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idden second life of the soldier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오르투스 일대의 끝자락.
드넓은 평원 일대를 한 무리의 기사단이 마차 한 대를 호위하며 달려 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갑옷과 마차에는 푸른 매가 그려져 있었다.
파르티오 기사단으로 파르트 남작 휘하의 기사들이었다.
실상 정식 기사는 단 셋뿐이었고, 나머지 다섯은 기사 수련생에 불과했지만, 동부 한구석 영주의 권위를 세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실력자들이었다.
그런 파르티오 기사단을 이끄는 단장 베커드는 주변이 어두워지자 이를 악물었다.
아직 한낮이다.
그럼에도 주위가 어두워진 이유는 단 하나.
거대한 그림자에 잠식당한 것이다.
삐이이익─!
소름이 돋는 새의 울음소리가 베커드의 추측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핀이다! 속도를 높여라!”
하늘 위에서 한 마리의 그리핀이 그들을 쫓아오고 있었다.
“더 빨리 달려!”
“놈들이 우리를 발견했다!”
파르티오 기사단의 주위로 그림자는 더욱 짙어졌다.
날개를 펄럭이는 소리가 지척까지 들려왔다.
곧장 그리핀이 활강하여 날카로운 발톱으로 그들을 짓이길 것만 같았다.
고삐를 쥔 베커드의 손이 파르르 떨리는 그때.
그들의 주위로 짙어지던 그림자가 한순간 옅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지?’
베커드가 고개를 들자 추격하던 그리핀이 갑자기 선회하더니 돌아가는 게 아닌가.
“따, 따돌린 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중급 기사인 베커드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말을 멈춰 세웠다.
“잠시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간다!”
비싼 군마라 하더라도 몇 시간이고 전속력으로 달렸던 그들의 말은 이미 지쳐 있었다.
파르티오 기사단 역시 마찬가지였고.
주변의 작은 숲을 찾은 그들은 숲의 입구에서 휴식을 취했다.
만일 다시 그리핀이 날아온다고 해도 곧장 발견하지는 못 하리라.
“이봐 거기. 그리핀이 다시 오는지 정찰이라도 해라.”
“네, 넵!”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해 수련생 한 녀석을 건너편 언덕으로 올려보낸 뒤, 베커드는 마차를 향해 다가갔다.
마차 안에는 가운데 머리가 텅 빈 중년이 앉아서 떨고 있었다.
“남작님. 다행히 추격을 뿌리친 것 같습니다.”
“그, 그게 사실인가? 그리핀이 도, 돌아갔단 말이지?”
파르트 남작의 안색은 창백할 정도로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예,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마저 이동할까 합니다.”
“부, 부탁하네! 베커드 기사단장! 이제 믿을 건 자네밖에 없어!”
파르트 남작은 베커드의 손을 붙잡으며 간절하게 말했다.
정수리가 텅 빈 중년의 간절한 눈빛은 불쾌하게 느껴지기만 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 기사 베커드. 남작님을 반드시 지켜 보이겠습니다.”
치미는 불쾌감을 가라앉힌 베커드는 파르트 남작을 진정시키곤 마차 문을 닫았다.
그리고 마차를 바라보며 베커드는 작게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이게 무슨 개짓거리야.”
파르트 남작.
그는 오르투스 일대에서 루퍼스에게 반기를 들었던 귀족 중 한 명이었다.
국왕 루브릭 2세의 동생, 코하르펜 공작을 새 국왕으로 추대하기 위한 원대한 계획.
그걸 위해 파르트 남작은 다른 오르투스 일대의 세 영주와 1왕자 루퍼스의 암살을 계획했다.
방심시키기 위해서 용병들을 고용하여 지원군으로 위장시켰었다.
그런데 실패했다.
심지어 그때 보냈던 병력 대다수가 루퍼스의 휘하로 들어갔다는 게 아닌가?
그 소식이 파르트 남작가에 전해졌을 때, 베커드도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완전히 뒤집어진 판이라고, 루퍼스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계획에 실패한 파르트 남작이 할 수 있는 것?
분노한 루퍼스의 군대를 피해 도망가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파르트 남작의 기사인 베커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목을 붙이고 살아있기 위해서는 파르트 남작을 따라 도주하는 것이었다.
자신들을 찾을 수 없는 곳, 왈투스 사막으로 말이다.
