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479)
제438화. 죽어라 (2)
사실 조금 전.
이건은 정신을 차린 아스란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신들 중에서는 가장 강하지. 그래서 나도 끝내는 죽이지 못했다.
-!
-놈에게 어떤 비밀이 있는 건 확실한데, 나 역시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솔직히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구나.
태고신조차도 죽이지 못한 신이라고 했다.
-아마 힘든 일일 것이다.
아스란은 이건을 걱정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건 자신의 안위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뒤져라, 패륜새끼.”
“아악!!!!”
휴고는 날아오는 천공의 단죄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비명소리에도 멈추기는 개뿔.
쾅!!!
단죄는 휴고의 귀 옆으로 떨어졌다.
실로 아슬아슬하게 도끼날을 피한 휴고는 몸의 부위들이 쪼그라드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은 눈을 번득였다. 평소처럼 웃지도 않았다.
그 모습에 당황한 휴고가 외쳤다.
“악! 아니 잠깐 내 말 좀…!”
그러나 이건은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도끼를 찍어 내렸다.
콰직!!!
“아악!”
휴고는 죽을 것 같았다.
안 그래도 는 괴수를 상대할 경우, 보다 더 강해지는 무기가 아닌가.
자신을 마주친 가 평소보다 더 미친 듯이 포효했다.
콰지직!!
“젠장!”
결국 휴고는 비명을 지르면서 목을 젖히고, 다리를 젖혀서 피하고, 허리를 틀어 피하고. 단죄를 가까스로 피해냈다.
하지만 두더지 잡기의 두더지 마냥 잘 피하는 휴고를 보며 이건은 좀 빡이 친 모양이었다.
“새끼가 전부 피해?”
“피할 수 있지! 누가 날 가르쳐줬는데!”
나름대로 점수를 따보려고 한 소리였지만, 이건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아아악!!!”
이건의 몸에서 순식간에 검은 불꽃이 치솟았다.
그리고 그게 6단계 모드의 이라는 걸 파악한 휴고는 비명을 질렀다.
파리 하나를 두고 대성신의 힘까지 쓸 정도인가 싶었지만, 이건은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니 새끼가 나한테 뭔 말을 하든 그건 상관없어.]“!”
[그런데 주변인들한테까지 사고를 쳐?]“……!”
휴고가 폭언을 하든, 배신을 하든 그건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이야 폭언을 듣는 것도 익숙하고, 나쁜 말을 듣는 것도 익숙했으니까.
게다가 새삼 이제 와서 배신 전력 하나 더 늘어난다고 귀 하나 가려울 것 같은가.
그건 그냥 저 자식을 죽이면 해결될 문제였다.
하지만 그 고통을 가족들과, 그를 지지해준 사람들에게까지 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가족사진을 불태워서 니 와이프 가슴에 대못을 박고, 주변인들까지 신경쓰게 해?]“아니! 그건!”
[뭐, 변명의 기회는 주지.]“그래. 그러니ㄲ….”
[응. 들을 가치 없고.]“야! 나 아직 한마디도 못 했ㄱ… 커헉!”
이건은 처음부터 들어줄 생각도 없었다는 듯,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인류 편. 저쪽 편.]“!”
[그것만 답해.]“……!”
근본을 꿰뚫는 질문이었다.
변명도, 설명도, 자질구레한 이유는 들을 가치도 없으니 포지션을 똑바로 정하라는 의미였다.
동시에 그 말 한마디면 다 된다는 무언의 의미이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휴고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 침묵에 이건의 눈썹이 분노에 꿈틀거렸다.
‘저 새끼가.’
애초에 인류를 수호하는 입장에서 인류를 공격했다는 군주 놈을 아직도 안 죽이고 봐주고 있다는 게 옳다고 생각하는 건가.
성질 같아서는 벌써 재로 만들고도 남았지만, 이건의 머리에 조카들의 얼굴이 아른거렸다.
이건은 6단계 모드를 풀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다. 돌아올 거야, 말거야.”
그 말에 휴고가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자식, 그럼 그렇…”
“돌아갈 생각 없다.”
“……???”
이건은 제 귀를 의심하듯 눈썹을 치켜떴다.
“뭐, 인마?”
“니 새끼 뭐가 좋다고 거길 돌아가. 전에도 말했지만, 니 새끼 진짜 아갈통 날려버리고 싶을 정도로 열 받아.”
울컥.
이건의 눈썹이 경직되듯 꿈틀거렸다.
지금 저게 뭐라고 했냐?
그러나 휴고가 어이가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리고 뭐? 기회? 이게 아주 성신 됐다고 콧대가 하늘을 찌르네, 등신 새끼가.”
“…….”
“원래는 그냥 너 따라가서, 유유히 잠입했다가 인간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것도 됐다. 니 새끼 역겨운 얼굴 보니까 그 짓도 못해먹겠네.”
