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licious Memb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40)
악성 멤버가 돌아왔다! 140화
사전 녹화 당일 이것저것 일이 있었던 덕분인지, 아니면 지금 티오제의 화제성이 그 정도인지.
그 이유는 불명확했지만, 새벽부터 SNS와 커뮤니티의 티오제 태그는 활발하기 짝이 없었다.
[My Sensational Boy @Allaboutloganlee(사진) (사진)
오늘 로건 뮤데 사녹 출근길♡ 펌한 거 너무 잘 어울려요 로건아 (울음)(울음)] [⎿(차단 당한 계정입니다) 공출목 올리지 마시라고요 ㅋㅋㅋ 애들 피곤해하는 거 안 보이세요?] [방유찬믿고대학가세요 @BangbangYourchan
유차니 오늘 착장은 쇼케이스 때랑 같은 보이스카웃 유니폼!! 베레모도 썼어 ㅠㅠ 오늘도 홀로 섹시 다이너마이트시다] [⎿언제적 섹다마임?? 연배 티 내지 말고 그만 좀 해라]
간단한 착장 간증 글부터, 죽어라 대기 타고 있던 대포들에게 걸려든 출근길 사진.
[(사진)(사진)티오제 응원한다고 장시원님께서 보내 주신 커피차 커피 인증! 오라버니 감사합니다 ㅠ 애들 보는 것만 기다리던 새벽에 이게 무슨 횡재?? 티오제도 마실 예정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잘 마셨습니다 ㅎㅎ] [조공도 아니고 역조공도 아니고 멤버 형이 커피차 쏘는 건 진짜 나도 난생처음 본다….] [⎿내 말이 ㅋㅋㅋㅋ 커피차 사장님한테 여쭤 보니까 앞으로도 계속 올 거 같다던데? 장시1의 장시2 사랑 미쳤음 자기가 먼저 아이돌 해 봐서 그런가 ㅠ]
그리고 화제가 안 될 수가 없었던, 동생을 향한 지대한 사랑에서 나온 장시원의 커피차.
[근데 장시1의 커피차가 딱히 동생한테 좋은 영향이 갈지는 ㅋㅋㅋ 모르겠네?? 지금 언급되는 것만 봐도 ㅎ] [⎿음 나도 그렇게 생각함 ㅠ 솔직히 장시1 생각이 훨씬 많이 남 ㅎ 아까 장시우 솔로 영상도 찾아봄] [⎿⎿아직 그래 봐야 티오제는 신인이라는 거지 뭐 선배들에 비하면 인상도 ㅂㄹ 안 깊고 그런… 본인들도 알아서 별말 못하고 있을 듯]물론, 장시우가 녹차 프라페를 한 모금도 못 마실 정도로 염려하고 신경 썼던 것과 같은 말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티오제의 공식 SNS 계정에 올라온 글 덕분에, 그런 반응들은 빠르게 잠식되었다.
[ToZ @Targetofzenon_AG(사진) (사진)
제니아♡
지금 저희 티오제는 ‘숨바꼭질’의 뮤직뮤직데이즈 사전 녹화를 앞두고 있는데요!
첫 사전 녹화라서 너무 떨리던 와중에 선물을 받아서 보여 드려요 ^^
사녹 기다리고 있는 제니아도, 집에 있을 제니아도 좋은 밤이 되기를!
#ToZ #뮤직데이즈 #타겟팅스타 #슬레딕스 #정연우 #M_XY #장시원] [ToZ @Targetofzenon_AG
ps. 정연우 선배님과 장시원 선배님의 선물 중 어느 게 더 인기 있었는지는 비밀입니다 ㅎㅎ (아이스 아메리카노 빈 잔도 비밀!)
ps2. 물론! [타겟팅 스타> 시절 선물로 주신 것들은 정말 잘 쓰고 있다는 말씀 전해드리며… ^^ (첨부: 춘용의 손목)
ps3. 시계는 너무 소중해서 숙소에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ㅎㅎ]
어디 하나 딱히 모자람 없는 문장, 그리고 두 선배님의 선물 모두 추켜 세우는 말끔한 추신.
