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02)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902화
꽝! 꽈광! 꽈과과광!
폭음이 하늘을 뒤흔들었다.
쿠에사는 천둥의 권능으로 초고속 비행을 하며 모르드를 농락하려고 하지만 어림도 없었다.
그가 가속할 때마다 모르드가 그 맥을 끊어서 격투전을 강요한다.
심지어 모르드는 공간왜곡장조차 쓰지 않고 그 일을 해내고 있었다.
‘젠장. 역시 그런가? 이놈은 내 권능을 억압할 수 있는 권능을 가졌다.’
그것은 종언의 권능이 쿠에사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권능을 발동할 때마다 부하가 걸리지 않았다면, 그로 인해 틈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토록 쉽게 농락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몇 번이나 모르드의 도끼질이 그의 방어를 뚫고 몸에 상처를 입혔다.
목숨이 질긴 단죄자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의 상처와 출혈만으로도 심각한 상태에 빠졌으리라.
“넌 대체 뭐냐?”
그래서 쿠에사는 모르드에게 말을 걸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좋다. 역전의 기회를 얻기 위한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모르드는 대답 대신 공격을 가한다.
쿠에사는 아슬아슬하게 그것을 피해내며 외쳤다.
“나는 쿠에사! 천둥을 죄악으로 더럽힌 켈-타사의 자손이었던 자!”
“…….”
모르드의 표정이 묘해졌다.
‘켈-타사? 그게 누구야?’
들어본 적도 없는 신이었으니까.
‘그런 신명이 있었다고?’
만신전에는 불의 신, 바람의 신, 벼락의 신, 물의 신 같은 원소계 신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령 신화 진영과의 종전 협상에 의해, 그것은 정령들의 자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벼락’이라면 몰라도 ‘천둥’은 정령 신화 진영의 몫이 아니긴 했다.
‘만신전에 새겨진 신명이 한둘도 아니니 천둥의 신도 있을 수야 있겠지만… 음. 생각은 나중에 해야겠군.’
전투 중에 골몰할 만한 주제는 아니었다. 모르드는 곧바로 연타를 넣어서 쿠에사를 날려 버렸다.
“전사의 예의도 모르냐! 이 정도 치고받았으면 서로 이름 정돈 알려줄 수 있잖냐, 빌어먹을 죄인 놈아!”
“다짜고짜 기습부터 한 놈이 뒤늦게 그런 소릴 하다니 우습지도 않군.”
모르드는 피식 웃으며 쿠에사를 추격했다.
파직! 팟!
쿠에사는 그 궤도에 오러 전이를 깔아서 모르드를 현혹하려고 했다. 상당히 세련된 솜씨였다.
“크억!”
하지만 모르드를 막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모르드는 가볍게 그의 수작을 돌파하며 허벅지에 발차기를 먹여주었다.
“썅! 이름 정도는! 알려달라고!”
그것은 단순한 외침이 아니었다.
천둥의 권능이 목소리를 강맹한 음파 공격으로 바꾼다.
전방위로 터지는 음파 공격이 모르드의 돌진을 늦춘다.
파악!
하지만 다음 순간, 모르드의 손을 떠나 가속한 라흐팅이 쿠에사의 어깨를 가르고 지나간다.
그리고 바싹 접근한 모르드가 쿠에사의 팔을 붙잡아 당기면서 일권을 날렸다.
“큭!”
이 일격으로 머리통을 날려 버릴 생각이었는데, 놀랍게도 쿠에사는 몸을 아래로 숙여서 피해냈다.
동시에 모르드와 그의 몸 사이의 좁은 공간을 비집고 발차기가 솟구친다.
“후욱, 후욱, 후…….”
가까스로 모르드를 물러나게 만든 쿠에사가 숨을 몰아쉬었다.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뭐야?’
그것은 그 자신에게 향한 위협이 아니었다.
“주술쟁이?”
주시자 군주 위에서 주술을 준비하고 있던 야소비다를 향한 위협이었다.
* * *
“이런, 어이없는 괴물이 다 있다니…….”
야소비다는 무릎을 꿇었다.
쿠에사는 주시자 군주를 모르드에게서 멀찍이 떨어진 지점으로 물러나게 해두었다.
주시자 군주의 방어결계는 실로 강력하니, 아무리 모르드라고 해도 쿠에사를 무시하고 접근해서 야소비다를 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 계산으로 행한 일이었으나, 모르드는 그들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괴물이었다.
쿠에사에게 던진 라흐팅이 공간을 뛰어넘어서 야소비다를 덮쳤다.
쿠에사를 강화하기 위한 주술을 준비하느라 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던 야소비다는,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라흐팅을 맞아버렸다.
그 결과 상반신이 반이나 날아가 버린 끔찍한 몰골로 쓰러진 상황이다.
“홍화, 그 여자가 생각나는 괴물이군. 살면서 이런 괴물을 두 번이나 만나다니…….”
쿠르릉… 콰쾅……!
