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66)
제165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1)
그리고 보인 모습에 장루이는 놀랐다.
‘여자?’
하지만 놀라는 것도 잠시 장루이는 신음을 흘렸다.
쾅!
강렬한 은빛의 힘이 장루이를 덮쳤기 때문이었다.
“크윽!”
상대는 검지를 들어 허공에서 사선을 그었다.
단지 그뿐이었음에도 미국의 광활한 대지가 갈라졌다.
쩌엉!
그뿐이 아니었다.
대지를 가른 은빛의 섬광은 황무지에 솟은 돌산까지 산산조각 내버렸다.
그야말로 나라 하나를 절단 낼 만한 위력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대륙을 날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리라.
그랬기에 가까스로 피한 장루이는 난처한 듯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반신화를 안 썼으면 즉사였다.’
하물며 세상에서 이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아니나 다를까. 케빈을 바라보는 장루이가 실소를 흘렸다.
“영광이네요. 설마하니 12성신 중 가장 아름답다는 분 중 하나를 직접 뵙게 되다니.”
그랬다.
눈앞에 있는 이 대상은 바로 처녀좌의 성신이었던 것이다.
물론 성인의 몸을 빌려 강림한 것이기에 금수주인이 강림했을 때나, 이건이 100% 힘을 발휘했을 때와는 달리 주변이 파괴되진 않았다.
하지만 성신은 성신.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 엄청난 위력이었다.
그러나 장루이는 그래서 또 의외라는 듯 케빈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평소에 왜 그렇게 성신강림을 안 쓰나 했더니.’
“이러면 강림 기술을 안 쓰려고 할 만하네요.”
여신은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다시 허공에 선을 그었다.
쾅!!!
“크윽!”
장루이는 최대한 처녀좌 성신과 거리를 두었다.
성인의 몸에 성신이 강림한 이상 지금 상황은 굉장히 위험했다.
‘역시 성신강림을 못 쓰는 게 아니라 안 쓰는 거였군.’
안 그래도 이상하게 생각하던 참이었던 것이다.
하물며 케빈은 성인들 중에서도 일부만 쓸 수 있다는 최고 필살스킬인 까지 쓸 수 있는데 굳이 검술만 고집해서 희한하게 여겼었다.
뭐 워낙 본인이 성신의 힘을 빌리는 걸 싫어하기도 하고, 본인의 힘에 자신감을 가졌으니 그런 거라 생각하긴 했다만.
‘설마 성신이 제 성인의 그릇 형태까지 바꿀 수 있을 줄은 몰랐는데.’
한마디로 처녀좌 성신이 깃든 순간에는 여신이 제 취향대로 제 성인의 육신을 바꿔버리는 것이리라.
그야말로 여신의 모습이 투영된 형태로.
‘하긴, 처녀좌의 여신이 남자 몸에 강신할 것 같진 않았지만.’
실제로 백금발에 가까운 머리카락도 길어지고, 감히 쳐다볼 수 없는 아우라를 뿜었다.
하지만 그래서 장루이는 다른 의미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정도면 전갈좌랑 쌍벽을 이룰 정도가 아닌가.’
남자로 태어나서 아까울 정도로.
우스갯소리로 저 모습이면 지젤의 성도들을 모조리 빼앗아서 신좌 1위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 그래서 처녀좌 여신이 첫날밤에 납치해온 것인가.’
그래서 강제 동정고자 행.
장루이는 측은하다는 시선을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지상에 강림한 여신은 제 안에서 죽여버리겠네 당장 나가라네 지랄지랄(?)을 하는 듯한 케빈을 향해 입술을 삐죽거렸다.
싫어할 만하지.
자신이라도 성신이 강림해서 멋대로 몸을 바꾼다고 하면 진작 신좌를 탈퇴했을 것이다.
그렇게 장루이는 다시 측은한 시선을 보냈지만, 사실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설마 저게 붙어 있을 줄은 몰랐는데.’
