당연한 일이다.
뉴캐슬 역시 중앙에 집중되어 공격하는 스타일이니 말이다.
뉴캐슬은 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공격을 하기 위해서 리버풀의 밀집된 중앙을 벌려줄 필요가 있었다.
샬렛이 중앙에서 컷아웃해 측면으로 빠진다.
이 정도로 밀집된 중앙을 벌려줄 거면 리버풀이 12연승을 안 했겠지.
낚시를 하기 위해서 살아 숨 쉬는 미끼를 달아주듯이, 실제로 샬렛에게 공을 보낸다.
샬렛을 향해 투르가즈가 달라붙는다.
이른바 리버풀의 대숙청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선수인 투르가즈는 리버풀의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원과 수비라인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투지 어린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다.
그리고 샬렛은 이 선수와 몇 번이고 붙어봤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겼다.
분명 투르가즈가 뒤처지는 선수는 아니었는데, 상성이 안 맞았다.
투르가즈는 측면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선수를 상대로 크로스 스탭으로 쫓아 막는 게 능한 선수였지만, 그걸 역이용해서 등 뒤로 파고드는 돌파를 잘 막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대충 균형감각이 떨어져서 빠르게 몸을 돌리는 시간이 늦거나, 넘어지는 일이 많다고 할까?
물론, 일반인이나 여타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약점이랄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샬렛은 등 뒤로 파고들어 가는 플레이를 좋아했고, 그걸 역이용하거나 역이용에 역이용 하는 걸 굉장히 잘하는 선수였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투르가즈를 찔러본다.
컷아웃했다 공을 받고 다시 컷인하는 움직임을 보이기 무섭게 몸을 비슷하게 돌리며 달려가는 그의 뒤를 파고든다.
그때였다.
투르가즈가 짧게 스탭을 밟으며 빠르게 몸을 돌려 샬렛의 앞을 막아서며 공을 가로챈다.
지금까지 샬렛이 알고 있던 투르가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샬렛의 두 눈이 휘둥그레 떠지는 사이, 공을 가로챈 투르가즈는 세빈츠에게 공을 패스했다.
[투르가즈 공 뺏고 세빈츠에게! 세빈츠! 전진합니다! 뉴캐슬의 촘촘한 수비라인을 공략하기 위해 일제히 올라가는 리버풀!]메넨데즈가 분주히 내려가서 수비라인 앞으로 향하고 소비올라가 무리시와 바이스티거와 라인을 비슷하게 하며 하프 스페이스를 없애는 가운데, 리버풀의 공은 세빈츠에게서 바톨레티에게, 바톨레티가 마클레이에게 공을 보내고 있었다.
마클레이는 망설일 것 없이 공간이 없는 뉴캐슬의 진영 앞, 디오스에게 패스했다.
공을 가진 디오스는 측면으로 빠져나갈 듯 움직이다 다시 방향을 전환해 안으로 꾸역꾸역 파고들기 시작했다.
페널티 라인을 타고 움직이는 그를 막기 위해 무리시가 나섰다가 그의 드래그 백 스킬에 헛발질하며 제쳐지고, 이어서 바이스티거가 디오스를 상대로 골대 앞을 막아서는 가운데, 디오스는 바이스티거와 부딪치는 거 보다 그를 지나쳐 페널티 박스 라인을 타고 달려 공간을 만들어냈다.
그 모습이 마치 과거 뮌헨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윙어로까지 불렸던 프랭크 리베리와 같았다.
리베리가 매크로를 쓴다고 놀림 받던 무빙이지만, 그 누구도 알면서도 막지 못한 움직임을 그대로 재현한 디오스는 마무리까지 그와 똑같이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야신존마저 막아내는 사나이로 통하는 파세리니지만, 지금의 슈팅은 절묘하게 파세리니의 시야를 바이스티거가 가림으로써 파세리니가 반 박자 느리게 반응하게 만들었다.
[골! 골입니다! 디오스! 절묘한 감아차기입니다!] [파세리니가 아쉬운 듯 잔디를 걷어차네요. 그럴 만합니다. 정말 간발의 차이로 공을 놓쳤어요!] [전반 16분, 리버풀이 앞서갑니다!]득점한 디오스는 이마 위에 검지손가락을 세운 주먹을 대는 그 특유의 시그니처 세리머니를 선보이고는 하프라인으로 향하며 윤태양을 바라봤다.
‘봤냐?’
하지만, 윤태양은 그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팀 선수들을 챙기고 있었다.
“이래도 안 봐?”
디오스는 쳇, 소리를 내고 하프라인에서 킥오프를 기다렸다.
[경기 재개됩니다. 다시 뉴캐슬이 공을 가지고 움직입니다.]후방에서 시작된 빌드업은 어느새 메넨데즈와 카싸마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그런 뉴캐슬을 두고 라인을 잔뜩 내려 거북이처럼 웅크렸다.
[리버풀이 수비적으로 단단히 걸어잠급니다.] [그렇죠, 급할 필요가 없죠. 한 골 앞서고 있으니 때를 기다리면 됩니다!]급한 건 리버풀이 아니라 뉴캐슬이다. 다급하게 몰아붙이는 상대의 페이스를 따라가서 좋을 게 없었다.
뉴캐슬은 자신의 페이스로 상대를 끌어들여 잡아먹는 데 능한 팀이었으니 말이다.
기세와 주도권을 가지고 여유롭게 상대해 뉴캐슬을 급하게 만들어 실수를 유발하게 해야한다.
