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ldest son is eager for soccer RAW novel - Chapter (95)
장남은 축구가 간절하다 95화
가뜩이나 급박한 상황에서 하필이면 공을 잡은 상대가 윤태양이었다.
현시점 프리미어 리그 최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해트트릭을 뽑아내는 괴물.
세 명의 센터백의 시선이 온통 태양에게 꽂혔다.
그 시선을 받으며 태양은 달렸다.
위협적인 그 모습에 가장 먼저 달려든 건 헝크헷이었다.
헝크헷은 태양의 앞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태양의 길목을 막았다.
‘붙으면 바로 제쳐진다.’
근접한 거리에서 태양이 어떤 말도 안 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지 수많은 시청각 자료로 알고 있었다.
그저 길목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어야 한다.
그 순간 태양이 웃었다.
‘왜 웃지?’
그래, 생각해 보니 영상에서 태양이 웃는 모습을 몇 번이고 봤다.
잘생기고 곱상한 얼굴에서 나오는 게 신기한, 이상하게 기분 나쁜 웃음 말이다.
간격을 벌린 상태로 시간을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어?
천만에.
태양은 헝크헷을 두고 바깥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제자리에서 달렸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에 헝크헷은 기겁을 하고 태양을 쫓았다.
태양의 어깨를 힘으로 밀어내며 그의 균형을 무너뜨리려고 했다.
전혀 밀리지 않았다.
생긴 것과 다르게 단단하다. 그리고 유연하고.
이건 솔직히 반칙이 아닌가 싶은 순간, 태양이 갑자기 급제동했다.
“얽!”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균형을 잃은 헝크헷이 미끌어질 때, 난데없이 멈춰선 태양은 헝크헷을 비켜가며 헝크헷이 벌려준 공간을 바라봤다.
레델리가 자신이 만들어준 공간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레델리에게 주면 너무 1차원적이겠지.
레델리도 그걸 알고 있었다.
레델리가 그 와중에 컷아웃하며 코작의 시선을 끌었다.
태양은 그 틈을 타서 일리뉴의 앞으로 공을 찔러넣었다.
레델리의 컷아웃 무빙에 잠시 시선만 끌렸던 코작은 즉시 일리뉴에게 붙었지만, 일리뉴도 굳이 득점을 하려 하지 않았다.
다시 레델리에게 공을 보냈다.
공을 받은 레델리가 그 즉시 컷인해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가더니 그대로 골대를 향해 감아찼다.
브로리크의 손을 넘어 공이 골대 안에 꽂혔다.
[고오오오올! 레델리의 득점입니다! 스코어는 3대0입니다!] [윤태양과 일리뉴의 활약으로 출전 횟수가 적어진 레델리였는데, 오늘 멋진 골로 자신을 알립니다!]레델리는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환호하는 레델리를 보고 딜런 먼로는 마른세수를 했다.
“하아…….”
정말이지 빌어먹을 상황이었다.
뉴캐슬의 수비는 분명 엉망일 텐데.
어째서 왜 반대가 된 거지?
모든 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딜런 먼로는 이를 악물고 공을 돌렸다.
아스날은 더욱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뉴캐슬이 라인을 내리고 역습의 기회를 노리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흐음, 역습을 의도한 건 아닌데 말이지.”
상황을 지켜보던 아르텔리는 머쓱한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그의 말대로였다.
원래 아르텔리의 생각은 맞불 작전이었다.
후방에 선수들이 많았던 건 수비적으로 나서려던 게 아니라 아스날이 전진 패스를 너무 잘해서 선수들이 따라 움직인 것뿐이었다.
그게 오히려 역습 상황을 만들었다.
이런 걸 전화위복이라고 해야하나?
중요한 건 그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이 팀은 역습에 잘 어울렸다.
후방에서 롱패스를 뿌려줄 선수, 양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줄 수 있는 윙어, 그 공을 받아줄 강력한 피지컬의 큰 공격수와 골을 사냥해 줄 작은 공격수까지.
“흐음.”
이거 생각지 못한 플랜B를 얻은 것 같았다.
“오.”
그 와중에 딜런 먼로가 두 명을 제치며 달려 나간다.