그런 베커드가 괜히 파르트 남작을 끌고 가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 남작 놈 끝까지 돈 욕심은 여전하군.’
파르트 남작이 탄 마차, 그 안에 있는 수백 개의 금화가 든 상자가 있기 때문.
영지민들에게서 수탈을 일삼아온 파르트 남작은 비축해둔 돈이 많았다.
‘남작의 기사단 행세에 어울려주는 것도 곧 끝이다.’
베커드는 사실, 남작을 사막으로 데려간 다음, 그를 죽이고 금화를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애초에 그를 빼면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지 않나.
‘바티스타였던가? 돈만 많으면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고 하던데.’
비릿한 웃음을 지은 베커드가 사막으로 도망친 이후를 상상하던 그때였다.
“베, 베커드 경! 저기 무언가 보입니다! 초원의 지평선 끝입니다!”
언덕 위쪽에서 그리핀이 돌아간 방향을 정찰하던 기사 수련생이 외쳤다.
베커드는 흠칫했다.
“뭐? 설마 추격이 붙은 건가?”
그의 머리가 새하얘지며 온갖 추적자들을 떠올렸다.
아까 돌아간 그리핀 라이더가 다른 그리핀들을 이끌고 온 건가?
아니면 1왕자 루퍼스의 뜻을 따르는 기사의 무리?
그도 아니면 마법사일 수도 있다.
어떤 미지의 적이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베커드의 몸에서 스멀스멀 공포가 올라왔다.
“모습은? 거리는 어떻게 되느냐!”
“무언가를 타고 있습니다! 기마병 같습니다! 거리는······.”
짐이 실린 마차가 있기에 일반 기마병보다는 느릴 수밖에 없다.
기마병이 벌써 시야에 들어왔다는 건,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거리를 볼 때······ 우리도 곧장 출발한다면 한 시간은 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젠장······ 그나마 다행이군.”
베커드는 안심했다.
기마병이 더 빠르지만, 마차도 충분히 빠르다.
따라잡히기까지 1시간 정도라면, 그사이에 충분히 따돌릴 방법을 궁리할 수 있었다.
대열을 나누어서 이동하거나 장애물을 끼고 따돌릴 수도 있을 터.
그런데 그때.
“어? 어어? 단장님! 다,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기사 수련생이 겁에 질린 채 소리치는 게 아닌가?
“빠릅니다! 너무 빠릅니다!”
“진정해라! 몇 명이냐!”
“그것이······ 하, 한 명입니다!”
그렇기에 기사 수련생의 대답에 멈칫했다.
······한 명?
호들갑 떨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베커드가 의아해하는 사이, 언덕 위의 기사 수련생이 다급히 뛰어 내려오기 시작했다.
“으으으!”
경악에 찬 비명을 흘리면서.
이해할 수 없었다.
분명 거리가 꽤 떨어져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당장 도망쳐야 합─”
후웅!
그 순간, 언덕 위로 커다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검보라빛의 비늘을 가진 커다란 괴물.
“로, 록 드레이크!”
언덕을 튀어나온 록 드레이크는 도망치던 기사 수련생을 꼬리로 후려쳐서 날려버렸다.
그러고는 자신들이 있는 숲의 초입까지 달려드는 게 아닌가.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말의 몇 배······ 순간적인 속도는 10배는 될 법했다.
그 위로 록 드레이크를 탄 사내가 보였다.
록 드레이크를 탄 사내는 이곳에서 단 한 명밖에 없었다.
“젠장! 제이드다!”
용병의 신분으로 루퍼스의 최측근이 되었다는 사내.
악마로 변한 흑기사를 베어버렸다는 상급 기사 수준의 검사.
저자가 여기 있을 이유는 단 하나다.
“마차를 지켜라!”
“제이드가 남작을 노린다!”
배신자인 자신들을 처벌하러 온 것이 틀림없었다.
베커드와 동료 기사 둘이 다급히 말을 타고 뛰쳐나갔다.
하지만 제아무리 군마라 하지만, 덩치와 힘에서 록 드레이크를 이길 수는 없는 법.
크롸라락─!
제이드의 록 드레이크, 칼라마르가 크게 울부짖자 깜짝 놀란 말들이 날뛰었다.
말들이 앞으로 나아가기를 거부하며 몸을 뒤트는 터에, 배커드는 낙마하고 말았다.
“크학!”
그 사이 칼라마르는 그 커다란 앞발로 마차의 앞부분을 후려쳤다.
