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02)
제201화. 지금 뭐라 했냐? (4)
“그래서 귀순아.”
박귀순.
본래 이름은 유진이긴, 하지만 어느새 귀순이 된 서기관은 몸을 떨었다.
제 앞에는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이건이 있었다.
그 모습은 아무리 많이 잡아도 20살 정도일까. 앳된 얼굴이라 충분히 고딩으로도 보일 얼굴.
물론 저런 소년 같은 얼굴치고 옷 아래는 완전히 근육질이지만, 아무튼 저 다정한 말투와 순진한 미소에 속으면 절대로 안 됐다.
‘이 녀석은 재앙신이다.’
성신들에도 다양한 놈이 있지만, 이놈은 그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놈.
방심하면 어떤 꼴을 당할지 몰랐다.
실제로 즐겁다는 듯 웃고 있는 놈의 입꼬리가 평소보다 3mm는 더 높다.
‘난 죽을 거야.’
하물며 자신이 이건을 뱀주인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한 것도 사실!
덧붙여 휴고가 이건을 죽이길 바란 것까지도 사실!
결국 서기관은 살기 위해 최대한 살갑게 웃어 보였다.
“아, 아니 신 ㄴ…이건 님! 그러니까 저도 그 자식들이 갑자기 쳐들어와서 어쩔 수 없었…아악!!”
서기관은 비명을 질렀다.
잊고 있던 낯익은 고통이 자신의 손등을 내리 찔렀기 때문이다.
동시에 낯익은 만년필이 울부짖었다.
[부오오오!]만년필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었다. 사실 미지문명 측과 손을 잡고 난 후.
일시적으로 만년필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귀순이었던 것이다.
[풍요가 선사하는 ]군주의 힘을 받은 만년필은 최상의 상태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만년필의 감시도 피해 휴고에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고 말이다.
하지만.
[만년필이 어떻게 자신을 배신하고 괴수를 만나려 했냐 울부짖습니다] [만년필은 자신은 둘째 치고, 어떻게 감히 자기 부모를 배신하려 하려 했냐 화를 냅니다]그와 함께 서기관이 아악 비명을 질렀다.
만년필의 촉이 평소와 다르게 날카로운 날로 변했기 때문이다.
번쩍!
[만년필의 형태가 변했습니다] [뱀주인좌의 , 특성이 반영되었습니다]마침내 흉기로 변한 만년필이 서기관을 향해 돌진하는 순간!
턱!
이건이 만년필을 붙잡았다.
“워워, 년필아 아직 안 돼. 착하지.”
[부오오오오!!!]서기관의 눈앞까지 날아간 만년필은 허공에서 울부짖었다.
[만년필이 부모에게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이 죄를 씻을 수 없다고 합니다.] [만년필이 함께 죽자고 합니다]“그래, 그래. 마음은 알겠으니까.”
서기관은 이건이 붙잡고 있는 만년필을 보며 안도했다.
이건 행동에서 그의 의도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래. 이건이 서기관의 힘을 포기할 리 없어.’
즉 다르게 말하면 무슨 짓을 해도 자신은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
때문에 서기관이 눈을 번득이며 힘을 써보려 할 때였다.
팡!
서기관의 귀 옆을 지나 뭔가가 벽에 꽂혔다.
기다란 쇠가 서기관의 얼굴 옆에서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벽에 꽂힌 것은 다름 아닌 넥타이 핀!
“헉….”
던진 것은 다름 아닌 휴고였다.
그리고 그 넥타이핀은 아내가 보낸 것처럼 꾸며 보낸 서기관의 선물.
그리고 핀에 돋아있는 붉은 살의에 서기관은 몸을 떨었다.
하물며 그냥 꽂힌 것도 아니었다.
벽에 붙어 있던 파리가 넥타이핀에 맞아 뭉개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당황해서 시선을 돌리자, 휴고가 살벌하게 웃었다.
“건이는 널 못 죽이겠지만, 나는 아니니까 수작 부리지 마.”
“……!”
휴고의 살의에 서기관이 얼어붙었다.
유하와 비슷한 나이라 딸뻘로 느꼈던 걸까.
사실 휴고는 서기관에게 그래도 고생이 많다며 몰래 간식을 챙겨주곤 했었다.
못된 친구 새끼 때문에 안 해도 될 걸 하고 있다고. 그래서 그렇게 잘 대해줄 땐 몰랐는데.
‘아오씨. 역시 자기 친구 문제가 되니까…!’
아니지. 친구가 아니라 저 새끼의 신앙심이 문제인 거지.
‘애초에 신앙심 550%가 말이 돼?’
물론 그건 순간적으로 피크를 찍었을 때의 이야기였지만, 서기관은 욕을 했다.
게다가 떨어진 신앙심을 술로 회복시키다니.
‘술이 무슨 마법의 엘릭서도 아니고.’
애초에 신앙심이라는 게 술로 리필되는 거였어?
하지만 그걸 알 턱 없는 휴고가 말했다.
“아무튼. 건이랑은 다르게 나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테니까 수작 부릴 생각 ㅁ…컥!!”