펠리시아노가 호날두와 같은 선수였다면, 딜런 먼로는 메시와 결이 비슷한 선수였다.
그 탓에 둘의 라이벌 구도가 더 많은 이목을 끌며 흥행한 거기도 하다.
어쨌든 메시와 결이 비슷한 그 선수가 어느새 골대를 앞에 두고 슈팅하려 했다.
“오오!”
아르텔리는 또 한 번 감탄사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디다가… 에이징 커브로 인해 느려진 발로 무력해졌던 그 수비수가 용케도 딜런 먼로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었다.
[디다! 또 막아냅니다! 절묘한 슈팅을 막아내는 디다! 뉴캐슬은 다시 공격에 나섭니다!]하지만 이번에는 역습이 여의치 않았다.
아스날도 세 번이나 당한 탓에 준비하고 있었다.
단단한 쓰리톱과 윙백들이 하프 스페이스를 만들어주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역습이 쉽지 않다?
메넨데즈는 태양에게 공을 보냈다.
* * *
아, 공이 왔네.
흘끔 전광판을 바라봤다.
정신없이 치고박고 싸우다 보니 어느새 30분 가까이 지나 있었다.
세 골이나 차이나서 경기가 기울었다고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딜런 먼로는 물론이고 아스날의 공격수들은 남은 시간 안에 세 골을 넣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니까.
득점차를 벌려야 한다.
태양 그대로 달려 나갔다.
달려서 가장 먼저 아스날의 윙백 레이노소를 바디 페인팅으로 사이드로 빠져나갈 것처럼 하다 그가 몸을 돌리는 틈에 그의 등 뒤, 중앙으로 달려갔다.
그 타이밍에 헝크헷이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태양이 공을 슬쩍 옆으로 치며 지나치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헝크헷의 허무한 표정을 지나친 태양에게 이제는 코작이 앞을 막아섰다.
일카이 코작, 아스날의 철벽.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태양을 마주했다.
태양은 달렸다.
‘라 크로케타인가.’
태양이 가장 즐겨쓰는 기술이었다.
이에 대비하는데 태양은 그저 달리다 코작의 옆으로 지나가려 했다.
무슨 생각일까 싶지만, 일단 코작은 태양과 나란히 달리며 어깨를 들이밀고 몸싸움을 시도했다.
태양은 그런 코작을 두고 밀당을 시작했다.
코작이 어깨를 들이밀면 속도를 죽이며 어깨를 피했고, 발을 들이밀면 옆으로 피하며 속도를 높였다.
이에 맞춰서 달리면 보다 더 속도를 빨리해서 코작의 앞을 가렸다.
코작은 달리는 태양을 어떻게든 저지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코작은 느꼈다.
‘아……!’
저지할 수 없구나.
짙은 무력감이 코작을 찾아왔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레드차트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걸 본 코작은 전력을 다해 다시 태양의 옆에 서서 어깨를 들이밀었다.
혼자 힘들면 둘이 막으면 되는 거다.
그래, 그거면…….
“……!!”
공이 없다.
어디로 갔지?
코작은 레드차트가 고개를 드는 걸 확인하며 그 시선을 쫓았다.
사라진 공이 어느새 레드차트의 머리 위를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도대체 어느새?
기예와도 같은 기술에 두 선수가 속아 넘어가고 옆에서 지켜보던 일리뉴는 놀라면서도 태양의 의도를 읽고 공을 쫓아 곧 바로 슈팅했다.
강력한 슈팅이 골키퍼의 손마저 쳐내며 골망을 갈랐다.
[고, 골! 골! 골입니다! 뉴캐슬의 네 번째 골입니다!] [환상의 투톱입니다! 태양이 믿을 수 없는 어시스트와 일리뉴의 막을 수 없는 캐논 슈팅!] [아, 이럴 수가. 아스날이 에미레이트에서 4대0으로 뒤쳐집니다.] [마치 장례식장을 온 것 같네요. 실망한 관중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신난 건 툰들뿐이군요! 마치 이곳이 툰의 경기장이 된 것 같습니다!]“아…….”
저건 못 당하겠다.
딜런 먼로는 멍하니 일리뉴가 번쩍 들어올리는 태양을 바라봤다.