장루이는 케빈의 어깨 위에서 미녀다 미녀다 짝짝 박수치며 좋아하는 슬라임을 노려보았다.
그랬다.
저 슬라임은 바로 이건의 제작도구인 성물. 저게 케빈에게 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아까부터 이건의 이름을 꺼낼 때마다 녹색빛을 냈던 것도 저것이었던 것이다.
필시 제 주인의 이름에 좋아서 반응을 했던 것이겠지.
덕분에 장루이는 케빈의 팔이 붙은 이유도 깨달았다.
‘저게 의수를 가져온 거군.’
실제로 케빈의 오른팔은 스티븐에게 던져주었던 의수와 동일했다.
스티븐에게 왼팔을, 오른팔은 케빈에게 줄 생각이었던 걸까.
그리고 그 의수를 가진 슬라임이 케빈에게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리라.
‘전부 이건의 술수로군.’
하지만 그래서 의외인 것도 있었다.
팔은 의수라고 쳐도, 분명 뚫린 심장까지 복구를 시키다니.
‘아무리 그래도 저 회복속도는 인간의 영역이 아닌데.’
대여스킬의 레벨이 아니었다.
이건이 직접 와서 치료라도 해주지 않는 이상, 저런 재생력은 불가능할 텐데.
그래서 장루이는 빡친 듯 여신을 노려보았다.
“뱀주인좌와 무슨 계약을 하신 거로군요? 그자와 무슨 짓을 하셨습니까?”
그러자 하찮은 미물에게 말해줄 의무는 없다는 듯, 여신은 다시 손가락을 들었다.
[우리 아이가 하도 난리를 치니, 그만하고 죽여주마.]당황한 장루이가 코웃음을 쳤다.
“이러셔도 됩니까? 성신이 직접 다른 신좌의 성인을 건드는 건 규칙에 어긋….”
[먼저 내 귀한 종자를 건든 건 그쪽이다]여신의 살벌한 눈빛과 함께 은빛이 터져 나왔다.
이에 장루이는 눈살을 찌푸렸다.
‘젠장.’
엄청난 폭발이 미국의 사막을 뒤덮었다.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일어난 연기가 사라질 때쯤에 장루이의 시신이 나타났다.
물론 위력이 위력인터라 살점 잔해들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하지만 그 시체를 보며 성신이 고운 미간을 좁혔다.
[분열해서 도망쳤군]뭐, 크게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죽일 수도 없었으니까.
‘이들을 없애려면 평범한 성신의 힘으로는 안 된다.’
재앙신급이 아니면 불가능했다.
그렇게 여신이 눈을 번득일 때였다.
[#$ㄴ#$*&$*&!!!]여신은 시끄러운 듯 한쪽 귀를 막았다.
제 몸에서 빨리 나가라고 빼액 빼액 욕하며 난리를 치는 케빈이었다.
덕분에 욕을 바가지로 먹는 만월의 주인이 볼을 부풀렸다.
여신은 케빈에게 서운한 듯했다.
뭐, 첫 여자친구와의 첫날밤에 납치를 해온 건 자신도 좀 심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성인 후보를 죽일 수 없었는걸.’
케빈의 첫 여자친구는 인간에 들러붙은 괴수였다. 그래서 내버려두면 괴수한테 잡아먹힐 상황이었던 것이다.
자신도 성인을 찾으러 다니는 상황이었고, 남자 따위 처녀좌의 성인이 될 수 없으니 무시하려고 했지만 글쎄.
‘너무 완벽한 조건이었다.’
자신들의 기준에 맞는 미인. 케빈 외에는 후보가 없을 것 같은 완벽한 성향!
그런데 하필 괴수 따위한테 잡아먹히려(?)고 하다니!
결국 저 새끼는 왜 남자인가 저주하며 거사를 치르기 전에 자신의 종자로 삼아버렸다.
그렇게 예쁘다 예쁘다 키워줬더니.
우이씨.
자기도 이건하고 대련하겠다고, 이기겠다고 비디오까지 돌려가며 스토킹했던 주제에!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케빈이 빼액 소리쳤다.