코웃음을 치던 휴고는 이건에게 한대 얻어맞았다.
빠각!
결국 이마가 박살날 뻔한 휴고가 핏대를 세웠다.
“또 왜!!!”
“새끼가. 지도 놈들한테 휘둘려서 증오심이나 올라놓고 뭐 이리 잘난 척이야?”
“아, 아니 그건 다 숨어있는 적을 끌어내기 위해서 일부러 연기…!”
“뭐래. 눈깔탱이 맛이 가서 버터나이프로 날 찌르려 하더만.”
“……!”
뭐 오히려 그래서 풍요의 군주의 힘에 관심이 생긴 것이지만 말이다.
그리고.
푹!
“악!”
서기관은 비명을 질렀다.
만년필 서늘한 촉이 서기관의 목에 닿았다.
물론 목에 박히진 않았다.
앞으로 돌진하려는 만년필을 이건이 힘 조절을 해서 붙잡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건의 눈이 서늘하게 번득였다.
“내가 이걸 못 죽이긴 뭘 못 죽여.”
“……!”
서기관의 놀란 표정에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눈이 가늘어졌다.
“오, 뭐야. 너도 그렇게 생각한 거야? 착각하지 마. 이미 서기관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으니까.”
“……!”
그 말에 서기관이 공포에 질렸다. 이건의 말대로였다.
방법을 모를 뿐이지, 유하와 성재도 서기관의 피가 흘렀고 천지우도 서기관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의 눈이 진심이었다.
“자. 그러니 살고 싶으면, 이제 내가 너를 죽이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봐. 마음에 안 들면 이 녀석 바로 놔버린다.”
서기관은 제 목에서 울부짖는 만년필을 보며 침을 삼켰다.
결국 이건의 머리 위에 서보려 했던 서기관은 모두 포기한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군주 쪽의 바이블을 조작해줄게요!”
“!”
이건도 휴고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쪽도 바이블이 있는 거야? 너 설마 그걸 알면서 숨겼어?”
휴고의 몸에서 마력이 뿜어나오자 서기관이 벌벌 떨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아니! 나도 이번에 손잡고 알았어…요! 저쪽은 성신의 바이블하고는 다르게 계명(誡命), 아니 계약에 가깝지만, 아무튼 그런 게 저쪽에도 있는 것 같아서! 그거면 미지문명 쪽도 더 쉽게 잡을 수 있을 거야…요! 약점을 볼 수 있다든가, 능력을 빼온다든가! 괴수를 파괴한다든가!”
이건은 꽤나 흥미로워했다.
“그거 정말이지?”
“그래요! 이번에 바퀴벌레를 통해서 그쪽 원전을 훔쳐볼 수 있었는데, 확실해요! 물론 바퀴벌레는 급이 낮아서 그런지 중요한 내용은 못 봤지만!”
이건은 눈을 번득였다.
“그럼 더 강한 놈을 잡아오면 군주에게도 영향을 끼칠 만큼 중요한 걸 볼 수 있다는 거네?”
“아 뭐… 그놈들을 협박해서 그 계명 원전을 가져오게 하면….”
“바퀴벌레 때는 직접 봤다며. 그럼 장군을 잡아올 테니 직접 봐. 그리고 조작해.”
“아, 아니 그건 목숨을 걸어야…!”
“알게 뭐야. 목숨 걸어.”
“?!!!”
이건은 그걸로 목숨은 유예 시켜 주겠다며 만년필을 치웠고, 서기관은 엉엉 울었다.
뭐, 교육 겸 겁을 주긴 했지만 사실 정말 죽일 생각은 없었다.
왜?
바로 자신의 바이블 때문이었다.
[삼촌 결혼해주세요 삼촌 결혼해주세요 삼촌 결혼해주세요]-효과: 뱀주인이 자신의 성도에게 호감을 품게 된다
그것이 유하의 원래 바이블 원전.
하지만 그걸 서기관이 정상적(?)으로 바꿔버렸다.
[성도가 말하길, 뱀주인은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분이라 칭찬하더라] (수정)-효과: 뱀주인의 매력도 상승 (입단 지원 확률 대폭 상승)
성재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삼촌 멋져 핰핰 삼촌 멋져 핰핰]-효과 : 뱀주인의 치명적 유혹 (남자까지 한눈에 반하게 만드는 치명적 마성)
▶
[뱀주인의 멋짐은 마치 빛마저 나는 것 같더라]-효과 : 섬광 효과 (신앙심 일시적 증가)
뭐, 뱀주인좌는 신앙심 100% 이상.
즉 기본적으로 광신도급들이 입단하기 때문에, 워낙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바이블에 써질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사실 지금도 서기관이 기겁하면서 천남매의 덕질노트를 정상적인 걸로 바꿔서 망정이지.
‘그대로 냅뒀다간 큰일 나지.’
아무리 그래도 제 조카들한테 덮쳐지긴 싫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서기관만큼은 아주 정상적인 놈이어야만 했다.
‘이 녀석의 감시야, 년필이의 등급을 강화해주면 그만이고.’
