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gical Girl Surrendered to Evil RAW novel - Chapter 295
EP.295
#2-(막간) 케이 IF – 여관 BAD END(7)
터덜터덜.
“씨이… 【향락의 도시】에 가는 차비만으로 이렇게 비싸다니… 하이재킹이라도 해볼까….”
허무한 마음에 헛된 바람을 입에 담았다.
대낮, 나는 오늘도 난잡한 거주구역의 중심거리를 걷고 있다.
역시, 저번의 그 민달팽이 괴물을 퇴치할 때만큼 보수가 좋은 일은 없었다. 평범하게 일해서 얻는 보수로는 당장 먹거나 자는데에 돈을 안 쓴다고 가정했을 때 두 달은 모아야 간신히 차비를 마련할 수 있다.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애초에 구역이며 도시를 오고 가는 건 대부분 부유층이나 【귀족】들이니까.
이 망해가는 행성에서 안전한 이동수단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그 괴물퇴치도 그래서 비쌌던 거겠네.’
어딘가 황야에 굴러다니는 놈이라면 몰라도, 그 괴물은 지금 말한 이동수단의 선로를 점거했었기에 그렇게 비싼 보수를 주면서까지 토벌하려한 것이다.
그렇다면 더 절망적인 것이, 그냥 대충 굴러다니는 돌연변이 괴물을 찾아서 살육한다 해도 내가 바라는 보수를 얻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그래도 여기서 일하면서 팁은 받고 있어.’
옷을 팔거나 하면서 나온 수익은 여관 주인이 가져가지만, 손님들이 내게 남겨준 팁은 내가 챙기고 있다.
이게 상당히 많아서, 좀 더 힘내면 어쩌면 그냥 일하는 것보다 몇 배는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남자는 성욕을 위해서라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 걸까.
그 마음 이해할 수 있어서 고개를 까닥까닥 끄덕였다.
“역시… 일단은 여관에서 일하는 수 밖에 없나… 좀 더 일을 늘려달라고 할까…? 보수도 받으면서….”
문제는 내 몸이다.
여관 주인은 내가 마법소녀란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데도 아무 짓도 안 할 리가 없다.
마치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어떻게든 홀라당 먹어치우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게 뻔하다.
실제로 내 몸 상태는 많이 이상해져 있다.
어렴풋이 생각하기론 저 여관 주인이 내게 무슨 짓을 한게 분명하다는 건데….
그래봐야 내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 알 방도도 없고, 뭔가 했다는 증거도 없다.
어쩌면 단순히 저녁 일하는 시간에 내 을 손보며 무슨 장난을 친 걸지도 모르고, 정말로 내게 아무 짓도 안 했을지도 모른다.
‘역시 심증만으로 조지기는 좀 그렇지.’
내가 무슨 사이코패스도 아니고.
의심이 간다고 해서 일일이 힘으로 조져버리는 건 21세기 문화인의 발상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 여관 주인이 없으면 당장 입장이 상당히 위태로워진다.
숙박은? 밥은? 돈은 어떻게 벌지? 신분을 감출 수 있을까?
이 모든 게 여관 주인과 지금과 같은 관계를 가진 덕분이라고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약점을 잡힌 지금 조금이라도 그 인간의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팔려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역시 갑을 관계에서 을에 처하는 건 할 짓이 못 된다.
‘적어도 눈 앞에서 수상한 짓거리를 한다면 마음 편하게 조질텐데.’
그 때는 뒷일도 생각 않고 마음 가는 대로 엉망진창 사지를 뜯어버릴 생각이다.
실제로 도시 전체에 쫓기게 되더라도 정말 100% 절망적인 것도 아니지만, 가능한 그런 선택지는 피하고 싶을 뿐이다.
‘어쨌든 몸 상태가 이상해지고 있는 건 사실이야.’
뭐가 어떻게 되든 물증을 잡자.
일단 그걸 당장의 방침으로 정했다.
내게 무슨 짓을 했다면 깽판 치고 조져버리면 되고, 아무 짓도 안 했다면 안심하고 그 여관에 신세 지면서 차비를 모으자.
