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349
사령관이 돌아왔다 349화
349 추격대(2)
“하아.”
라오스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렇지 않아도 일에 치여 죽을 것만 같았다.
임태수도 고생을 하면서 일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나는 신이다.
인간을 뛰어넘었으니 그 일에서는 손을 떼었으면 했다.
비비안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냥 한 30년 정도 있어 주지 그래요?”
“30년이라.”
“짧은 세월이죠.”
“너무 지쳐서 말이야.”
“제가 도울게요.”
“정말이야?”
“몇몇 신들을 뽑아서 보좌를 하게 하면 되잖아요?”
“으음?”
그런 생각까지는 못 했다.
신들은 나의 명령에 복종을 하겠다고 서약했다. 그건 신들의 약속이었다. 어길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해서 오토를 돌리면…….”
비비안도 지구 식의 말에 익숙해진 것 같았다.
무슨 국정 운영이 편의점도 아니고 오토를 돌리나?
하지만 신들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나보다 열심히 일할 것이고 일종의 유희로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라오스 님이 구성해 보세요.”
“완벽하게 내각을 구성해 보겠습니다!”
“신들의 내각이라.”
“고위 천사들이 수발을 해도 되고 말입니다. 직접 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만 되어 준다면 만사형통이다.
“그럼 여기서 건축 기술이라도 전파를 할까요?”
“건축 기술이라고요?”
“네. 그러면 좀 더 빠르게 발전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절대신님의 신도들로 만드는 겁니다.”
“후후. 그러지요.”
인간의 경배를 받으면 힘이 강력해진다.
그런 강력한 힘이라면 당연히 사양할 이유가 없다.
그날 밤에 연회가 열렸다.
신들을 환영하는 연회라나 뭐라나.
내가 상석에 앉았고 인간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다.
탈린이 그들의 선두에서 고개를 조아렸다.
통으로 돼지가 구워진다.
아무래도 음식 문화도 발달하지 않아 입맛에 맞지 않을 것 같았다.
“비비안, 조리를 해.”
“알겠어요.”
그녀는 소금과 향신료를 치고 참나무를 가져와 통째로 돼지를 구웠다.
그러자 고소한 향이 퍼져 나가기 시작하였는데, 당연히 부족의 고위 사람들에게도 음식을 나눠 주었다.
탈린이 맛을 보더니 눈을 부릅떴다.
“이런 천상의 맛이!”
“그런가?”
“이런 맛은 생전 처음입니다!”
그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들이 언제 이런 선진 문화를 겪어 봤어야지.
나도 식사를 시작했다.
라오스가 와인을 채워 주었는데 몇만 년은 된 것이라고 한다.
아마 신들에게 이런 품질의 와인이야 수도 없이 많겠지. 아무래도 조금 더 오래된 술을 공수해야 할 것 같다.
“이제야 좀 괜찮군.”
“맛이 괜찮습니까?”
“2만 년은 된 와인 아닙니까. 당연히 괜찮죠.”
“사실 5만 년은 되었습니다.”
“오호.”
식은땀을 흘리는 사람들.
몇만 년 단위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있으니 놀란 것이 분명하다.
한편으로는 경외의 감정이 실려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주택의 설계도를 날려 주었다.
“선물이다.”
족장은 놀란 눈으로 설계도를 바라본다.
“이, 이건?”
“너희들의 주택이 너무 미개하더구나. 그래서 한번 만들어 보았다. 저런 형태가 될 거다.”
나는 손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왕궁 옆에 주택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오오!”
창조가 되어 가고 있는 모습에 그들은 더욱 머리를 조아렸다.
마신이 이런 식으로 창조를 하지는 않았겠지. 당연한 일이다.
“창조의 권능이라니!”
“창조신이니 당연한 일이겠지.”
“창조신의 권능을 찬양하나이다!”
“가서 구경이라도 하지 그래? 우리는 이곳에서 술을 마시겠다.”
“명에 따릅니다!”
인간들이 빠져나간다.
나는 이곳의 구조도 바꾸었다.
스스스슷!
웬만한 호텔식으로 꾸며 놓았는데 이제야 술을 마실 맛이 나는 것 같다.
기왕이면 음식도 창조해 볼까?
테이블 위에 만찬이 차려진다.
우리들은 본격적으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맛있어요!”
놀라는 비비안.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라오스가 묻는다.
“앞으로 어쩌실 작정인가요?”
“앞으로 말이죠.”
“마신을 죽이고 나면 유례없는 평화기가 도래할 테니까요. 사실 지금도 평화가 왔다고 보아야 합니다. 천신들이 불을 켜고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나설 필요는 없다는 것이군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에 잠겨 본다.
사실 지구의 일도 떠넘기면 된다.
내각을 구성하는데 보좌인으로 신을 데려다 쓰는 것이다. 고위 천사들도 사용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거의 없겠지.
“천계를 만들어 볼까 합니다.”
“수도를 만드시려는 거군요?”
“수도요?”