곧 본색을 드러낸 휴고가 이건에게 공격을 날려 왔다.
이건은 상대해줄 가치도 없다는 듯, 으로 가볍게 땅을 쳤다.
탁!
그러자 휴고의 몸이 자력에 끌려가듯, 허공에 들렸다.
“커헉!”
그도 그럴게 죽음의 신기 은 상대의 운명을 지배해 버리는 무기.
우선 신체의 자유를 빼앗아버린 것이다.
그리고 휴고가 땅에 처박히자 이건이 집게 형태의 구천의 질곡에 힘을 넣었다.
검은 순식간에 검정 불길을 뿜어내는 검으로 변했다.
동시에 을 불러낸 이건은 살벌한 눈으로 휴고를 머리통을 잡아 눌렀다.
“할 말은 그것뿐이고?”
그러자 이건의 힘을 이겨낼 수가 없는 휴고가 허탈하게 웃었다.
“죽여라. 하지만 죽이기 전에 마지막 부탁이 있어.”
들어줄 가치도 없었지만,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뭔데.”
“네가 날 죽였다는 말만 세상에 알리지 마.”
그 말을 들은 이건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지금까지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어이가 없다는 듯한 실소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빡친 듯 살벌하게 눈을 번득였다.
“새끼가, 뭔 소리를 하나 했더니.”
이건은 그 말에 도리어 열이 뻗치는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왜. 나한테 당했다는 건 또 부끄럽냐?”
“부탁이다. 혼자 설치다가 죽었다고 해도 되고, 다른 사람이 날 처리했다고 해도 돼. 하지만 너만큼은 안 돼. 설령 날 죽인다 해도 애들이랑 지우는 평생 모르게 해줘. 어쨌든 나는 지우 남편이고, 애들 아빠니까.”
이건은 헛웃음이 나왔다.
“왜. 니 새끼 자존심이 허락 안 하냐? 마지막까지 멋있는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서?”
그러자 휴고가 말했다.
“너만큼은, 그 애들한테 영원한 영웅으로 남았으면 좋겠으니까.”
“……?”
이건이 눈을 깜빡였다.
그는 잠시 휴고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휴고가 괴로운 듯이 말했다.
“물론 네가 하는 일이니까, 그 애들도 받아들일 거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아빠를 죽인 거야.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가슴으로는 못 받아들일 수 있어.”
“…….”
아무리 머리로는 인정한다 해도, 자신들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다.
과연 자기 아빠를 죽인 사람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증오심이 털끝만큼도 생기지 않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그리고 휴고는 고작 이까짓 일 때문에 이건이 미움을 받게 되는 게 싫었다.
“어릴 때부터 널 진심으로 좋아하던 애들이야. 지금처럼 앞으로도 영원히 그 아이들에게 영웅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니 그 아이들뿐이 아니었다.
이건이 어떻게 다시 영웅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네가 세상의 가십거리가 되는 것조차 싫어. 잘못된 건 나니까, 그러니까 제발 부탁이다.”
이건은 침묵했다.
거짓말을 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자신이 잘 아는 얼굴이었다.
‘그래.’
20년 동안, 병신같이 혼자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줬던 친구.
모두가 죽었다고 하며, 부와 힘에 굴복해 자신을 팔아 넘겼을 때조차도 홀로 꿋꿋하게 양심을 지켜줬던 친구.
군주고 자시고, 이놈은 자신이 아는 그놈이었다.
때문에 그는 휴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택수야. 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
이건은 휴고를 풀어주었다.
휴고는 놀란 듯이 이건을 보았다. 살기도 사라졌다.
이건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는 걸 보면 분명 자신이 아는 그 호구새끼인데 왜 자꾸 어울리지도 않는 짓을 하는 거지?
그러자 휴고는 뭐라 반박하려고 했다.
“허. 이렇게 속이는 게 쉽….”
“됐으니까 말해 새끼야. 방금 성재 텔레파시로 들었어. 기생형 괴수가 성재 몸에 침투해서 그거 빼준 거라며.”
“…….”
속일 길이 없다.
결국 휴고는 포기하듯 탄식했다.
“이렇게 안 하면 을 속일 수가 없었으니까.”
“?”
“그래. 이 몰래 나한테 감시자를 붙인 건 알고 있었거든.”
그 말에 이건은 언제 살의를 풀었냐는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 말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파악했기 때문이었다.
“이 새끼. 설마 그래서 가족사진도 불 태웠냐???”
이건이 뒤지고 싶냐는 듯 밟으려고 하자, 휴고가 비명을 지르며 이건을 부여잡았다.
“어차피 건이 너라면 태운 사진도 복구할 수 있잖아!!! 그리고 어차피 사라질 사람인데! 우리 지우가 내 사진 보면서 우는 거 싫어!! 커헉!!”
“그런다고 태워??? 그리고 사라진다는 건 또 뭔 개소린데?”