“……그래, 그렇게… 하자… 아무 문제 없어… 응….”
마법소녀 노릇을 하면서 야한 짓도 이상한 장난질도 많이 당해봤다.
무슨 짓을 당하더라도 나름 고난과 역경의 스페셜리스트이자 베테랑인 나를 무너뜨리긴 어려울 거야….
사실.
조금만 따져봐도 스스로의 생각이 어딘지 논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거기서 스스로 눈을 돌렸다.
스스로를 억지로 납득시켰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지만, 이 역시도 뚜껑을 덮어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이미 나는 깨닫지 못한 사이에 개미지옥 한복판에 빠져버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 * *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 나흘이 지나고.
그 사이에도 어떻게든 여관 주인의 악행을 폭로하고자 열심히 노력했지만, 내 힘만으로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었다.
밤이 되면 꼬박꼬박 잠에 들었고, 비싼 포인트를 주고 산 카메라는 여전히 작동하지 않았으며, 결국 별 뾰족한 수도 내지 못했다.
뭔가 좀 더 효과적인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싶어도, 내 유일한 희망인 은 카메라와 약물 검사기를 사느라 가지고 있던 포인트를 다 써버리는 바람에 의지할 수가 없었다.
“하아… 아….”
――결국 그렇게, 또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다.
‘오늘은… 팁으로… 그래도 꽤 벌었…어….’
다행이다. 이대로 일주일만 더 벌면 【향락의 도시】에 가는데 필요한 차비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만 팁이 이렇게 생각 이상으로 많이 모이는 이유가, 내가 날이갈수록 야해보여서…라는 이유인 듯하다.
“으… 하아….”
그 말 그대로.
지금 내 몸은 발정이 나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얼굴은 발갛게 달아오르고, 심장은 두근두근 떨리고.
팔랑팔랑한 옷 안감이 피부에 닿는 것도 견디기 어려워서, 그조차도 팔려나갔을 땐 다행이라고 순간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머릿속은 온통 야한 생각밖에 나지 않아서, 하루 온종일 무언가를 갈망하면서 혼도 의지도 이리저리 맴돈다.
“오늘도 수고했어, 마법소녀~ 그럼 설정 해제해 줄테니까 이리 와.”
“하아… 후우…….”
열에 들떠 몽롱해진 머리로 아저씨 앞에 섰다.
알몸은 아니다. 오늘만큼은 야무진 프릴이 달린 속옷을 입고 있다.
다만 각 중요한 부위를 가리는 부분이 벌어지는 속옷이라서, 발기한 유두가 사이로 살짝 튀어나온다거나 약간 비뚤어진 아랫부분에 음렬이 살짝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아저씨에게 배를 내보였다.
아저씨의 크고 두꺼운 손이, 내 배를 어루만진다….
“으, 응호오오옷…♥!”
한계까지 발정해버린 몸이 파르르 떨렸다.
아저씨의 손에 닿은 것 만으로, 아저씨의 체취가 가까이 다가온 것 만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벌어진 팬티 아래쪽의 틈새로 보지국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어라, 아가씨, 몸이 많이 안 좋은 거 같은데 괜찮아? 이런 상태로 일을 시켜버렸네.”
“하아… 하아… 그보다… 빨리… 해제해주세요….”
에 지배당하는 나는 멋대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다.
두 손을 뒷짐을 지듯 뒤로 한 채 아저씨의 손에 몸을 맡긴다.
아저씨는 “흐음…” “호오…”하는 말소리를 내면서 내 아랫배를 어루만지더니, 스르륵 팬티 아래로 손을 밀어넣었다.
“윽… 아… 아…!”
입술을 살짝 깨무면서 버텼다.
음란한 기분, 터져버릴 것 같은 욕망에 머리가 어지럽다.
어라… … 을 조정할 때… 여기까지 손이 내려오던가….
화를, 내야….
아니, 그치만…
좀 더 만져줬으면 좋겠다….
“육수로 푹 젖어있네, 아가씨. 식당이 더웠나 봐? 내 손가락이 이렇게 더러워 졌어.”
