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09)
제208화. 아, 그거 너였어? (2)
머리가 터진 장군이 눈앞에서 흩어졌다.
그 광경에 모두가 침묵했다.
절대로 깨질 것 같지 않았던 장군의 머리는 산산조각이 되어 사라졌고, 그 몸뚱어리는 쓰러지는 순간 살점 덩어리가 되었다.
장군의 목에서 뿜어져 나온 그림자가 몸체를 난도질한 것이다.
그리고 난도질당한 살점은 바닥으로 흩어졌다.
쿵!
그야말로 형체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움찔한 휴고도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저렇게 화난 건이는 처음 본다.’
무표정.
오히려 말로 표현하지 않기에 더 무서운 것이었다.
그 웃지 않는 얼굴에서, 안광이 번득이는 눈동자에서. 끓어오르는 살의를 느꼈으니까.
그래서 천남매도 놀랐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건은 자신들에게 늘 상냥했던 삼촌.
하지만 지금은 같은 사람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숨이 턱 막혔다.
그런데 그때였다.
콰직!
순간적으로 이건의 뿜어내던 검은 마력의 형태가 일그러졌다.
“……!”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공포에 질렸다.
마치 그간 참고 있던 기저의 감정이 새어나오기라도 하듯, 의 신격이 거칠게 요동 치기 시작한 것이다.
[경고. 의 신격이 폭주하려고 합니다] [2단계 죽음의 신격이 난동을 부립니다]그 어두운 힘에 헤일리도 움찔할 정도였다.
너무나 위험한 힘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군주보다 더 위험한 힘이었다.
강하지만, 세상까지 한순간에 멸망시킬 수도 있는 힘.
1단계도 위험했지만, 단계가 올라갈수록 더더욱 위험해진다.
결국 그 힘에 가까이에 있는 성신이 크게 동요한 듯했다.
[작열사주인이 역시 이 힘은 위험하다고 합니다]성신들의 동요에 휴고도 움찔했다.
분명 자신의 성신이 잘 감시하라고 했던 것은 이것을 의미한 것이리라.
물론 신격이 올라갈수록 힘은 더없이 강력해지겠지만, 그만큼 조절하기는 어려운 무시무시한 양날의 검이 될 터.
아니나 다를까.
[뱀주인좌의 종들이 주인의 힘에 공포에 떱니다] [작열사주인이 이 힘은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만월의 주인이 도망쳐야 한다고 합니다]그리고 그 힘이 블랙홀처럼 커져가며 헤일리의 함정을 집어삼키려고 하고.
쿵!
결국 그 위험천만한 힘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려 할 때였다.
보다 못한 성신들이 나섰다.
원래는 성신이 성인에게 용무가 있을 때, 혹은 뭔가를 시키려 할 때 강제로 소환하는 스킬이었다.
에너지 소비가 들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자신의 권속들을 자신의 침전으로 강제 이전시킵니다] [뱀주인의 성도들도 소환하려 합니다]애초에 자신들의 힘으로는 막을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한 것일까.
말리기 보단 피신을 택하고, 작열사 주인도 급히 휴고를 제 앞으로 소환하려고 했다.
[작열사 성신이 을 사용…]하지만 휴고가 꺼지라는 듯 눈을 번득였다.
이에 작열사 성신이 당황한 듯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순간적으로 신앙심이 기준점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 스킬이 먹히지 않습니다] [작열사 성신이 이러지 말라며 절규합니다]곧 의 신격의 마력이 이건의 피부를 녹여갔다.
[주의. 초재생이 감당할 수 없는 힘입니다]저 신격이 위험한 건, 세상을 위협하기도 하지만 신 스스로까지 잡아먹기 때문이다.
때문에 헤일리가 위험하지만, 급히 쪽의 권능을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건아!”
휴고가 이건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손이 닿자마자 휴고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의 힘에 손의 돌처럼 딱딱해지고, 침식되듯 부스러지는 곳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휴고는 참았다.
“건아!”
그 고통을 삼킨 목소리에 움찔한 이건이 미간을 좁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쿠구궁!
모든 걸 파괴할 것처럼 마냥 치솟아 오르던 죽음의 신격이 점점 가라앉기 시작했다.
[날뛰는 을 잡아 누릅니다] [날뛰는 을 잡아 누릅니다]도중에 날뛰는 검은 빛도 있었지만, 상관없었다.
콰직!
[2단계 의 신격을 제어했습니다] [신좌의 격이 오릅니다] [권속신들이 진화의 기회를 가집니다] [새로운 스킬이 생겼습니다]마침내 성역은 물론, 어쩌면 자신의 성도들까지 휩쓸지 몰랐던 이 이건의 의지대로 움직였다.
그 광경에 휴고는 안도했고, 성신들은 당황한 듯했다.
설마하니 저 정도로 날뛰는 죽음의 신격을 제어할 줄은 생각도 못 한 것이리라.
그리고 그 상황에서 누구보다 놀라운 것은 살아남아 있는 측 장군이었다.
