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an Struck by Thunderbolt Twice RAW novel - Chapter 159
00159 돈 벼락 맞은 사나이 =========================
기중은 구호빈을 돌아보면 말했다. 구호빈은 차에서 준비해 온 물건들을 꺼내서 벌써 기중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렇습니다. 저도 이곳에 올 때 마다 마음이 차분해 지고, 많은 생각들을 정리할 수가 있어서 종종 찾아오곤 했습니다.”
구호빈은 짐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가서 침실에 기중의 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짐을 풀어 정리하기 위해서 기중에게 허락을 구했다.
“제가 짐 정리 해 놓겠습니다. 집 주변을 둘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에요. 정리는 제가 해야죠. 근데 구 실장님도 이곳에서 같이 지내실 거죠?”
“아닙니다. 저 위쪽에 건물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산에 있는 나무에 가려져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건물 주변 경계하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저는 항상 그곳에서 지내왔습니다.”
“아.”
기중은 어떤 상황인지 금세 이해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이곳에서 쉬고 있을 때 방해를 하지 않기 위해서 준비된 곳이었다. 그리고 언제든지 호출하면 바로 달려올 수 있고, 주변 경계에도 효율적인 곳이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 휴가를 즐길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묘한 곳이기도 했다.
“알겠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면 준비해 놓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자신의 임무를 확실히 수행하고 있는 구호빈은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는 기중을 잠시 바라보고 집을 나섰다. 기중이 지금 어떤 마음인지 잘 알고 있었다. 몇 가지 사건 때문에 정신적인 피로를 느끼고 있었고, 그 때문에 자신이 휴가를 권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정리가 되기를 바랄 뿐 이었다.
기중은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앞으로는 강이 보이고 있었고, 뒤로는 산이 있었다. 정말 아무런 생각하지 않고 풍경만 바라보도 질리지 않았다. 그러나 기중은 그 풍경을 제대로 바라보지는 않고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일들이 있어왔고, 나름대로 했던 일들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는 충격적인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결과였지만, 그렇다고 기중의 행동에 대한 영향임을 부인하지는 못할 일이었다. 그것이 아직까지 기중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천국은 자연과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지 기중의 어깨에서만 있던 이전까지의 모습이 아니었다. 기중의 기분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산에 있는 나무 사이로 돌아다니거나 강물 속까지 돌아다니는 모습이 여간 신나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중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나마 천국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고,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있었다. 그렇게 아무런 일도 벌이지 않고, 일어나지 않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구호빈이 준비해준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기중은 여전히 집 앞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있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던 천국은 기중의 어깨에 늘어져서 잠을 자고 있었고, 고요한 주위는 혼자 명상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도시와는 확실히 다른 하늘은 엄청난 별빛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짐을 느낄 수가 있었다. 공기도 좋고, 주변 경관도 좋고, 상당히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아가고 있었다.
기중은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겨 있었다. 이번에는 아무런 생각없는 평온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 일에 대해서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그렇게 밤이 깊이 가고 있었지만, 기중은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미동도 없이 계속해서 명상에 빠져 있었다. 자신의 일을 객관적으로 보고자 노력했지만, 사람인 이상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행위가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번 생각하니 꼬리에 꼬리를 물 듯이 행동에 대한 이유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 때 잠을 자고 있던 천국이 일어났다. 기중을 바라보는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기중의 상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기중의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천국도 역시나 기중의 심적인 상태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기중.]심적인 연결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기중의 명상에 자연스럽게 끼어들 수가 있었던 천국의 말이 들려왔다. 기중은 눈을 뜨고 자신의 앞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바라보는 천국의 눈을 바라보았다.
[고민만 하지 마. 하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아?]기중은 천국의 말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고 있었다.
[인간들은 항상 후회 속에서 살기도 하지. 난 그런 상황을 많이 봐 왔어. 지금 기중의 그때 그때 상황에 충실하기만을 바랄 뿐이야. 알았지?]“그래. 알았다. 고마워. 천국아.”
기중의 고민이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천국의 말을 듣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인정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은 상쾌해진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멀리서 희미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기중이 있는 이 별장의 주위에는 마을이 없었다. 단지 듬성 등성 별장들이 위치해 있을 뿐이었다. 기중은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상당히 화려하고 넓은 별장이 위치한 곳이었다. 자신이 잘못 들었다는 생각은 없었다. 분명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비명이 울려왔고, 기중은 바로 비명이 들리는 방향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기중이 있는 별장 뒤편에 있는 곳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던 구호빈은 CCTV에 기중이 빠르게 달려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는 바로 움직였다. 주위에 인적이 드문 장소이기는 하지만, 구호빈에게 있어서는 한시도 경계를 게을리 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마나를 몸에 빠르게 퍼트리고 대지를 박차며 기중을 향해서 달리고 있었다.
기중은 비명 소리가 들려왔던 별장 근처에 도착했다. 조금 숨이 차 올라왔지만, 몇 번의 긴 호흡으로 빠르게 뛰고 있는 가슴을 잠재웠다. 그리고 다가오는 구호빈의 마나를 느끼고 있었다. 미리 알고 있지 못했다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소리없이 다가오는 구호빈이 뒤에 도착했을 때 기중은 말했다.
“이곳에서 비명을 들었습니다.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구호빈이 천천히 집에 접근하고자 했을 때 기중이 구호빈의 팔을 잡았다. 의아한 눈빛으로 기중을 바라보는 구호빈에게 기중은 고개를 저었다. 원래부터 자신이 하고자 한 방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다시 한 번 비명을 들려왔다. 별장과 상당히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비명소리와 함께 마치 채찍을 휘두르는 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표정을 굳힌 기중은 천국에게 바로 말을 전했다.