아저씨는 확인하듯 내 음렬을 손가락으로 마음껏 비비더니, 손가락을 잔뜩 적신 육수 같은 음액을 내 아랫배에 슥슥 문질렀다.
탁!
그제서야 가 풀려서, 나는 아저씨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
“씨, X발… 이, 이상한 데… 만지지 말라고… 했을… 텐데…!”
“미안~ 아무 말도 안 하길래 만져도 된다는 줄 알았지.”
“죽여… 버릴 테니까… 다시는 이런 짓 하지 마요…!”
나는 씩씩거리는 눈으로 아저씨를 노려보고, 열에 들뜬 몸으로 비틀거리며 방에 올라갔다.
최근 식사는 항상 방에서 해치우고 있다.
――‘충분한 것 같으니, 이제 슬슬….’
주방에서 나오는데, 여관 주인 아저씨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게 희미하게 들려왔다.
무슨 말을 한 걸까. …잘 모르겠다. 그보다 이 들뜬 몸부터 어서 가라앉히고 싶어….
‘더는 못 버텨… 저 인간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해.’
방에 돌아와 오늘밤을 준비한다.
가벼운 심증은 이제 확신으로 바뀌었다.
문제는 현장을 붙잡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었다는 점인데, 그래도 며칠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포인트가 적당히 쌓였다.
매일 자고 일어날 때마다 포인트가 상당량 쌓인 것을 보면, 역시 잠든 사이에 무슨 짓을 당했다는 건 일목요연하다.
‘아직 충분한 포인트는 아니지만…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으니.’
에 떠오른 목록 중에 상품 하나를 고른다.
아마 이거라면 쓸만하겠지.
부작용이 조금 있긴 하지만, 착실히 포인트를 모을 시간이 없다.
지금 막 고른 상품을 구매하고, 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오늘이야 밤이야 말로 결전의 밤이 되리라.
* * *
철컥―
모두가 잠든 한밤중.
케이가 머무는 방의 문이 조용하게 열렸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오는 건 대머리의 여관 주인 아저씨.
이미 2주 넘게 매일 같이 불법침입을 반복하는 그에게는 처음과 같은 불안함과 긴장감은 보이지 않았다.
“히히… 오늘도 푹 잠들었나….”
마법소녀는 침대 위에서 이불을 폭 덮은 채 잠들어 있었다.
숨을 내쉴 때마다 이불이 살짝살짝 들려올라간다.
오늘도 에 있는 로 인해 잠들어 있을 테니 깨어날 걱정은 없다.
몇 번은 케이 스스로 생각 못 한 타이밍에 잠드는 바람에 바닥에 엎어져서 자거나 욕실에서 씻다가 잠든 적도 있었지만, 오늘은 무사히 침대에서 잠든 모양이었다.
희미한 빛의 점등 드로이드를 띄우고, 케이의 이불을 걷었다.
예의 가운을 조심스럽게 벗겨주니, 항상 알몸이던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전에 입고 올라간 그 파렴치한 속옷만을 입고 있다.
“이게 더 야한 데 말이지.”
가슴을 가린 속옷 천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틈새를 벌리자, 발기한 유두가 뽈록 튀어나왔다.
참으로 탐스러운 유두.
당장 나를 집어먹어 주세요~ 하고 자기주장을 펼치는 것 같았다.
침을 꿀꺽 삼키고 오늘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맛을 보려는데.
순간, 오싹한 한기가 등골을 타고 흘렀다.
쉭―!
탁!
“크윽…!”
반사적으로 내민 팔이, 사각에서 찔러들어오는 불의의 일격을 막아냈다.
가녀린 팔. 흰 물고기 같은 손에 들린 건 최근 자주 보게 되었던 마법소녀의 나이프.
“어, 이런…?!”
“이 망할 변태새끼!!!”
몸 아래에서 곤히 잠들어있었을 마법소녀는.
지금은 눈을 시퍼렇게 뜬 채, 증오와 분노가 담긴 무시무시한 눈으로 자신을 능욕하려던 여관 주인을 세차게 노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