[나가라고!]결국 처녀좌 성신이 툴툴거리며 강림을 해제했다.
동시에 은빛이 사라지면서 케빈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케빈은 씩씩거렸다.
그리고 그는 어딘가를 노려보았다.
“그만 훔쳐보고 나와라.”
그 말에 케빈의 앞으로 검은 그림자가 내려앉았다.
이재원이었다.
이재원은 매우 당황스러운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게 처녀좌가 성신강림 기술을 쓴 건 자신도 처음 봤으니까.
그리고.
“저….”
“넌 아무것도 못 본 거다.”
“…왜죠? 엄청 쎄신데요. 그냥 앞으로도 쭉….”
“안 해!!”
“아니 그… 헤일리 님하고 쌍벽….”
“안 한다니까!!!”
케빈이 으드득 이를 갈았다.
“내가 진짜 이 신좌를 나가버려야지! 계약만 아니었어도!”
이재원은 풉 웃음을 참았다.
왜 신좌를 나와 이건의 성인이 되겠다고 하는지 알만한 대목이었다.
결국 케빈을 놀려대던 이재원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아무튼 다행입니다. 이건 님도 걱정하신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서야 이건이 여기에 가보란 소린 안했겠지.
그러나 이건의 이야기를 듣는 케빈의 얼굴이 묘하게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를 눈치채지 못한 이재원이 문자를 확인했다.
“이건 님께서 그 의수는 계속 쓰셔도 된다고 하십니다. 그러니 앞으로 전투에도 문제 없으실….”
그런데 그때였다.
케빈이 의수를 떼어서 이재원에게 넘겼다.
이재원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처녀좌 성주님?”
“난 그걸 받을 자격이 없을 것 같구나.”
“!”
케빈은 상처를 지혈하며 돌아섰다.
이재원은 당황한 눈치였지만, 거해좌의 말을 떠올리는 케빈은 이를 꽉 물었다.
‘뭐가 2위냐.’
하물며 기껏 이건이 대련해준다고 했는데, 애초에 자신은 그럴 자격도 없었던 것이다.
확실하진 않아도 오히려 그 말이 맞다면. 자신은 이건에게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뭐 지금은 다른 쪽이 먼저였지만.
[반신화]파직!
“!”
은빛의 빛이 치솟아 올랐다. 평소에 볼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였다.
그야말로 생존자를 1도 남겨두지 않는 멸살의 힘.
그 힘에 이재원도 움찔할 정도였다.
동시에 케빈이 어전성물, 얼음검인 서리겨울을 뽑아 들며 말했다.
“성역에 쳐들어온 놈들을 한 놈도 안 남기고 모조리 없앤다.”
또한 이건을 죽이려한 놈들도 겸사겸사 모조리.
그리고 그 후에 자신도 죗값을 스스로 치르면 되리라.
그래서 일까. 케빈이 이재원에게 뭔가를 던졌다.
물건을 받은 이재원은 깜짝 놀랐다.
‘성인 인장!’
성역을 총괄하는 성물이다.
이게 있으면 성역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있는 모든 재산, 권리를 가져올 수 있다.
엄청난 물건인지라 놀란 이재원이 케빈을 보았지만.
“이번 소탕이 끝나고. 우리 성역과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의 권리는 이건이 가져가라고 해라.”
이재원이라면 휴고나 이건을 배신할 것 같지도 않고, 설령 신궁좌 소속이라 휴고에게 가져간다고 해도 휴고는 이건을 배신 않는다.
하지만 이재원은 당황한 듯했다.
“성역 모두요? 설마 뱀주인좌 산하로 들어가시려는 겁니까?”
대답은 없었다.
그렇게 신좌가 움직였다.
* * *
그 무렵이었다.
“패밀리 쉴드!!”
“우이씨!!!”
악마의 탑에서는 공략이 한참이었다.
