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98)
제98화. 아 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해 (5)
그 살벌한 목소리에 스티븐의 몸이 떨렸다.
그 목소리를 그가 모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무대 위까지 올라온 이건이 히죽이고 있었다.
그래서 스티븐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첫 번째 대련에서 이건을 상대하기로 한 챔피언의 수만 무려 다섯이었다.
‘모두 각 주의 챔피언들인데.’
미국의 각 주에는 사자좌의 아레나장이 있었다. 챔피언들은 그 아레나 장에서도 몇 번이나 연승해서 그 자리를 지킨 자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급하게 불러온 다섯 명 역시 기본 10연승 이상을 한 대인전의 대가들이었다.
하물며 등급들은 당연히 성단장급 이상!
‘최소한 이건의 힘은 빼둘 수 있는 놈들이…!’
하지만 스티븐이 놀라거나 말거나, 스타디움이 술렁거렸다.
“바, 방금 봤어?”
“챔피언들이 분명 이건한테 한꺼번에 덤볐었지?”
“세상에 그걸…!”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눈치였다.
하물며 오늘 무대에 올라온 이들은 언제나 높은 베팅 금액이 걸리는 이들이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피눈물을 흘렀던가.
누구는 전신 불구가 되어 실려 나가기도 했다.
그만한 대인전의 대가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이들을 한번에!
아니나 다를까.
해설위원들은 입에 침을 튀겨가며 외쳤다.
[방금 보셨습니까!!]평소 눈 하나 까딱도 않고 독설을 퍼붓는 해설위원까지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네 명을 처리하는데 고작 3분! 3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라면도 이것보다 빨리 익진 않겠어요!] [저 정도면 조루입니다 조루에요!] [심지어 무기도 들지 않고 맨손인데!]그들이 흥분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하물며 이건은 첫 경기에서는 패널티가 주어진 상태 아니었습니까?] [맞습니다! 현재 이건은 힘을 절반 밖에 못 쓰는 상태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성인급이니까요. 성인전 전에는 잠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마력제한 팔찌를 착용하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네 명 다 녹다운! 아무튼 방금 장면 다시 보시죠!]“와아아아아아!”
함성과 함께 전광판에 비디오 화면이 흘러나왔다.
방금 전 이건이 네 명의 챔피언들을 쓰러트리던 바로 그 광경이었다.
-방금 들으셨습니까? 이건이 챔피언들을 일제히 호출했어요! 패기가 엄청납니다!
-아! 말하기 무섭게 챔피언들이 상의중인 것 같습니다! 아…! 나왔습니다! 전부 다 나왔어요!
-경기 시작했습니다! 한꺼번에 나온 챔피언들! 이건에게 달려갑니다! 가장 먼저 존! 황소좌의 존이 첫 타를 노립니다!
거구의 남자가 하늘을 향해 포효하자 대련장을 뒤덮는 거대한 괴물이 나타났다.
-황소좌의 돌진! 아 처음부터 저 스킬 가나요!
-대부분의 각성자들이 저 스킬에 나가 떨어졌죠!
-저건 누구도 피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영상 속 이건은 대수롭지 않게 피하고, 손날만으로 상대의 턱을 깨부쉈다.
빠각!
그리고 한명이 쓰러지자, 이건이 뭐라 하며 개 부르듯 손가락을 까닥 거리고.
발끈한 나머지가 일제히 덤벼들었다.
하지만 이건이 양팔을 벌리기 무섭게 1:3이 맞부딪치고.
순식간에 남자 둘과 여자 하나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쿵!
영상은 그걸로 끝이었다.
그와 동시에 전광판에 이건 5승이라는 숫자가 뜨면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역시 대단합니다!]덕분에 신나서 촬영 중이던 PD 들은 카메라를 떨어트릴 뻔했다.
“저 2시간 반…”
“안 되겠죠…?”
“장난하냐?”
그들은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반면 우우우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시시하다!”
물론 이건을 비난하는 게 아니었다.
“아무리 사자좌 성인과의 결투가 메인이라고 해도 이건 아니지!”
“니들이 그러고도 챔피언이냐! 아무리 1경기가 여흥 경기라지만 너무 이건을 띄어주잖아!”
“맞다! 이건은 힘도 제어한 상태였는데!”
“맞다! 시시해! 역시 성인급은 되어야 볼 만하지!”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무대 위로 던져진 스티븐을 보며 함성을 질렀다.
“스티븐! 스티븐!”
쿵쿵!
그러나 정작 부름을 받는 스티븐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아니 시간을 끌어서 이건의 힘을 좀 빼놓으라고 했더니.
‘어떻게 고작 10분을 못 버텨!’
덕분에 한 시간 뒤에 펼쳐질 예정이었던 의 본경기가 훌쩍 앞당겨질 판이었다.
발까지 구르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성인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사자좌! 23년 전처럼 한방에 이건을 보내라!”
“그래! 이건이 그간 성장 해봐야 얼마나 했겠냐!”
“야! 이건 무시하지 마! 그래도 이번엔 10분은 버티겠지!”
들려오는 환호에 사자좌의 입술은 새하얗게 변해갔다.
