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decided to become a star RAW novel - Chapter 191
191. 세 가지 전설에 관하여
“뭐야, 뭐야!”
“여기 뭐야. 미쳤나 봐 진짜!”
“세상에나. 우진혁이 웬 말이야.”
분명 자기들끼리 떠드는 말이었으나, 도저히 누르지 못하는 격한 흥분에 사방팔방 다 들리는 소리가 되어버렸다.
“아휴, 누님, 미치다뇨. 저흰 멀쩡합니다.”
도민우가 걸그룹 멤버를 향해 너스레를 떨었다.
“아, 진짜, 왜 누님이라고 그러세요. 흑…. 군인 아저씨가 누님이라고 하니까 너무 나이 들어 보이잖아요.”
오랜 무명 생활을 지낸 걸그룹 멤버의 나이는…. 아무튼 한참 누나가 맞았지만, 어쩐지 그런 현실이 몹시 슬픈 멤버였다.
“언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진혁 님이라고… 흐엉….”
진혁을 보며 이미 울먹이고 있는 멤버 하나가 말했다.
여성들이 10명 넘게 모인 자리에는 진혁을 보고 눈물을 흘릴만한 광팬은 한 명 이상 있게 마련이었다.
“진혁아 여기 앉아.”
인사를 마친 진혁이 세린의 옆에 앉았다. 별이가 쪼르르 진혁을 따랐다.
“……”
한바탕 혼란의 폭풍이 지나간 대기실에 고요함이 찾아왔다.
모두들 대놓고 진혁의 얼굴을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누군가 큰 용기를 내었다.
“저…. 저기요. 진혁 씨. 아니, 진혁 님…. 아니, 그, 저….”
“그냥 편하게 부르세요.”
“아…. 그럼 진혁 씨….”
“네.”
진혁이 부드럽게 대답하자 멤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어떻게 오신 거예요. 여긴? 아, 그, 저, TV에도 거의 안 나오셔서….”
“아, 그게, 친구 때문에요.”
“친구요?”
“으하하. 누님. 진혁이하고 세린이가 저하고 절친입니다. 으하하!”
도민우가 답하자 멤버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 진짜. 도 병장님. 누님 하지 말라니까요. 그냥 ‘씨’라고 해주세요.”
“에이, 우리가 서로 안 지 1시간이 넘었는데, 씨는 정없죠. 그냥 누나라고 할게요. 괜찮죠?”
“하…. 누님보다는 낫네요.”
다른 멤버 하나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근데 두 분, 아니 세 분이 친구신 거예요? 이렇게 와 줄 정도면 정말 엄청 친하신가 보다.”
도민우의 어깨가 쫙 펴졌다.
“진혁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절친, 세린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 그렇습니다. 으하하!”
도민우의 넉살을 떨기 시작하자, 이내 대기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멤버들이 조금 편해진 얼굴로 진혁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근데…. 이 친구는?”
그제야 별의 존재를 인식한 다른 사람들이 진혁에게 물었다. 진혁이 답을 하기도 전에 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윤초록별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마치 신인 아이돌을 방불케 하는 씩씩한 인사에 걸그룹 멤버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아휴. 귀엽다. 진혁 씨하고 무슨 관계예요? 혹시 친척?”
“아뇨. 친척은 아니고요. 오늘 같이 노래할 친구예요.”
“네?”
멤버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진혁 씨하고 같이요?”
“네.”
“우와! 진짜 좋겠다! 그러면 WP 소속 연습생이에요?”
“아직은 아니죠.”
“아직은?”
진혁이 다른 매니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김용수와 김희정을 슬쩍 쳐다보고는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관심 있는 기획사들이 많아서요.”
“와, 이 학생 되게 유명한가 봐요.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 그게 아닌데요….”
별이가 어색한 미소를 짓자 진혁이 대신 답했다.
“앞으로 유명해 질 거예요.”
별이 뭔가 감동한 표정으로 진혁을 바라보았다.
보통 같으면 이런 말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말이었다. 아이의 마음에 괜한 헛바람을 불어넣을 수도 있으니.
이 바닥에서 뜬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던가. 지금 눈앞에 있는 팀들이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일반인들은 듣도 보도 못 한 팀들이지만, 그나마 이렇게 데뷔를 할 수 있는 것만도 바늘구멍이었다.
매년 수만 명의 연습생이 배출되지만, 그 가운데 데뷔라도 할 수 있는 건 그나마 수십 명.
그러니 대중들이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스타가 된다는 건 정말 희박한 가능성을 가진 일이었다.
