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59)
외전 32화. 광신도 메이커 (1)
휴고와 천지우의 결혼은 상당히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아무래도 휴고는 천지우의 정보가 매스컴에 퍼지는 것이 싫었던 것이리라.
하지만 신부의 정보는 몰라도, 소문은 조금씩 퍼져서, 세상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컥 신궁좌, 이건 죽고 폐인된 거 아니었음? 그냥 알코올중독 돼지던데.
-ㄴㄴㄴ다시 입금 후로 돌아옴ㅠㅠㅠㅠ 배우자 만나서 극복한 거라면 다행임
-거부 후원자 딸이랑 결혼한다는 소문 있음
-안 돼ㅠㅠㅠㅠ 우리 오빠 안 돼
-속도위반 아님?ㅋㅋㅋ
-ㅋㅋㅋ결혼한 거 맞으면 빼박. 그래도 2세가 기대된다
-아직 엄마를 모름 아무튼 모름 아무튼 예쁠 리 없음
-야 근데 각성자가 애 낳으면 그 자식도 각성자냐?
-애초에 진짜 결혼한 건 맞음?
언론들 역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결혼 여부나 사생활을 캐내려고 자리만 잡았다하면, 휴고가 귀신같이 납치해서 사라져버렸으니까.
하지만 유일하게 휴고가 결혼한 걸 확신하는 이들이 있었으니.
“흐어어어엉, 휴고가아 휴고가아아아…!!!”
노트르담 대성당.
휴고의 소식에 소피는 엉엉 울고 있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가만 안 두겠다고오 그랬는데! 떨어지라 했는데! 으앙!”
그리고 그런 소피의 오열에 12사도들은 듣지 않아도 확신했다.
‘그 새끼, 결혼했구나.’
‘했네.’
‘했어.’
안 그러고서야 소피가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도록 저리 대성통곡할 리 가 없지 않은가.
하물며 아직 괴수들로 뒤숭숭한 이때에 굳이 결혼을 했다는 건….
‘그 새끼, 사고 쳤구나.’
‘쳤네.’
‘쳤어.’
하지만 그걸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휴고를 빼앗긴(?) 소피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흐엉! 역시 남자들은 다 똑같아! 그렇게 여자한테 관심 없는 척하더니! 여자 얼굴이 좀 예쁘다고 홀라당 넘어가서는! 휴고 바보 멍청이!! 으어어엉!”
결국 소피가 몸의 수분까지 눈물로 뽑아낼 기세이자, 스티븐과 이반이 핏대를 세웠다.
“시끄러워 이 오줌싸개야! 됐으니까 빨리 주문한 물약이나 내놔! 우리가 니 차인 이야기 들으러 온 줄 알아?”
“아니, 그렇게 질질 짤 거면 그 여자를 죽이지 그랬어! 사도란 놈이 일반인한테 지기나 하고. 창피하지도 않아?!”
다른 사도들도 비슷한 눈으로 보자 소피는 도리어 억울한 듯 더욱 빼애액 울어댔다.
“하지만 그 여자 너무 무서웠다고요!! 곱상한 얼굴을 해가지고, 험악한 말을 마구 쏟아내는데! 세상에 어쩜 사람 머리에 물까지 붓고! 눈빛은 얼마나 사나운 육식동물 같던지! 으어엉, 순진한 우리 휴고, 분명 잡아 먹힐 거야!”
결국 소피의 오열에 사도들은 귀를 막고 탄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저런 꼬라지라도 소피는 물병좌의 사도다.’
12사도들 중 양웨이와 함께 로 손꼽히는 투탑이지만, 그래도 신의 대리자란 의미였다.
그런데 일반인에게 위압감을 느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
비유하자면 는 호랑이, 은 토끼였다.
그리고 아무리 겁쟁이 호랑이라 한들, 엄연히 호랑이는 호랑이.
울음소리 한방이면 토끼가 겁에 질릴 수밖에 없는 이치.
실제로 위압감을 느낀 소피조차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아무튼 그 여자는 뭔가 달라요. 잘못하면 정말 그 여자한테 제가 죽을 것 같았다고요! 아니, 아예 존재가 지워질 것 같았어요!”
물론 천지우의 기백은 의 힘과 연관이 있었지만, 당시의 사도들은 코웃음만 칠 뿐이었다.
“허, 저딴 쫄보니까 괴수보고 쫄아서 오줌이나 싸지.”
“무례하기는! 안 쌌다고요! 이건이 한 거짓말 가지고 언제까지…!”