주시자 군주 위에서 연달아 울리는 폭음이 아스라이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들려온다.
야소비다를 박살 낸 라흐팅이 혼자 날뛰며 단죄자들과 싸우고 있었다.
“…흐, 경의를 표하지. 하지만 난 처음 죽는 것도 아닌지라.”
야소비다는 단죄자가 된 후로 두 번이나 죽음을 경험했고, 다시 부활해서 이 자리에 존재한다.
그렇기에 목적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도 비교적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쿠에사, 내 목숨을 받아서 날뛰어 보시오.”
피웅덩이 속에 쓰러져 있던 야소비다의 몸이 불타올랐다.
–마왕살(魔王殺)의 영령!
그가 주시자 군주의 힘을 끌어내어 준비하던 주술이, 그 자신을 제물로 삼아 더욱 강력한 형태로 발현되었다.
* * *
야소비다가 발한 거대한 힘이 쿠에사에게 내리꽂혔다.
“하, 역시. 넌 최고다, 주술쟁이.”
쿠에사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다시 만났을 때는 네 목숨값이 어떻게 쓰였는지 무용담을 들려주마!”
야소비다가 쿠에사에게 걸어주는 주술은 매우 강력하지만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쿠에사는 이 전투가 끝나고 나면 적어도 한 달 동안은 마력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본래 치러야 할 대가에 비하면 매우 약소한 대가였다.
본래대로라면 훨씬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신체가 손상되거나, 영구한 장애를 얻거나, 아니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물을 바치거나…….
하지만 단죄자가 된 그들은 그런 제약을 초월했다.
주시자 군주에 내재된 무지막지한 에너지를 마음껏 퍼올려 쓸 수 있게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멋지군. 그 누가 상대라도 패배할 것 같지가 않아.’
마왕살의 영령.
그것은 고대에 일대일로 마왕을 쓰러뜨린 강대한 전사 영령의 힘을 쓰게 되는 강령계 주술이었다.
주술을 받아들인 쿠에사는 항상 당연하게 여겼던 감각이 묘하게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고대의 영령이 그에게 깃들어있기 때문이다.
육신의 힘, 감각의 성능, 그리고 마력까지 모든 능력이 향상된다.
뿐만 아니다.
그것을 다루는 기술까지도 변화한다.
쿠에사의 자아와 영령의 자아가 하나로 융합되어서, 둘의 강점을 모두 갖춘 제3의 존재로 변해가는 느낌.
그것이 바로 강령계 주술의 효과였다.
“하하하하!”
쿠에사는 박장대소하며 공세를 퍼부었다.
강렬한 음파 공격과 초진동 오러가 자유자재로 변화하며 모르드를 위협한다.
“뭔지 모르겠지만 꽤나 성능 좋은 기술이군.”
모르드는 그 공세를 받아넘기며 투덜거렸다.
쿠에사의 공세는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다.
심지어 마투술도 한 단계 위의 경지로 올라갔다.
오러의 7단계
오러의 공명권역(共鳴圈域)
쿠에사가 공명권역을 펼치자 모르드 또한 공명권역을 펼쳐 중화시킨다.
치직… 치지지지지직!
격렬한 일그러짐이 발생하는 가운데, 모르드는 눈살을 찌푸렸다.
“기꺼이 정신이 오염되는 것을 받아들인 대가인가?”
칠감이 알려준다.
지금 그와 싸우고 있는 쿠에사는, 쿠에사가 아니라는 것을.
“오염이라, 어리석기 짝이 없구나.”
쿠에사가 웃는다.
“인간의 자아 따윈 위대한 자연의 일부일 뿐. 작은 머릿속에 든 자아에 집착하는 자는 결코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없다.”
“호오, 꽤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좀 느긋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굳이 지금 이야기할 필요까진 없겠지. 잠시 후에 진지하게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흥. 아르타-에라를 받아냈다고 기고만장했구나.”
“음?”
모르드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아르타-에라? 설마 공명권역을 그렇게 부르는 건가? 용어가 다르다고?’
이상한 일이다. 세독마에 따르면 동대륙의 무신술에서도 공명권역은 동일한 명칭으로 불리니까.
“보여주마! 아르타-에라에 오른 전사들끼리 싸울 때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유감이지만 그럴 기회는 없다.”
동시에 모르드가 빛으로 화했다.
‘아니?!’
쿠에사는 경악했다.
모르드가 공간왜곡장으로 자신의 공중기동력을 능가했다는 사실은 파악했다. 그래서 잔뜩 경계심을 곤두세우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건 다르다.
‘어디로 갔지?’
모르드의 존재가 소실되었다.
공간왜곡장은 펼쳐지지 않았다. 은신계 권능이 펼쳐진 것도 아니다.
그냥 눈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아.’
동시에 섬뜩한 깨달음이 찾아들었다.
투학!
그가 혼신의 힘으로 들어 올린 팔이, 모르드의 주먹을 막아냈다.
“잘 막았군.”
모르드가 중얼거렸다.
