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eader of the Demonic Cult, Zhuge Se, is reincarnated as the youngest scholar RAW novel - chapter (245)
파직-.
다음 순간, 지강백은 허공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게도 그는 허공에 둥둥 떠 있는 채였다.
허공유영(虛空遊泳). 등평도수와 마찬가지로 최상승의 경공술 중 하나였다. 사내들은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젖혀 지강백을 쳐다보았다.
‘대충 백 명 정도인가.’
여유롭게 숫자를 센 지강백이 아래로 떨어지며 검을 휘둘렀다. 번개처럼 빠른 속도에 사내들은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그대로 썰려나갔다.
바닥에 착지한 지강백에게 천살문도들이 달려들었다.
쇄애애애액!
지강백은 사방에서 날아드는 도검을 가볍게 피하며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검에 베인 적들의 몸에 푸른 벼락이 내리쳤다. 콰지지지직!
“끄아악!”
검으로 벤 상대에게 한 차례 벼락의 충격이 가해졌다.
심지어 상대가 호신강기를 둘렀음에도 그 호신강기를 뚫고 상해를 입혔다. 그러고도 전류가 일정 시간 상대의 몸에 남아 추가적으로 피해를 주었다. 상대하는 적들의 입장에서는 지옥과도 같았다.
“가까이 가지 마라! 멀리서 공격해!”
지켜보던 천살문주가 버럭 소리쳤다.
문도들이 그 말을 듣고 거리를 벌리자, 지강백이 웃었다.
지강백은 손을 펼쳐 바닥을 짚으며 전류를 흘려보냈다.
“뇌봉전별(雷逢電別).”
파지지지지지직!
지면을 타고 흘러간 전류가 천살문도들을 덮쳤다.
감전된 천살문도들은 몸을 부르르 떨며 쓰러졌다.
시커멓게 탄 시체에서 매캐한 연기가 솟았다.
어느새 백 명이 넘던 천살문도들은 이십 명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들은 마치 귀신을 쳐다보듯 지강백을 쳐다보았다. 벼락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무인이라니. 그걸 무공이라고 부를수나 있을까?
바닥에서 손을 뗀 지강백이 중얼거렸다.
“벌써 포기인가?”
“크윽······.”
지강백의 고개가 천살문주를 향했다.
천살문주는 이를 악문 채 지강백을 쳐다보다, 품에서 작은 폭죽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하늘을 향해 힘차게 당겼다.
퍼엉!
어두운 밤하늘을 뚫고 치솟은 폭죽이 공중에서 터지며 붉은빛을 발했다. 천살문주는 분한 듯 이를 부득 갈며 씹어뱉듯 중얼거렸다.
“이게 뭔지 아느냐? 바로 근처에 흩어져 있던 천살문도들을 전부 불러들이는 신호다. 붉은색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정도. 이제 곧 나머지 구백 명의 문도들이 네놈을 죽이기 위해 달려올 것이다.”
“······천살문의 천(千)은 문도들의 숫자를 말하는 거였군.”
지강백은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문주의 말이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듯, 사방에서 개미떼처럼 인기척이 모여들고 있었다. 지강백은 곤란해졌다. 설마 이렇게까지 거대한 집단이었을 줄이야. 청파 진인은 아마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 터였다. 그랬다면 어느 정도 언질을 주었을 터였다.
지강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행히 한적한 산기슭에 위치해 있는 곳이라 주변에 민가나 마을은 보이지 않았다.
‘이렇게 된 거, 새로 얻은 힘을 마음껏 시험해보자.’
지강백은 장포를 벗어던지며 호흡을 골랐다.
제석천의 혼에 담긴 힘을 더욱 끌어올리자, 주변에 흐르는 푸른 전류가 더욱 커졌다. 지강백은 담을 넘어오는 천살문도들을 보며 바닥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저기 저놈이다! 저놈을 죽여라!”
“으아아아!”
천살문주의 명령에 문도들이 미친개처럼 달려들었다.
지강백은 허공에 멈춰선 뒤, 몸을 빙글 돌리며 지상으로 떨어졌다. 그의 주변을 감싸고 돌던 전류가 그의 몸을 완전히 뒤덮으며 하나의 벼락이 되었다.
파지지지지지직! 콰앙!
지면이 뒤흔들리며 흙먼지가 치솟았다. 가장 앞쪽에 있던 문도들 수십이 벼락에 휘말려 튕겨나갔다.
지강백은 전신에서 벼락 줄기를 흘리며 월영검을 휘둘러 적들을 베어내기 시작했다. 그 속도가 정말 번개와도 같아 그가 남기고 간 잔상이 허공을 길게 수놓았다.