“그거는…”
휴고는 망설이다가 답했다.
“.”
“?”
“기억 찾고 알았어. 에게 걸려 있는 가 상당하다는 걸.”
은 수많은 신들을 무자비하게 죽였고 먹어치웠으며, 그 일로 재판장에 끌려갔다.
그리고 한때 크레아토르에게 잡힌 셈이었지만 신계에서 주민으로 살았던 만큼, 업보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휴고는 똑똑히 기억했다.
아무리 복수를 위해서였다지만, 단순한 포식 본능이라고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패륜적이고 비인도적인 짓을 했었다.
그 원망과 죄의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뭐, 마하바라타의 대성신은 의 동기가 무엇인지 알았던 것일까. 아니면 나름대로 태고신과 크레아토르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남아 있었던 것일까.
자신에게 이 아닌 을 내렸지만 말이다.
-을 내리면 신계도 타격을 입는다.
은 쉽게 말해 통천주 등, 대성신들이 본인의 를 못 이겨 스스로 소멸했듯, 를 고스란히 받아 사라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신이라면 몰라도 군주급이나 되는 놈이 업보를 돌려받으면 받으면, 어떤 괴물이 탄생할지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애초에 전대미문이었으니까.
신들과 달리 육신이 튼튼하니 소멸하지 않고 희대의 괴물이 태어나든, 소멸과 함께 신계가 박살나든, 재앙급의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러니 윤회지옥의 최고형 벌을 내리며, 는 인간인 상태라면 유예한다.
인간인 상태로 능욕스럽게, 벌레처럼 하찮게, 그리고 고통스럽게 죽으면 차라리 괜찮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기억과 힘도 되찾았고, 으로 돌아왔다.
“수천 년에 걸쳐 유예되었던 모든 업보가 곧 발동할거야.”
한마디로 자신은 폭탄 덩어리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친구들과 가족들 곁에 있을 수 있겠는가.
차라리 그 전에 골치덩어리들을 처리하고, 지구하고 연관 없는 곳에서 죗값을 치르고 사라지는 것이 낫지.
하지만 그 말에 이건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눈썹을 치켜떴다.
“어쨌든 너 죽을 생각이었다는 거잖아. 애들 편모가정으로 만들 셈이었냐? 갓 태어난 애도 있는데?”
“업보에 휘말려서 피해를 입는 것 보단 낫지! 어차피 내 사망 보험금이랑 연금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많이 나올 거고!! 그리고!”
“그리고 뭐!!”
“건이 너 뭐든 만들 수 있는 창조신이잖아! 여차하면 나 죽인 거 비밀로 하고, 내 분신을 만들어서 놔주지 않을까 했지!!”
“뭐래 이 병신 새끼가!!!”
분노한 이건이 입에서 불을 뿜으며 휴고를 걷어찼다.
그리고 휴고를 두들겨 팬 이건이 빡친다는 듯이 돌아섰다.
“아오. 저 새끼 상대하는 내가 병신 같아졌어.”
“건아?”
“가자.”
“뭐?”
이건은 뭔 멍청한 얼굴 하냐는 듯 말했다.
“니 새끼한테 딸려있는 업보는 신경쓰지 마.”
“네?”
“나한테 그거 전부 무마할 수 있는 면죄권이 있으니까.”
“뭐, 뭐? 하지만…”
업보의 양이 너무 많았다.
그 어떤 면죄부라도 전부 사면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닐 텐데.
그 생각을 읽기라도 하듯,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
“.”
“…!”
이건은 하나를 죽여 만을 살리고, 하나를 살리기 위해 만을 죽일 수 있는 신이었다.
상대가 누구든, 얼마나 무거운 업보든, 그까짓 쌓여있는 업보의 숫자 따위, 전부 없애면 그만이다.
“너 같은 새끼 하나 살리는 거 어렵지 않아.”
그 말에 휴고는 얼굴을 짚으며 쓰러졌다.
[휴고 오터스의 신앙심이 오릅니다] [뱀주인좌 신앙심 1000%]번쩍!
알림과 함께 이건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심장 어택(?)을 당한 휴고는 도저히 신앙심을 숨길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오른 신앙심과 함께 이건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
“!”
영혼에 신격까지 파괴되었던 몸이 한 번에 재생된 것이었다.
아팠던 몸이 단번에 가벼워졌다.
‘역시 치트키.’
전부터 이해할 수 없는 신앙심이었지만, 저게 가능한 건 어쩌면 때부터 쌓아온 내력 때문이 아닐까.
곧 이건이 쿨하게 받아들이며 돌아서자, 휴고가 기쁜 듯이 일어났다.
“그럼 나 정말 돌아가도 돼?”
“그래 이 병신아.”
이건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우뚝 멈춰 섰다.
“단.”
“……단?”
이건이 해맑게 웃었다.
“한 번 죽고 돌아가자.”
휴고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47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