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800
799화 낯선 누군가 (3)
– 끼아앙!
가장 먼저 눈을 뜬 것은 피스였다. 유체화 상태로 응접실까지 알아서 찾아와선 내게 답삭 달려들었다.
“그래, 피스야. 어디 아프진 않고?”
– 끄으웅, 꺄앙.
피스를 쓰다듬어 주며 성현제를 살펴보았다. 우리 피스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이 없네. 이렇게 귀여운데. 아무래도 동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 모양이었다. 이어 리에트가 깨어나 예림이를 들쳐 메고 응접실로 왔다. 거의 동시에 송 실장님도 눈을 떴다.
“송 실장님! 제가 다 설명해 드릴게요!”
“…예?”
“오, 공무원 씨랑 똑같이 생겼네? 진짜 인간은 아닌 듯하고.”
예림이를 소파에 눕히며 리에트가 말했다. 그녀의 시선은 71번을 향해 있었다. 송 실장님 역시 71번을 바라보았다.
“저번에는 분명… 한유현 헌터의 모습을.”
“아니, 그게요!”
“뭐야, 자기의 스위티가 나타나는 거였어? 동생을 제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새 맘이 변하다니.”
“유, 유현이 맞았는데, 잠깐 바꾼 거야! 그러니까…….”
– 한유진이 집사로 고용하고 싶어 한 사람이란다.
루가 폐야가 쓸데없이 끼어들었다. 아아악. 그 말을 들은 리에트가 나도 노아가 집안일 해줬었어, 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동생이 남들 시중 들어 주는 게 싫어서 공무원 씨로 바꿨다는 거구나? 이해해~.”
“아니에요, 송 실장님!”
“괜찮습니다. 저도 제 모습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송 실장님을 부려먹고 싶어 한 건 절대 아니고요!”
“앞으로도 편하게 쓰십시오.”
송 실장님이 침대에서 일어나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떻게 수습하기도 전에 유현이와 예림이마저 깨어나고 말았다.
“둘 다 괜찮-.”
“허니가 동생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공무원 씨를 대신 집사로 만들었대!”
“야! 리에트!”
앞뒤 없이 그딴 소리를 내뱉냐!
“송태원 실장 전에는 나였지.”
“그럴 것 같았어~.”
성현제까지 끼어들었다. 잠깐만, 진짜 잠깐만! 이러면 내가 초면의 남자를 집사 삼고 싶어 했다는 소리가 되잖아! …비록 사실이긴 하지만. 내가 대체 왜 그랬지. 친절한 초월자를 잡아다 부려먹고 싶은 욕망이 너무 컸나.
“어… 괜찮아요, 아저씨. 전 이해해요.”
…예림아, 표정은 우와 세상에나를 외치고 있다만. 이대로라면 현아 씨와 소영 씨 귀에까지 들어가 놀림받을 확률이 100퍼센트였다. 둘 다 나도 보고 싶어! 를 외치겠지.
“맞아, 괜찮아 형. 형은 나를 많이 아끼니까 그럴 거라고 생각해.”
유현이가 차분하게 나를 다독였다. 하지만 분명 다들 왜 이러는 건지 잘 이해 못 하고 있겠지. 유현이의 마력 상태를 확인하며 사람들에게 이 공간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역시 자기의 욕망-.”
“아니라고 했다. 야, 리에트 네가 여기 주인이었으면 노아 씨가 튀어나왔을 거면서 무슨.”
“전 바니바니베어 나왔으면 좋겠는데. 귀여울 거예요~. 하지만 제일 아끼는 사람이면… 지금은 산호가 나오려나요?”
– 나도 예림이일 거야!
산호가 꺅꺅거리며 예림이 뺨에 뽀뽀했다. 저 말 들으니 다른 사람들도 궁금해지네. 유현이야 당연히 나겠지. 명우도 나일까. 요샌 신입이랑도 많이 친해졌던데. 노아 씨는… 리에트일지도. 송 실장님은 짐작도 가질 않았다. 그래도 나와 많이 가까워지긴 했는데, 혹시 내가 나오려나? 아니면 각관실 사람들 중 한 명? 소영 씨는 노아일까 리에트일까.
“신입이 연락해 올 때까지 여기서 식사하고 쉬었다가 나가죠. 저쪽 식당에 음식이 있어요.”
미리 넣어 놓은 식량들도 있었다.
“성현제 님께서 조리를 해주셨습니다.”
내가 유현이를 두고 자리 비우기 꺼리자 대신 해주겠다 하였다. 확실히 친절… 응?
