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161
사상 최강의 오빠 162화
61장 접근(1)
20명의 지원자 중 3명만 뽑은 김 세훈의 결정에, 서예림이 걱정스러 운 어조로 말했다.
“수장님. 안 그래도 일전에 수장님 이 대규모 인원 감축을 했는지라, 지금 인력이 많이 부족합니다. A급 헌터를 더 뽑아야 합니다.”
서예림의 조언에 김세훈이 신입 A 급 헌터 세 명의 프로필을 살피면서 성의 없이 답했다.
“나도 안다. 그러니 걱정 마라. 더 뽑을 테니까.”
“그럼… 모집 공고를 다시 올려도 되겠습니까?”
“아니, 기다려. 차근차근, 신중하 게. 그렇게 뽑자고.”
서예림이 아미를 살짝 찌푸렸다가, 김세훈의 앞이라는 걸 상기하고 표 정 관리를 했다.
“하지만, 수장님. 인력은 빨리 구할 수록 좋습니다. 적응시간도 필요하 고요.
김세훈이 신입들의 프로필 페이퍼 를 검지로 두드리며 말했다.
“중요한 건 신용할 수 있느냐 없느 냐지,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느 냐가 아니다.”
서예림이 차분한 어투로 말했다.
“수장님. 그들은 타 클랜에서 벌써 몇 년간 활동해온 베테랑들로, 이미 검증된 자원입니다. 또한, 수장님이 요구하신 대로 클랜 내 평가가 준수 한지, 봉사활동과 기부 활동이 활발 한지 제가 직접 면밀히 검토했기에, 인성에도 문제가 없을 겁니다.”
자신이 직접 면밀히 검토했다는 부 분에 악센트를 주며 어필하는 서예 림의 말에 김세훈이 무뚝뚝하게 답 했다.
“서예림. 네 안목을 의심하는 게 아니다. 단지, 세상에는 네가 아무리 꼼꼼히 살펴도 볼 수 없는 틈이 있 을 뿐이지.”
김세훈이 금발 사내, 니스로크의 프로필을 옆으로 쓱, 분리하며 말했 다.
“니스로크. 이 자에 대해서 아는 건 전부 읊어보도록.”
김세훈이 질문을 건네자마자, 서예 림이 프로그래밍 된 Q&A 프로그램 처럼 즉답했다.
“미국의 프리미어 클랜 오파츠의 1 팀 출신으로 클래스는 나이트, 어빌 리티 슬롯은 5개입니다. 또한, 각종 암기술과 무기술에 능한 데다, 민첩, 유연성과 같은 패시브 어빌리티와 스페셜 어빌리티 ‘신속’을 소유한 다재다능한 재원입니다.”
이미 신입의 프로필에 대해 완벽히 숙지한 듯, 서예림이 술술 말을 이 어나갔다.
“이명은 어쌔신. 소형 몬스터, 특히 인간형 몬스터를 암살하는 데 능숙 해서 붙여진 별칭입니다. 그리고 그 별칭에 어울리게 대인전에 유독 특 출나서인지, 리그에서 우수한 성적 을 거둔 이력이 있습니다.”
“미국이라… 서예림.”
“네.”
“지금부터 개별 면담을 진행할 테 니, 신입들 한 명씩 데리고 오도록.”
뽑기 전에 했으면 모를까, 이제 와 서 개별 면담을 진행하겠다는 김세 훈의 행동이 새삼스러웠던 서예림이 었지만, 그렇다고 저 폭군에게 이견 을 제기해봐야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체념했다.
“…네, 알겠습니다.”
클랜 빌딩 내에서 제일 한적한 화 장실을 찾아 들어온 니스로크는 안 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뒤, 눈 을 감고 엄지로 미간을 꾹 눌렀다.
그러자,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의 뇌리에 울려 퍼졌다.
– 성공했느냐?
“네. 벨제뷰트 님. 무사히 들어왔습 니다.”
-베히모스의 상태는?
“그것이… 멀쩡한 것이, 육안상으 로는 전혀 이상한 기색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럴 리가? 내 알기로 놈은 이미 황혼기에 접어들어, 나중에 가선 신 하도 동료도 분간 못 하고 패악을 떨었다 들었거늘… 확실한 것이냐?
