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intel life of the returning champion RAW novel - Chapter 224
귀환 용사의 인방 생활 223화
“누구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진행 맡는 거면 안드로이드일 것 같긴 해요.”
“근데 엄청 이쁘네.”
인기 게임의 인기 캐릭터를 베이스로 만들어진 안드로이드들과 달리.
시상식장의 스트리머들은 대부분 아리나가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
물론 모든 이들이 그런 건 아니었다.
“대형, 저분 형수님 아니시오?”
그 디지가 로맨스 게임을 한다길래 놀라서 시청했었던 왕삼이 그중 한 명이었다.
형수님이란 생소한 호칭 때문에 잠시 혼동이 왔던 디지였지만 이내 그가 대꾸했다.
“형수님…… 일단 아리아나는 맞아. 근데 왜 저기에…….”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아리아나는 일단 인기 캐릭터 같은 게 아니었다.
이터널 러브는 플레이할 때마다 세계관부터가 랜덤으로 창조되는 게임이었고, 아리아나는 디지의 플레이 때를 제외하곤 등장한 적이 없는 캐릭터였으니까.
“아리나, 자기 소개 한번 부탁할게요.”
그녀의 앞에 홀로그램이되 실제와 다를 게 없는 마이크가 생성되었다.
마이크를 잡은 아리아나, 아니, 아리나가 입을 열었다.
“소녀는 아리나라고 하여요.”
차분하고 짤막한 인삿말. 진행자가 텐션을 높이며 소리쳤다.
“아니, 그렇게만 끝내면 어떡합니까! 여기 아리나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이 1만 명이 넘게 있다고요!”
아리나가 눈웃음을 지었다.
“글쎄요, 적어도 2000명 이상은 제가 누군지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한 번 물어볼까요? 여러분, 제가 누군가요?”
관객석에서 환호와 함께 대답이 튀어나왔다.
“아리아나!”
“아리아나아아아아아!”
동시에 주최측에서 송출 중인 방송의 채팅창에서도 아리아나를 외치기 시작했다.
-아리아나!
-안드로이드로 출시된 거야? 대박!
-드레스 너무 이뻐요, 언니!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아리아나가 한 걸음 앞으로 걸어 나왔다.
중앙에서 약간 치우친, 공교롭게도 디지에게 더 가까워지는 방향이었다.
“아리아나. 본래 제 이름은 그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리나랍니다. 그러니 소녀를 아리나라고 불러주어요.”
그리 말하는 그녀는 하필이면 정확히 디지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을 마치며 다시 한번 눈웃음을 짓는 그녀.
【권능, 인연의 조율자】
굳이 권능의 도움이 없이도 디지는 직감적으로 그녀가 아리타나임을 알아보았다.
‘환생이란 게…… 인간으로 태어나는 게 아니라 안드로이드가 되는 거였어?’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 20년은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나 빠른 재회라니.
인간이니 안드로이드니 하는 것은 상관 없다. 중요한 건 그녀가 자신의 곁에 있어주는 거니까.
‘당장 말을 걸러 갈 수는 없지만…… 조만간 기회가 생기겠지.’
“워후, 아리나를 아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네요.”
“저도 몰랐답니다. 하지만, 많네요. 대상 시상 순서가 재밌어지겠는걸요?”
“음? 하하하,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당신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한 사람의 팬일 테니까요!”
그렇게 대상 선정에 대한 떡밥을 던진 아리나와 진행자 알몬드가 본격적으로 식의 시작을 알렸다.
“프레야 연말 시상식! 스트리머와 팬을 위한 파티!”
“파티는 즐겨야 파티죠. 알몬드, 정식 식순은 빠르게 해치워 버리고 애프터 파티를 즐기게 배려해 드리는 건 어떨까요?”
“좋은 의견입니다, 레이디 아리나!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첫 번째 수상, 신인상의 주인공이 될 스트리머는 누구일까요!”
멘트가 끝남과 동시에 허공에 전 방향에서 시청할 수 있는 화면이 떠올랐다.
신인상 수상 후보는 총 3명. 그중 한 명은 디지였다.
“아프리카! 아프리카!”
“예삐야 신인상 먹고 활주로 날아보자!”
다른 두 후보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잠시 들려왔지만.
“디지이이이이!”
“일단 애피타이저로 신인상 먹고 가자!”
“솔직히 무조건 디지일 듯? 다른 애들이랑 비교가 안 돼!”
“아니, 대상 후보가 신인상 후보에도 있는 건 반칙 아니냐고!”
아프리카와 예삐, 중계 카메라에 잡힌 두 후보도 이 사실을 아는지 밝은 표정임에도 불구하고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보이질 않았다.