게다가 장시우와 김춘용의 생각대로 두 사람을 한꺼번에 언급하면서 ‘장시원 동생 장시우’가 아닌, ‘선배들에게 사랑받는 후배’ 포지셔닝까지 성공한 아주 완벽한 SNS 인증글이랄까.
“…….”
같은 시각 새벽, 그 SNS 글을 연습실에서 확인한 한 사람의 얼굴에 미묘한 웃음이 떠올랐다.
SNS 사진 속에서 수줍게 녹차 프라페를 들고 있는 장시우를 한 번 문지른 그의 손가락은, 곧 자연스럽게 제 손목에 종이로 대충 만든 스마트 워치를 가리키며 유쾌하게 웃고 있는 김춘용을 확대했다.
김춘용의 검정색 브릿지가 들어간 새빨간 머리, 헐렁하게 걸친 무대 의상, 살짝 벌어진 입 아래 송곳니.
그리고, 심하게 날카롭지만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눈까지도.
“안태이. 말 안 들리냐? 너 그거 그만 보라고.”
그의 그런 손가락이 멈춘 건, 다그치는 목소리가 자신의 머리 위로 쏟아지고 나서였다.
한껏 짜증이 섞인 목소리에 잠깐 멈칫한 남자, 그러니까 ‘안태이’는 곧 다시 유들유들한 목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웃음을 지으며 상대에게 답했다.
“…아이, 참. 단우야! 쉬는 시간이라며? 왜 휴대폰 보는 것까지 뭐라고 그래? 너도 방금전까지 휴대폰으로 노래 들으면서 쉬었잖아.”
“네가 뭘 보는지 아니까 그러는 거 아냐. 걔네를 왜 자꾸 찾아보는데? 뭐, 벌써부터 라이벌 의식이라도 불태우려고? 또 그놈의 ‘자료 조사’ 운운하면서?”
상대방의 한껏 찌푸려진 미간에 혀를 내두른 안태이는, 휴대폰을 연습실 구석에 대강 처박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훌쩍 커다란 키와 잘 자리 잡힌 프로포션.
그리고 마치 도자기로 빚어 놓은 것처럼 반듯하게 잘생긴 얼굴이, 안태이가 데뷔를 앞둔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미안, 미안. 근데… 솔직히 궁금했거든. 티오제에도 나랑 같이 연예인 가족이 있는 멤버가 있잖아. 단우, 너도 알지?”
“…장시우 말하는 거냐?”
“어. 그래서, 흥미가 갔어. 쟤는 어떤 식으로 대응할까, 자기 형을 어떻게 생각할까 싶어서.”
“걔네 형이 유명하고 잘나가기야 하는데, 너만 해? 케이스를 잘못 짚었다고. 굳이 그런 사람을 찾고 싶으면, 이미 데뷔해서 인기 있는 선배님들 중에서….”
“근데, 보다 보니까 다른 사람한테 시선이 더 가더라.”
“무슨 소리야, 갑자기?”
“너희도 아는 사람 말이야. 이름이… 춘용?”
안태이가 ‘그’ 이름을 언급하자, 제각기 연습실에 늘어져 최선을 다해 쉬고 있던 사람들 중 몇몇 그림자가 눈에 띄게 굳었다.
살짝 쭈그린 자세로 가사가 적힌 종이를 만지작거리던 사람과, 거울 앞에서 가볍게 동작 숙지에 박차를 가하던 사람.
그리고, 안태이를 향해 짜증스럽게 말을 마구 쏟아내던 사람까지도.
그런 그들의 반응을 흘려 보낸 태이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뭐, 나야 나중에 들어와서 너희가 걔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그냥 대충 언급하기 싫어하는구나, 하지만.”
“…….”
“그래도, 이제 우리가 다음 주에 쇼케이스 하고, 다다음주에 음악 방송 나가면 마주칠 거 아니야? 뭔가 애가 좀 재밌어 보이더라고. 이번에 걔네 공식 SNS에 올라온 글도 그렇고.”
“안태이, 너….”