[천국아. 이 집의 안을 살펴봐 줬으면 좋겠어.] [응. 기중의 부탁이라면 가 볼게. 칙칙한 마나가 느껴지기는 하는데, 내가 가볼게.]천국은 기중에게 말하고 천천히 별장으로 날아 들어갔다. 아직까지 천국의 존재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볼 수도 없는 구호빈은 기중에게 조용히 말했다.
“사장님, 어찌 하시려고요?”
“잠시만, 잠시 동안만 기다려 봐요.”
기중은 구호빈에게 대답하고 눈을 감았다. 천국과의 대화에 최대한 집중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바로 천국이 기중에게 대화를 보내왔다.
[기중! 여기 남자 하나가 여자 두 명을 때리고 있는데, 여자들은 묶여 있어.] [여자들 표정이 어떤 것 같아?] [여자들은 매우 두려워하는 표정이야. 남자가 긴 끈 같은 것으로 여자를 또 때렸어.]천국의 말과 함께 여자의 비명소리와 채찍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기중은 지금 상황에서 어찌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 중이었다. 상황만 놓고 보면 마치 고문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지만, 요즘 아주 가끔씩 이런 방식의 변태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부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도 있었다.
그래도 그냥 못 본 척 하기에는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리고 구호빈과 상의를 하고 별장의 문을 두들기고 있었다. 이미 천국은 기중의 어깨에 올라타 있었고, 방금 봤던 장면 때문에 좋지 않은 기분을 내보이고 있었다.
– 쾅. 쾅. 쾅.
구호빈이 별장의 문을 여러 차례 세차게 두들겼다. 그러나 좀처럼 별장 안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다시금 문을 두들기자 그제서야 반응이 있었다.
“아씨. 누구야!”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여자들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하던 남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기중과 별장 안에 있던 남자는 동시에 놀랐다.
“당신 뭐야! 왜 여기에 있는 거야!”
별장 안에 있던 남자는 기중과 악연이 있던 사이였다. 전 밀크 멤버 연지가 술집에서 접대를 위해서 강제로 끌려왔을 때 기중이 구해주었던 당시에 있었던 의류업체 사장이었다. 악연으로 이어져서 그런지 기중과 의류업체 사장도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고 바로 알아보고 있었다.
여전히 큰소리만 치고 있는 남자는 바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 하지만, 구호빈이 문손잡이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익. 당신들 경찰에 신고 당하고 싶어? 당장 이거 놓지 못해?”
손잡이를 잡고 힘을 써도 움직이지 않는 문을 두고서 남자는 다시 한 번 큰소리쳤다. 그 상황에서 기중은 남자에게 집중하면서 마나를 보내서 이미 그의 머릿속을 살펴보고 있었다. 살펴볼 수도 이 남자를 한 대 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만 갔다.
남자가 데려온 여자 두 명은 가수를 꿈꾸는 20대 초반의 여성들이었다. 가수로 데뷔 시켜준다는 말만 믿고 스폰서라는 사람을 따라 이곳까지 오게 되었지만, 남자는 전혀 그럴 마음이 없었다. 오로지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와 성욕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고, 결과적으로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을 들여다봤지만, 그 시커먼 마음 때문에 더 이상 지켜보기만 하기에는 힘들 정도였다.
“안에 있는 여자들을 좀 수습해 주세요.”
기중의 말에 구호빈은 꺼내려던 말을 삼켰다. 기중의 표정을 보고 상당히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곁을 잠시라도 비우고 싶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구호빈은 남자를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이 새끼가. 어딜 함부로 들어오고 지랄이야. 이 새끼들 혼 좀 나봐야겠다.”
남자는 씩씩 거리며, 휴대폰을 찾아 들고 있었다. 기중은 도저히 충동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서 아직도 자신이 뭘 잘못하고 있는지 생각조차 없는 남자의 면상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 곧 기중의 생각은 행동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있었던 일이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천국은 기중의 마나에 영향을 받아 그의 몸으로 흡수되듯 사라졌고, 기중은 주먹을 뒤로 젖히고 있었다. 그 와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남자의 앞까지 이동한 후 막 휴대폰을 누르고 있던 남자의 얼굴에 정확하게 주먹을 날려 버렸다.
– 퍽. 쿠당탕탕.
남자는 기중의 주먹에 맞아 붕 날라 나무로 만들어진 고급스런 테이블을 부수면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으악.”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곧 정신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숨만 거칠게 헐떡이고 있었다.
요란한 소리에 구호빈은 바로 달려 나왔다. 그리고 기중이 멀쩡히 서 있는 것을 바라보고는 다시 남자에게 시선을 보냈다. 약간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인상을 썼다가 다시 풀어버렸다.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기중이 하지 않았다면 구호빈도 마찬가지의 일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구호빈이 기중의 지시를 받고 여자들에게 향해서 본 광경은 끔찍했다. 온 몸에 피멍자국이 되어 있는 나체의 여성 두성이 손발이 침대에 묶여 있는 체로 눈을 감고 벌벌 떨고 있었다. 가까이 접근하자 제발 살려달라는 말이 반사적으로 들려왔다. 이 여자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이렇게 만든 남자에 대한 분노가 타올랐다. 그 때 큰 소리가 들려서 방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