‘제어했도다. 저 힘을…!’
24년 전, 괜히 주군이 직접 부하들을 끌고 서울을 찾았던 힘이 아니었다.
‘이미 폭주하려던 시점에서 제 성역과 성도를 먹어치울 정도건만.’
물론 이론적으로는 정신력으로 부여잡을 수 있다 치지만.
‘무시무시한 정신력이로다.’
재앙신의 힘을 눈으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자신들의 주군들이 별개의 이라 규정할 만했다.
‘확실히 송장군주가 탐낼 만했다.’
자신들이 악마의 탑에 가둬놓긴 했지만, 이건이 잡았던 .
그 송장군주는 평범한 놈이 아니었다.
군주 중에서도 특별히 강한 서열의 존재들이 있는데, 그들은 모두 오래 묵은 고대의 특별한 존재들이었다.
아무튼 그런 놈이 탐내던 것이 이건.
‘보통 놈은 아니라 생각했지만.’
그러나 곧 장군의 시선은 휴고를 향했다.
‘아니. 아직은 정신을 잡아줄 존재들이 있어서인가.’
그랬기에 의 장군은 슬쩍 함정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이 사실을 자신의 주군께 말해주면 몹시 기뻐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놈의 약점이 될 수도 있겠노라.’
원래는 성인들을 노리려 했었다. 그도 그럴 게 성신에게 있어 성인은 .
하지만 성인들은 넘쳐흐르는 성신의 힘을 담아내지도 못하고 그저 펑펑 쓸 줄만 아는 방탕한 놈들.
신에게 큰 힘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양날의 검이었다.
그래서 그 성인을 이용해 이건을 치려 했다.
‘뭐, 애초에 저만한 신격을 담을 그릇이 있긴 하겠느냐마는.’
아무튼, 지금은 성신의 성역에 침입하느라 힘의 손실이 발생해 절반의 힘만 쓸 수 있는 상태였다.
‘오래 끌어봐야 좋을 것 없다.’
하물며 군주의 귀중한 패이자 사자인 13나이트. 그중 하나가 또 당한 건 난처하나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일단 주군께 돌아가서….’
그런데 그때였다.
오싹.
함정을 빠져나가려고 했던 장군은 몸을 떨었다.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척추부터 머리끝까지 단단한 꼬치로 고정된 느낌.
마치 거대한 존재의 앞에서 작은 굼벵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쿵.
붉은 안광을 띈 이건이 다가왔다.
“너 혼자만 도망치려고?”
[……!]그 눈빛에 당황한 시간 장군이 다시 힘을 발현했지만.
[ 특성이 발동중입니다]이건의 발밑에서 나온 녹빛의 쇠사슬이 푸른 인영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동료 시체도 거둬가지 않고, 이 새끼들 완전 의리 없는 놈들이구만.”
그 말에 시간의 장군은 이를 갈았다.
아니, 애초에 가지고 갈 시체가 어디에 남아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컥!]시간의 장군이 비명을 질렀다.
아차 하는 사이, 살금살금 걸어왔던 서기관이 자신의 등을 찌른 것이다.
그리고.
“이놈들 영혼 안에서 뭔가 찾았어!”
[!!]“어, 근데 이거 신님 찔렀던 검에 새겨진 각인하고 비슷해.”
그 외침에 시간의 장군이 경기를 일으켰다.
[계명(誡命)에 손대지마라!!]“!”
그랬다. 계명은 군주들의 바이블과 같은 것.
성신들이 자신들의 서사를 영원히 새겨 자신들을 강화한다면, 군주들은 엄격한 힘의 규칙을 새겨 힘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그 계명은 마치 절대 잊지 말라는 듯 모든 동포들의 영혼에 문신처럼 각인되어 있었다.
군주에게 힘을 부여받은 증거이자 힘의 원천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귀순이 기뻐했다.
“찾았어! 군주들은 이걸로 부하들하고 계약을 해서 힘을 강화시키는 거야!”
부하들이 강해질수록 주인도 강해지는 것이다.
동시에 군주가 직접 부여한 계약서인 만큼 그걸 해독하면 군주의 권능 정보, 동족들의 스킬, 레벨 정보, 능력치, 지켜야 할 룰 등 괴수들의 모든 것이 드러났다.
그래서 장군은 곤란했다.
‘이게 인간들의 손에 들어가면 그 자체로도 무기가 된다!’
인간이 건방지게 반격을 해올 수도 있는 기회를 주게 되는 것이었다.
때문에 장군은 그것을 뜯어가려는 귀순을 죽이려고 했지만.
“내 거 가져오느라 수고 많았어.”
흉흉한 검은 빛이 함정에 뻗어 나갔다.
이 모든 걸 집어삼켰다.
* * *
“뭐라고? 군주를 도발했다고?!”
반나절 후, 사자좌 성역.
사자좌 성인 스티븐은 눈앞에 있는 인물의 말에 기겁을 하고 있었다.
“그 남은 장군까지 죽여버렸다고?”