그리고 애초에 바이블 정리를 하는 걸 보면 알았다.
싫다고 싫다고 하지만, 그래도 바이블을 정리하는 걸 보면 전부 또 자신을 위한 방향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뭐, 헤일리가 부탁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앙심도 아주 조금씩 오르고 있었고 말이다.
물론 정작 휴고는 납득할 수 없는 듯, 미간을 좁혔지만 곧 상관없다는 듯했다.
“뭐, 좋아. 네가 앞으로 뭔 수작을 부리려 하든 내 추적에서 벗어나긴 힘들걸.”
휴고의 눈빛에 서기관은 몸을 떨었다.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신궁좌의 수장에게 노려진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모를 리 없었다.
‘지구 반대편으로 도망쳐도 화살로 쏴 죽일 놈이다.’
그리고 그건 전부 높은 신앙심 때문이겠지.
그래서 서기관은 울컥한 모양이었다.
“너 호구야?! 어떻게 그렇게 신앙심이 높을 수가 있어?”
휴고는 혀를 찼다.
뭘 그딴 걸 묻느냐는 것이다.
“뭐 그래도 친구니까 남들보다는 좀 높긴 하겠지. 한 60%쯤 되지 않겠어?”
서기관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
뭐? 60%?
60?????
그리고 그 기가 찬 표정을 읽은 것인지 휴고는 크흠 기침했다.
자신이 말하고도 좀 양심 없다고 느낀 모양이었다.
“그래. 70% 정도겠지. 나도 알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건이가 가끔 멋진 짓을 하니까.”
그 신앙심 때문에 휴고에게 된통 당한 서기관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오 야!! 저…!”
“아무튼 건이는 여자애라고 안 봐주니까. 너도 너무 선은 안 넘는 게 좋아.”
“저 사람 성격은 나도 알…네?”
서기관은 움찔했다.
순간 그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휴고의 표정을 보니 그건 아니다.
그래서 이건이 말한 것이냐는 시선을 보냈지만, 휴고가 헛웃음을 흘렸다.
“정보왜곡? 영향이 없지 않은데, 어른의 연륜을 무시하면 안 되지.”
“……?!”
“뭐, 자식이 없는 건이는 백번 깨어나도 모르겠지만….”
“자식이 없긴 뭐가 없어. 있잖아.”
“뭐?”
“칼…으읍!!!”
휴고는 급히 서기관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이건을 멀리 보낸 뒤, 서기관을 안전거리까지 끌고 가서 물었다.
“야. 방금 무슨 소리야 그거.”
물론 서기관이 제대로 된 말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휴고는 묘하게 불길한 기분이 들어 서기관을 끌고 온 것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서기관, 귀순이 말했다.
“뭐긴 뭐야! 칼리! 걔가 쟬 아빠라 하더만! 이상해서 능력으로 걔 과거내역 열람해보니까 뭐 진짜 숨겨진 자식인 건 아니었지만, 성배주인이 쟤 DNA…읍!!!”
휴고는 급히 서기관의 입을 틀어막았다.
성배주인. 이건의 DNA.
단 그 두 단어로 설명은 충분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최근, 이건의 아들을 호문쿨루스처럼 만들려다가 실패했다는 아들의 존재를 듣지 않았던가.
동시에 휴고는 빡친 듯 했다.
‘지젤 그 여자가 진짜.’
칼리가 더럽게 강할 때부터 눈치챘어야 했는데!
‘그래. 저 DNA가 어디 가겠어??’
그뿐이 아니었다.
‘그럼 악마의 탑에서 헤일리가 발견했다는 건이 닮은 시신도 이것과 연관이 있나?’
그러나 휴고는 곧 고개를 저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딴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숨겨야 한다!’
이건이 알면 난리도 아닐 것이었다.
그 뒷감당은 자신도 힘들다.
그런데 그때였다.
이건이 손짓했다.
“아무튼 귀순이. 너 잠깐 와봐. 한가지 물어볼ㄱ….”
“건아!!! 너 지금 그럴 때가 아냐! 빨리 네 성역에 가봐야지!!”
“뭐?”
“네 성역에 적들이 오고 있을지도 몰라!!”
“오면 어차피 금방 알아. 귀환스킬 쓰면 그ㅁ….”
“케빈 치료하러 가야지!!!!”
이에 이건은 뭔 개소리냐는 듯 황당하게 보았다.
“…걔한테는 이미 초재생스킬 보내줬잖아?”
“아니이!!! 직접 봐야지!!! 아무리 그래도 이제 네 산하 성도인데! 와, 어떻게 스킬만 달랑 보내놓고. 넌 걱정 되지도 않니??”
이건의 표정이 볼만했다.
“…야. 네가 언제 걜 그렇게 챙겼….”
“와!!! 우리 가엾고 안쓰러운 케빈! 정말 걱정된다!! 자! 어서 가자! 귀순이 넌 따라올 생각도 말고!”
“?????”
그리고 바로 그 순간이었다.
쿵!!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모두의 몸이 흔들렸다.
땅이 갈라지고, 저 멀리서 빛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드러나는 황금의 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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