다들 그 0.01%가 자신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이 바닥에 뛰어들지만, 절대다수는 그렇게 이름 없이 사라지고 마는 현실.
한번 해보라고 함부로 충동할 수 있는 길이 아니었다. 보통의 경우 어쩌면 냉정하게 선을 긋는 게 더 돕는 길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초록별의 경우는 보통의 경우라고 할 수 없었으니.
“정말이야. 별아. 넌 잘 될 거야.”
확실히 될 걸 알기에 그때까지 흔들리지 말라는 진혁의 응원이었다.
“우와! 별이 좋겠다. 진혁이가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경우는 잘 없는데.”
세린이 별이의 어깨를 꼭 보듬어 주었다. 별의 입가에 참을 수 없는 미소가 그려졌다.
***
“충성! 전국에 계신 국군 장병 여러분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우리가 찾은 곳은요.”
“수사불패, 비록 죽더라도 패하지 않는다! 강원도 고성에 있는 202사단 사령부를 찾아왔습니다.”
MC가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우와와!”
소프라노 하나 없는 굵직한 장병들의 목소리가 연병장이 떠나갈 듯 울렸다.
남자 개그맨 MC와 여자 아나운서 MC가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고는 첫 번째 게스트를 소개했다.
“자, 첫 번째로 모실 게스트는요. 강원도 고성의 하늘을 뜨겁게 달궈줄 걸그룹입니다.”
“우와와!!”
걸그룹이란 말에 장병들의 흥분이 더욱 고조되었다.
“핑크펑키!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우와와!”
다시 떠나갈 듯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야, 핑크펑키가 누구냐?”
“몰라. 걸그룹이라잖냐! 으와와!!”
누군지 아는 사람은 없었으나, 장병들은 열광했다. 어쨌든 걸그룹이라지 않는가.
띠이띠띠띠.
전자음의 전주와 함께 걸그룹 멤버들이 무대에 등장하자 장병들의 열광이 발광으로 뒤바뀌었다.
“으아악!”
“크아아!”
“그오오!”
마치 짐승의 울음소리와 같은 청춘들의 절규가 강원도 고성에 서식하는 진짜 짐승들을 긴장시켰다.
“크아악!”
“크엉!”
그렇게 3번째 걸그룹의 무대까지 지치지 않는 함성으로 열정을 쏟아내는 장병들.
그리고 세 번째 그룹이 등장했다.
“우와와와!”
또 다른 차원의 열광이 연병장을 뒤덮었다.
3번째 걸그룹 “레인보우 걸스”는 워낙 위문공연을 많이 다닌 터라, 장병들에게 익숙한 이유였다.
“선정아!”
“가온아!”
처음으로 장병들 사이에서 멤버들 개인의 이름이 불렸다.
무대에 선 걸그룹 멤버들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걸렸다.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환대.
그녀들이 돈도 되지 않는 위문 공연 무대를 마다치 않는 중요한 이유였다.
딴따단 딴딴.
전주에서부터 열광하기 시작한 장병들이 떼창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너 때문에 내가 미쳐.”
“미쳐!”
“내 눈앞에서 당장 꺼져.”
“꺼져!”
일반인들은 거의 모르는 노래였지만, 국군 장병들 사이에서는 이미 히트곡.
“에휴. 다른 데서도 이렇게 반응이 뜨거우면 얼마나 좋아.”
무대 뒤, 간이 대기실에서 레인보우 걸스의 매니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곧 반응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진혁의 말에 매니저가 진혁을 슬쩍 쳐다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하하. 감사한 말씀인데요…. 이 곡 나온 지가 벌써 3년이 넘었어요.”
“아. 그러면 역주행인가 보네요.”
“네?”
분명히 진혁이 전장에서 들었던 노래였다. 딱히 취향이 아니었던 터라 제대로 듣지 않고 넘기긴 했지만.
진혁이 제임스를 통해 받아왔던 MP3 곡들은 당시에 가장 유행하던 곡들이었다. 그 말인 즉, 분명히 이 노래도 유행을 했다는 얘기였다.
지금은 거의 무명 걸그룹, 그리고 3년 전의 곡. 그렇다면 답은 역주행밖에 없었다.
“역주행이요?”
매니저가 고개를 갸웃했다.
어느새 멤버들 중 맏언니의 나이는 이미 30대. 언제 활동을 끝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곧 끝낼 계획도 하고 있었고.
“조금만 더 버텨보세요.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엔.”