그 많던 괴수들도 휴고의 버프를 받아 거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고, 천성재는 가짜 붉은 눈을 공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가짜 붉은 눈은 과거, 붉은 눈의 대리로 만들어둔 실험체들일까.
비록 가짜라, 크기도 진짜와 비교하면 좀 더 작은 편이고, 능력치도 살짝 다운되어 있긴 하지만 괜히 복제품이 아니었다.
“키에에엑!!!”
결국 붉은 눈이 울부짖자 거대한 괴수들이 몰려왔다.
그 숫자만 무려 100마리!
스킬 특성상, 아빠를 소환해도 한꺼번에 막기 힘들겠다 싶을 그때였다.
[ 스킬이 진화했습니다] [] [효과: 우애 올라감] [스킬을 한 번 발동하면, 5분간 부르지 않아도 위험을 감지할 때마다 자동소환 됩니다] [방패로 소환된 자 역시 공격을 할 수 있게 됩니다 (1회)] [부를 사람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이에 천성재가 움찔했다.
뭐, 사람 지정?
천성재는 가족 중에 떠오르는 사람을 떠올려보았다.
‘엄마는 당연히 안 되고.’
누나…는 소환하면 뒤질 것 같고.
“에이씨 당연히 아빠지!!!”
아빠랑 친해지는 건 징그럽지만, 그래도 아빠 말고는 없었다.
하물며 이번엔 소환자도 공격을 할 수 있다니 이득이 아닌가!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로얄 패밀리 쉴드!”
빛과 함께 소환된 휴고가 핏대를 세웠다.
“천성재!!! 너 그냥 텔레포트 하라니까! 언제까지 아빠는 공격도 못하고…!!”
“아냐 아빠! 이제 아빠도 공격할 수 있어! 스킬이 진화했거든!”
“뭐라고 정말!?”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막기만 하고 사라져야만 했던 휴고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리고 잘 됐다는 듯 활시위를 당겼다.
저딴 녀석들. 활만 쓸 수 있으면 한방에 처리할 수 있었다.
“그래, 아까의 복수를 해주ㅁ…!”
[주의. 소환된 방패는 원거리 공격이 불가능합니다]“?!!!”
휴고는 비명을 지르며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때였다.
쾅!!!
“키에에에엑!!!”
휴고의 서포트 덕분이었을까. 천성재는 1층에 나타났던 가짜 붉은 눈을 잡을 수 있었다.
쿠구궁!
[경험치가 대폭 올랐습니다] [기여도가 뱀주인좌에 향합니다]그리고 실험용 가짜라 그랬던 건지, 실패작인 건지.
진짜 붉은 눈보다는 스펙이 훨씬 떨어졌지만, 원래 원본의 스펙 자체가 이건이 말고는 건들지도 못할 정도로 상상을 초월했다.
가짜로도 효과가 엄청 났는지 천성재의 몸에서 변화가 생겼다.
[S+ 등급으로 올랐습니다]“좋아! 레벨업! S+! 아빠 고마워! 사랑해!”
“그…그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구나.”
궁수 주제에 맨주먹으로 괴수들을 잡고 엎드려 있는 휴고는 씩씩 거렸다.
그나마 연계 공격은 1회로 쳐줘서 다행이었다.
“그래도 S+라니, 역시 SS급의 벽은 높긴 하네. 그 많은 걸 잡고도 아직 S+니?”
“응, 하지만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일단 이걸로도 만족….”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쾅!!!
휴고가 뭔가에 얻어맞고 날아갔다.
“아빠!”
그리고 그런 그들 앞에 여자가 나타났다.
[겁도 없이 군주님의 영역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구나.]그 목소리에 천성재가 몸을 떨었다.
분명했다.
‘블랙존 급…!’
미지문명.
13번째 장군의 등장이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군주의 기운이 느껴집니다]어떤 방 앞에 도달한 이건이 웃고 있었다.
“그래. 여기 맞는 것 같네.”
방 너머에선 틀림없는 군주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 얼굴 좀 보자.”
이건이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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