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92)
제92화. 뭐? 뱀주인좌라고? (3)
돔 근처의 고깃집.
“아씨.”
이건은 자신도 모르게 욕을 읊조렸다.
눈앞에는 사정없이 박살난 불판이 있었다.
“젠장. 아직 고기 남았는데.”
그랬다.
이건은 배가 너무 고파 벨기에를 뜨기 전에 고깃집을 찾았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먹은 고기의 양만 무려 혼자 70인분.
평소라면 30인분 정도만 먹어도 배가 찰 텐데, 이상하게 배가 잘 차지 않았다.
그래서 케빈에게 외상을 달고 먹고 또 먹고 그야말로 배터지게 먹었다.
하지만 문제는 고기를 먹어치우고 난 직후였다.
슬슬 배도 부르겠다, 휴고의 음료수를 당연하게 뺏어가는 그 순간.
펑!
‘!’
캔을 쥐자마자 음료수 캔이 터져버렸다.
그래서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불판이었다.
쾅!
결국 남은 고기를 먹으려다가 젓가락으로 불판을 뚫어버린 이건이 또르륵 눈알을 굴렸다.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서는 난리가 났다.
“뭐야, 방금 무슨 소리야!”
“테러 아냐?!”
“아까도 폭발소리 들리더니!”
“꺄악! 테러?”
하지만 주변에서 난리를 치거나 말거나, 정작 장본인은 고기를 집어먹었다.
그리고 딱딱한 캔과 불판이 박살난 이유는 딱 하나.
전부 자신의 힘 조절 실수였다.
그래서 하는 말이었다.
‘칫,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그랬다.
자신은 지금 힘 조절이 전혀 안 되는 상태였다.
바로 힘의 시련 후 받은 신체업그레이드 보상 때문이다.
[신체 업그레이드가 완료되었습니다] [첫 번째 탈피에 성공, 신체가 강화되었습니다] [나약한 인간의 육신을 탈피하고, 신의 육신으로 1차 진화했습니다]만 하루 정도 걸린다고 했던 가 드디어 끝났던 것이다.
물론 변화점이라고 해도 피부가 달걀 깐 것처럼 매끈매끈해진 것 정도였다.
그래서 업그레이드라고 해도, 크게 변한 건 없는 건가 싶었건만.
‘이 무슨….’
이건은 당혹스럽게 제 손을 보았다.
그리고 이건은 이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했다.
‘막 각성했을 때 그 느낌이다.’
25년 전인가.
처음으로 각성자가 되었을 때.
그때도 이랬다.
갑자기 몸이 초인으로 개조된 탓일까. 한 보름 정도는 적응하느라 TV도 책상도 부숴먹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리고 자신이 새삼스레 힘을 조절할 수 없게 된 이유는 딱 하나였다.
‘기존보다 더 힘이 강해진 거야.’
그래서 더 놀라웠다.
신체각성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이미 그 최고수치인 성인급으로 각성했었기에, 더 이상 힘이 강해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때 근육이 부풀었던 건 이 징조였군.’
처녀좌 성역에서 도끼로 괴수를 때려잡을 때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옆에 세워둔 천공의 단죄가 고오오 울부짖었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강도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괜히 여러 사람 구급차를 태워 보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제일 좋은 건 고통을 바로 알 수 있는 제 몸으로 테스트하는 것이지만….
“악! 불판이 왜 이 모양이야!”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던 휴고가 이건을 흘겨보았다.
“건이 너, 또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엉? 악!!”
순식간에 이건에게 팔이 잡힌 휴고가 비명을 질렀다.
“아파! 야! 야!! 놔!!”
휴고의 비명에 이건은 굉장히 눈을 반짝였다.
그도 그럴 게, 성인의 신체는 가호 없이도 어지간한 괴수의 방어력과 맞먹는다.
하물며 휴고는 말이 신궁이지, 예전에 하도 많이 패서 맷집이 좋았었다.
근데 아파해?
“오 내 힘이 세지긴 세졌네. 아니면 네놈이 약해졌거나.”
이 새끼가!
“개자식아, 놓고 말… 아야야!”
“음, 어느 정도로 힘을 줘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히네. 이정도면 되려나.”
빠드득!
“아야야야!”
“아님 이 정도?”
우득!
“아야야!”
결국 참다못한 휴고가 싹싹 빌었다.
“건아! 뭔지는 몰라도 잘못했으니까 좀 놓…!”
“어휴, 약해 빠진 새끼.”
결국 팔 하나가 아작 날 뻔한 휴고가 말문을 잇지 못했다.
“등신 놈, 넌 어디 가서 힘 좀 쓴단 소리 하지 마.”
이 새끼. 당장 절교하리라.