자신의 앞으로 저벅 저벅 걸어오는 이건 탓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무대 위로 올라온 이건이 살벌하게 웃었다.
“그나저나. 너, 내 말 깠지?”
“!”
스티븐은 움찔했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의 눈매가 사납게 휘었다.
“아까 분명히 말했을 텐데? 내가 말한 니 성도들 배치하라고.”
그 말과 함께 스티븐이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돌았어? 내가 녀석들을 데려오게!”
미쳤다고 이건한테 제 귀한 엘리트들을 빼앗길 일이 있나!
하지만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뭐, 됐어. 걔들은 나중에 따로 면담하면 되니까. 아, 물론.”
이건이 스티븐의 어깨를 잡았다.
“일단 니 새끼부터 처리하고.”
“……!”
스티븐은 소름이 쫙 끼쳤다.
그러나 그걸 알 턱이 없는 관중들은 오오오 발까지 굴렀다.
“스티븐! 스티븐! 최강의 스티븐!”
“전투의 신 스티븐!”
사회자와 해설위원들도 신이 나서 외쳤다.
[1경기 끝났습니다. 2경기 바로 시작합니다.] [1경기가 너무 일찍 끝나버렸지만 뭐 상관없겠죠.] [맞습니다. 방금까진 애피타이저고, 메인이벤트는 지금부터니까요.]경기를 지켜보러 온 다른 상급 성도들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래. 이정도 안 해주면 13번째 신좌라기에 부끄럽지.”
“어서 본 경기 시작해라!”
이에 기다렸다는 듯, 사회자가 외쳤다.
[벌써부터 기세가 엄청 납니다!!] [첫 경기가 예상치 못하게 일찍 끝나게 되어 마감이 빨라졌지만!] [오늘의 베팅 마감 들어가겠습니다!] [3, 2, 1!!]땡!
[마감되었습니다!]그 말과 함께 전광판에서 숫자가 그려졌다.
[대단합니다! 배당률은 무려 이건이 170배!] [아, 이거 사자좌가 절대 질 리가 없다는 이야기죠?] [맞습니다. 아무래도 23년 전 기록이 있기에 그리 된 것 같네요.] [그래도 아레나 역대 최고는 20배였는데 말이죠. 천유하와 S급의 대전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어쨌거나 오늘 만약 이건이 이긴다면 무려 170배를 받아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10달러만 걸어도 1,700! 1,000달러를 걸었다면 무려 17만 달러!] [과연 복 터진 행운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조건에 따라서는 더 받아 가실 수도 있으니 끝까지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아나운서의 핏대선 목소리에 이건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에? 내가 170배?”
묘한 살의가 느껴져서 사자좌의 등줄기에 주룩 주룩 땀이 흘러내렸다.
‘이리되면 할 수 없지.’
어쨌거나 싸우는 건 기정사실이다.
‘성신을 강림시킨다.’
그 외에는 이건을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물러설 이유는 없었다.
왜?
“그래. 이건. 20년 동안 나도 놀고먹은 건 아니야.”
사자좌가 굳은 결심을 한 듯 양 다리를 벌렸다.
쿵!
자신도 그 때보다도 강해졌고, 지금까지는 성신을 부르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니나 다를까.
사자좌의 눈빛이 야수의 눈빛으로 변하고.
번쩍!
[어? 풀렸습니다! 1경기에서 이건의 마력을 제한하고 있던 팔찌도 풀렸어요!]이건을 제약하고 있던 것도 사라졌다.
그리고 그 순간 종이 울려 퍼졌다.
땡!
그와 함께 스타디움이 쿵쿵쿵 울렸다.
[시작됐습니다!! 경기 시작합니다!]그 알림과 함께 쿵!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먼저 지면을 딛고 뛰쳐나간 건 다름 아닌 스티븐!
몸에서 솟아오르는 금빛이 하늘을 찌를 듯 포효했다.
쿵쿵쿵쿵!
그 광경에 해설위원들이 입에서 침이 튀겼다.
[예! 스티븐! 사자좌 성인! 달려 나갑니다! 달려 나갑니다!] [이건도 움직였어요!]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23년 전과 똑같습니다!] [10m! 5m! 1m…!!!!] [자자! 사자좌! 뻗습니다! 주먹 뻗어요! 이번에도 한 방에 끝날 것인가!] [부딪칩니…!!]바로 그 순간이었다.
빠각!!!!
엄청난 소리가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얼굴을 맞은 사자좌의 머리가 꺾였다.
“커헉…!”
그 피를 머금은 숨소리와 함께 사자좌의 몸도 꺾였다.
그렇게 허공에서 0.1초. 0.5초.
마침내 넓은 대련장 위에 스티븐이 쓰러졌다.
쿵!!
경기장에 침묵이 흘렀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치 음소거라도 된 듯한 현장. 그리고 그 속에서 누군가의 기침 소리가 들린 순간.
[허… 사자좌 쓰러졌습니다!!] [세상에! 방금 이건의 주먹을 맞고 쓰러졌습니다!]맹렬한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함성을 지른 해설위원들도 예상치 못했다는 듯 웃었다.