“아저씨, 그새 또 내기 같은 거라도 한 거예요?”
“성현제 헌터와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예림이와 송 실장님이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뭐야, 대체 왜?
“무슨 일이라고 해도, 송 실장님 성현제 님을 아세요?”
“…한유진 씨?”
“약간의 사정이 있었지.”
성현제가 입을 열었다. 예림이가 어떻게 된 거예요,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현이가 내 어깨를 살짝 감쌌다.
“형, 괜찮은 거야?”
“별일 없었는데? 난 정신을 잃지도 않았어. 좀 굴러서 멍은 들었을지도 모르…….”
쾅! 요란한 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 돌아보자 송 실장님의 주먹이 벽을 강하게 두들기고 있었다. 그 앞에 성현제가 서 있었다.
“대체, 그런……!”
성현제가 눈 하나 깜박 하지 않고 송 실장님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
“송 실장님!”
둘을 막으려는 나를 유현이가 붙잡았다. 어떻게 된 영문이야, 이게!
“성현제 님 우리 편이에요! 도와주겠다고도 했고, 좋은 사람입니다! 착해요!”
“그렇다는군.”
성현제가 눈을 휘며 미소했다. 송 실장님의 턱에 힘이 들어간다. 아니 송 실장님이 저러실 분이 아니신데!
“수상쩍긴 한데 다들 기절해 있을 때도 얌전했어요! 저도 이렇게 무사하-.”
“무사하지 않습니다.”
송 실장님이 나직이, 무겁게 말했다. 뒤로 물러나서면서도 성현제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성현제가 돌가루가 묻은 어깨와 팔을 가볍게 툭툭 털어낸다.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라네.”
성현제가 말했다. 뭐가 보시다시피라는 거야. 예림이와 리에트가 나를 돌아보았다. 예림이가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입을 열었다.
“아저씨, 일단은요. 그냥 성현제 씨라고 부르세요.”
“어… 응.”
송 실장님은 여전히 화가 난 기색이었다. 예림이 또한 성현제를 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리에트까지 영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해가 가질 않았다. 성현제와 송 실장님이 아는 사이인가? 예림이와 리에트까지도… 대체…….
“…윽.”
눈앞이 조금 어지러웠다. 유현이와 피스가 나를 걱정스럽게 살폈다. 해파리가 둥실 떠올랐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뚝뚝 끊겼다.
– 그래서 아직 불안정하니까.
루가 폐야가 촉수를 흔들었다. 무슨 말이지.
“아저씨! 우린 알아서 밥 먹고 있을 테니까요 아저씬 한유현… 씨랑 둘이 산책이라도 하세요.”
“…유현이와?”
“오랜만인 셈이잖아요. 회포도 풀 겸요. 하고 싶은 말이 많으실 텐데.”
그건 그렇지만. 유현이도 내게 나가자고 했다.
“그럼… 71번. 예림이 말을 들어 줘. 예림이 말만.”
성현제나 리에트는 무슨 장난을 칠지 모르고 송 실장님은 같은 얼굴이라 좀 그러니까. 지금 이 분위기에 성현제를 두고 간다는 게 불안했지만 일단 응접실을 나섰다. 다들 아는 사이인 모양이기도 하고…….
“나만 빼고 다들 성현제 씨를 아는 건가? 특히 송 실장님은 이유 없이 남을 위협할 분이 아닌데.”
유현이와 함께 복도를 걸어가며 작게 말했다.
“…응. 다들 아는 사이야.”
“유현이 너도?”
“몇 번 마주치긴 했었어.”
마주쳤다니. 송 실장님이 성현제 헌터라고도 했고, 내가 모르는 해외의 S급 헌터인가. 황림처럼 초월자와 연관되었거나 초월자의 화신으로 우리 세계에 들어와 모습을 감추고 활동한 모양이었다. 그럼 일반 사람들이나 중하급 헌터는 잘 몰라도 S급들 사이에선 알려져 있었겠지.
“송태원 실장님과는 가까운 사이일 거야. 자주 함께 다녔다고 알고 있어.”
“진짜?”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어차피 사적인 일이고.”
“하긴 그렇지.”
송 실장님에게도 저런 친구가 있었구나. 분위기는 살벌했지만 송 실장님이 저렇게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특별하게 가깝긴 하지 싶었다. 송 실장님한테 뭔가 잘못이라도 저지르고 튀었나?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두 분이서 잘 풀었으면 좋겠다.”
성현제도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 듯하던데. 천천히 걸어 저택 뒤쪽으로 향했다. 유리문을 열고 나가자 호수와 바로 이어지는 테라스가 나타났다. 잔잔한 물결이 반짝거린다.