반면 그 광경을 보는 케빈은 어처구니가 없는 모양이었다.
잘린 팔의 치료 겸, 페리오의 잔당처리 겸 성역에 다녀왔건만 이 모양이라니.
“쯧쯧, 역시 꼴찌 신좌로군. 팔 힘이 그렇게 약해서야 쓰…컥!”
케빈은 갑작스럽게 뻗은 휴고의 주먹에 날아갔다.
케빈을 순수한 팔 힘으로 날려버린 휴고가 씩씩댔다.
“저 새끼가 이상한 거야!”
애초에 활을 쓰는 신궁좌의 팔 힘은 신좌 1, 2위를 다툰다.
그런 신궁좌의 성인을 악력으로 누르는 이건이 비정상적인 것이다!
고트는 그 광경에 감격했다.
‘저 처녀좌를 한방에 날리시다니.’
이건의 비상식적인 광경을 봐서 잊고 있었지만, 역시 성주님이었다.
하지만 졸지에 얼굴을 얻어맞은 케빈이 눈을 부릅떴다.
“이게 감히 성인의 얼굴을 쳤어?”
“너만 성인이냐! 나도 전투신좌 성인이야! 이게 2위라고 깝쳐! 1등 빼고는 전부 똑같거든!”
괜히 오래 알고 지낸 게 아닌 걸까.
둘이 아이처럼, 하지만 죽일 것처럼 멱살을 잡을 때였다.
[신체업그레이드가 완료되어 명성의 시련 보상이 개화됩니다] [보상: 뱀주인좌 각성스킬 (SSS)] [고유스킬이 추가되었습니다]이건의 손바닥에서 빛의 문양이 생기며 낯익은 글씨가 떠올랐다.
평소 스킬창을 확인해볼 때와 비슷했지만, 사뭇 달랐다.
[고유스킬]-신의 주시안
-창조공방
-제13의 감
-투신본능 (시련 중/잠금)
-뱀주인좌 각성스킬
그때였다.
[뱀주인좌 각성 시련 외 성도 미션이 생겼습니다]“!”
[성도미션]– 뱀주인좌 휘장 생성
– 성인 지정 (단 레벨 SS급 이상)
새로운 미션에 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지금 치루고 있는 뱀주인좌의 각성시련과는 별개의 퀘스트 개념 같았다.
그리고 첫 번째. 휘장을 만드는 것이야 그러려니 했다.
그건 창조공방을 발동해 만들면 되니까.
‘그 전에 어울릴 만한 재료를 구하면 되고.’
문제는 두 번째.
‘성인이라.’
뭐,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SS급 이상이라.’
이건은 혹시나 싶어 성재의 데이터를 불러왔다.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스킬 목록이 떠오르던 손을 까닥거리니 목록이 바뀌었다.
[인간 권속(성도) 시스템이 발동합니다] [뱀주인좌 인간 권속 (1/?)]-천성재 (재각성 완료)
(고유스킬이 생겼습니다)
(세례명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각성등급: S
성도등급: 레어급
신앙심: 300%
기여도: 100%(기여 경험치 1400p)
역할: 없음
[기여 경험치로 레벨 및 스킬을 올릴 수 있습니다] [성도에게 역할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예상은 했지만 SS급은 아니다. 뭐, A급이던 녀석이 S급으로 각성한 게 어딘가 싶긴 하지만 말이다.
‘뭐 이 주변에 SS급 이상이라고 하면….’
이건은 씩씩거리며 케빈을 쫓아낸 휴고를 보았다.
“택수야. 너 내 성도 안할래?”
휴고의 표정이 볼만했다.
“너 돌았지?”
저게 지금 성인에게 스카웃 제의를 한 거야?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웃었다.
“쌍아좌 때처럼 성신과의 인연은 내가 끊어줄게. 성인급이 필요하거든.”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야. 니가 성인급 미만으로는 성이 안차는 건 알겠는데. 성인이 되려면 신앙심 90% 이상이어야 하는 거 몰라? 뭔진 몰라도 내가 그쪽…아니 너한테 그만큼 될 리가 없잖아.”
그러자 이건이 음흉하게 웃었다.
[휴고 오터스]-신앙심 400%
90%는 무슨.
“아주 충분하신데?”
“????”
그 순간 이건이 눈을 번득이며 손을 뻗었다.
[신이 금지한 행위]그건 바로 쌍아좌 때, 성인과 성신의 인연을 잘라버렸던 무서운 스킬.
그걸 쓰려던 그 순간이었다.
쾅!
갑자기 휴고의 몸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몹시 경계합니다] [자신의 계약자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경고를 합니다]그 모습에 이건이 쯧 혀를 찼다.
뭐, 진짜 데려올 생각은 없었지만.
하지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휴고는 어리둥절해했다.