“신인상 수상의 영광을 거머쥘 주인공은, 바로 디지 님이십니다!”
뻔하다면 뻔한 결과가 나왔다.
디지는 주변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대형, 축하하오!”
“오빠 축하드려요>_<”
“디지야, 신인상으로 만족하고 대상은 형한테 양보해야 한다?”
환호성과 함께 무대에 오른 디지가 진행자로부터 상패를 받아들었다.
“디지 님, 수상 소감 한마디하셔야죠?”
“당연히 해야죠.”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이것도 이미지네이션으로 만든 거겠지?’
꼭 진짜처럼 무게감이 느껴지고 생생한 소품이었다.
“안녕하세요, 디지입니다.”
다시 한번 터져 나오는 환호성. 디지가 말을 이었다.
“스트리머로 데뷔한 첫 해에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만.”
말을 끊자 잠시 조용해지는 식장 내부. 씨익 입꼬리를 올린 디지가 외쳤다.
“다들 아시죠? 신인상으론 만족할 수 없으니까 대상도 나 줘요! 다들 나한테 투표해 줘!”
사방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디지 형 거기서 그러면 어떡해!
-우리 방장 사전에 겸손함이란 없다!
-DG UP! DG UP! DG UP! DG UP! DG UP! DG UP!
다행히 건방진 모습으로 비추는 대신 유쾌하게 여겨진 모양이다.
“패기 넘치는 소감 잘 들었습니다. 대상 시상 차례에 다시 한번 뵙겠네요.”
“네? 제가 대상 확정인 건가요?”
“아, 아뇨. 대상 후보들은 전부 인터뷰를 한 번씩 하거든요, 하하하.”
“아.”
디지가 대놓고 실망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다시 한번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어지는 순서! 올해의 피지컬 상”
무대를 내려가던 디지가 걸음을 멈췄다.
“수상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예상대로 후보 중 한 명이 자신이었다.
“거기 디지 님! 왜 내려가다 마시는 건가요?”
어느새 생겨난 마이크를 잡고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어차피 다시 올라와야 할 것 같아서요. 내려가기 귀찮은데 여기 있으면 안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지컬로 주는 상이면 디지 빼놓고 말할 수 없긴 해
-ㅇㅇㅇ 피지컬은 인정이지 디지가 넘사벽임.
-무조건 수상일 듯?
아니나 다를까.
“올해의 피지컬 상! 수상의 주인공은 바로 디지 님과 미카엘 님이십니다!”
진행자의 발표와 함께 화면에서 패망전 결승전, 디지의 무라마사와 미카엘의 메이게츠가 일기토를 벌이는 장면이 재생되었다.
“리그 오브 게임즈의 초 인기 컨텐츠 중 하나인 패망전! 패망전에서도 가장 시청자 수와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자강두천의 전투! 그 주인공 두 명이 바로 수상의 주인공이 되었네요!”
아리나가 한마디를 첨언했다.
“디지 님, 다시 올라오셔도 되겠어요. 미카엘 님만 수상하시는 거였으면 재밌을 뻔했는데 아쉽네요.”
-ㅋㅋㅋㅋㅋㅋㄹㅇ
-자기일 게 뻔해서 안 내려갔는데 정작 다른 사람이면ㅋㅋㅋ
-그만한 개쪽이 없긴 해~
-근데 사실상 디지 뺐으면 논란 무조건 일어날 정도라 100%이긴 했음.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른 디지와 뒤이어 오른 미카엘이 서로를 보며 웃었다.
“여, 카엘이. 우승컵에 더해서 커리어 하나 더 생겼네?”
“솔직히 네가 받을 줄 알았는데 같이 받으니까 기분 좋다, 하하.”
이어지는 소감. 먼저 마이크를 받은 건 미카엘이었다.
“안녕하세요, 미카엘입니다.”
-카엘 업! 카엘 업! 카엘 업! 카엘 업! 카엘 업!
-록드컵 우승 너무 축하하고~~~~
-사실 카엘이도 프로 복귀 안 하고 계속 방송했으면 대상감이었는데 까비
-ㄹㅇㅋㅋㅋㅋㅋㅋㅋ
-복귀해서 록드컵 우승까지 했으니까 후회는 없을듯ㅋㅋㅋㅋㅋ
-고건 인정이긴 하지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패망전, 제게는 여러가지로 의미가 깊었던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덕분에 상도 타게 되었네요. 좋은 친구도 얻고, 다시 동기부여도 얻고, 상도 타고. 일석삼조를 가능케 해준 디지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겸손하면서도 위트 있게 소감을 마친 미카엘이 마이크를 디지에게 넘겼다.