“그래서 정말 예쁘긴 해? 헤일리하고 헤이지하고 비교하면 평범하지?”
세르게예비치의 말에 소피는 호색꾼이라면서 구시렁거렸다.
“이쁘긴 그딴 게 뭐가 이쁘다고. 그리고 전갈하고 쌍아좌도 따지고 보면 나보다 평범한 편인 거거든요?!”
“허, 어지간히 꿀릴 정도였나 보네.”
그들은 어딜 비교하냐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런 사도들의 반응에 소피는 발끈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늘 헤일리 아니면 헤이지였다.
그래서 원래도 집착했지만, 괜히 더 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휴고의 소식을 접한 12사도들은 이가 갈릴 수밖에 없었다.
‘휴고 자식, 우리하고는 연을 끊은 주제에 태평하게 연애질이라니.’
안 그래도 세상이 자신들을 보는 시선이 심상치가 않았다.
정말로 붉은 눈을 처리했냐는 이야기부터, 인류의 땅을 되찾아올 수 있겠느냐는 이야기까지.
‘젠장. 이건의 평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죽은 사람을 더 찾는 건 너무한 거 아냐?’
게다가 그 와중에 정부시설에서 휴고와 우연히 마주쳐 가까스로 붙잡아 도와달라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이따위고.
-허이고? 붉은 눈도 니들이 잡으셨다며? 그런데 왜 탑에서 리타이어한 날 찾아? 어디 붉은 눈을 잡으신 분들끼리 잘들 해보시지?
솔직히 그 휴고가 그렇게 삐딱하게 나올 줄은 몰라서 정말 당황스러웠다.
‘빌어먹을. 휴고 놈. 우리가 이건을 버리고 나왔다고 앙심을 품고 있는 거다.’
아무튼 자신들의 도움 요청은 생까고, 홀로 괴수들을 처리해서 휴고의 평가만 높아지는 판.
“이래서는 평생 이건의 그림자에 짓눌릴 판이야!”
그 말에 누군가가 웃었다.
“그럼 이건의 존재를 지워야겠네?”
“!”
입을 연 것은 다름 아닌 지젤.
사도들은 당황한 듯 그녀를 보았지만, 지젤은 표표히 웃으며 소피에게 향했다.
‘뭐, 천하의 이건을 지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만 한 놈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을 데려오기엔 너무 위험하고.
게다가 지금 상황에선 무작정 이건 지우기를 해봤자 무의미했다.
왜?
‘사도들의 전력이 너무 약하니까.’
이건 대신 인류의 스타로 만들기엔 부족했다.
물론 군주의 시점으로 봐도 사도들은 절대 약한 게 아니었다.
단지 이건이 무식하게 강했을 뿐.
‘그리고 군주들이 수를 써놨거든.’
사실 이건의 사후.
사도들이 괴수에게 쩔쩔매는 이유의 50%는 자신들이 성신들의 데이터를 훔쳐냈기 때문이었다.
‘내가 빼돌리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 많이 가지고 있었지.’
이 어떻게 12성신들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본인의 능력과 연관이 있는 것이리라.
아무튼 그 데이터로 성신들의 공격은 잘 안 먹히게 처리했다. 그만큼 12성신의 힘을 받는 사도들은 힘이 부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사도들에겐 버그몹을 상대하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뭐, 그걸 감안해도 이건이 너무 압도적이지.’
천부적인 감각, 정신력, 담력.
마치 철벽의 버그몹조차도 발라버리는 미친놈인 느낌?
뭐, 상관없었다.
이건의 존재는 오히려 그녀에게 축복이었다.
‘그 DNA만 있으면, 이건보다 뛰어난 병기를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지젤은 흐어엉 울면서 물약을 꺼내는 소피를 뒤에서 안았다.
“소피. 너 이건의 생체데이터 가지고 있지?”
“꺄아아악!!”
지젤의 속삭임에 소피는 공포에 떨었다.
고개를 돌리니, 범생이 같은 모습의 지젤이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내놔. 이건의 데이ㅌ….”
“난 안해요!!!”
“!”
소피는 주변을 살피며 지젤에게 속삭였다.
“아, 안 그래도 휴고한테 미움을 샀는데. 이 이상 뭘 더하라는 거예요?!”
“넌 분하지도 않니? 네 마음도 무시하고 딴 여자랑 결혼한 남자인데?”
“아니…!”
“그리고 너. 탑에서 있었던 일은 까마득하게 잊었지?”