콰앙!
반파되어 부서진 마차 안에는 머리가 휑한 중년이 웬 상자를 감싸 안은 채 덜덜 떨고 있었다.
그를 훑은 제이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파르트 남작. 루퍼스 저하에게 반기를 든 죄인. 네놈을 반역죄로 체포하겠다.”
“아니오! 잘못 보셨소! 저는─”
귀족이 아니다─ 라고 중얼거리려던 파르트 남작의 멱살을 제이드가 덥석 집어 던졌다.
“컥!”
허공을 난 파르트 남작이 진흙탕에 내리꽂힌 뒤 데구르르 굴렀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얼굴의 흙을 털어낸 파르트 남작의 시야에서 제이드가 고개를 젓는 것이 보였다.
“······아니지. 반역죄인데 체포할 필요가 없지.”
스릉.
어느새 뽑혀 나온 검이 제이드의 손에 쥐어졌다.
“즉결 처형하겠다.”
“자, 잠깐만! 제이드 경! 기다리시오! 내 목숨만 살려주면 얼마든─”
서걱!
눈물 콧물을 쏟아내던 파르트 남작의 몸뚱이가 허물어졌다.
“파르트 남작!”
그 광경을 본 베커드가 기겁하며 검을 뽑았다.
하지만 그를 비롯한 모든 기사가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칼라마르 위에 올라탄, 검보라빛 오러를 풍기는 사내에게 덤벼들 자신이 없었으니까.
“진짜? 나랑 붙을 생각이야?”
제이드는 그 모습에 피식 웃으며 마기 포식자를 털었다.
새빨간 핏방울이 수풀에 칠해졌다.
“하지 마.”
그 모습에 움찔한 베커드가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이내 반파된 마차 속 상자로 시선이 향했다.
꿀꺽.
제이드라는 거물에 공포가 차올랐지만, 황금으로 가득 찬 미래가 베커드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래봐야 용병이잖아······ 그래, 저놈만 죽이면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
베커드가 곧장 오러를 뽑아내 땅을 박차는 순간, 제이드가 검을 휘둘렀다.
그 시퍼런 검날에서 검보라빛의 짙은 오러가 터져 나왔다.
‘이게 무슨······.’
제이드가 오러를 쓴다는 건 들었다. 악마를 베었다는 소문도 들었다.
하지만 과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기회를 엿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빨라!’
감히 반응하지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제이드의 검기가 날아들었다.
베커드의 시야가 뒤집혔다.
그러자 파르트 남작처럼 머리를 잃은 몸뚱이가 보였다.
익숙한 갑옷과 검.
자신의 것이었다.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용기를 낸 것이 아닌, 오만에 집어 먹혔던 것임을.
“하지 말라니깐.”
허물어지는 베커드의 시체를 잠시 바라본 제이드가 다른 기사들을 향해 물었다.
“그쪽은 어떻게 할 거지?”
그들의 판단은 오래가지 않았다.
챙. 챙.
파르트 남작과 베커드 기사단장을 바라본 기사들과 수련생들은 무기를 바닥에 버렸다.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
“아주 현명해.”
제이드가 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앞으로 검을 쥘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반역죄에는 그들 역시 가담한 상황.
형벌을 피해 갈 수는 없을 리라.
기사들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와 형별에 눈을 질끈 감았다.
* * *
야영지로 도착한 나는, 델토로 남작에게 파르트 남작의 수급과 포로들을 넘겼다.
“제이드 씨. 벌써 오신 겁니까?”
“파르트 남작은 즉결 처형했고, 기사 몇 놈을 잡아 왔습니다.”
델토로 남작의 말로는 동부에서 가장 돈독이 올라 있을 정도로 탐욕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마차에 골드가 그렇게 많았나?’
파르트 남작의 보물 상자에는 막대한 양의 금화가 들어 있었다.
용병 300명은 고용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물론 이제는 제이드 용병단의 운영비일 뿐이지만.
“······이제 동부에 남은 반역자는 한 곳뿐이군요,”
마누스의 동부에서 반역에 동조한 영주들은 넷이었다.
루퍼스는 동부의 배신자들에게 항복을 명령했고, 2개의 영지가 고분고분하게 항복했다.
내가 잡은 파르트 남작은 도주를, 그리고 보가트 백작은 성문을 걸어 잠근 채 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 야영지는 보가트 백작의 성 근처였다.