파직! 파지지직!
한 차례 검을 길게 휘둘러 적들을 베어낸 지강백이 뇌기를 검 끝에 집중시켜 그대로 날렸다. 그러자 거대한 벼락 덩어리가 달려들던 천살문도들을 휩쓸었다.
“풍치전체(風馳電掣).”
파지지지지지지직!
한동안 번쩍거리는 섬광과 벼락 치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끄아악!”
“으악!”
시커멓게 탄 문도들이 우수수 쓰러져 나갔다.
검은 연기가 사방에 치솟으며 주변을 온통 메웠다.
지강백은 가볍게 호흡을 골랐다. 직후, 또 다시 그의 신형이 모습을 감추었다. 지강백은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며 문도들을 베어넘기기 시작했다.
그의 검이 한 차례 허공을 가를 때마다 벼락 치는 소리와 함께 문도들이 처참히 죽어나갔다.
천살문주는 그 광경을 보고 입을 쩍 벌린 채 굳어버렸다.
사람이 아니라 말 그대로 번개를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천 명의 숫자? 개미 천 명이 덤벼봐야 사람을 죽일 수는 없다. 천살문주는 지금 격이 다른 존재를 마주하고 있었다.
일천이 아니었다. 일만이 와도 저자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했다.
“후우.”
가볍게 호흡을 고른 지강백이 허공에 뜬 채로 검을 내질렀다.
검끝에서 터져 나온 벼락의 줄기가 지면을 강타했다.
“천투광뢰(天投狂雷).”
콰르르르릉!
섬광이 번쩍 터지며 주변을 밝게 비추었다.
천살문주는 눈을 질끈 감으며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리고 섬광이 옅어졌을 때즘, 천천히 눈을 떴다.
파직-.
지강백이 백발을 휘날리며 홀로 고고히 서 있었다.
그의 주변에 더 이상 남아있는 적은 보이지 않았다.
다들 죽거나 싸우기를 포기하고 달아난 것이다.
천살문주는 다리를 덜덜 떨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푸른 달빛을 등지고 선 그는 마치 신처럼 보였다.
긴장이 풀리자 오줌이 흘러나와 그의 바지를 적셨다.
천살문주는 또 다시 검을 치켜드는 지강백에게 애원했다.
“사, 살려······.”
그러나 지강백은 차갑게 대꾸했다.
“늦었다.”
파지지지직!
푸른 벼락이 사형 선고처럼 떨어져 내렸다.
***
“제갈빈. 그 자를 가까이 두실 생각이십니까?”
현소 진인이 청파 진인을 향해 물었다. 청파 진인은 그의 목소리에 담긴 걱정을 눈치채고 허허롭게 웃으며 말했다.
“그가 무서운가?”
“놈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강한 무공 실력과 여우의 두뇌를 지녔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남궁세가를 꺾고 강남을 제패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청파 진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누구보다 남궁천이라는 사내를 잘 알고 있었다. 교활하며 집요하기로는 따라올 자가 없던 인물. 그런 그가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에게 당했다? 상상할 수 없었다.
“놈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은 모르지만 무당을 이용하기 위해 접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청파 진인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나 역시 놈을 충분히 이용해줄 셈이네. 그게 서로에게 이득이 된다면 더할나위 없겠지.”
청파 진인은 지강백을 이용해 강남에도 무당의 세력을 넓힐 작정이었다. 제갈세가라는 든든한 뒷배가 받쳐준다면 무당은 단숨에 구파일방의 정점으로 우뚝 설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현소 진인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놈이 순순히 걸려들까요?”
“사내 치고 여자 안 좋아하는 자가 어디 있던가? 제갈빈 그자도 한때는 호색한으로 이름을 날리지 않았던가. 지금이야 천하제일미의 아내가 곁에 있어 잠시 멈춘 모양이지만, 제대로 맛을 들이면 빠져나오기는 힘들 것이야. 허허허. 내가 제대로 그 맛을 알려줘야지.”
청파 진인은 붉은 기운이 감도는 눈빛으로 웃음을 흘렸다.
천살문을 몰살하고 재물을 가져오는 것은 일종의 통과의례에 불과했다. 진짜 이놈이 자신을 위해 어디까지 해줄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쓸 만한 놈인지를 확인해보는 간단한 시험.
만약 제갈빈이 진짜로 믿을 만 하고 곁에 둘 인물이면 그때는 정말 필요한 것들을 시킬 생각이었다. 청파 진인은 기대되는 마음으로 지강백을 기다렸다.
***
그리고 다음 날, 지강백은 보란 듯 재물을 보내왔다.