반 이완 감독의 대책이었다.
사우스햄튼에서부터 갈고닦은 반 이완 감독의 늪축구는 수준급이다.
심지어 윤태양을 묶어두고 이긴 전적까지 있지 않은가.
하지만 반 이완은 자신의 생각대로 게임이 흘러간다고 안심하지 않았다.
뉴캐슬은 예전의 뉴캐슬이 아니었고, 윤태양도 그 당시 이제 막 프리미어 리그에 데뷔했던 어린 선수가 아니었다.
뉴캐슬도 강해졌고, 윤태양은 괴물 수준을 넘어 이제 축구의 신 취급을 받고 있으니까.
하지만…….
“우리도 강하지.”
더 이상 가난한 구단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반 이완도 아니었고, 리버풀 역시도 구단을 돈으로 생각하는 구단주가 있던 리버풀도 아니었다.
고메즈와 바톨레티, 세빈츠가 라인을 내리고 든든하게 포백과 호환하며 뉴캐슬의 빌드업을 막아선다.
그중에 가장 열심히 왕성하게 뛰는 건 고메즈였다.
뉴캐슬에서 밀려나 리버풀로 오게 된 그는 자신을 떠나보낸 뉴캐슬에게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런 고메즈에게 감화된 듯 바톨레티와 세빈츠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거 이런 식이면…….
“이길 수도……?”
이 페이스라면 우리가 이길 것 같다.
반 이완 감독이 확신을 가지는 순간, 베이트호벤 감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라인 가까이 선다.
윤태양이 공을 잡고 있었다.
버뮤다 삼각지대처럼, 리버풀 선수들이 밀집된 그 한가운데에 윤태양이 메넨데즈에게 공을 달라 어필해 공을 받아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뭘 할 수 있다고?
보통 다른 선수가 저 위치에서 공을 잡는다면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윤태양은 다르다.
이 상황에서 무슨 짓을 하려고?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해낼 거란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툰과 선수들이 기대하는 사이, 콥과 리버풀의 선수들은 두려움을 품고 윤태양을 견제한다.
그 가운데 윤태양이 움직인다.
윤태양이 움직임과 동시에 그를 에워싸던 선수들도 조건반사처럼 움직였다.
그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조건반사, 다가올 공포에 움찔하고 몸을 떠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더 이상 윤태양은 골치 아픈 괴물 애송이가 아니었다.
한 리그를 지배하는 최강의 선수, 말 그대로 왕.
작은 한 걸음마저도 선수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반 이완은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걸 느꼈다.
그건 선수들도 마찬가지.
고작 공을 잡은 것만으로도 기세가 이리 뒤집어질 수 있는가?
웃기는 소리.
반항이라도 하듯 여유롭던 리버풀이 거세게 뉴캐슬을 압박해 들어갔다.
“아, 안 돼!!!”
반 이완이 비명처럼 외쳤다.
이건 좋지 않다.
지금 페이스를 유지해야 하는데 왕이 뿜어내는 기세에 압도된 것에 반항하려는 듯 움직여 그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순식간에 일그러진 진형을 보고 윤태양이 전광석화처럼 파고들어 간다.
가장 앞에서 자신을 막아선 바톨레티를 상대로 시저스 드리블을 펼치며 달려들다가 좌우 상체 무빙, 상대가 반응하는 방향을 확인하고 역동작이 걸리게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단숨에 바톨레티를 제치려 한다.
그 순간 고메즈가 태양의 앞을 막아선다.
옛동료였던 그는 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속도가 붙은 태양을 막을 수 없다.
태양이 막 상대를 제치고 전진하기 전에 그의 시야 밖에서 잽싸게 파고들면 그나마 빼앗을 희망이 있다.
고메즈가 한 팀에서부터 나름대로 연구한 결과였다.
하지만 태양의 순발력은 그의 생각 이상이었다.
시야 밖에서 고메즈가 들어오는 순간, 태양은 당황하지 않고 짧은 스탭으로 프리플랩을 시전, 그대로 고메즈의 가랑이 사이로 공을 찔러넣고 고메즈를 밀어내며 지나쳐 갔다.
자리에서 밀려나 뒤로 주춤한 고메즈가 질린 얼굴로 윤태양을 바라보는 사이, 윤태양은 수비라인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촘촘하게 밀집되어 있는 리버풀의 수비수들을 바라보며 윤태양의 선택은…….
[윤태양, 그 자리에서 슈티잉! 아니, 저게 무슨……?!]아무리 봐도 골대를 노리기에는 너무 높은 슈팅.
천하의 윤태양도 슈팅 실수를 하나 싶을 정도여서 모두가 의아해하는 가운데, 무회전으로 때린 슈팅은 난데없이 뚝 떨어져 골대를 향한다.
이것뿐이면 다행이지.
정직하게 떨어져 내리던 슈팅이 불규칙하게 흔들리더니 골키퍼를 앞에 두고 뱀처럼 구불구불 움직인다.
“……!!”
당황한 비티에가 공을 잡기 위해 앞으로 나서는 순간, 공은 다시 아래로 뚝 떨어지더니 비티에의 옆구리 사이를 지나쳐 바닥에 한 번 바운드 되고 튕겨올라 골라인을 넘어선다.
그 기이한 슈팅에 리버풀 선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윤태양을 바라본다.
[골! 골입니다! 윤태양의 환상적인 슈팅!] [뉴캐슬의 킹이 안필드를 훑어봅니다! 오연한 그 모습에 콥들조차 말문을 잃어버린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