그건 당연했다.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제 계약자에게 이것저것을 부여합니다] [작열사자리의 주인이 열의를 불태웁니다]이건에게는 갈 생각도 하지도 말라는 건지.
휴고는 난데없이 스킬과 아이템을 부여받았다.
[이것저것을 걸어줍니다] [계속해서 걸어줍니다]“????”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제 앞에 떨어진 탈모약에 비타민제에 정력제를 보았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어차피 잠재능력만 보면 휴고 따위보다 그 자식들이 더 뛰어났다.
[천성재를 권속신 훈육 담당으로 배정하셨습니다] [천성재: 88권속신들의 수장]그러니 일단 성재에게는 귀찮은(?) 제 권속신들의 관리와 기강을 맡긴다.
‘좋은 훈련이 되겠지.’
그도 그럴게 원래부터 인간을 무시하는 권속신들이었다.
그 과격한 장군신들이라면 틀림없이 천성재를 보고 웬 애송이냐며 죽이려고 들겠지만 알게 뭐람.
‘죽기 싫으면 SS급으로 성장하겠지.’
정 안되면 레드존 한복판에 떨어트리고 오든가.
바로 그때였다.
“아무튼 기차 시간 다 됐다. 천칭 때문에 전갈좌를 만나러 갈 거라며?”
이건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이번에 페리오의 일로 드러난 천칭좌.
전 신좌 1위인 천칭좌는 이건이 12명 중 가장 싫어하는 여자였다.
‘게자리와 같은 폐기물급.’
어디 그뿐인가.
‘그 여자를 상대하려면 투신 본능은 필수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 천칭좌는 굉장히 강했다.
자신도 솔직히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 유일하게 답변을 내릴 수 없는 여자.
전투능력도 전투능력이지만, 사실 그녀가 가진 능력이 문제였다.
무게만 맞으면 무엇이든 이루어내는 특수신좌.
그뿐이 아니다.
‘그 여자는 성신을 불러낸다.’
천칭좌 그 여자는 옛날부터 제 성신과 가까웠다.
‘잘못하면 성신과 직접 부딪칠 수도 있으니.’
때문에 시련을 끝내고 만전의 상태로 만나는 게 여러모로 좋았다.
그래서 우선은 제 시련의 단서를 쥔 것 같은 전갈좌와 접촉해본다.
‘아무 이유 없이 만년필을 넘기진 않았겠지.’
안 그래도 염소좌가 그러지 않았나.
자신이 죽을 걸 미리 알려준 게 전갈좌였다고.
어쨌거나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부르르!
휴고에게 전화가 왔다.
“어, 유하잖아?”
오늘따라 딸에게 전화가 많이 온다며 좋아라 전화를 받던 그때.
“유하야! 너 왜 그래!”
딸의 목소리를 들은 휴고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너 왜 울고 있….”
그러나 휴고는 말문을 잇지 못했다.
동시에 휴고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가 입을 연 건 그 뒤였다.
“그래. 엄마가 깨어났다고?”
전화 너머로 살짝 물기 어린 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런데 엄마가 다시 잠들었어요.
휴고는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재원은 각성자였고, 잘 모르겠지만 이건의 힘으로 침대에서도 바로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다르다.
아내는 각성자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평범하게 살게 하고 싶어 세례도, 테스트도 안 거쳤다.
즉 일반인.
자세한 검사는 해봐야 알겠지만, 이재원처럼 바로 일어날 수는 없겠지.
– 그런데 아빠.
눈을 짚고 있던 휴고가 눈을 떴다.
“응?”
– 엄마가 삼촌 팬이었어요?
순간 휴고가 경직됐다.
딸의 말은 계속되었다.
– 몰랐는데 엄마가 삼촌이야기 들으니까, 너무 좋아해서.
“…….”
휴고의 얼굴에서 줄줄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일에 당황한 것이리라.
그랬다.
확실히 아내는 이건의 팬이었다.
그리고 친구를 잃고 굉장히 힘들어했을 때, 서로를 위로해줬던 게 만남의 시작이었고 말이다.
그래서 휴고의 동공이 떨릴 때.
딸의 전화 내용을 들은 걸까. 이건이 관심을 보였다.
“뭐야. 깨어났대? 그럼 잠깐 얼굴 보고 갈까? 너도 오랜만에 와이프 보고 싶을 거 아니야.”
놀란 휴고가 흠칫 떨었다.
“아, 아니! 괜찮아! 네, 네 일이 더 급하지!”
그 말에 이건이 심드렁해졌다.
“아 왜. 보고 가자. 나도 네 와이프 보고 싶단 말이야. 예쁘다며.”
“아냐!!! 그냥 가자고!!!!”
“????”
휴고는 필사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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