[역시 사자좌입니다! 경기 퍼포먼스를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바로 그거죠! 역시 23년 전과 같으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하물며 동료애까지 아시는 분이세요. 23년 전의 일도 있으니, 동료를 위해 한대 맞아준 거죠.] [네, 거기에 사자좌의 스킬을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장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습니다! 자, 그럼 슬슬 일어나시겠군요. 이제 어떤 퍼포먼스를…]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어?]경기장이 술렁거렸다.
[사자좌 성인님?]그들의 얼굴은 갑자기 심각해졌다.
[어어? 뭔가 이상합니다. 의료진이 긴급하게 달려갑니다!]당황한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며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뭔가를 본 그들이 믿기지 않는 듯 벌떡 일어섰다.
[세상에 다운! 다운입니다!]“뭐라고?!”
다운 판정에 경기장이 크게 술렁거렸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큰 술렁거림이었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휴고는 이마를 짚었다.
저렇게 될 줄 알았다는 것이다.
“저 바보 사자가…!”
성신을 꺼내려면 더 빨리 꺼냈어야지.
“으휴, 저러니 맨날 건이한테 지고 집착하는 거지.”
물론 사자좌는 강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건은 강했다.
기본적인 힘의 위력은 사자좌도 높았지만, 천부적인 센스와 감각.
그것이 이건과 스티븐의 결정적 차이였다.
그리고 그건 스티븐이 백날 따라잡으려고 해도 절대 못 따라 잡는 것.
‘그래서 건이 성물에 더 집착했던 거고.’
스티븐은 이건이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이건이 죽기 전에도, 죽은 후에도. 자신한테 계속 작업을 걸었었다.
서포터인 자신을 가지면 이건과 똑같은 힘을 가질 거라고 착각했다고 해야 하나.
사사건건 전화해서 제 서포터가 되어달라며 난리를 쳤었다.
‘결국 그 탓에 유하까지 유괴해가 놓고.’
뭐 엄밀하게 말하면 자신이 맡긴 거긴 하지만, 어쨌거나 유괴.
스티븐의 저 상황도 자업자득이었다.
그런데 그럴 때였다.
[어…? 이건이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손가락을 까닥 거리고 있는데요?]“!”
이건이 사자좌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거리고 있었다.
마치 일어나라는 듯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아…! 사자좌! 일어납니다! 일어나요!] [방금 전엔 실수였나 봅니다!] [역시 그럼 그렇죠! 퍼포먼스였던 겁니다!]스티븐이 네발로 겨우 일어났다.
두 발로 일어서기엔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그래도 일어나긴 일어났다.
동시에 대련장 밖에서 지켜보던 성도들도 아찔한 듯 외쳤다.
“성주님! 괜찮으십니까! 머리에서 피가!”
“하하…! 성주님, 팬서비스도 참…!”
스티븐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얼굴로 제 얼굴을 닦았다.
코뼈가 부러지고, 턱이 나갔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반신화…!’
스티븐의 몸에서 빛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스티븐이 뛰쳐나갔다.
“이건! 이번에야말로!”
하지만.
빠각!!!
이번엔 발차기가 스티븐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그리고 탄알처럼 순식간에 날아간 스티븐이 기둥에 부딪쳐 쓰러졌다.
쿵!
“성주님!”
모두가 경악할 때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
“병신. 지가 마법 소녀야? 누가 변신할 때까지 기다려줘?”
동시에 경기장에 함성이 터져 나왔다.
[KO! 완전 녹다운! 녹다운입니다!!] [사자좌! 한 대도 못 때려보고 이건에게 맞았습니다!]그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모양이었다.
[세상에 그냥 맞아서 한 방에 쓰러졌어요!] [심지어 첫 방은 완전히 봐준 느낌이죠?] [아…아니, 그런데 잠시만요. 이렇게 되면 23년 전 대련은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그, 글쎄요. 이건이 그 사이에 성장한 걸까요, 아니면…!] [아무튼 13번째 신좌, 보통이 아닙니다! 오늘 방송은 유튜브와 N채널에서도 다시 볼 수 있으니, 못 보신 분들은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다시 한 번 함성소리가 터져 나왔다.
바로 그때였다.
“성주님!”
들것을 든 사자좌 성도들이 우르르 스티븐에게 달려갔다.
결국 이쯤 되자 사자좌에게 불려온 취재진들은 완전히 얼이 빠져버렸다. 그들은 혼란에 빠진 듯했다.
“어떻게 된 거야? 오늘 전설이 재림할거라며?”
“사자좌, 의외로 별거 아니었던 거 아니야?”
그쯤 되자 사자좌 성도들이 울컥했다.
하지만 그때였다.
쾅!
사자좌 성도들은 깜짝 놀랐다.
스티븐을 수습하려는 자신들 앞에 이건이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바로 경계했지만 글쎄.
성도들을 하나하나 훑어보던 그가 험악하게 웃었다.
“자, 하나 묻는다.”
“예?”
“혹시 이 중에서 내 성도가 되고 싶은 사람 손.”
안 들면 죽여 버릴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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