“유현아.”
수면에 눈을 둔 채 입을 열었다.
“역시 안 되는 걸까. 너는.”
서늘한 몸. 뛰지 않는 심장. 기억만이 남아 힘겹게 움직이는 신체. 존재의 근원이 이미 사라진 사람은.
“안 돼.”
담담한 대답이 돌아왔다.
“나는 그리 오래지 않아 평범한 시체로 돌아갈 거야.”
물이 발끝에 찰랑이는 곳까지 섰다. 풍덩 뛰어들어 찬물이라도 뒤집어쓰고 싶었지만 그러는 대신 몸을 돌렸다. 유현이를 마주 바라보았다.
“…그렇구나.”
“응. 그러면 스물한 살의 한유현도 괜찮아 지겠지.”
“그 유현이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과 동일한 존재는 견디기 힘들어 해. 그래서 도플갱어가 나오는 던전은 등급 대비 난이도를 높게 쳤지.”
나도 들어 알고 있었다. 중급 이상 헌터라 해도 정신적으로 힘들어한다고.
“나는 도플갱어 같은 것에는 흔들리지 않지만. 단순한 흉내가 아닌 존재 자체가 완벽히 같다면 말이 달라져.”
“그래도 유현이 너는 괜찮아 보였는데…….”
“스스로를 죽은 자로 인식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현재의 한유현은 아니었지. 형이 나를 스물여섯 살로 인정한 순간, ‘한유현’이라는 스스로를 잃을 수밖에 없었어.”
반사적으로 헛숨을 삼켰다. 심장이 크게 뛰었다.
“스스로를 잃다니…….”
“형, 나는 존재 자체가 불에 더욱 가까워. 다른 태생 S급들과도 달라. 인간인 ‘한유현’은 한유진이 만들어 내고 한유진을 통해서만 존재할 수 있어.”
유현이가 옅게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 표정 짓지 마. 슬픈 일도 안타까운 일도 아니야. 물이 흘러 뒤섞이듯 바람이 멈춰 흩어지듯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지. 불은 불타 사그라져. 한유진이라는 등잔이 없어진다면. 그 등잔은 한 명분뿐이야.”
유현이 말대로 나의 안타까움은 내가 인간이고 인간 사회에 익숙해서일 따름이겠지. 불에게는 그저 당연한 일임에도.
“다른 등잔을 찾는 건, 불가능하겠지.”
“응. 설사 찾는다 해도 그 순간 한유현은 한유현이 아니게 되어 버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누군지 모를 낯선 사람이. 그래서야 원래의 한유현은 죽었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결국 불가능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끝은 다가온다.
찰박- 밀려든 물이 슬리퍼를 적셨다. 유현이가 이쪽으로 오라는 듯이 손을 내민다. 그 손을 잡고 당겼다. 뒤로 몸을 기울였다. 얼마든지 나를 지탱해 설 수 있을 것임에도 동생은 내게 끌려왔다.
첨벙! 물이 높게 튀었다. 가라앉던 몸이 이내 다시 떠오른다. 푸른 버들잎이 수면 아래까지 잠겨들었다. 나를 붙잡고 유현이가 위로 뛰어올랐다. 잠시 막혔던 숨이 탁 트였다. 흠뻑 젖은 몸이 시원했다.
“…이러고 싶었어.”
열심히 일해서 여유가 생기고 유현이가 대학도 들어가면.
“놀러도 가고! 해외가 아니더라도, 그냥 바닷가 정도라도!”
테라스에 내려섰다. 선 베드 사이의 화로에 불이 피어올랐다.
“그냥, 그랬어도 좋았잖아. 세상이야 어떻게 되든.”
내가, 우리가 결국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양육자를 발견한 초월자가 나를 죽이고 유현이 또한 불로서 사라진다더라도. 그랬어도 나는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잘못이 아니니까. 그냥 같이 있고 싶었을 뿐이니까.
“응.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아. 이제는. 형을 봤으니까.”
그 기억들을.
“형, 나는.”
“유현이 너도 잘 살아왔어. 최선을 다했어.”
어긋나고 괴롭고 힘든 시간들이었다 해도. 한유현은 필사적이었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다. 누가 뭐라 하든 그거면 된 거지.
“내가 괜찮으니까, 너도 괜찮아. 너는 해냈어.”
“…응, 형.”
팔을 벌려 동생을 끌어안았다. 유현이도 나를 마주 안았다.