진혁의 말에 매니저는 생각했다.
아까 분명 대기실에서 이런 얘기 잘 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들은 것 같은데….
‘그냥 막 하는 타입인데?’
매니저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고맙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니.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해요.”
하지만 그 말을 한 것이 우진혁인 만큼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는 매니저였다.
“별말씀을요.”
진혁이 덤덤하게 답했다.
그렇게 레인보우 걸스의 무대가 끝이 나고.
이미 흥분의 도가니인 장병들에게 핵폭탄이 떨어질 시간이 되었다.
MC부터 벌써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레인보우 걸스의 무대에 이어 멋진 무대를 꾸며주실 분은!”
“와우. 저 대기실에서 이분 보고 기절할 뻔했잖아요. 너무 예뻐서.”
여자 아나운서가 함께 흥분해서 말했고, 장병들은 생각했다.
약을 많이 치는 걸 보니, 또 잘 모르는 가수겠구나.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예쁘다지 않은가.
“지금 한국 가요계에서 최고의 가수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만한 분이죠.”
“네. 그럼요.”
으잉?
장병들이 뭔가 이상을 느꼈다. 아무리 약을 친다고 무명 가수를 가요계 최고의 가수라 할 리는 없는 까닭이었다.
“가수 연세린 씨를 소개합니다!”
장병들이 발광…. 하지 않았다.
상상도 못한 MC의 멘트에 어리둥절해진 장병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을 뿐이었다.
지금 뭐라고?
자기들의 귀를 의심하는 장병들.
하지만 곧 진짜 연세린이 무대에 등장했다.
“어?”
“어어?”
“어어어?”
“으아아아악!!!”
장병들이 마치 유령을 목격한 사람들처럼 비명을 질렀다.
“안녕하세요. 연세린입니다.”
세린의 청량한 목소리가 무대 위에서 울리는 순간.
객석은 광란의 도가니 빠져들었다.
“으아아! 미쳤다! 미쳤어!”
“이게 뭔 일이냐!”
“야, 나 좀 꼬집어 봐라! 이거 실화냐?!”
“으허허! 으어!”
어쩔 줄 몰라 하는 장병들의 열기를 뚫고 세린의 노래 전주가 흘러나왔다.
딴따다단.
“우와와!”
뭍 남성의 심장을 뒤흔드는 상큼한 세린의 곡 “널 좋아해.”
온 관객이 노래의 박자에 맞춰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날 쳐다보지 않는 너, 널 쳐다보는 나.”
늘 듣는 사람을 미치게 하는 세린의 청량한 라이브 보컬.
하지만 장병들을 미치게 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이미 미쳐 있었으니까.
“너 항상 얄밉게 피하는 거 아니?”
“피하지 마! 피하지 마!”
“너 항상 내 맘 흔드는 거 아니?”
“흔들지 마! 흔들지 마!”
장병들이 마치 미리 연습이라도 한 양, 관객 파트를 소화해냈다.
“아휴. 참.”
“꺅!”
“널 좋아한다고!”
“우유 빛깔 연.세.린!”
심지어 응원 구절까지 정확하게. 상당수가 연세린의 응원을 해봤다는 방증이었다.
“와. 진짜. 멋지다.”
“힝. 이게 스타구나….”
대기실로 들어가지 않고 무대 앞에서 직관하고 있던 걸그룹 멤버들.
세린의 무대에 넘쳐나는 찬란한 스타의 아우라를 보며 모두가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다.
그렇게 연속해서 두 곡을 소화한 세린이 장병들을 향해 말했다.
“이제 마지막 곡인데요.”
“으아아! 안 돼!”
장병들이 절규했다.
“남자 게스트 분과 듀엣을 하려고 해요.”
아니, 아니. 듀엣 필요 없어. 남자 필요 없어. 세린이만 좋아.
장병들이 도리질을 쳤다.
“게스트 분 나오시면 큰 박수로 맞아 주세요!”
싫어. 싫어.
남자 싫어. 세린이만 좋아.
다시 도리질을 치려던 장병들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안녕하세요. 우진혁입니다.”
뭐야! 저건!
남자가 아니잖아!
저건 우진혁 님이라고!
“우와와와!”
세린의 무대 이상 커질 수 없을 것 같던 장병들의 함성이, 군대에서는 불가능이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듯, 더 커지는 기적을 연출해 냈다.
“꺅!”
그동안 존재감이 없었던 소수의 여군들이 뒤집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따라라라
“벚꽃 사이로”의 전주자 흘러나오자 마자, 모두가 다시 전투 모드에 돌입했다.