“네. 제가 보기에 이상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물론, 평판은 그다지 좋 지 않았습니다만… 조직 관리도 문 제없이 하는 것 같고… 제정신인 것 같습니다.”
—허… 혹시 몰라 너를 보내길 잘했 구나. 하마터면 경을 치를 뻔했으니.
벨제뷰트의 침음성을 들은 니스로 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벨제뷰트 님. 사황 중 하나인 블 라드도 물리치신 마당에… 이제 와 서 베히모스 따위를 두려워할 이유 가 있으신지요? 여차하면 그냥 맞붙 어도….”
-쯧, 멍청한 소리 말거라. 블라드 가 나에게 당한 것은 과거에 베히모 스에게 패퇴한 후 대부분의 힘을 상 실했기 때문이다. 그마저도, 내가 악 신 앙그라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 애를 먹었을 터… 하물며 베히모스 라면야….
“베히모스가 그리도 대단하단 말입 니까?”
-대단하지. 대단하고말고. 그러니 만약, 놈이 전성기의 기량을 온전히 갖추고 있다면… 난 모든 계획을 취 소하고 이 행성을 떠날 것이다. 그 래, 앙그라와의 계약을 물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하니, 잊지 말거 라. 네가 얼마나 막중한 사명을 지 니고 간 것인지.
벨제뷰트의 목소리에서 단호한 의 지를 느낀 니스로크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빈틈없이 조사하겠습 니다.”
-음, 좋다. 그가 왜 이곳에 돌아왔 는지, 약점은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알아내는 데 치중하도록 해라. 그리 고… 절대 만만한 놈이 아니니 신중 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조금만 틈을 보여도 일을 그르칠 테니.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벨제뷰 트님. 외람되나, 하나만 여쭤봐도 되 겠습니까?”
– 뭐지?
“만에 하나, 베히모스가 영락한 게 사실이라면… 어쩌실 건지요?”
니스로크의 질문에 스마트폰 너머 에서 환희에 물든 웃음소리가 한참 동안 울려 퍼졌다. 그리고 잠시 후, 벨제뷰트가 상상만으로 즐거운 듯 운율이 깃든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니 우리의 종 모두가 바라마지 않던 일이니… 베히모스는 내 손에 끝을 맞이할 것 이니라.
니스로크는 개인 면담이 있을 거라 는 통보를 받고 마스터 룸으로 향했 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뱃멀미에 시달리는 초보 뱃사람처럼, 구역질 하며 마스터 룸에서 나오는 다른 합 격자를 볼 수 있었다.
“우웁, 이런 X발… 저 정신 나간 새끼….”
안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욕지기 들 내뱉기 바쁜 합격자에게, 문 앞 에 서 있던 서예림이 차갑게 쏘아붙 였다.
“천영정 씨. 지금 감히 내 앞에서 수장님을 욕하는 겁니까? 입조심 하 세요.”
서예림의 타박에 천영정이라 불린 합격자가 성을 냈다.
“젠장! 이봐요. 내가 저 안에서 어 떤 일을 겪었는지 아십니까?”
“그건 내가 알 바 아닙니다. 중요 한 건 당신은 이제 우리 클랜 소속 이라는 거고, 나는 당신의 상사이며, 수장님은 그런 나의 상사라는 거지 요.”
북풍한설처럼 차가운 그녀의 목소 리에 천영정이 분통을 터트렸다.
“안 해! 안 해요! 그만둘 겁니다. 나는 죽어도 저런 미친놈 밑에서 일 못 하니까! 그만둔다고요!”
“알겠습니다. 대신 위약금은 3배입 니다.”
“…네?”
“계약금의 3배, 당장 가져오시면 됩니다. 아,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꽤 많이 받으신 거로 아는데… 쏠쏠 하겠군요.”
“아니, 여보세요. 너무한 거 아닙니 까. 계약한 지 불과 30분도 안 됐….”
서예림이 천영정의 말을 단칼에 끊 으며 말했다.
“지금 설마, 계약서에 잉크도 안 말랐으니 물러 달라는 철없는 소리 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야, 우리 쪽 법무팀을 소개해 드리 죠. 아마도 꽤 지겨운 대화를 해야 할 거고, 결과도 뻔할 겁니다만… 살면서 한 번쯤은 겪어볼 만한 유익 한 경험이겠지요.”