“아직도 저항 중입니까?”
“예, 워낙 저항이 거센 탓에 말이죠.”
델토로 남작이 안경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만한 군대로 말인가?
나는 갸웃하며 야영지를 둘러보았다.
군기가 잡힌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고, 판금 갑옷을 입은 기사들은 검을 찬 채 주위를 돌았다.
한쪽에서는 마법사들이 마력을 회복하는 게 보였다.
칼테르 요새에서 대승을 거두고 병력을 흡수한 루퍼스의 군대는 델토로 남작의 군대마저 흡수했다.
병사만 1,300명, 기사가 50여 명, 마법사가 40명이다.
동부의 웬만한 성은 찜쪄먹을 수 있을 규모 아닌가.
“그 이유는 성벽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델토로 남작은 쓴웃음을 머금으며 나를 성벽 맞은 편으로 데려갔다.
먼저 와 있던 루퍼스와 기사 아론이 나를 보자 반갑게 맞이했다.
“제이드? 언제 왔나. 파르트 남작을 잡으러 가지 않았던가?”
“일은 끝마쳤습니다. 자세한 건 차후에 보고드리죠. 그보다 이 성벽은······.”
루퍼스의 인사에 고개를 숙인 나는 성문을 걸어 잠갔다던 보가트 백작령의 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제야 왜 아직 못 뚫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중 성벽입니까?”
“그렇네. 보가트 백작령의 성이 까다로운 점이지. 칼테르 요새와 에스트콕 성 다음, 동부에서 세 번째로 단단한 성벽이니······.”
내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 로이암이 설명했다.
돌로 된 성벽 너머로 더 높은 장벽이 펼쳐져 있었다.
경사도 가파르기에 성벽 하나를 뚫는다 해도 그다음이 문제일 것이다.
“오러로 첫 번째 성문을 뚫어볼 수는 있겠다만······ 그다음이 문제더군. 게다가 놈들은 항복할 의사도 없어. 글레바 백작의 지원이 올 때까지 버티려는 거지.”
“글레바 백작이 말입니까?”
내 물음에 대답한 건 루퍼스였다.
“제이드, 자네가 간 뒤 몇 개의 정보를 더 입수했네. 글레바 백작이 돈을 풀어서 용병들을 계속해서 고용하고 있다더군. 그 수가 벌써 천 명을 넘었네.”
“아니, 그만한 용병들을 구할 수가 있습니까?”
“페르딤 전쟁 때 페르딤 쪽에 참전했던 용병들을 불러들였다는군.”
용병만 1천이라면 그녀의 사병들까지 합한다면 상당한 병력이 완성될 것이다.
적어도 루퍼스의 군대보다는 많을 것이 자명했다.
‘글레바 백작, 총력으로 가할 생각인가.’
성벽을 바라보고 있자, 로이암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었다.
“보가트 백작의 병력은 많지 않습니다. 고작해야 삼백 정도 되지요. 하지만······ 저 성벽을 뚫고 들어가려면 적잖은 시간과 희생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로이암은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차라리 보가트 백작령은 포기하고, 수도로 진격을 하는 게 나을 겁니다. 이대로 지체되다간 글레바 백작의 원군이 당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로이암은 동부 최고의 기사다. 그런 만큼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보가트 백작의 성을 포기하는 게 하나의 해법이었다.
얼굴을 구긴 루퍼스가 내게 해결책을 물었다.
“제이드. ······어찌 방법이 없겠느냐?”
나는 잠시 성벽을 바라보며 셈을 시작했다.
그리고 계산을 끝마친 뒤, 루퍼스를 향해 말했다.
“음······ 반나절이면 될 것 같은데요?”
“뭐?”
“그게 사실입니까?”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들을 향해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를 지었다.
“훌륭한 전문가가 있거든요.”
나는 곧장 칼테르 요새에서 두 대장장이를 불러들였다.
제이드 용병대의 전속 대장장이 마리온과 그의 스승이자 하프 드워프인 다그너를 말이다.
“형, 불렀어요?”
“흥! 또 뭘 시키려고 부른 거냐.”
나는 다그너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요새의 성벽을 돌파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이에 피식 웃은 다그너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충격적인 견적을 내놓았다.
“······그런 거라면 1시간 내로 끝내주지. 마침 신병기가 완성됐거든.”
어쩌면, 마누스 왕국 최고의 병기창은 칼테르 요새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