스티븐의 표정에 맞은편에 앉아 있는 이건이 웃었다.
“뭐, 어차피 뿌리를 뽑을 생각이니까.”
그러자 스티븐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다.
스티븐은 무슨 이유인지 지금 자신의 성역을 찾아온 이건과 대화 중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미지문명의 군사체계도 지금 듣고 처음 알았지만, 한 군주의 모든 장군을 죽여버렸다고 했다.
‘하나는 천성재 그 꼬맹이가, 또 하나는 이건이.’
그리고 이건의 말대로 장군이 군주의 성인급이 맞다면, 군주가 가만히 있을 것 같지 않았다.
‘하물며 협상도 무시하고 죽여버렸다고 했으니.’
이건답다면 이건다웠고, 인류를 생각해도 오히려 대단한 일이었다.
‘어차피 놈들 때문에 인간이 살 땅이 오염되어 사라지고 있었으니.’
하지만…
“아무튼, 지금부터 니새끼들이 못한 걸 할 예정이라.”
이건의 말에 스티븐은 움찔했다.
“지금 그게 무슨…”
“뭐긴. 지구에서 그 새끼들을 박멸해야지. 시간도 얼마 안 남았을 텐데. 20년 전에도 하려 했던 거고.”
그러자 스티븐의 얼굴이 굳었다.
“아무리 너라도 그건 힘들어!”
“뭐?”
“아무리 그래도 우리는 인류 대표야! 우리가 정말 20년 동안 놀고먹고만 있었을 것 같냐! 안되니까 어쩔 수 없던 거야! 그 사이 놈들의 힘도 비정상적으로 강해져서…!”
뱀주인좌도 아직 작은 신생이고, 차라리 보다 안전한 돔을 만드는 게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이건은 비웃었다.
“그건 니들도 성신들도 병신이라 그런 거고. 그런 의미로 쓸 만한 전투 성도 좀 가져가려고 왔는데.”
이건의 미소에 스티븐이 경기를 일으켰다.
“아니 우리 애들은 또 왜! 이미 산하로 처녀좌랑 물병좌까지 손에 넣었잖아!”
그러나 이건은 미간을 찌푸렸다.
“산하의 성도하고 직계 성도하고는 완전 달라.”
산하 성도로 신좌의 격이 상당히 올라가긴 했지만, 그래도 성신들과 대등해지려면 뱀주인좌 자체의 크기를 더 키워야 했다.
구성원이 최소치도 안 되니까.
‘몇 명은 더 있어야 기본 틀은 잡히지 않을까.’
지금은 성인인 성재랑 유하가 잡일까지 다하고 있는 데다가, 제 성인들 밑에 호위 성도가 아무도 없는 건 좀 불쌍하지 않나.
‘산하하고 직계하고 들어오는 경험치량도 좀 차이가 있고.’
그리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죽인 범인에 군주들과 성신들이 엮여있는 건 확실했다.
‘확인해야지.’
그래서 일단 이놈들에게 온 것이지만.
“아무튼 그래서 전에 데려가려 했던 저 머핀 새끼 데려간다고. 우리 신좌에 마법사랑 근거리 딜러는 있는데, 탱커는 없거든.”
“꺼져! 이미 너네 신좌 좋다고 온 애들 많다며!”
“안 돼. 우리 성인이 다 빠꾸 놨거든.”
면접관인 성재가 도깨비 같은 눈으로 이건에게 사심을 품은 놈들은 전부 쫓아냈다.
그리고 그 말에 스티븐은 비웃음을 흘렸다.
“무리야. 그래 봐야 너네 성단 어차피 신앙심 100%여야 하잖아. 네 광신도 아니면 뽑아갈 수도 없….”
그 말에 이건이 바이블을 발동시켰다.
[성재 복음]제 71장
[뱀주인의 멋짐은 마치 빛마저 나는 것 같더라]-효과 : 섬광 효과 (신앙심 일시적 증가)]
빛이 뻗어 나가고, 동시에 밖에서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님! 만세!”
“이건 님! 사랑합니다! 스티븐 죽어라!”
“……?!”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스티븐은 얼어붙었고, 이건이 흉악하게 웃었다.
“저 중에 골라간다?”
그말에 스티븐은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이 빌어먹을 놈이!’
안 그래도 자신들 사자좌 성신이 이건은 왜 신계에 안 오는 것이냐며 기다리고 있는데, 도대체 언제 오는 것이냐며 성질을 내고 있어서 피곤해 죽겠는 판국에!
‘이젠 이게 여기에 와서…!’
결국 제 성도들을 뺏기게 생긴 스티븐이 얼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그래서. 이제 볼일은 끝났고?”
“아니? 그럴 리가.”
“뭐?”
“니네 성신 놈 불러봐.”
“…뭐? 그분은 또 왜… 큭!”
팔짱을 낀 이건이 테이블에 다리를 쾅 얹었다.
그리고.
“부르라면 불러.”
이건의 눈에 살의가 맺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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