서예림의 서슬 퍼런 으름장에 천영 정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닫고 그녀의 눈치를 살피다, 벌레 기어가 는 것 마냥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부 마스 터.”
“현명하시군요. 그럼 천영정 씨. 오 늘은 첫날이니 퇴근하시고 내일 아 침에 뵙겠습니다.”
“네….”
찍소리도 못하고 사라지는 천영정 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니스로크에게 서예림이 말했다.
“니스로크 씨. 늦으셨군요.”
“죄송합니다. 급한 용무가 있었어 가지고….”
“알겠습니다. 하나, 앞으로 클랜의 일보다 우선 될 용무는 없으셔야 할 겁니다. 숙지하시길.”
“명심하겠습니다.”
“들어가세요. 수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서예림의 재촉에 니스로크는 마스 터 룸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중역 의자에 앉아 프로필 페이퍼를 살피 고 있는 김세훈과 그 옆에 놓여있는 검은 보자기를 볼 수 있었다.
‘이건…?’
니스로크가 코끝을 스치는 비릿한 철분의 냄새에 식겁하며 코를 틀어 막기 무섭게, 김세훈이 입을 열었다.
“니스로크. 미국에서 인기도 많은 데다, 클랜에서 꽤 좋은 대우를 받 고 있었던 거로 아는데… 굳이 이쪽 에 온 이유가 있나?”
김세훈의 질문에 니스로크가 코에 서 손을 떼며 침착하게 답했다.
“비전이 있으니까요.”
“흠, 비전이라면 미국도 만만찮을 텐데?”
“6성 수문장을 최초로 잡은 장본인 이자, 던전 강국인 대한민국의 헌터 업계를 홀로 평정한 분이 계신 곳 이… 더 비전이 있을 거라 확신했습 니다.”
아부성 짙은 니스로크의 말에 김세 훈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긴, 맞는 말이군. 미국의 떨거지 들 싹 다 모아봐야 나 하나만 못할 테니.”
민망하지도 않은지, 능숙하게 제 얼굴에 금칠하는 김세훈의 뻔뻔함에 니스로크가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곁 들며 말했다.
“그, 그겁니다. 그래서 제가 온 거 죠.”
“좋아. 동기는 인정해 주지. 자, 이 쪽으로 와보도록.”
김세훈이 손가락을 까딱이며 가까 이 오라는 제스쳐를 취하자, 니스로 크가 엉거주춤한 걸음으로 다가왔 다. 니스로크가 가까이 오자 김세훈 이 손을 쓱 내밀었다.
“손 줘봐라.”
“손을… 말입니까?”
“그래.”
김세훈의 뜬금없는 요구가 의아했 지만, 니스로크는 별수 없다는 듯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김세훈이 손에 든 바늘로 니스로크의 검지를 쑤셨다. 얼마나 세게 쑤셨는지, 핏방울이 얼굴에 튈 정도였다.
김세훈은 이내, 니스로크의 핏물을 종이에 그려놓은 마법진 위로 툭툭 떨어트리고 추이를 살폈다.
“수장님. 갑자기 이게 무슨….”
니스로크의 얼굴은 길 가다 물바가 지를 뒤집어쓴 행인처럼 황당함에 물들어 있었지만, 그의 속내는 침착 하고 차분하기 그지없었다.
‘이건… 인외종 감별법? 과연, 베 히모스. 닳고 닳은 놈답게 철두철미 하군. 하지만, 이런 감별법이 의미 없는 민간요법에 가깝다는 걸 놈이 모르진 않을 텐….’
어차피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괴뢰 가면의 술을 쓴 인외종을 알아낼 수 있는 감별법 따윈 없었기에, 니스로 크는 여유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때, 니스로크는 실눈 사 이를 비집고 나온 김세훈의 시커먼 눈동자가 핏방울이 떨어지고 있는 마법진이 아니라, 자신을 살피고 있 다는 걸 깨닫고 숨을 삼켰다.
‘흐읍! 이런 영악한…! 감별법이 아니라, 감별법을 본 내 반응을 살 피는 거였구나!’