“하얗게 흩날리는 봄, 하얗게 지새우던 밤.”
“밤밤밤!”
그렇게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흩날려야 할 노래는 처절한 군가가 되어 버렸다.
“우와와!”
세린의 노래 “벚꽃 사이로”가 끝이 났지만, 장병들은 아쉬워할 새가 없었다.
따라라―라―
노래방 남자 애창곡 1위이자, 금지곡 1위인 진혁의 데뷔곡 “너와 나의 것”의 전주가 벌써 흘러나오고 있었으니.
모든 장병들의 가슴은 이미 웅장해졌다.
비장한 눈빛으로 노래 일발 장전을 마친 데프콘 1단계. 즉 전시 상태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너를 만나고, 다시 잊어야 할 때….”
그냥 시작부터 떼창이었다.
가수여. 당신은 서 있기만 하라. 노래는 우리가 할 테니. 모드.
“우리 다시 만나면 그땐 다른 모습으로….”
세린이 피처링 파트를 불렀지만, 무아지경에 빠진 장병들에게 누구의 파트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혼신의 힘을 다해 목 놓아 부르짖을 뿐.
“너와의 시간― 너와의 기억― 다시 돌아올 순 없을까―”
진혁의 초고음이 작렬하는 파트.
장병들이 젖먹던 힘까지 다해 절규하며 노래를 말아먹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노래의 퀄리티 같은 건 하찮은 문제일 뿐.
이미 남자의 가슴이 울고 있지 않은가!
“크윽….”
자기 감정에 북받친 장병들이 굵은 한줄기 눈물을 쏟아내었다.
군대에 와서 이별을 경험한 장병들이 어디 한둘이던가.
‘미선아 사랑했었다!’
‘아윤아 너와 나의 것 영원히 간직할게!’
‘정아! 이 나쁜 것! 부디 행복하지 말아라! 크윽….’
세상은 우리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오직 진혁 님만은 우리의 가슴을 이처럼 대변해주고 있음을!
이것이 위문공연에서 보고 싶은 연예인 1위의 위엄.
그리고 이것이 군 위문공연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202사단 우진혁 떼창 사건이었다.
그렇게 한바탕 눈물의 폭풍이 지나가고.
“우진혁!”
“우진혁!”
“우진혁!”
주먹을 불끈 쥔 장병들이 진혁을 연호 했다.
그때였다.
귀여운 여학생 하나가 조금 쑥스러워하는 표정으로 쪼르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장병들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안녕하세요. 윤초록별이라고 합니다!”
깜찍한 여학생의 인사에 장병들이 아직 채 거두지 못한 눈물을 훔치며, 오빠 미소를 보냈다.
“아휴, 귀여워라.”
“훌쩍…. 학생인가?”
진혁이 별에 대한 소개를 마치자, 장병들이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주었다.
어린 학생의 무대를 응원하는 따뜻한 환호였다.
함께 할 곡목은 “크리스마스에 만나요”
진혁과 세린이 청소년 가요제에서 불러 대상을 받았던 노래.
그리고 도민우의 학교에서 같이 부른 영상이 엄청난 화제가 되면서, 결국 음원으로 발표되어 차트 정상을 찍었던 그 듀엣곡이었다.
“아휴, 떨리겠다.”
무대 아래 걸그룹 멤버들과 매니저들이 귀엽다는 듯 별을 바라보았다.
“흐흡.”
별이 호흡을 골랐다.
샤르릉― 따다단 따다
마치 별빛이 내리는 듯한 환상적인 전주가 흘렀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우리 만나요.”
이제야 겨우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된 진혁의 목소리. 말할 수 없는 감미로움이 공연장을 감싸 안았다.
“아, 좋다….”
“아흐…. 너무 좋아. 언니 어떡해.”
걸그룹 멤버들이 진혁의 라이브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리고 별의 차례.
“크리스마스가 오면― 우리 만나요.”
“헉!”
객석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놀라 숨을 들이켰다.
“어머, 어머, 쟤 뭐야?”
“와, 이게….”
걸그룹 멤버들조차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별의 보컬.
그렇게 오늘 이 밤에 준비된 3가지 전설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202사단 우진혁 떼창 전설.
동반 출연자 레인보우 걸스의 차트 역주행 전설.
그리고 여기. 별의 전설.
“이야….”
자신의 방송이 불러올 파문을 전혀 모르고 있는 위문열차 PD. 그가 그저 별의 노래에 폭 빠져 아빠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