해트트릭은 하지 않았지만, 저 어린 악마는 한 골에 두 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스날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일리뉴가 자신을 들어올린 것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 태양의 머리 위로 태양이 떠 있었다.
딜런 먼로는 눈이 부셔 그만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 * *
[아스날, 패배하다.] [뉴캐슬 환상적인 역습, 아스날의 비수를 꽂다.] [경기를 지배했지만, 결국 골을 넣은 팀이 승리한다.]-와 아스날 ㅋㅋㅋㅋㅋ ㅅㅂ 그 찬스 다 날리고 ㅋㅋㅋ 4대떡 ㅋㅋㅋㅋ
-ㅋㅋㅋ 4위가 아니라 4골패 ㅋㅋㅋ 새로운 4스날
-4스날 4골차 패배 4스날 4골차 패배 4스날 4골차 패배 4스날 4골차 패배
-진짜 비응신들인가 ㅋㅋ
-뉴캐슬 역습 보니까 진짜 30년 전 축구 보는 거 같더라
-…할배요…….
-우리 세자전하 최고 >ㅅ
-ㅋㅋㅋ 위에 새끼는 궁녀는 아님 장담한다
-ㅋㅋㅋ 궁녀 아님 뭐냐
-내시지 뭐야 개역겹네 부랄 없는 자식
-세자저하 ㅤㅊㅚㄱ오 >ㅅ
-ㅋㅋㅋ 미친놈
-근데 태양이 지리긴 하더라 한 골에다가 어시한 거 봤냐? 진짜 개지림
-얘 하나만 있어도 국대 퀄리티 바뀔 거 같은데 축협에서는 말없냐?
-아직 어리다 이 스탠스 아직도 유지 중
-ㅅㅂ 축협 고인물 ㅅㅋ들 이러다가 태양이 잉국에 귀화하겠다
-ㄹㅇ 잉글랜드 요즘 공격수 부재라 태양이 어케든 데려가고 싶어할 듯
-1년인가 있음 영국 귀화 자격 생기지 않나 태양이?
-ㅇㅇ
* * *
태양이 활약하면 할수록 한국에서는 태양을 국대로 데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더 커지고 있었다.
거기에 불을 지핀 건 영국 언론이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 윤태양 귀화 추진 중] [윤태양을 귀화시켜라!] [공격수 가뭄에 빠진 잉글랜드, 윤태양을 삼사자 군단으로?]유력 일간지나 신문에서 이런 기사가 올라오고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런 기사들을 번역해 가져오면서 일파만파 퍼진 거다.
-축협 뭐하냐 ㅡㅡ 이대로 뺏길 거냐?
-아니, 10년, 아니, 100년, 아니지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천재를 뺏길 생각임?
-진짜 왜 염두에도 안 두는 거임?
-아니 저렇게 하는 애를 어리다고 내버려 둘 일인가?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혹시 또 밥그릇 싸움하고 그러는 거 아님?
-축협 썩은물 라인 다시 들어왔던데
-ㄹㅇ 이 쓰레기들 진짜 피닉스도 아니고 몇 번이나 부활하는 거야
-얘들 때문일 확률이 매우 높아보임 쓰레기 라인 지영수부터 내려온 개쓰레기 라인
지영수는 한국 축구의 병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축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인물로 지금은 비록 그의 실체를 안 사람들의 비난으로 은퇴했지만, 그의 라인을 탔던 그의 후계자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축협에 기생하고 있었다.
이정후 감독과 반대파에 있는 그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즉각 언론을 이용해 입장을 발표했다.
[윤태양 군은 아직 어리다. 선수가 오랜 시간 활약하길 바라는 배려였다.] [윤태양 측에서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대표팀 합류는 후일을 기약하고 귀화 의사 없다고 밝혀.]-ㄹㅇ임?
-ㄹㅇ이니까 기사를 낸 거 아닐까?
사람들이 그런가 보다 할 때.
진즉에 샐럽이 될 수도 있었던 사람이 난생 처음으로 SNS 계정을 만들어 게시물을 올렸다.
@CHOOKTAEYANG
[(사진)침대에 엎드려 턱을 괴고 있는 셀카] [나 그런 말 한 적 없는데?]…난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