“형은 계속 살아갈 거다. 스물한 살의 유현이를 되찾고, 너와 작별하고, 그러고 계속. 너를 잊지 않고 이따금 떠올리면서. 언제나 사랑한다, 유현아.”
물에 젖어 더욱 차가운 몸이었다. 그래도…….
“저기, 형.”
유현이가 작게 말했다. 그와 동시에.
[키워드 등록 대상이 일부 부적합합니다.]메시지 창이 떴다. 키워드? 설마 방금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얼른 스킬창을 확인했다.
[한유현(SS)]감화 완료 대상자 목록에 한유현의 이름이 새로 나타났다. SS급. 맨 앞의 한유현과는 분명 달랐다.
“형?”
“자, 잠깐만.”
[한유현(SS) 사망 상태로 마지막 보은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죽은 사람도 키워드 등록이 가능한 건가. 생각해 보면 몬스터 중에서도 좀비나 유령, 흡혈귀 같은 언데드 류가 있으니까. 대신 두 번 죽는 건 불가능해 마지막 보은은 쓸 수 없는 모양이었다. 받고 싶지도 않아, 그거.
“괜찮아?”
“어, 응. 메시지가 와서.”
어쨌든 스물여섯 살의 유현이에게 키워드가 적용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 애 스킬도 쓸 수 있다는 뜻이었다. SS급에게 두 배치의 능력을. 초월자들 상대하기는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쪽도 완벽한 상태는 아니라고 했고.
“유현아, 네 스킬과 칭호에 대해 알려 줄래?”
“…칭호는 고독한 공략자가 SSS급, 재의 발자취와 불의 축복이 SS급이야. 그 외 S급 칭호들도 있고.”
유현이가 자신의 능력치에 대해 내게 말해 주었다. 혼자 있어야 능력치가 대폭 상승하는구나. 분명 스물두엇 즈음부터는 홀로 던전 공략을 하는 일이 많아졌었지……. 입안이 씁쓸해졌다. 어쩌면 리에트도 노아 씨가 죽은 후 고독한 공략자 칭호를 얻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주위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데?”
“그렇게 넓진 않아. 200미터쯤이었어.”
“그 정도면 빠르게 빠져 주면 되겠다.”
노아 씨처럼 광범위 스킬이 아니고선 보조도 하기 힘든 거리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노아 씨도 합류한다면 좋을 텐데 리에트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내가 해주할 수도 없다고 하고.
“랭킹전 너한테 너무 불리했던 거 아니냐. 홀로 타오르는 길이나 재의 발자취도 못 썼잖아. 불의 축복도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고 안전을 위한 참관 헌터에 촬영에… 200미터면 고독한 공략자도 발동 안 되었을 거고. 도검 포식자도 한 번도 안 썼잖아!”
“어차피 의무적으로 참가한 거였어. 형을 지켜야 하는데 던전 공략도 아닌 그런 의미 없는 싸움에 전력을 다할 이유도 없고.”
“그렇긴 하다만.”
그래도 팔다리 한둘쯤 묶고 싸운 거나 다름없잖아. 아니었으면 당연히 유현이가 1위… 애초에 유현이보다 강한 헌터는 없긴 했지만. 전투계 태생 S급 자체가 유현이와 리에트 둘뿐이었으니. 마리사 씨는 제때 각성했어도 보조계였을 것 같고.
“…스킬만 봐도 정말 고생 많았다.”
“아니야, 형.”
“네 이야기도 좀 해봐. 어떻게 지냈는지.”
“할 이야기가 별로 없는데……. 스무 살 때까지야 이미 들었을 거고. 각성센터로 터진 일 수습한 뒤로는 정말 던전 공략만 했거든. 해연도 완전히 자리 잡아서 내가 신경 쓸 부분은 거의 없어서.”
집과 던전만 오갔다며 유현이가 조금 멋쩍게 말했다. 가끔 촬영이나 인터뷰도 해연 길드 내에서만 했었지. 노출이 없는 게 신비감을 더해 인기가 더 많아지는 데 한몫했었고.
“이따금, 형 집에 갔었어. 예전 집에도.”
“우리 예전 집은 계속 그대로 둘 거야.”
내 이야기도 했다. 할 말이 참 많았다. 이젠 해연에서도 날 반긴다며 웃었다. 미안하단 소리 그만하라며 동생 어깨를 두들겼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물에 빠진 김에 씻고 옷도 말리고 식당으로 향했다. 송 실장님과 성현제는 다행히 화해했는지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다들 식사는 끝낸 모양이고 후식타임인 듯했다. 피스가 내게 종종종 뛰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