“아. 걱정하지는 마, 단우야. 난 우리 팀 되게 좋거든. 걔가 아무리 재밌어 보여도, 그냥 관심 간다 정도지. 뭐 어떻게 해 보고 싶다는 건 아니야. 알지?”
“…….”
상대방의 어깨를 툭툭 치며 부드럽게 미소 지어 보인 태이는 다른 멤버들을 향해서도 여상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제 다시 연습할까? 우리도 다음 주에 쇼케이스니까.”
태이의 외침에, 멤버들의 몸이 느리게 움직이며 주섬주섬 연습실 가운데로 향했다.
“…2절부터 다시 들어간다. 세븐, 에잇―”
한참을 태이와 날카롭게 대거리하던 남자의 입이 떨어지고, 벽 한 면을 모두 채운 거울에 몸을 움직이는 여섯 명의 모습이 비춰졌다.
동시에 거울 구석에 박힌 어떤 글자가 이상할 정도로 반짝, 빛이 났다.
퀸스(QuinCE)라는 단어였다.
* * *
해당 주 뮤직데이즈의 음악 방송, ‘뮤직뮤직데이즈’ 게시판의 지분은 티오제가 차지했다.
[뮤뮤데 뭐임? 티오제 무대 뭔데… 장난함? 우리 애들 세트장도 저렇게 좀 해 줘라 ㅁㅊ놈들아 텐트에 조명에 비눗방울에 아주 전부 때려 박아 놨네] [⎿님아 세트장 기획은 소속사에서 하는 거예요ㅜ 이렇게 말씀하시면 님네 가수 소속사 멍청하다는 뜻임] [⎿⎿ㅆㅂ 그거나 그거나 나한테는 똑같아 안 그래도 열 받으니까 꺼져] [티오제 애깅이들 이번 주 뮤뮤데 4위 축하해요♡♡ 다음 주에는 1위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초대형 신인의 맛이 달콤하네요♡♡ 이 제니아는 정말 행복해요♡♡] [⎿다른 음방은 6위 7위 이러고 있는데 초대형 신인 ㅇㅈㄹㅋㅋㅋㅋㅋ 티오제가 뮤데 서바 출신이니까 뻥튀기 된 거잖아; 응 그렇게 계속 혼자 기뻐하세요~] [⎿⎿야 음원 나오고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4위 5위면 성적 미친 거 맞음 제발… 아직 초동 마감도 안 됐는데 70만 찍은 거 못 봤냐 ㅠ]서바이벌 출신의 데뷔라는 위험한 순간을 피하기 위해 여러 아이돌들이 컴백 일정을 조금씩 늦췄고, 우연히 겹친 가수들이라고 해 봤자 이미 2~4주 정도 진행되는 음악 방송 일정의 끝물인 경우였다.
그러니까, 타이밍이 정말 좋았다고.
– 잎사귀를 헤아려
One, Two, Three
넷, 그리고 여섯까지
그 시간은 끝났지만
너와 나아갈 길은 Infinite
이미 곡이 괜찮다고 소문이 난 ‘숨바꼭질’은 물론, 그에 앞서 1분 30초가량 무대를 선보이는 곡 ‘Boyhood Ending’ 역시 차트에 오를 정도로 말이다.
“이거, 두 분 페어 안무로… 가져가죠. 박자가, 좋아요.”
“아니, 그냥 실수를 덮은 건데요? 그렇게 되면, 기존 동선이랑 약간 꼬일 수도 있어서 어렵지 않을까요?”
“춘용… 씨는, 할 수… 있잖아요. 충분히. 어떻게든.”
“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다음 주, 안무 촬영… 객원 멤버, 일정… 조율을, 좀.”
“아직도 포기 안 하셨어요?!”
게다가, 쇼케이스를 지켜 본 진다솔의 적극적인 푸시로 인해 ‘I hold, hold you 널 잡았어’ 파트 속 김춘용이 로건을 붙잡는 애드리브가 정식 안무로 채택되기까지.