니스로크의 이마에 식은땀 한줄기 가 흘러내리기 무섭게, 김세훈이 입 을 열었다.
“내가 미친 짓을 별안간 해대는데 도… 꽤 침착하군. 아니면? 내가 지 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라 도 한 건가?”
“…그럴 리가요. 그저 수장님씩이 나 되는 분이 저 같은 놈을 해하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있을 뿐입니다.”
“오, 기특한걸? 좋아. 그럼 다음 페이즈로 넘어가지. 자… 이건 인간 의 심장이다.”
김세훈이 검은 보자기에서 심장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놨다. 푸른색 마법진이 새겨진 심장은 마법적 처 리가 되어 있는지, 살아 있는 것처 럼 맥동하고 있었다.
김세훈이 마치, 맛있는 요리를 내 놓은 요리사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으홈… 맛있어 보이지 않나? 아, 걱정 마라. 근처 병원에서 급하게 공수해 온 거라, 누구를 해하고 가 져온 건 아니니까. 뭐, 합법적으로 가져왔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수장님. 지금 이게 뭐하는 짓입니 까?!”
당황한 척, 뒷걸음질을 치며 악을 지르는 니스로크에게, 김세훈이 능 청스럽게 말했다.
“뭐 하는 거긴? 먹고 싶으면 먹으 라는 거지. 요즘 식인이 유행한다던 데… 아닌가?”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늘어놓는 김세훈의 말본새에 니스로크가 낯빛 을 굳히며 말했다.
“당신… 미쳤군. 됐습니다. 난 가겠 습니다. 그리고 계약은 취소하는 게 좋겠습니다. 미치광이 밑에서 일 할 바에… 차라리 위약금을 내는 게 좋 을 것 같거든요.”
니스로크가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눈동자로 김세훈을 한차례 노려보고 뒤돌자, 김세훈이 말했다.
“잠깐, 이거… 미안하군. 아무래도 오해를 한 모양인데… 사과하지.”
김세훈의 사과에, 막 마스터 룸을 나서려던 니스로크의 입가에 미소가 잠깐 머물다 사라졌다. 이내, 정색하 며 돌아선 니스로크가 말했다.
“오해라고요?”
“그래, 내가 요즘 인간의 심장을 먹는다는 사교 집단에 대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어서 말이야. 혹시나 했지 뭐야? 흐음, 이름이 뭐라더 라… 벨제뷰트라던가?”
거기까지 말한 김세훈이 니스로크 의 표정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아무런 동요의 기색도 없는 니스로 크의 얼굴을 보고선 입맛을 다시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너는 아닌 것 같군. 뭐, 좋아. 이리 와보라고. 내 사과도 할 겸, 내 짓궂은 장난을 받아준 것에 대해 심심한 보상이라도 해주고 싶 으니.”
니스로크가 떨떠름한 얼굴로 김세 훈의 눈치를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어찌 봐도, 김세훈의 이상행동에 겁먹은 것 같은 행동이었다. 그리고 니스로크가 바로 자신의 지척에 다 가오자, 김세훈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말이야.”
김세훈이 검지로 인간의 심장을 장 난스럽게 툭툭 건들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증거도 확신도 없거든? 그래, 어쩌면… 꽤 대단한 실수를 하는 걸지도 몰라.”
김세훈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씹새끼들이랑 백 년씩이 나 뒹굴다 보면 촉이라는 게 생기더 란 말이지….”
순간, 심상찮은 기색을 느낀 니스 로크가 신형을 뒤로 빼려고 했으나 이미 늦었다.
김세훈의 손이 어느새 그의 가슴을 꿰뚫은 것도 모자라, 등을 뚫고 나 와 있었기 때문이다.
“커허억….”
가슴에 구멍이 뚫린 채, 핏물을 입 가에서 쏟아내며 고개를 숙이는 니 스로크의 귓가에 김세훈이 속삭였
“네가 인간이라면 미안하다. 사실, 나도 확신은 없거든. 하지만… 어쩌 냐? 나 같은 개새끼는 말이지. 찝찝 한 것보단… 차라리 죄책감을 느끼 는 쪽을 선택하곤 하거든. 안 그래? 뒤통수 맞는 것보단… 그냥 자기혐 오 한번 하고 마는 게 낫잖나?”