동시에 주먹과 팔이 맞닿은 지점이 폭발했다.
콰광!
쿠에사의 팔이 너덜너덜해졌다.
“이런 새파란 애송이가 아르타-마르에의 달인? 말도 안 돼!”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쿠에사의 앞에 모르드가 나타난다.
아니, 나타난 게 아니다.
나타났다고 여긴 순간, 이미 모르드의 주먹이 쿠에사에게 닿았다.
‘발하는 순간 적에게 도달하는 공격!’
오러화를 통해 시공을 초월하는 일권!
-천공권(天空拳)!
쿠에사가 피를 뿌리며 튕겨 나간다.
그러나 그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공을 초월하는 일권을 인지하고 막아냈다.
파직… 파지지지직!
그가 피로 물든 이를 악물었다.
다중 공명권역을 펼쳐 활로를 찾고자 하지만 어림도 없다.
모르드는 빈틈없이 막아내면서, 오히려 세 번째 공명권역을 펼쳐 쿠에사를 압박한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기술이 펼쳐진다.
-그림자 끊기!
모르드의 발차기가 허공을 갈랐다.
정확히는 쿠에사와 지상에 드리운 그림자 사이의 공간을.
‘어?’
그뿐이었는데 쿠에사의 전신이 뭔가에 붙잡힌 듯 덜컥 멈춰 버렸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산 부수기!
일순간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 쿠에사가 다시 움직임을 회복하기 전에, 강맹한 일권이 그의 머리를 꿰뚫었다.
‘주술쟁이, 미안하다……!’
눈앞으로 들이닥치는 커다란 주먹을 보며, 쿠에사가 마지막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 * *
빛이 번뜩였다.
그리고 모든 것이 어둠으로 변했다가…….
이윽고 온통 빛으로 가득해졌다.
기묘하지만, 시간을 건너뛴 것 같은 기분이다.
자신이 눈을 깜짝이는 순간 수십 년을 건너뛴 것 같은, 그런 두려운 감각이 그를 감싸 안고 있었다.
[쿠에사.]모르드는 혼란에 빠진 그 남자의 영혼 앞에 나타났다.
시공간의 바깥에서 모르드를 마주한 쿠에사의 눈빛이 흔들렸다.
[너는…….] [이제는 이름을 말해줄 수 있겠군. 모르드다.] [모르드…….]그 이름을 중얼거린 쿠에사가 한숨을 쉬었다.
[…다 꿈이었다면 좋겠군.]지금까지의 모든 일이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지만 동시에 그 모든 것이 현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긴 꿈에서 깨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동시에 그 기나긴 꿈이 자신이 살아간 현실이었다는 사실이 생생하게 와닿는 끔찍한 기분이다.
[내가, 내 손으로 무슨 짓을…….] […….] [빌어먹을. 한 대 후려갈기고 싶은데 어째 날 때릴 수도 없군. 이봐, 모르드라고 했지?] [그래.] [날 한대 후려갈겨 줄 수 없나?] […이미 그렇게 해서 이렇게 된 거다만.] [하! 그도 그렇군. 근데 기분이 영 안 풀리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도 안 보는 곳에 숨어서 이 비루한 목숨을 끊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야. 이미 네 번이나 죽어보긴 했지만 말이지.]쿠에사의 그런 투덜거림에 모르드가 물었다.
[두 번이 아니라 네 번?] [당신한테 죽기 전에 단죄자로서도 두 번 죽었다 살아났으니까. 뭐, 단죄자로서 죽었다 살아나는 건, 그전에 죽었을 때와는 느낌이 좀 다르지만.] [그렇게 된 건가. 느낌이 다르다는 건 무슨 뜻이지? 어차피 살아날 걸 알고 있다는 뜻인가?] [아니, 부서졌다가 재조립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설명하기는 좀 어렵군.]쿠에사가 답답한 기색으로 머리를 벅벅 긁으려다가, 아무 느낌도 없다는 사실에 쓴웃음을 지었다.
[어쨌든 내가 이 기묘한 공간에 있는 건… 위대한 전사 모르드, 당신이 한 거겠지?] [그건 너무 낯간지럽군.] [참아라. 이래 봬도 우트마사 왕국에서 천둥의 전사로 불렸던 몸. 이 몸을 쓰러뜨린 당신이 위대한 전사가 아니면 내가 너무 초라해지지 않나?]큭큭 웃은 쿠에사가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며 말했다.
[전사로서 단단하게 단련해온 의지는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적이 흘리는 오물에 찌들어 세상을 더럽혀왔지. 이 치욕스러운 삶에 아르타-마르에로 종지부를 찍어주다니… 만 번 감사해도 모자라는 은혜다. 내가 당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해다오.] [아마 당신도 느끼고 있을 것 같지만 허락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그러니 질문에 대답해 주었으면 좋겠군.] [내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모르드는 그와 결판을 내기 전부터 느끼고 있던 의문부터 물었다.
[쿠에사, 혹시 당신은 남대륙에서 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