“Huh, 요즘 좋은데요? 뭔가, 정말 너무 잘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니까요. You know, 원래 하나님은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허얼, 로건. 오늘따라 말이 좀 통하네요. 솔직히, 그전까지는 고난과 역경 때문에 머리 녹을 거 같았는데. 막상 활동을 시작하니까 술술 풀리고 있는 게, 아. 이러려고 이전에 고생했나?”
“저, 저도… 잘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드디어 우리 회사에도 궤도에 오를 아이돌이 나온다’는 도파민에 절여진 도재찬 사장 덕에 이뤄진 숙소 고기 파티.
그 속에서 화기애애하게 터져 나오는 동생 라인의 대화에, 김춘용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소파에 머리를 척 기댔다.
그래.
앞서 있었던 일들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 모든 게 정말이지 잘 풀리고 있었다.
“아, 고기가 좀 부족할 거 같은데….”
“재하 씨, 앉아 계세요. 제가 좀더 사 오겠습니다. 애초에, 굽는다고 별로 드시지도 못 했잖아요? 제가 다녀올 동안만이라도 좀 드시죠.”
“그래, 재하야. 아니, 형 진짜 고기 잘 굽는다니까? 내가 학교 수업은 잘 안 들어도, 이런 건 많이 했어. 아르바이트 하면서!”
“하하, 그럼 조금만….”
멤버들도 화목해, 제일 신경 써야 할 성적도 잘 나오고 있어.
[정연우: 스마트 워치 인증 사진 잘 봤어요 ^^] [정연우: 다음에는 그냥 진짜를 끼고 나오는 건 어떤가요?] [김춘용: 넵 고민해 보겠습니다 ^^ 너무 소중해서 사용하기가 좀 그러네요] [정연우: 새로 사 줄 수 있는데 ^^]미묘하게 사람 속 긁는 사람도 곧 다가올 정기 앨범 준비 때문에 다시 연락도 안 와.
– X: 으으으음 방송 전에 막판 스킬 뭐 선택할까 싶었는데 결국 아이돌의 아우라? 잠만…
– X: 야 이거 내가 처음부터 권했던 거 아님? 그럼 그동안 왜 튕긴 건데?
– X: 아 아 아 아!! 열받아!! 추뇽 요즘 잘되고 있어서 그런가? 왜캐 얄밉고 열받지??
– X: 그때 상여금 받은 거 아니었으면 너는 내 악성 메시지 100개는 받았을 거다 ㅡㅡ
– X: 하여튼… 잘해라? 1위 하면 보상 받는다 [ 2건 당연한 거고!
-X: 1위를 해야 신인상도 받을 거 아니야 (메롱)(메롱)
– X: 긴급 체포로 돌아가기 싫으시죠? 가족들 멤버들 어화둥둥 받는 거 달콤하시죠?
– X: 그럼 계속 열심히 하라고 ㅋㅋㅋㅋㅋ 스탯 늘리는 것도 잊지 말고!!
뭐, 엑스는 보다 보니 이제 귀엽기까지 해.
이대로 창창하게 잘 나아가기만 하면 될 노릇이었다. 1위까지, 신인상까지.
그러나, 앞서 로건이 말했듯 하나님은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준다고 했던가?
그 말인즉, 시련이 없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
정겨운 숙소 분위기 가운데, 실실 웃던 김춘용의 얼굴이 살짝 굳어갔다.
엑스의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휴대폰 상단 탭 알림으로 날아온 연예계 뉴스 때문에.
이전에도 있었던 일이지만, 다시 겪는다고 해서 썩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아이돌 명가 퀸스의 야심작 ‘위즈’, 느슨하던 남자 아이돌 시장을 저격?] [‘MONOCHROME’ 티저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위즈는 대체 어떤 그룹? “지금 데뷔한 아이돌도 함께 연습했었어”]다른 그룹의 홍보용으로, 자신의 이름이 사용되는 것 말이다.
“…에휴.”
아직 이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멤버들을 슬쩍 바라보며, 김춘용은 가볍게 이마를 짚었다.
전에야, 활동하기가 바빠서 뭐라 적합한 대응을 하기 바빴지만….
애로우즈, 아니. 티오제로서 인생 2회차인 지금.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가만히 둘 생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