“……!!!”
소피는 얼어붙었다.
“너. 이건한테 준 물약에 독이 타 있었다며?”
“그, 그거는!”
“너도 똑같아. 남자 하나에 빠져서 일반인을 협박하지 않나.”
지젤은 킥킥 웃으면서 울먹이는 소피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까발려지기 싫으면 내놔. 이건의 DNA.”
그리고 훗날 그 DNA는 칼리를 만드는 핵심 재료가 된다.
* * *
“뭐? 전투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휴고는 이재원의 말에 깜짝 놀랐다.
때는 천지우의 임신 5개월째가 되던 때.
열심히 아내에게 먹을 것을 사다 바치고 있는 휴고는 놀란 듯 이재원을 보았다.
“너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예. 저도 이건 님과 휴고 님처럼 전투원이 되고 싶습니다.”
대학에 들어간 이재원이 돌연 각성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휴고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세상에 없는 사례였기 때문이다.
세상은 아직 13명 외엔 각성자가 아무도 없었던 시기. 아니 13명 외엔 아무도 생각도 못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재원은 진지했다.
“여러 나라에서 휴고 님을 용병으로 부르고 있지만, 이제는 휴고님은 형수님이랑 태어날 아이를 지켜주셔야죠. 토벌은 제가 가겠습니다.”
“하지만…!”
물론 이재원이 자격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자신들과 함께 다니면서 괴수의 성향도 공부했고, 무엇보다…
‘재원이는 미약해도 각성자의 힘을 품고 있다.’
거해좌 성신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장에서 도망치는 도중 성신의 힘에 스쳐 일반인과는 다른 힘을 품고 있었다.
그래서 육신은 평범한 인간이지만, 인간이 아닌 기척을 읽을 수 있거나, 기척을 숨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은 분명 우연이 아니리라.
아니나 다를까, 이재원이 말했다.
“그때는 다른 성신의 힘에 조금 스친 것뿐이었지만, 만약 신궁좌 성신의 힘을 강하게 받으면 다른 힘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안 돼! 너 후회해. 그러다가 불구가 되거나 죽을 수도 있….”
“아뇨! 이건 님이 돌아가셨을 때, 아무 도움도 못 된 게 더 후회스럽습니다!!”
“……!”
이재원의 눈빛은 진심이었다.
만약 자신도 각성자들처럼 싸울 수 있었다면, 이건은 자신을 두고 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휴고가 탑에서 나갔더라도, 또 사도들이 이건을 버렸더라도, 자신이 이건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그리고 그 굳은 눈빛에 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손을 뻗었다.
“죽으면 안 된다.”
그렇게 휴고는 성신의 힘을 강림시켰다.
번쩍!
사실 이때의 성신들은 성도를 늘리는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어린 시절, 이재원의 기이한 능력에 장루이도 관심 있게 지켜 본 것이었고, 작열사주인도 위험하다고 했지만 글쎄.
“아악!!”
이재원을 믿는 휴고는 성신의 힘을 그에게 부여했다.
성신이 직접 부여하는 것보다 자신을 거치는 게 좀 더 안전했기 때문이다.
“재원아, 조금만 참아!”
이재원은 굉장히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전한 가치가 있었을까.
[세, 세상에…!]권속신들도 놀랐다.
그야말로 인류 사회를 뒤흔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사, 사도 외에 신의 종자가 탄생했습니다!]“……!!”
그렇게 이재원은 인류 최초의 각성자가 된다.
그게 인류 최초의 성도였고, 최초의 성단이자 성단장이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응애! 응애!”
몇 개월 뒤, 휴고와 천지우 사이에 딸이 태어난다.
엄마를 닮은 아주 예쁜 딸이었다.
아빠가 된 휴고는 아이를 보며 감동해서 외쳤다.
“좋아, 이제부터 네 이름은 건이다!”
이재원은 식겁해서 휴고를 뜯어 말렸다.
“아니, 성주님! 여자아이한테 건이가 뭡니까! 건이가!”
“왜 좋기만 한데!”
“절대로 안 됩니다!!”
“그, 그럼 건순이! 네 이름은 건순… 커헉!!”
빠각!!
“그럼 건자… 커헉!!”
빠각!!
“아니, 그럼 건숙이… 꽥!!”
“적당히 하십쇼!!”
이재원은 휴고를 때려 눕혔다.
유하의 이름은 그렇게 힘들게, 필사적으로 지켜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35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