“음. 내가 더 잘한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카엘이가 이렇게 나오니까 할 말이 없네요. 저도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패망전 결승, 너랑 붙어서 더 재밌었다, 카엘아.”
두 사람의 수상 소감이 끝나고 계속해서 식순이 이어졌다.
디지도 이번에는 무대를 내려갔다.
“다음 순서는 올해의 커플 상! 스트리머로서 합방으로 좋은 결과를 낸 분께 주어지는 상입니다!”
내려온 게 무색하게 이번에도 화면엔 디지가 포함되어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디지 이번에도 있네ㅋㅋㅋㅋㅋㅋ
-그것도 남자랑ㅋㅋㅋㅋㅋㅋ
네 후보 중 첫 번째에는 수영복만을 입은 채 근육을 자랑하고 있는 디지와 왕삼의 사진이 나타나 있었다.
[후보1: 디지삼 듀오]-ㅋㅋㅋㅋㅋㅋㅋ디지삼 듀오 맛있긴 했어.
-ㅇㅇㅇ 트롤링으로 만나서 서사 쌓고 같이 합방도 많이 하고 방송도 찍고ㅋㅋㅋㅋㅋㅋ
“쳇, 나도 디지랑 다딱지 듀오로 조회수 달달하게 뽑았었는데.”
묘한 부분에서 아쉬워하는 딱빵을 뒤로 하고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영광의 수상자는! 왕사배 커플입니다!”
-아, 왕사배 커플이 상탔네.
-사배 눈나랑 실제 연애를 하다니 왕삼 죽어어어!
-여자친구 두고 디지랑 상탔으면 개웃겼을 텐데 주최측 감다죽;;;
-ㅋㅋㅋㅋㅋㅋㅋㅋㄹㅇ
“이 영광은 못난 남자에게 고백을 해준 기 소저…… 우리 자기에게 전부 돌리겠소!”
“못나긴 뭐가 못나! 내가 선택한 남자인데! 뽑아준 사람들 다들 감사드려요!”
왕삼과 기사배의 소감 이후로도 대여섯 개의 시상 식순이 지나고.
마침내 대상 시상 순서가 다가왔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대상!”
“드디어 마지막이네요. 빨리 애프터 파티를 즐기고 싶어요.”
“하하, 파티를 좋아하시나 보군요, 레이디 아리나?”
“그것도 그렇지만, 빨리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요.”
-이거 디지 얘기하는 거 맞지?
-제발 맞다고 해줘어!
-디지아나 커플링이 현실에서?!!?
“그럼 레이디 아리나를 위해서라도 빠르게 진행해 보도록 하죠!”
화면에 대상 후보 4명이 떠올랐다.
“스트리머 딱빵! 디지! 큐티큐티! 코메스트로 님은 무대로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큐티큐티와 코메스트로는 각각 패션&뷰티, 코미디로 유명한 인플루언서 겸 스트리머들이었다.
곧바로 후보들의 짤막한 인터뷰가 이어졌다.
“아아, 딱빵입니다. 다들 아시죠? 나 안 뽑으면 고막 찢어질 때까지 빵소리 터뜨릴 겁니다!”
“이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영광이네요. 다들 감사드려요.”
“대상과 상패를 코미디 재료로 쓰고 싶습니다! 배꼽 빠지게 해드릴 테니까 소중한 한 표를!”
마지막으로 디지의 인터뷰. 네 후보 중 가장 짤막했다.
“자신이 없네요. 수상 못 할 자신이.”
-뿌뿌뿌 뿌이~
-ㅋㅋㅋㅋ 팩트: 디지는 수상 가능성이 제일 낮다.
-ㄴㄴㄴㄴ아직 모름. 현장 투표도 비중 꽤나 높은데 무려 2천명이나 왔음.
-ㅇㅇㅇ열성팬 수치에서 압도적인 1등일 듯.
-심지어 빵형 팬도 천 명에서 좀 부족한데ㄷㄷㄷㄷ 빵형보다 열성팬이 많다니 이건 ㄹㅇ 대단한 거임.
“자, 그럼. 프레야 연말 시상식의 진정한 주인공! 가장 큰 영예의 주인은 누굴지 함께 보겠습니다!”
화면에 표시된 네 후보의 사진이 옆으로 휙휙 넘어가기 시작했다.
슬롯모신처럼 마구 움직이던 이미지들이 천천천 느려지기 시작하고.
그 끝에 등장한 사진의 주인, 대상 수상자는.
[프레야 연말 시상식 대상] [코어팬 부문: 1위] [최대 시청자 부문: 4위]…
…
…
바로 디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