“천계 행성을 만들려는 것 아닙니까?”
“행성이라.”
하기야 행성 하나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비비안도 재밌겠다는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보아 온 절경들을 합쳐 신들의 수도를 만들면 좋겠네요.”
“그래. 그렇게 하자.”
앞으로 할 일이 정해졌다.
지구 가까운 곳에 천계 행성을 만든다.
인간들의 출입이야 통제가 될 것이고, 여차하면 옮기면 그만 아닌가.
무엇보다 고향과 가까운 곳에 지어질 테니 안정감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라오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축배를 들도록 하죠!”
“축배요?”
“우리들의 앞날을 위하여!”
“후후. 위하여!”
가능하면 이곳에서 좀 쉬었다가 움직일 생각도 하였다.
흔적을 발견하였다고 하지만 마신 놈은 다른 곳으로 튀었다. 다른 신들이나 천사들이 쫓고 있을 테니 굳이 내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자 그럴 수가 없게 되었다.
“수장님! 보고드릴 일이 있습니다.”
라오스가 직접 찾아왔다.
그의 표정은 꽤 떨떠름하였는데,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뭔가요?”
“지구에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지금 게이트라고 했습니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게이트가 열렸습니다.”
“허어. 그럴 리가?”
“아무래도 지구로 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일이 좀…….”
“뭐가 어떻게 되었는데요?”
“지구 자체가 오염된 것 같습니다.”
“…….”
곱게 죽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것은 끝까지 질기게 나와 싸워 보겠다는 뜻이다. 아니, 싸움이 되지 않으니 암약을 하며 괴롭혀 주겠다는 것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뭘 어쩌려는 건지.”
“일단 가시죠. 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럽시다.”
우리들은 가볍게 차원을 뚫었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힘이라면 타키온을 탈 필요도 없었다.
그냥 차원에 구멍을 내고 지구로 향하면 되는 것이다.
콰르르르릉!
간단히 차원에 구멍을 낸다.
우리들은 가볍게 차원의 문을 통과하였다.
서울 양재동.
이곳에 게이트가 형성되었고 그곳에서 몇 마리의 마수가 튀어나왔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예전처럼 세계 어디를 가나 마물들이 있는 건 아니었고 게이트가 형성되어 땅을 오염시키고 그곳에서 마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타난 마물을 죽여 버리면 오염된 땅은 다시 정화된다.
현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마신은 쫓기고 있었고 분명 몰아냈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게이트가 형성되니 영문을 몰랐기 때문이다.
일단 언론은 제쳐 두고 게이트가 형성되었던 곳으로 들어간다.
이곳은 현지 헌터들이 처리했다.
마수들을 살폈는데, 갯과의 마수다.
“이게 대체?”
아리아가 앞으로 나선다.
내가 마계를 정벌할 당시에 아리아가 숨어 있다가 합류하였다.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마계에서 어떤 광경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신에 대한 증오가 뼈에 사무쳐 있었다.
그녀가 알아낸 정보를 보고한다.
“마신은 생명력을 소진하여 지구를 오염시켰어요.”
“생명력을 소진시켜?”
“거의 소진을 하여 지구를 오염시키고 평범한 인간과 같이 변했죠.”
“지구의 오염이라.”
“그 때문에 랜덤하게 게이트가 형성되는 것이고요. 아무래도 마신이 만들어 둔 다른 차원에서 넘어온 것으로 보이네요.”
“마계를 다 파괴하였으니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마수들이 튀어나오는 것이겠군.”
“맞아요.”
골치 아픈 일이다.
이런 식으로 발악을 할 줄이야.
한국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다.
마신은 보란 듯이 지구에 스며들었다. 어디에서 어떤 사람으로 위장을 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워낙에 신력이 미약하고, 작정하고 은폐를 하면 지금으로서는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물론 게이트를 형성하고 가끔 마물들을 보내는 것이 지구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그저 나를 괴롭히기 위함이겠지. 그냥 신경을 좀 쓰이게 할 의도이거나.
“거참.”
“한편으로는 패배를 완벽하게 인정하고 이런 식으로 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끝내려면?”
“마신을 죽여야겠죠.”
“비비안. 방법이 없을까?”
“탐지기를 개조하면 되죠. 미약한 정도의 마기를 품고 있다면 어떻게든 알아낼 수 있어요. 문제라면 1미터 안에 다가가야 한다는 건데…….”
“그러기가 쉽지 않겠군.”
“평범한 인간들의 틈에 섞여 살아간다면 말이죠.”
나는 고개를 돌려 아리아를 바라봤다.
“어디에 놈이 있는지 특정 지을 수는 없나?”
“서울에 있는 건 확실해 보여요. 몇 군데 후보지가 있는데 그곳에 신들이나 천사들을 대거 위장시켜 찾아다니는 수밖에 없어 보이네요.”
“그냥 다 검사를 받게 하면?”
“당연히 깊은 곳으로 숨어 버리겠죠.”
“거참, 까다로운데…….”
“이러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