“역시 자네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청파 진인은 지강백의 어깨를 토닥이며 껄껄 웃었다. 지강백은 황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악독한 살수들을 척결하는 일 아닙니까. 진인께서 친히 부탁하신 일이기도 하니 최선을 다했습니다.”
“천살문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을 터인데······.”
“그깟 벌레들 따위, 덤벼봐야 간지러운 정도지요.”
지강백이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
청파 진인은 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패기도 넘치고 역량도 충분하니 제갈 가주야말로 진정한 의협이로다!”
“과찬이십니다. 아직 배울 점이 많습니다.”
“겸손 또한 영웅의 덕목이지. 제갈 가주가 마음에 들었네. 우리 앞으로 자주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군. 내가 제갈 가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네.”
“그리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청파 진인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현소 진인을 향해 말했다.
“이 좋은 날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 서안 윤화정에 기별을 넣어 거하게 한 상 차리도록 하여라. 아, 예인들도 몇 명 준비시키고. 자고로 음악과 여인들이 있어야 자리가 흥이 오르는 법이지.”
“바로 준비시키겠습니다.”
청파 진인은 지강백을 향해 눈을 찡긋하며 물었다.
“예로 영웅은 음주가무도 적당히 즐길 줄 알아야 한다고 했네.”
“저야 환영입니다만······.”
지강백은 일부러 말끝을 흐렸다. 그 모습이 마치 아내를 두고 외유하는 것을 망설이는 남자로 보였다. 청파 진인은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지강백의 등을 토닥였다.
“하하! 자네, 이런 순진한 면도 있었구만. 걱정하지 말게. 남궁 부인에게 척 잡힐 일은 전혀 없을 것이니. 남자가 그리 담이 작으면 어떡하나?”
“아, 아닙니다. 하하.”
“기대하게. 오늘 아주 특별한 날이 될 것이니.”
청파 진인은 지강백의 눈빛에 아른거리는 기대감을 엿보고 미소를 지었다. 결국 놈도 남자였던 것이다. 그는 이렇게 천천히 놈을 타락시킬 생각이었다. 어쩌면, 아주 잘하면 둘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남궁미향을 어찌 해볼 기회도 있을 듯했다.
그러나 지강백은 어림없다는 듯 냉소를 지었다.
‘꿈 깨라. 색귀 자식아. 곧 천당에서 남궁천과 재회하게 해줄 테니.’
***
그날, 윤회정이라는 고급 다루에 들어간 두 사람은 무희들의 춤과 노래를 들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지강백은 최대한 청파 진인의 비위를 맞추며 그의 환심을 샀고, 청파 진인은 더더욱 지강백에 대한 의심과 경계를 지우게 되었다.
“하하! 자넨 어찌 그리 내 마음을 잘 아는가? 아주 전생에 내 친우였다고 해도 믿겠어.”
“다행입니다. 자, 한 잔 더 올리겠습니다.”
“그래. 어디 따라보게. 오늘따라 술이 달군.”
청파 진인이 파악한 지강백은 야심만만한 사내이지만 그만큼 순진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강호의 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정의와 협의를 실현하기를 갈망하는 젊은 협사. 딱 그 정도였다.
‘이용하기 딱 좋은 놈이야. 능력도 출중하고 똑똑하고.’
청파 진인은 술을 들이키며 넌지시 물었다.
“요새 아내와는 잘 지내는가? 신혼 생활은 만족스럽고?”
“물론입니다. 하하.”
“그래?”
청파 진인은 순간적으로 씁쓸한 표정을 짓는 지강백의 표정을 발견하고 묘한 미소를 지었다. 뭔가 불만족스러운 것이 분명했다.
“아니, 그냥 제갈 가주의 표정에 근심이 보여서 말일세. 내 조만간 그 근심을 풀어줄까 해서 말이네. 하하. 조만간 자리를 마련할 테니 담소나 나누세.”
“불러주시면 언제든지 가겠습니다.”
지강백은 그 후에도 청파 진인의 비위를 열심히 맞췄다.
연회가 끝난 뒤, 청파 진인이 돌아가고 나자 웃던 얼굴이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틈은 얼마든지 보여줬다. 이제 놈은 방심할 것이고, 자신을 천천히 타락시킬 터였다. 그리고 지강백은 놈이 방심한 틈을 타, 놈이 가진 것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생각이었다. 더는 이 세상에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도록. 절망에 몸부림치도록 만들 것이다. 그것이 지강백이 원하는 복수였다.
‘조금만 기다려라. 머지않았으니.’
지강백은 눈을 빛내며 걸음을 옮겼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